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반려종 선언
개, 사람 그리고 소중한 타자성

--반려종을 키우지 않는다. 반려견도 반려묘도 우리집에는 없다. 그래서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종의 구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때론 구별하기 힘들 때가 종종 있다.
그래도 친구가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고 있어 친구의 반려견과 이웃집 언니네 반려견의 특징과 성격은 확실히 터득하고 있다.
그외 반려견들은 좀 많이 어렵다.
아마도 내가 동물을 무서워하고 있어 큰 관심이 없었던 탓이 클 것이다. 그 전까지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덕에 반려견을 관찰하면서, 나를 따라주고, 나에게 곁을 내어주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반려견에 대한 나의 생각들이 아주 많이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반려종 선언‘은 좀 흥미있게 읽혔다.

산책하다 반려견들이 견주들과 함께 지나가면, 이젠 사람보다 강아지들을 살피게 되었다. 비록 다가가 만져보진 못하지만, 너무 귀엽고, 영특하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예전에는 목줄을 매지 않은 강아지들을 보면 무서워 저 멀리 길을 돌아갔었고, 목줄을 손에 쥐고 있는 견주들을 확인해야만 곁을 겨우 지나갈 수 있었다면, 지금은 목줄을 매고 있는 강아지들이 좀 안쓰러워 보일 때가 있다. 특히나 견주들이 목줄을 심하게 당겨 반려견들이 움츠러드는 모습이 비춰질 때는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외국에서는 반려견들과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의 형태라면, 우리나라는 반려견과 사람의 관계가 주종의 확고한 위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물론 반려견과의 올바른 공존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지 않아 그저 속 편한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겠으나,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 에서 개와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 보다도 ‘존중‘과 ‘신뢰‘ 라는 말이 크게 와 닿는다.
반려견들이 사람에게 무한한 존중과 신뢰를 보내는 것처럼, 사람도 반려견에게 더 없는 존중과 신뢰를 주면서, 함께 공존해야 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쉽진 않겠으나,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일 것이다.
줄곧 저 문장에 꽂혀 읽게 된 ‘반려종 선언‘이었다.



"반려종"은 반려동물보다 크고 이질적인 범주다.  - P133

나는 평생을 개와 살아온 사람들의 멘토링 덕을 많이 입었다. 이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말을 아껴 쓴다. 개를 지능이 낮은털투성이 아이, 의존적인 존재로 여기는 것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 P161

이 개들과 인간이 좋은 업무 관계를 이루게끔 하는 결정적 요인은 사랑이 아니라 존중과 신뢰다. 개의 삶은 문제로 점철된 환상보다는 기술 및 농촌 경제의 지속성에 더 많이 좌우된다.
- P166

개와 개를 다루는사람은 훈련의 노동 속에서 함께 행복을 발견한다. 이것은 창발한자연문화의 사례다.
이와 같은 유형의 행복은 탁월함을 열망하는 것, 범주적 추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존재자가 파악할 수 있는 형태로 탁월함 - P180

에 도달하려고 시도하는 것과 관련된다. 모든 동물이 비슷한 것은 아니다. 각 동물이 지닌 구체성종류와 개체의 구체성-이중요하다. 추구하는 행복의 구체성이 중요하며 바로 이와 같은것이 창발해야 한다.  - P181

 따라서 개는 훈련 과정에서 특정 인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 개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서로에대한 "권리"를 구축한다. 이 권리는 존중, 배려, 반응을 요구할수 있는 권리다.  - P181

다른 이와 나누는 애정, 헌신, 솜씨에 대한 열망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비키 헌이 말한 의미에서의 훈련 같은 애정 행위는, 연쇄를 이루며 창발한 다른 세계들을 배려하는 애정 어린 행위를 낳는다. 이것이내 반려종 선언의 핵심이다.  - P191

나는 몇 가지만 다뤄보려 한다. 논점은 간단하다. 이 개들을알아가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그들 가능성의 조건 전체, 즉이 존재들과의 연결을 현실로 만드는 모든 것, 반려종을 이루는 모든 포착을 상속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세속적으로 되는 것이고 소중한 타자성 및 타자를 의미화하는 것에, 다양한 규모로 지역적인 것과 전 지구적인 것의 층위 속에,
점점 더 뻗어나가는 그물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내가 알아가기 시작한 역사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알고 싶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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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24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동물이 무서워요^^; 그래서 지나가면 저도 모르게 빨리 걷고 있답니다.
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주변에도 키우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몇년 전부터 고양이는 좀 귀엽더라구요. 물론 털 알러지가 심해서 다가가진 못합니다만...^^;
역시 익숙한 게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전 사이보그 선언이 훨씬 더 와닿았거든요^^ㅎㅎ 완독까지 얼마 안 남으셨네요.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05-24 15:15   좋아요 1 | URL
화가님도 동물 무서워 하시는군요?
저도 좀 그래요ㅜㅜ
그나마 강아지는 친구가 키우고 있는 걔만 만질 수 있어요.
이웃집 언니네 푸들은 넘 사나워서 가까이 못가고, 아예 그 집을 들어가 보지도 못했어요. 강아지가 넘 무서워서요ㅜㅜ
고양이는 물진 않을 것 같아 좀 괜찮아 보이는데 그래도 넘 예민해 보이고, 저도 털 알러지가 있는지 온몸이 늘 근질근질거리더군요ㅜㅜ
그래도 훗날 애들이 다 커서 독립해 나가면 강아지나 고양이 둘 중 한 마리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만...그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되는 인격체 형성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ㅋㅋ 애들 키우면서 늘 인격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기에 말입니다^^;;;;;
화가님은 사이보그 선언이 와 닿았나요????
우와...👍👍
전 사이보그 선언은 너무 어려웠어요. 사이보그와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해러웨이님에 대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가...결국 결론은 다른 책들도 좀 읽어봐야 겠단 생각만 드네요?^^

이젠 3장 ‘반려자들의 대화‘편 읽으려고 커피물 마셨어요.
제발 졸지 않고 완독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