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94
제임스 M. 케인 지음, 박기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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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 대한 카오스 이론이 있다. 요즘은 이 카오스 이론이 운명론처럼 쓰일 때가 있다.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카오스 이론으로 말하기도 한다.

여기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남녀가 있다. 부랑자 프랭크는 닉이라는 그리스인이 운영하는 간이식당에서 그의 아내 콜라를 만난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은 결정지어진다.

그들이 만날 수밖에 없었다면 그들이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는 것도 운명이다. 마지막까지 나는 프랭크가 콜라를 사랑했는지 의문이었다. 누군가의 목숨의 대가를 담보로 행복을 이루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이고 그 행복이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이 작품은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 작품인 <이중 보상>도 마찬가지 작품이다.

그런데 도대체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라는 제목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어떤 비유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들만의 속담인지... (여기까지는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의 서평임)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새삼 언급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작품보다 읽어보면 <이중 보상>이라는 작품도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보험 판매원 월터는 필리스를 만나 그녀의 살인 계획을 돕는다. 완벽하게 남편을 살해하지만 그는 필리스의 의붓딸 롤라가 필리스를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리고 그가 롤라를 사랑하게 되리라는 사실도...

가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마가 꼈다느니, 살이 꼈다느니 하는 말을 한다. 우주의 법칙에서 보자면 모든 것이 그렇게 되기 위해 그 시간, 그 장소, 그 상황을 갖춘 거라고 생각한다.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운명적으로 사람들이 만나고 딱 한 사람만 사라진다면, 상대방이 재산이 많다면 사랑을, 재산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리고 일은 벌어진다. 사람들은 범죄자가 된다. 살인자가 되고 횡령을 한 사기꾼이 되고 공범이 된다. 그들은 잡힌다. 화려하게 딱 한번만 일을 저지르고 행복한 미래를 살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이 완전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패배를 시인하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변명을 하고 덧없이 퇴장한다. 그것뿐이다. 이들의 인생은 배팅의 잘못으로 실패로 돌아간 것뿐이다. 하지만 계속 사람들은 이런 일을 저지를 것이다. 언젠가 단 한번의 멋진 성공을 위해서..

책을 읽다 보면 살인자의 살인이 너무 쉽게 생각되고 그들의 살인이 가엾게까지 느껴진다. 인간은 본디 선하게 태어난 것인가, 악하게 태어나는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누구나 살인을 계획하게 될까? 나약한 인간의 단면이 너무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표현된 걸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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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5-06-28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체부는 항상 벨을 두번 울린다는 것을 모르죠. 코라를 위해서도 두번, 나를 위해서도 두 번 울렸어요. 중요한 것은 두번째 소리는 다 듣게 된다는 거죠." 프랭크의 마지막 대사에서 유래한 듯..... 나쁜 짓을 하고는 못산다는 거죠^^;;

물만두 2005-06-28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 대사가 왜 생각이 안 났는지 ㅠ.ㅠ 아무튼 그런 뜻이었군요^^

야간비행 2005-08-0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화도 있지 않나요? 흠...

물만두 2005-08-01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영화로도 있습니다...
 

 Knots And Crosses (1987) 

 Hide And Seek (1991)

 A Good Hanging: And Other Stories (1992) 단편집

 Tooth And Nail (1992) = Wolfman 

 Strip Jack (1992) 

 The Black Book (1993) 

 Mortal Causes (1994) 

 Let It Bleed (1995) 

 Black And Blue (1997) 

 The Hanging Garden (1998) 

 Dead Souls (1999) 

 Set in Darkness (2000) 

 The Falls (2001) 

 Resurrection Men (2002)  부활하는 남자들

 A Question of Blood (2003) 

 Fleshmarket Close (2004) = Fleshmarket 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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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hele 2005-06-28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드디어 나왔군요. ^^

물만두 2005-06-2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피델님 반가워요^^
 

 A Question of Proof (1935)

