1.작년 베스트셀러여서이기도 했지만,누군가로부터 "혹시 이 책 읽어보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 있었다.속으로 뜨끔!!
늘 그분의 독서량과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대화가 되지 않는 나는 늘 뜨끔하다.
하여 작년과 올해 걸쳐 근 2년 만에 읽어치운 책이 되었다.^^
읽는 동안 그분이 혹시 아들러의 사상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아들러 사상에 대해 공감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나에게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것이 무척 궁금하였다.
행간속에서 아들러의 사상을 읽어내는 것보다 그분의 질문하고 싶어 한 그부분이 궁금했던 것같다.
여튼,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그러하였는데 읽으면서 얻게 된 것이 더 많았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이란 소제목대로 과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몇 구절 기억하며 생활한다면 분명 자신의 행복은 찾을 수 있겠구나!생각한다.
헌데,개개인 자신은 행복하겠으나 죄다 미움받을 용기로 무장한 개인들이 모인 전체는 잘 융합될 수 있을지?그게 좀 궁금해진다.
청년이 질문하는 부분들마다 철학자의 대답에서 처음에는 '원인론'이 아닌 '목적론'의 아들러 사상이 꽤나 충격적이며 놀라웠으나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철학자의 대답은 요리 조리 피해가면서 그저 합리화 시키려는 말장난 같아 보이기도 하여 초반에 느낀 신선함이 많이 떨어져 갔다.
그래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을 더 챙겨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밑줄 그은 부분이 많아 따로 인용하고픈데 그양이 너무 많아 올 해 첫 책이지만 생략하련다.
글,그림.....김규정
2.올 해는 아이들책도 열심히 읽어야지! 다짐중 하나다.
숲노래님의 리뷰를 읽은적이 있어 기억했다가 도서관에서 눈에 띄자마자 냉큼 가져온 책이다.
경남 밀양에 거대한 송전탑을 설치하겠다는 정부방침에 밀양에 사시는 할머니들이 투쟁하시는 내용을 알기 쉽게 잘 순화(?)해서 표현한 그림책이다.
한 번씩 기사로 접하는 밀양 할머님들 소식은 안타까웠는데 그림책에서 할매가 우는 장면은 가슴이 먹먹하다.
아이들에게 이책을 읽기전에 잠깐 밀양 큰할매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읽어보라 권했더니 과연 아이들도 할매의 눈물에 공감되었는지 슬프다고 한다.
밀양 큰할매들이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이책에서도 할매가 과연 산에서 내려올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는데.....
책의 뒷부분에선 밀양 큰할매가 왜 산으로 올라갔는지? 할매는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송전탑이 왜 필요한 것인지? 아이들 눈높이에서 설명이 따로 되어 있어 조금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리고,정말 할매들이 산으로 올라가지 않게 하려면 나부터라도 전기를 아껴야겠단 생각이 든다.
엊저녁엔 갑자기 전기 차단기가 내려가 한 시간을 깜깜하게 있었다.
내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여 그런 것인가? 전자제품 중 누전 된 것이 있었나?
원인을 찾다보니 아마도 가스 보일러가 노후되어 전기에 영향이 미쳤던 듯!!
그래도 순간 당황스러웠었다.전기가 이렇게 내삶의 공기와도 같았다니...
촛불을 켜 놓고 있자니 처음엔 갑갑하였으나 눈에 익으니 편하긴 했다만,한 겨울엔 불편한 점이 많았다.순간 밀양 큰할매가 삶의 체험을 시키는 것인가?싶을 정도로 공교롭게 이책을 읽은 날 전기가 나가다니....^^
전기를 아껴야겠다고 생활하다 어느새 편한 것에 익숙해져 작년엔 좀 설렁설렁 살았는데 올 해 다시 전기 코드를 열심히 뽑으러 다녀야겠다.
할매들이 산으로 올라가는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3.내겐 할머니가 존재하지 않았다.
친할머니는 친정아버지가 결혼하시기전에 돌아가셨으니 얼굴을 당연 뵐 수 없었고,외할머니는 내가 8개월쯤 돌 전에 돌아가셨다고 하시니 당연 내기억엔 없다.그저 외가에 가면 흑백사진속에 담긴 할머니 얼굴만 기억할 뿐이다.
그런데 할머니라고 하면 어린시절 방학때 외가에 놀러가면 윗집에 사시던 앞이 잘 안보이시는 동네 할머니가 계셨는데 나는 매일같이 그할머니집으로 달려가 놀다 오곤 했었다.얼굴 모습도 사진속 외할머니와 어찌나 똑같이 생겼는지 상황판단이 안 된 어린 나는 윗집 할머니가 나의 외할머닌줄 착각을 해버렸던 것같다.어린 나의 눈에도 할머니의 초가집 지붕이며 밥상을 살펴보면 가난하게 사시는 것처럼 보였던 것같다.낮에는 며느리가 일을 나가니 점심은 늘 할머니 혼자서 드셨는데 늘 흰밥에 김치랑 간장 종지 하나만 올려 나와 점심을 함께 먹었다. 입이 짧은 나는 외갓집에 달려가 생선이랑 맛난 반찬이 먹고픈데 늘 할머니와 함께 억지로 물에 말아 밥을 꾸역꾸역 먹다가 할머니더러 우리 외갓집에 내려가 같이 살자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할머니 손을 이끌고 외갓집 대문까지 갔었는데 우리 외할아버지와 내외를 하시는 모습에서 나는 이상하다 갸웃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리고 할머니는 나를 등에 업고 좁은 마루에서 무명천 옷을 발로 밟으며 자장가를 불러주시기도 했다.나는 할머니라는 단어를 접하면 늘 나의 진짜 할머니가 아닌 시골 동네 윗집 그할머니를 매번 떠올린다.그리고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시지만 내게 평생 체험할 수 없을 뻔한 할머니의 품을 추억으로 남겨주신 것에 살아가면서 늘 감사할 뿐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시골동네 할머님들 이야기에 나는 또 그할머님을 떠올렸다.
내기억에 자리잡은 윗집 할머님은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정 많은 소리실 할머니 모습과 앞은 보이지 않지만 손끝이 야무지신 도란 할머니를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혼자 사시지만 시골동네 할머님들은 사람이 그리워 늘 인정이 많고 남의 일을 내일처럼 생각하기에 늘 참견도 많고,잔소리도 많은 것이 할머니들이다.
남의 집 손주도 내 손주처럼 품고 보듬어 주는 모습에서 아~ 내가 어릴적 저런 모습이었겠구나!
생각했다.
할머니들의 젊은 시절 인생이 평탄치 않았음에도 당신들은 그저 묵묵히 삶을 이끌고 계신데 책의 저자인 젊은 애기 엄마 다울이 엄마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지켜 보면서 본받고 있다.
그래서 놀랍다.다울이네 집처럼 시골로 들어가 할머니들의 삶의 노하우를 배워 다시 전수해줄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
나도 언제 그럴 수있을까? 생각만 많기만 하지 정작 용기는 나질 않는데 다울이 엄마 정청라씨는 용감하다.그리고 마음이 참 곱다.
중간,중간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읽다보니 여느 육아서를 읽는 것보다 이책이 훨씬 좋았다.
'미움받을 용기'가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책이라면.
'할머니 탐구생활'은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