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첫방학을 한지가 벌써 삼주가 다되어간다.
입학을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 익숙치 않아 노심초사했었는데 한 달정도 지나니 차차 몸에 배이기 시작하였다.
오전 10시에 등원하던 유치원 시절과 달리 8시 넘어 등교하는 시간이
아침에 눈을 뜨기가 힘들어 그렇지 막상 학교에 보내고 나니,
나는 오전시간이 이렇게나 길고 긴 시간이란 걸,
생전처음 느낀 사람처럼 서너 달을 아주 달콤하게 보냈었다.
(대신 고즈넉한 심야시간이 없어져 무척 아쉽긴 하지만....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니 애들 재운다고 이불위에 누워있음 매일같이 애들보다 내가 먼저 잠들어버리기 일쑤~~)
그런데 첫여름방학을 맞이하고서 정말 정신없는..그래서 지옥같은(?) 방학시간이라고 하는 엄마들의 원성이 조금씩 피부에 느껴져 순간 많이 당황했었다.
애들 셋이서 하루종일 먹고 싶다고 아우성을 쳐대니 삼시 세 끼에 중간 중간 간식 세 끼에...셋을 번갈아 가면서 샤워시키고...방학한 첫 주는 너무 힘들어서 지쳐 쓰러지는줄 알았다.
더군다나 성민이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을 하나 하는 것이 있는데 이수업이 월,수요일 아침 9시부터 수업이 짜여져 있어 이날만큼은 학교 보낼때랑 비슷하게 일어나 밥 먹여서 학교를 보내야하니 이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암튼...그래도 사람은 환경에 다 적응하기 마련인지라 지금은 좀 많이 적응되었다.이시간에 컴앞에 앉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지난주 신랑의 여름휴가 일정이 짜져 있어 그일정에 맞춰 가족여행겸 휴가를 다녀왔었다.
올해는 강원도를 둘러보고픈 충동이 일어 강원도로 결정하게 되었다.
평창쪽 팬션이 예약이 되어 일단 예약부터 하고보고 서서히 그둘레를 살펴보면서 여행 계획을 짰었다.맨처음 이효석 문학관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그래서 그곳을 구경하고 오랜염원이었던 메밀꽃밭을 거닐어보겠다 싶어 내심 기대만발이었다.(하지만 이튿날 그곳에 가보니 문학관은 그런대로 소박하나마 구경은 잘 했다만 메밀밭이 다 갈아엎어져 있어 메밀꽃을 하나 구경못했다.문학관 입구에 이효석 이름을 새겨놓은 비석 뒤에 조그맣게 심어놓은 그꽃밭이 다였다.거기라도 사진을 찍고 왔어야 했는데 무척 아쉬웠다.그나마 애들을 메밀꽃을 심어놓은 큰화분앞에 사진찍은 것이라도 있어 그걸로 위안을 삼고 있다만......내내 아쉽고 허전했다.)
휴가 첫날 우리는 영월을 들렀다.
지나가는 길목이기도 했고,얼마전 조선인님의 영월에 대한 답사문을 읽으면서 나도 그땅을 밟아보고 싶다라는 욕구가 불끈~~
그래서 우리도 영월 장릉과 청령포에 들러보았다.
강원도를 다녀오면서 제일 기억에 많이 남았던 곳이 바로 영월이었다.
다녀오길 제일 잘했던 곳이었다.(이참에 조선인님께 감사!^^)
(영월 장릉과 청령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조선인님의 페이퍼에 잘 소개되어있다.
그래서 나는 대략 생략키로~~~쿨럭!
대충 사진으로 때우기로~~~~~쿠..쿨럭!!)
장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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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6074123473327.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6074123473328.jpg)
장릉에서의 아이들 모습과 단종임금의 묘소 모습들
단종 기념관이 있어 그곳을 들른다면 단종 임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물론 나는 사전정보를 입수(?)하여 갔기에 좀 편하게 둘러보긴 했다만...
그래도 책에서 보는 것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쌍둥이들은 너무 어려 그렇다 치고....성민이에겐 열심히 어린 단종임금에 대해 설명을 해주긴 했다만 얼마만큼 녀석이 받아들이고,마음으로 이해했을지는 가늠키 어렵다.
어느정도 마음으로 이해했을까?
둘러보면서 간혹 성민이가 눈에 띌때마다 늘 의문을 품곤 했었다.
우리의 역사라는 것 자체를 이해는 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의 눈에 담겨지는 우리네 역사와 우리네 현실은 도대체 어떤 색깔로 비쳐질까?
나는 늘 그것이 궁금해지곤한다.
단종의 묘소는 꽤나 언덕진 곳에 안치되어 있었다.
