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이 생일이었다.
분명 내생일인데 둥이들이 완전 흥분하고 있었다.
생일 두어 달전부터 흥분하고 있었으니 당일날의 흥분은 완전 최고점을 찍었다.
정작 나는 무덤덤하여 내가 정말 나이 먹나보다 싶었으나 곁에서 아이들이 흥분해주니 나쁘진 않았다.그리고 조금은 고맙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생일선물을 받았다.
아마도 생일선물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싶다.
아이들은 선물을 주기 위해서 용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지갑에서 돈이 술술 나가기 시작했다.
오빠가 용돈을 모아 엄마 선물을 사주겠다고 하니 둥이들도 갑자기 그러겠노라 선포하고 나에게 용돈을 달라고 난리다.그래 용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여러가지 노선을 설명해주었고,아이들은 엄마의 생일을 위하여 열심히, 그리고 급하게(?) 돈을 모아야만했다.
그닥 내키지 않는 심부름에 500원을 줬고,성민이는 공부를 조금 했다고 500원,신발정리에 500원,두꺼운 책을 읽었다고 500원,빨래 개키는 것을 도왔다고 500원,어깨 주물렀다고 500원.......
500원짜리가 없었고,생일이 닥친 삼일전부터는 500원이 갑자기 배로 뛰어 1000원을 마구 뿌려 줘야만했다.(왜냐하면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의 품목을 정해버렸는데 그가격이 저희들이 가진돈에 비해 만만찮은 가격이었기때문이다.)
돈의 개념을 알고 있는 성민인 엄마는 왜 이렇게 비싼 것을 고르느냐고 타박을 했고,둥이들은 500원짜리 동전을 들고서 엄마 원하는 것이 무어냐고, 말만 하면 다사줄 수 있다고, 빨리 고르라고 유난떠는 바람에 성민이때문에 기분이 조금 상하기도 했고,둥이들때문에 행복하기도 했었다.
성민이가 준 돈으로 빅딜의 음반을 주문했다.
아델과 빅딜중 무엇을 골라야 하나? 한참 고민을 했었는데 나비님의 페이퍼에서 미리 들었던 음악이 강하게 남았고,적극 추천을 해주셨기에 빅딜로 결정했다.음반을 들어보니 어쿠스틱 기타소리보다는 전자기타소리가 더 많은 것같았지만 그래도 귀에 거슬리지 않고 어쿠스틱과 잘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가 참 좋았다.그래서 아들에게 더욱더 감사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추천해주신 나비님께도 감사^^
둥이들이 준 돈으로 좋아하는 가수 김동률의 음반을 주문했다.
(사실 둥이들은 심부름을 적게 했는지? 분명 나는 돈을 준다고 줬는데도 둘이 합쳤는데도 돈이 턱없이 모자랐다.그래도 지갑을 털어 싹싹 다 긁어 도로 내지갑에 넣어놨다.)
김동률의 '취중진담','이방인'을 좋아해 몇 번 반복해서 들었다.이노래가 나오던 시절이 대학시절이었던 것같다.그래서 대학친구들과 놀던 시절을 떠올리며 혼자 추억에 젖곤 했다.
둥이들은 이렇게 작은 돈으로 나에게 옛추억까지 선물해줘 또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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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지수가 애써 음반을 찾아 들려준다.것도 지네들이 선물해준걸로 김동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김동률의 목소리는 들을때마다 믿음이 가는 목소리다.그리고 가만히 기대고 싶어지게 만든다.애써 아이들에게도 "목소리 좋지?" 하면서 강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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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전날 마침 아이들 유치원에서 케잌을 만드는 요리실습을 했었는데 지수는 아파서 결석을 했던지라 선생님께서 따로 재료 남은 것을 집에서 만들어 먹으라고 챙겨 주셨다.
잘 됐다 싶어 따로 케잌 살필요 없겠다 싶어 아이들에게 케잌을 만들어 보라 던져줬더니 서로 만들겠다고 난리였었다.겨우 겨우 달래면서 한 번씩 돌아가면서 하게끔 해서 대충 만들게 했더니 저런 도깨비같은 이상한 모양의 케잌이 완성되었다.
그래도 나름 먹을만했었고,아이들은 신나했었는데 한 가지 단점이 만들고 보니 초가 없더라는~~
어차피 초를 서른 여덟 개나 꽂는 것도 싫고 하니 생략하고 노래만 부르게 했다.^^
(그래놓고 당일 저녁에 지아빠한테 기어코 케잌 사서 초를 불어야 한다고 졸라대어 저녁에 초 서른 여덟 개를 꽂아서 케잌을 먹었다.죙일 입이 달아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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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저녁에 경주에 갔었다.오년 전에 생일기념으로 경주에 하룻밤 자러 갔었는데 이번이 두 번째 인 것같다.경주는 집에서 한 시간 남짓 정도의 거리라 나들이 삼아 자주 가게 되는 곳인 것같다.경주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일 년에 한 두번은 꼭 가게 되는 것같다.
