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은 이번주 금요일에 학교에서 소운동회를 한다고 야단이었다.
이번 운동회는 작년과 달리 부모님을 모시지 않고 학생들끼리 간단하게 행사를 한다고 하여
은근 기분좋았다.^^
남학생들은 반별로 축구 결승전을 하고, 여학생들은 발야구 결승전을 한단다.
민군의 4학년 1반은 2반이랑 붙어 승리하여 엄청 기뻐하고 있었다.
월요일에 부전승으로 올라간 5반과 붙어야 한다고 일요일 오후에도 학교 운동장에 아빠랑 운동을 하러 나갔었다.내가 줄곧 오히려 몸을 아껴야한다고 잔소리를 해댔건만, 운동을 하고 온 녀석은 심하게 움직였던지, 내일 게임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뒤늦게 엄마말을 들을껄 그랬다고 후회했다.그리고 다음날 축구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모인 5반이랑 시합을 하여 결국 졌다고 많이 아쉬워한 민군이다.
그래서 정작 운동회를 앞둔 이틀전이건만 민군은 내내 시무룩하다.
금요일에 학교를 가도 녀석들은 스탠드에 앉아 다른반아이들을 응원하거나 구경을 해야하는 신세인 듯하다.ㅋㅋ

녀석이 너무 풀이 죽어 있으니 좀 안되어 보이기도 하다.
민군이 은근 승부근성이 있다는 것을 요즘들어 느끼곤한다.
운동실력이 뛰어나면서 근성이 있다면 기특하기라도 할텐데,
날 닮아 운동신경이 둔한 것이 눈에 많이 드러나는 녀석인데도 저는 체육을 잘한다고 살짝 착각하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야구선수를 장래희망으로 품었다가 조금씩 저질체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야구선수를 포기해야하는 것 아닌가? 고민중이기도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저는 체육을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이시기가 녀석에겐 어쩌면 가장 행복한 시간일지도 모르겠다.이 착각의 시간들이 부디 오래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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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5-03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군은 축구를 좋아하는군요. 울 아들은 야구 좋아해요. 근데 소운동회에 부모님도 참석하는군요. 저는 소운동회 안 가 본지 한 몇년 된 것 같아요. 가도 별 재미도 없고. 우리 운동회때처럼 그런 운동회는 안 하더라구요. 가을에 운동회를 크게 하긴 하는데, 그것도 몇년에 한번씩 크게하지 이제는 학년 별로 돌아가면서 오전/오후에 운동회를 하더라구요.

저도 운동 신경 제로. 100미터를 19초 넘게 뛰었어요^^

책읽는나무 2012-05-05 19:22   좋아요 0 | URL
작년에 이학교는 소운동회를 한다고 하면서 부모님을 오시게 하더라구요.그래서 전학온 학교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멀뚱히 서서 세 아이들을 게슴츠레 쳐다봤더랬죠.ㅋㅋ
둥이들은 병설유치원이라 함께 하던데...달리기에서 엄마한테 업혀서 매달려 있는 양파링 따서 입에 물고 뛰는 게임이 있었거든요.그것때문에 학교에 갔었는데 완전 죽는줄 알았어요.
둥이들은 지아빠를 닮았는지 달리기가 좀 빠르더라구요.
둘 다 다른 아이들과 격차를 현저하게 벌려서 1등으로 달려 터널 통과해서 딱 서 있는데 업고 더 세게 뛰어줘야하는 엄마가 굼벵이라서 지윤이는 2등을 했고(지윤이가 처음 뛰었거든요.) 지윤이 앉혀놓고 숨이 가쁘고 다리가 아파서 좀 쉴까 했더니 아 글쎄~ 바로 뒷타임으로 지수가 뛰었나봐요.슬렁슬렁 되돌아오면서 지수는 언제 뛰나? 살펴보는데 바로 눈앞에 지수 딱 서서 나를 찾고 있더라구요.뒤에 애들은 저만치 있고...그래서 냅다 지수 업고 뛰었는데 정말이지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어요.다리가 후덜덜 앞으로 나가지지도 않고...그래서 지수는 아슬아슬하게 3등을 시켜줬어요.ㅠ
선생님은 쌍둥이는 좀 줄세울때 격차를 두고 세워주시지 않으시고..ㅠ
나도 그것을 부탁해야한다는 생각도 아예 하질 못했고..ㅠ