Thou Shell of Death (1936) = Shell of Death

 There's Trouble Brewing (1937)

 The Beast Must Die (1938)   야수는 죽어야 한다

 The Smiler with the Knife (1939)

 Malice in Wonderland (1940) = The Summer Camp Mystery / The Malice with Murder

Minute for Murder (1947)

Head of a Traveler (1949)

The Dreadful Hollow (1953)

 The Whisper in the Gloom (1954) = Catch and Kill

End of Chapter (1957)

 The Widow's Cruise (1959)

 The Worm of Death (1961)

 The Sad Variety (1964)

The Morning After Death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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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1-27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분 전에 물만두 님의 다른 리스트에 혹했는데, 야수는 죽어야 한다 부터 읽을래요 에잇! 후훗

물만두 2006-11-2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드님 그렇게 하세요^^
 

시리즈를 읽으실 때는 1권부터 읽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개별로 읽어도 상관없는 시리즈도 있지만요.

예를 들면 아카가와 지로의 얼룩 고양이 홈즈 시리즈...

이 시리즈에서 가타야마와 그 주변 인물은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예...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를 보면

스카페타의 법의학자의 관점이나 사건에 초점을 맞출수도 있지만 스카페타와 그 주변 인물들의 관계 변화도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필립 말로 시리즈를 보면...

책 속에서 대사나 장면에 가로를 치고 어느 작품에 나온 것임 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그러니 시리즈는 만화처럼 1권부터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별로 쓸 말이 없어서리^^;;;

 

 

 

 

 

이것이 순서대로의 스카페타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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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6-2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러 당연한 상식을 무시하는 독자도 있나봄다... -_-;

인터라겐 2005-06-28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그런데 이책 무서운 공포소설인가요? 왜 표지가 다 저렇게 무시무시해요?

물만두 2005-06-2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아니라 추리 소설 안보시는 분이 어쩌다 보시게 되면 최근 것부터 사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인터라겐님 님도 안 읽었구만요. 이거 추리 소설이라구요~~

야클 2005-06-2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체농장>이 몇년전 출간되었을때 제목이 뭐였죠?

물만두 2005-06-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반의 얼굴입니다...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448369

물만두 2005-06-2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저도 아가사 크리스티는 뒤죽박죽으로 봤습니다. 처음 접하면 다 그렇죠. 그래서 올린 겁니다. 시리즈는 첫권부터 봐야 재미가 더하거든요^^

야클 2005-06-28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감사합니다~ ^^

계란말이 2005-06-2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필요한 정보^^ 퍼갈께용

물만두 2005-06-2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매지 2005-06-2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674935

예전에 이런 류의 글을 저도 올려놓은게 있어서^-^;

(제가 쓴건 아니지만서도요.)


물만두 2005-06-2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 이매지님 페이퍼를 참고하세요^^

mira95 2005-06-2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만두님 저는 바보처럼 법의관을 아직 읽지 않고, 사형수의 지문을 읽어 버렸답니다.. 이제 다시 법의관을 봐야겠어요..

물만두 2005-06-2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바보씩이나... 저도 그랬었는데요. 뭐, 관심이 덜하고 잘 모르면 당연한 거죠^^;;;
 
블랙 다알리아 1
제임스 엘로이 지음 / 시공사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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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선입견을 갖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실책이 되는 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이 작품의 소재가 실제 일어난 미해결 살인 사건이라는 것에 현혹되어 결말까지 그렇게 작가가 그릴 거라고 생각하다니. 마지막에 가서야 이 작품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작가에게 미안하다. 좋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이 작품은 1947년 헐리우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미해결 살인사건을 소재로  버키 블라이처트와 파트너로 일하는 리 브랜처드가 함께 '블랙 다알리아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같은 권투선수 출신이지만 버키와 리는 너무 다르다. 그러면서 인연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관이 된 동기에서 권투를 하던 유명한 선수 두 명이 경찰로 만나게 된 것, 사건과 사랑까지 모두 인연, 또는 악연, 조작된 필연으로 계속 암울한 1940년대 로스엔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편의 필름 느와르를 완성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쇼트라는 여인의 처참한 죽음과 엘리자베스를 알던 엘리자베스를 닮은 매들린과의 만남, 그러면서 꼬이게 되는 버키의 운명과 거기에 휩쓸리는 리와 케이의 운명이라는 사실과 허구의 절묘한 조화를 이 책에서 본다. 그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실이라는 것보다 허구라는 것이 더 사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쓸쓸하다. 암울하고 우울하고 서글픈 악연들의 결합이여... 나는 그 악연을 추모한다.  