특히나 이번 경주행은 안압지의 야경을 보는 것이 큰목적이었다.사진으로 봤을때 안압지의 야경이 어찌나 멋지던지 꼭 한 번 보고 싶었었다.헌데 지난주말 비도 오고,날씨가 좋지 않았고,아이들도 감기가 떨어질동 말동 좀 심상치 않은 상태였던지라 그닥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 운치 있는 안압지였다.나중에 날씨 좋고 한가한 시간에 다시 한 번 더 둘러보리라 약속하고 대충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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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안압지 풍광을 모형으로 제작해 전시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소실되어 있어 덩그러니 터만 남아 있는 곳이 많은데 실제로 저런 풍경이었다면 참 웅장했으리라 싶다.
윗사진은 예전 선덕여왕 드라마에서 덕만공주가 여왕으로 등극하기직전이었나? 어떤 행사를 코앞에 두고 저곳에서 미실과 덕만이 맞닥뜨려 서로를 쏘아보았던 그곳이 아니었나? 혼자 상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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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안좋아 둥이들은 내내 저런 모습으로 구경했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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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주행에서 건진 것이 있다면 저 우물가에서 두레박으로 물 긷기(?)!
경주 양동마을 예전부터 참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콘도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길을 나섰다.전날밤에 비가 내렸고,아침엔 다행히 비는 멈추었으나 바람이 너무 너무 차가웠다.
그래도 아이들 모자 씌우고,마스크 끼고....그냥 내달렸다.
워낙 아이 아빠가 바쁘다보니 이렇게 가족 나들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우리는 날씨를 봐가면서 나들이를 할 형편이 못되는지라 아이들에겐 좀 미안했지만 어른들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양동마을에 갔더니 옛집에 우물이 하나 있었다.아이들 신기해서 서로 길어보겠다고 난리였었다.신랑이랑 나랑은 둘 다 우리 외갓집에 우물이 있었노라고 아이들에게 자랑했지만 아이들은 그말은 귀에 안들어오고,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기에 바빴다.
성민인 일기에도 양동마을의 느낌과 운치보다는 오로지 저 우물얘기로만 일기장을 채우고 있었다.사실 날씨가 넘 안좋아 나조차도 운치를 느낄 수가 없었다.
나중에 꽃이 피는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찾아봐야만 될 곳이었다.
아이들이 힘들까봐 아쉽게도 고택을 제대로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
생일기념으로 떠났던 오년 만의 경주행 1박 2일이 조금은 아쉽게 끝이 나버려 시원섭섭했다.
사실 오년 전에도 비가 와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콘도에서만 머물다 집에 돌아오긴 했었다.
역시 경주는 날씨 좋은날 쉬엄쉬엄 한 두 곳 정도만 여유있게 둘러보면서 운치를 느껴야하는 곳이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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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27일은 둥이들의 생일이었다.
둥이들과 내생일은 삼일 격차다.그래서 우리집 남자들이 엄청 힘들어한다.ㅋ
특히 성민이가 좀 많이 바빴다.
엄마 선물에 동생들 두 명의 선물을 한꺼번에 다 챙겨야 했으니 혼자서 궁시렁댈만했다.
오빠는 동생들에게 이것을 선물해주고선 완전 빈털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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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들이다보니 속옷이며 양말이며 많은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속옷을 한 번씩 눈에 띌때마다 사다놓곤 하는데 어제 잠깐 마트 갔다가 이런 속옷이 눈에 띄어 생일선물 삼아 사봤다.그래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눈에 띄는 곳에다 저렇게 데코레이션해놨더니 둥이들 완전 넘어가더라는~~ㅋㅋ
부끄럽고 우습다고.....
알라딘에서 정말 저럭하고 배달되어 왔는지 알고 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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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며칠전에 케잌을 두 개나 먹어놓구선 또 자기네 생일에도 케잌을 사달라고 졸라대어 자그마한 것으로 샀는데 역시 돈 주고 산 케잌이 예쁘긴 예쁘다.이런 케잌을 보고 있으니 나도 동화속에 나오는 김연아가 된 듯한..^^
펼친 부분 접기 ▲
이렇게 말도 많고,탈도 많은 여자들의 생일이 지나갔다.
이제 4월달엔 성민이의 생일이 기다리고 있어 나는 또 긴장해야한다.
지갑이 또 털리게 생겼다.
둥이들에게 또 심부름을 시켜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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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맛을 볼 순 없겠지만 눈으로 맛나게 드시길!
아이들 생일때 마련한 수수경단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