전 100미터달리기 21초였어요.
가장 못뛰었을땐 23초!ㅠ
그랬으니 작년에 애까지 업고 50미터 달렸으니 속도가 어땠겠어요.
다행히 둥이들이 처음 뛸때부터 친구들이랑 격차를 많이 벌어지게 뛰어줘서 다행이었어요.ㅋㅋ
그런게임에 아빠가 업고 뛰는 경우도 있었거든요.갑자기 승부근성이 동하여~
그집아빠 막 째려보게 되더라구요.비겁하게 아빠를 대동하다니~~~
혼자 놀고 왔는데도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아마도 애 업고 뛰었던 경험때문에 시간이 빨리 갔나봐요.ㅋㅋ
올해는 부모님 오지 않아도 된다하여 좋아라했는데 가을에 운동회를 한다니 그때 또 혼자서 어슬렁거릴 생각하니 참~~~ㅠ

기억의집 2012-05-08 17:55   좋아요 0 | URL
진짜 힘드셨겠다. 저는 그런 경우라면 심장이 터져버렸을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왜 연달아 뛰어야한다는 생각을 못 하셨을까요~

icaru 2012-05-0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100미터 19~20 사이인데 ㅎ

아는 엄마는 아이가 축구를 잘해야 교우관계도 좋고 학교 생활도 잘 한다면서, 같이 아이를 차범근 축구 교실 이런 데 보내자더라고요. 에구야~ 우리 애는 달릴 때도 한쪽 머리가 기우뚱해서 달리는 몸치인데,,, 어델~? 싶더라고요.

그나저나 그렇게 반별 시합에서 사활을 다지고, 져서 의기소침하고 귀엽잖아요! ㅋㅋ

책읽는나무 2012-05-05 19:34   좋아요 0 | URL
확실히 남자아이들은 운동을 같이 함으로 친해지는 것은 맞는 것같아요.
1학년때 친한 친구가 태권도학원을 다니는게 부럽다고 보내달라고 떼를 써서 보내줬더니 제법 친구랑 동생들이랑 사귀는 것같았어요.대신 태권도 들어가는 시간대를 유치원생들이 하는 시간대로 수업을 들어가려고 하더라구요.이상해서 물어봤더니 또래나 형들이 수업하는 시간에 들어가면 겨루기할때 민군은 맨날 방어만 하기 바빴나보더라구요.ㅋㅋ
유치원생들은 동생들이니까 겨루기할때 공격을 좀 할 수 있어 좋다고..ㅋㅋ

그러던 녀석이 축구도 잘 못하면서 큰친구들틈에 끼어 같이 하는 것이 참 용하더라구요.둥이들 유치원에 들여보내주고 성민이 체육하는 시간일때 한 번 슬쩍 바라보면 성민인 맨날 옆에 친구들이 장난을 걸면 저는 도망다니기 바빠 보이던데 그래도 집에선 그런얘기는 일체 안하고,자기가 리드한다는 식으로 얘길 하거든요.일종의 남자들의 허풍같은 것이겠죠?ㅋㅋ
축구를 해도 녀석은 공을 따라 뛸 생각도 별로 없고,그냥 서서 구경하는격이던데...엄청 땀 많이 흘렸노라~ 또 허풍떨고..암튼,어릴때 학교 들어가면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매사에 걱정스럽고 초조하고 그랬는데 남자아이들은 체육시간을 통해서 빨리 친해지는 것같아요.
여기 이곳이 지방이라 아이들이 좀 순수해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운동신경 둔해도 지들끼리 잘 뭉쳐서 운동을 하는 것같아요.
그러니까 운동 정말 잘하는 애들은 걔네들끼리~ 좀 둔한 애들은 또 레벨 낮은 애들끼리~ 뭐 그렇게 알아서들 하는 것같아요.ㅋㅋ
그러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해요.학교 보내면 다들 알아서들 하더라구요.^^