 

이 작품은 제임스 엘로이의 L. A. Quartet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The Black Dahlia (1987)', 'The Big Nowhere (1988)', 'L. A. Confidential (1990)', 'White Jazz (1992)' 이렇게 네 작품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작품은 로스앤젤레스라는 독특한 도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작가만의 독특한 암울함으로. 그래서 나는 이 시리즈가 모두 출판되기를 바란다. 두 권이 나왔으니 나머지 두 권만 나오면 되는데. 시리즈 제목처럼 4인조에 2명이 빠진 구성은 말이 안 되니 말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 영화 <살인의 추억>을 생각했다. 사람 사는 곳은 같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누구도 죽은 자를 위해 진심으로 뛰어 주지 않는다. 피해자를 위해 진실로 뛰어 다니는 경찰이 있다면 그는 제정신이 아니다. 아니 그를 제정신으로 사회가 놔두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회란 그런 거니까. 인간이 사는 사회는 어떤 때는 블랙 홀 같은 느낌을 준다. 한번 빠지면 헤쳐 나올 방법도 없고 어디로 빨려 들어가는 지 알 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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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5-06-27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름 느와르인데 ㅎㅎㅎㅎ 만두님 일주일 신나게 시작하세요

물만두 2005-06-27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뭔가 좀 이상하다했는데^^:;; 님도요^^

jedai2000 2005-06-28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걸작이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한편입니다. 제임스 엘로이는 정말 문학적으로 조명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LA사중주를 제가 할 수 있다면 원이 없겠네요.

물만두 2005-06-28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 부탁드려요... 흑... 저는 이거랑 마크스의 산 3부작 다 읽는게 소원이랍니다...

stella.K 2005-06-2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판이라는군요. 흑~

jedai2000 2005-06-28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은 어쩜 제 생각이랑 그리 비슷하세요. LA사중주와 고다3부작이 제 필생의 프로젝트입니다만 제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이번에 영화 <블랙 다알리아>가 개봉되고 성적이 좋으면 제임스 엘로이에 관심을 가질 출판사가 생길지도 모르죠..

jedai2000 2005-06-28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계신 일본 추리 문학에 정통하신 분도 <레이디 조커>가 최고작이라고 하더군요. 꼭 읽어 보고 싶습니다. 아주 나중에라도 제가 어떻게든 힘써보겠습니다!!! ^^;

물만두님 서재에는 정말 읽을거리가 많네요. 한시간째 구경중입니다.

물만두 2005-06-2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당근 절판이지요. 이런... 출판사를 찌르리다^^
제다이님 저 스텔라님의 흐느끼심이 들리시나요? 출판사에 강력히 건의해주세요^^;;;
제다이님 아자~ 빠샤~ 힘내세요^^ 읽을 거리라기보다는 잡다한 게 좀 많아요^^;;;

sayonara 2005-07-01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LA 컨피덴셜'을 보고 이 작품을 읽게 되었죠. 정말 끈적끈적하고 울적한 것이... 요즘같은 장마철에 읽기 딱입니다. ㅎㅎㅎ

물만두 2005-07-01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아주 질척질척... 사람을 늘어지게 하죠... 그럼 백야행을 읽어보셨나요. 못지 않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