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기록을 남기고 싶은 때가 간간히 있었다.
간간히라는게 몇 년이 주기가 될줄이야~
(페이퍼 글 올리는 곳을 까먹어 얼마나 헤맸던지~
정말 오랜만이긴 한가 보다.처음 방문하는 사람처럼 버벅대다니~)
올 봄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야~를 굳게 다짐하면서 또 한 번의 이사를 했다.
어쩜~ 또 다른 곳의 정착을 위해 이 곳은 잠깐 쉬어가는 정도로 생각하고 빛의 속도로 이삿짐을 꾸렸더랬다.
헌데 이 동네가 어쩜 영원한 정착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처에 시립도서관이 우리가 이사를 한 그날짜에 맞춰 개관을 하였다.
(물론 버스로 6,7곳 코스를 가서 한참 걸어올라가긴 해야하지만~)
정말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동안 시골(?)에 있으면서 쌍둥이 키운답시고 손 놓았던,
요 몇 달 새 책을 다시 잡기 시작했다는 것!^^
그냥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책을 읽긴 했는데,책을 읽고 나면 왜 자꾸 기록을 하고 싶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일종의 허영이 아닐까? 싶어도 뭐 어쩔 수 없다.기록할테다.
(그래서 서재는 개인 기록장이란 생각을 더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 아가적엔 훈육이 가미된 육아서적을 많이 읽었다면 요즘은 독서육아(?)를 더 찾게 되는 것같다.그리고 이러한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이상하게 행복하다.책이 아이의 인생과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고,고단한 일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란 문구는 진부하지만 이상하게 읽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훗날 내가 아이들 곁에 없어도 나를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은 책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이러한 책들을 찾게 되고,바쁘고 귀찮아 감히 행동으로 옮기진 못해도 벌써 아이들에게 책을 친구로 삼아준 것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면 나자신이 이런 책을 기준으로 책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서가를 돌다 문득 작은 이책들 시리즈가 눈에 들어왔다.
학창시절 읽고 그후론 문장들이 가물가물한 것이 '읽긴 읽었나?'란 의문이 들 정도로 날 유혹했다.그래서 잡고서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삼십 대 후반에 읽는 명작들은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그시절 느끼지 못했던 느낌들이 서서히 가슴을 적셔온다.요즘 학창시절 읽었던 국내외 소설들을 다시 찾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심어 준 고마운 책들이다.(번역이 한 번씩 눈에 거슬려 이름 난 출판사책으로 다시 한 번 더 읽을까? 고민중.그래도 가볍게 설레는 기분으로 읽기엔 제격...)
역사코너도 기웃거려 몇 권을 읽고,읽는 중.
징비록은 읽을수록 숙연해지는 역사책이다.
유일하게 집에 있는 책 중 읽은 책?
구입한지가 어언 몇 년 이던가?
김훈의 책은 다른 책들은 거의 읽었는데 유독 현의 노래만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사 다 읽었다.
망해가는 대가야의 속사정들이 가슴아프게 남는다.
예전부터 가야문명에 대한 알 수 없는 동경이 있었는데 힘 있는 자들에게 정복되어 형체가 사라진다는 것은 실로 허무하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은 허탈함 그자체였다.
김훈의 작품들은 그시대를 너무도 진지하면서도 무심하게 그려내 되려 사라져간 역사들이 허무하고 가슴아프게 남는다.
이번달은 국내 작가 소설류는 그리 땡기지 않아 소설책은 많이 읽지 못했다.
로알드 달의 마틸다를 읽으려 점찍어 둔지가 오랜지라 얼른 집어들고 숨가쁘게 읽었다.그만큼 로알들 달은 매력있는 작가다.
현재 아들녀석도 로알드 달에 빠져있다.예전엔 그리 읽어보라고 얘길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더라~
그래서 앞부분을 이틀을 걸쳐 맛뵈기로 잠자리에서 읽어주었더니 애가 달아 스스로 찾아 뒷부분을 후딱 읽고서 재.밌.다라고 말했다.
그럼 그렇지~~~
그리고 스스로 '제임스와 슈퍼복숭아'와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도 찾아서 읽었다. 유리 엘리베이터책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온 것인데 '헌 책인데도 갖고 싶다'라고 말하여 역시 로알드 달은 대단하다고 인정 또 인정했다.
아이와 어른 모두를 단박에 사로잡는 대작가다.
사랑하고 싶은 작가(?) 중 한 사람 김.영.하
그가 보고 느낀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는 시칠리아 섬의 기행문이다.
내겐 이상하게 김연수와 김영하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와 가끔씩 문체가 좀 헛갈리곤 했다.
그래서 항상 김연수와 김영하 둘 중 누가 나을까? 꼭 양다리 걸치는 사람마냥 저울질을 좀 해보곤 했던 그 몇 년전의 기억들이 떠올라 어이없는 웃음을 머금고 정말 아껴가면서 읽었다.
이책으로 어쩜 김연수보다 김영하쪽으로 더 기운 것같아 조만간 빨리 김연수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고 마음 다잡은 책이다.
김연수 쪽으로 기울면 다시 김영하 책을 찾고....
그래서 더욱더 김영하랑 김연수 문체가 헛갈리게 다가올는지도?
ㅎㅎ
두 달 새 2년 넘게 손 놓은 독서를 시작하여 조금 정신이 없다.
그래도 더운 여름을 책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그동안 서재인들도 어찌 살고 있는지 많이 궁금했다.
잘 살고 계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