엄흥도란 사람이 잠깐 쉬어가려고 그곳에 시신을 내려놓고 쉬었다고 하는데 다시 길을 나서려고 지게를 짊어지니 지게가 꿈쩍을 하지 않아 그곳에 대충 시신을 땅을 파서 묻어두고 경상도쪽이라던가? 멀리 도망을 쳤다고 한다.단종의 시신을 만지는 자에겐 삼족을 멸한다는 어명이 있었던지라 일을 처리하긴 하였으나 훗날이 두려웠을 것이다.
만약 지게가 움직였다면 엄흥도는 단종시신을 지고 어디까지 올라가려고 했던 것일까?
암튼...엄흥도가 있었기에 지금의 장릉이 있다.
그래서 엄흥도 비각에 들러 감사의 절을 올렸다.
그리고 우리식구는 애들이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쳐대서 장릉 바로 맞은편에 몇 개 있는 식당 중 한 곳에 들러 곤드레비빔밥을 시켜먹었다.나중에 다녀와서 조선인님의 페이퍼를 다시 보니 조선인님은 청령포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곤드레 국밥이 정말 맛있었다라는 문구가 뒤늦게 읽혔다.미리 알았더라면 좀더 참다가 그곳에서 국밥을 먹을껄~ 후회했었다.
하지만 곤드레나물 비빔밥도 꽤 맛있었다.곤드레 나물이 강원도에서 나는 나물이라는데 나는 이름도 처음 들었고 먹기도 처음 먹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맛있어 좀 놀랐다.
애들도 그런대로 잘 받아먹었다.
강원도에 들르는 사람들은 곤드레 나물로 이루어진 식단을 꼭 드셔보길 바란다.
원래 여행의 본맛은 그지방의 특색있는 이름난 음식을 하나씩 먹어보는 재미가 또 있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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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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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6074123473337.jpg)
사진이 조선인님의 페이퍼와 비슷하게 겹쳐지는 듯한데....
저 강가 건너 자갈밭길을 걸어올라가 소나무가 우거진 바로 저곳이 단종어소가 있는 곳이다.나는 이강이 동강의 일부라고 생각했더니 서강이라고 한다.
청령포는 동,북,서쪽이 깊은 물로 둘러싸여 있고,남쪽으로는 육륙봉이라 불리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출입할 수 없는, 육지 속의 외로운 섬과 같은 곳이었다.그래서 세조는 금표비를 세우고 어느 누구도 이곳에 찾아올 수 없도록 하였고,단종은 이곳에서 외부와 단절된 유배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금표비에는 '청령포에서 동서로는 삼백 척을,남북으로는 사백구십 척 공간에 어떤 이도 접근을 금한다'는 내용의 글이 쓰여 있다.
현재는 나룻배가 아닌 통통배를 타면 2,3분안에 금방 강가 맞은편에 도착한다.
아이들은 배를 탄다는 기쁨에 흥분의 도가니였지만 단종어소로 들어가기전엔 주변의 산세와 멋진 풍경을 음미할 겨를이 없고, 단종어소를 돌아보고 나서는 단종임금의 애달픈 삶과 넋을 위로할 새가 없이 금방 도착해버리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단종임금을 생각하며 소나무밭을 거니는 그곳은 가상의 세계라면 통통배로 2,3분안에 얼른 강을 건너 현실의 세계로 넘어온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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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람이가 포즈 잡았던 그곳 그대로 동갑내기 지윤이가 포즈를 잡았다.ㅎ
우린 7월 30일에 찾아갔으니 채 한 달도 안된 시간상이다.
같이 여행했더라면 우린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을텐데~ 란 욕심을 살짝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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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어소 마루에서 멍~ 때리고 있는 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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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릉도 그렇지만 단종어소 주위에 있는 소나무들도 모두 단종어소를 향해 휘어져 있다.
특히 이소나무 가지는 아예 담장 너머로 절을 하고 있는 충성스런 소나무다.
관음송과 마찬가지의 대접을 해줘도 될 것같은데 아무런 대접이 없어보여 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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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들이 모두 단종어소를 향해 기울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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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앞날에 대한 슬픔과 한양에 두고 온 왕비 송씨를 생각하며 주변에 있는 돌들을 주워서 탑을 쌓은 망향탑.망향탑은 단종이 직접 남긴 유일한 유적이란다.
이망향탑을 보고 있노라니 단종의 슬픔의 높이가 참 아슬아슬해보인다.저리 높은 곳까지 올라와 돌을 하나씩 쌓은 것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은 충동을 참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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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육륙봉인가 싶은데....조용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빨려드는 듯하다.그래서 단종임금은 망향탑을 쌓으면서 자신을 억제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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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6074123473364.jpg)
슬픔은 역사 속으로 묻혔고,
아이들은 그저 솔밭에서 숨바꼭질 하면서 뛰어놀기 바쁘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그저 숨바꼭질 하던 장소로 기억되겠지만 훗날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좀 더 생각의 깊이가 성숙해져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곳의 풍경은 아이들의 웃음과 함께 기억될만큼 아름다운 곳이이라고 감히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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