100미터 기록을 그렇게 마구 공개하셔도 되나요?
전 비밀인데요.23초에 뛴적도 있었는데 체육선생님한테 정말 많이 혼났었어요.ㅠ 난 정말 심장이 터질듯이 뛰었거든요.그래서 넘 억울해서 눈물 찔끔했었던 슬픈 추억이 떠오르네요.ㅠ

차트랑 2012-05-04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초등학교때도 이렇게 좋은 책들이 었었더라면...ㅠ.ㅠ
요즘 어린이들이 부러울 뿐...

안녕하세요...
민군이 어떤 학생인지 궁금해서 들었습니다.
행복한 어린이로군요..

서재를 살펴보니...하늘바람님도 방문하시는군요~
서재에서 아는 분 만나면 반갑~
하늘바람님 반가와요~~^^

책읽는나무 2012-05-05 19:39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저도 한번씩 님의 서재에 눈으로만 훔쳐보다 나오곤 했었는데..^^
봉은사절에 대한 페이퍼를 보다 좀 반가웠었어요.
예전 10년전에 직장 다닐때 봉은사절이 근처에 있었거든요.퇴근할때 버스를 타면 꼭 봉은사절을 지났었어요.한번쯤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러고 지방으로 내려와버려 한번씩 봉은사절을 화면을 통해 보게 되면 좀 아쉽단 생각이 듭니다.
봉은사절은 도심지 중심에 있어 항상 절이 아니란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ㅠ

요즘 아이들은 정말 행복해보이는 것이 맞긴해요.
정말 좋은 책들이 너무나 많아요.
헌데 문제가 있다면 본인들은 그걸 잘 못느낀다는 것이죠.
당연하단 생각을 하는 것같아요.그래서 맨날 엄마인 저는 잔소릴 해대는 것같아요.호랑이 담배피던 "엄마 어릴땐 말이야~~" 하면서 말이죠.ㅋㅋ
그래서 본인은 행복하단 것을 잘 모르는 것같아 많이 안타까울때가 많아요.^^

차트랑 2012-05-0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군요
고맙습니다 저의서재를 찾아주시고..^^
봉은사는 역사와 매우 깊은 관계를 가진 곳이라
뜸하게 한 번 씩 들르는 곳입니다.
이상하게 제가 여행을 간다거나 나들이를 가게되면
꼭 문화유적을 만나게 되더라구요.
누군가가 또 속리산을 가지고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해오더군요^^
알고보니 그 곳도 문화유적이 있는 곳이더라는...ㅠ.ㅠ

사실 '엄마 어릴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말들은
대부분 매우 매우 유익한 말들입니다.
그러나 그 좋은 말씀들이 세대차이라는 말로 매도당하기 쉽습니다^^

세대차이라는 말의 분명한 개념이없는 상태에서 마구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보다 더 유익한 이야기있으면
나와보라고 말하고 싶다니깐요.

이렇게 말하면 또 고리타분한 세대차이라는 말을 듣지요.
하지만 고전을 읽는 것이나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나
사실은 별 차이가 없는..^^

그런 귀한 말씀을 잔소리라고 말하던 세대들이 자라면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잔소리를 반복하는 이유가 바로~!!
호랑이 담배이야기는 바로 고전이다...는 증거입지요^^

(동양고전이 싫다 = 잔소리는 싫다 뭐 이런 ㅠ.ㅠ)

그러니 잔소리 많이하셔도 좋아요~~

기억의집 2012-05-1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글도 안 올리시고 알라딘 서재 마실도 안 오시고 집에서 뭐하시나요? 근황이 궁금해요^^

2012-05-14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2-06-0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군이 책을 열심히 잘 읽고 있군요.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