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권

1.2월 24일~2월 25일

2.책대여점에서

3.간만에가 아니라....이번엔 작정을 하고서 우리동네 책대여점에 갔었다......친정에 있을때를 제외하곤 우리동네에서는 처음으로 대여한 책을 완독한듯하다.....지난번에 한번 책을 빌려왔다가 몇페이지를 못넘기고 돌려주었다......이상케도 빌린책은 심적부담이 너무 커서 제대로 읽혀지지가 않는다.....중학교때 도서관에서 빌린책도 반을 채 못읽고 반납했었고.....직장다닐때도 그랬었다.....그래서 왠만하면 내돈주고 산책을 읽기로 했었는데.....(그럼 돈이 아까워서라도 읽을테니..^^)......것도 아이가 생기니 무리가 간다......그래서 내책은 반은 구입을 하고....반은 대여점을 다시 굳은 마음으로 이용해보기로 했다.....그런데.....울동네 책대여점은 책의 양이 넘 부실하다......애초 비디오가게였던것이 주인이 바뀌면서 비디오,DVD,책등 이런것들의 대여점으로 바뀌었는데......내가 읽고 싶은 종류의 책은 구석탱이의 책은 몇권 꼽히지 않고....모양만 길쭉하기만한 책장하나가 다였다.....만화책과 무협소설....연애소설은 양이 좀 되는데.........일단 이곳을 다 평정한뒤 다시 다른 책대여점으로 물색해봐야겠다.....아니면.....택시를 타고서라도 도서관에 가보던가 해야겠다.......그 꿈에도 그려보던 아이손잡고 도서관나들이를 꽃이 피는 시기로 잡았는데.....일단 내가 먼저 가서 분위기를 한번 봐야겠다....우리네 도서관의 실정이라는게 새로 지은 신식도서관이 아니고선....유아들을 위한 열람실이 제대로 갖추어놓은 곳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무슨말을 하는것인가??.........이책에 대한 간략한 느낌과 무관한 얘기만 하였으니........음.......전경린작품은 이책이 처음이다......예전에 약속장소에서 만났던 후배하나가 "코끼리를 찾아서"란 전경린소설을 들고 있었다....옆에 있던 소장님이 후배에게...."코끼리는 찾았나?".....썰렁......난 또 거기다대고..."굳이 힘들게 책 안읽어도 성지곡(부산 동물원이 있는 장소)에 가면 될텐데..."썰렁한 분위기를 합세했었던 기억이 난다...^^....하지만.....내내 기회가 닿으면 나도 전경린작품을 한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했었다....예전에 소설을 좀 등한시한 이유중에 하나가....좀 뭐랄까??....읽고 있으면....꼭 시집을 읽는듯한 착각에 빠질때가 많다.....특히나 여성들의 소설은 좀 대체적으로 그러한 느낌이 든다....그리고 지나치게 고독해보이고 감상주의적으로 보였다.....차라리 시집을 읽는게 낫겠단 생각을 했었다.....그래서 남자소설가들의 힘있는 문체를 좋아했었던것같다.....그런데....또 이남정네들의 문체는 또 좀 뭐랄까??......다 그런건 아니지만....넘 유치하기까지할정도로 재미가 없다......넘 사실적이고.....있는 그대로 바로 내뱉어버리는 경향도 있다......그래도 글쓰는 이라면 어느정도의 멋(?)을 부릴줄도 알아야 읽는 맛이 있을텐데.................철없던 시절엔 이랬었다......그래도 여성작가들중에 꽤 좋아하는 사람도 더러 몇명은 있다......박경리,박완서등을 좋아하한다.......전경린도 그속에 포함이 될지는 아직 이책 한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좀더 다른 작품들을 몇번 더 읽어봐야되지 않을듯..........그래도.....이책은 한번쯤은 스무살시절을 떠올려보게끔 해주는 책인듯하다....주인공 우수련이 겪었던 스무살의 시간들은 자신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듯하기도 하고...때로는 그런 시간들이 가정이라는것에 안주를 하지 못하는 자신을 조금은 편하고 자유롭게 살도록 만들어준 흔적이었던것 같기도하다.....책을 덮고서 나의 십년전의 스무살시절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기억하자니......가물가물한것이.....그냥 아련하기만하다.....그땐 학교와 집까지의 거리가 매우 멀어서 차를 하루에 6~7번을 갈아탔던것같다.....그래서 나의 스무살은 항상 고속버스 좌석에 앉아 계절이 바뀌어가는 차창밖을 바라보던 풍경만이 떠오른다.....통학하는것이 많이 피곤하고 고단했지만....그래도 사색의 시간은 무한정이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듯하다...그리고 스무살에 지금의 내아들의 아버지를 만났다..........스무살과 서른살...그리고 마흔.....십대에서 이십대로 들어선다는건 참 대단한 일인것같다.....불과 작년과 똑같이 나이 한살을 더먹은것에 불과한 시간인데.....스무살이 되면 어린애였던것같은 십대의 나를 정리하고....꿈에 부푼 이십대의 대열에 들어선 설레임으로 모든것에 기대를 걸어본다.....서른도 마찬가지다.....올해 서른살이 되고서부터 불고 두달전까지의 모든 이십대를 정리해야만 하는 기분이 들었다......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어른이 아닌 나만 알고 나를 위해 모든것이 존재했던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그이십대의 시간들을 정리하고 조금은 좀더 성숙된 내가 될것이란 기대감으로 서른을 맞이했다......그리고 십년이 지난 이시간.....마흔을 맞이하는 난 또 어떤 삼십대를 마감하며.....또 어떤 사십대를 기대해볼까??............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것이 이책의 큰 매력인가??........ 책이란건 이래서 좋다......지난 시간......앞으로의 시간들에 대해 좀 포괄적으로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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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2-26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처음 만난 전경린, 여직껏 최고로 치는 전경린의 작품입니다. 사실, 전경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그냥 평작, 혹은 평균 이하로 보던데...

살짝 권태기에 접어들며 불륜에 대한 은밀한 소망이 독버섯처럼 피어나던 저에게는, 얼마나 뜨겁게 필(feel)이 꽂히는 책이던지! 혹여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강추입니다.^^


책읽는나무 2004-02-2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한번 읽어봐야겠군요...^^.....저또한 책이나 드라마에서의 불륜에 대한 생각이 좀 관대하단걸 알았어요.....책을 읽고 있으면 은근슬쩍 그런 스토리를 바라면서 읽고 있더라구요....나에게도 그런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까지도.........^^..........그래서 어쩔땐 내가 과연??...어떤 사람인가?? 생각하기도 하고.....이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합리화 시키기도하고....암튼....책에서는 그런 내느낌의 대리만족을 위하여 요즘은 소설이 좀 땡기는군요..ㅋㅋㅋ....함 읽어보겠습니다......저또한 필이 꽂히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