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로 두 권을 고른다. 케빈 켈리의 <통제 불능>(김영사, 2015)과 수전 그린필드의 <마인드 체인지>(북라이프, 2015)다. 비슷한 시기에 나왔기에 같이 묶었지만 연관성이 없지도 않다. 일단 테크 칼럼니스트 케빈 켈리의 <통제 불능>은 '인간과 기계의 미래 생태계'가 부제다.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테크 칼럼니스트 케빈 켈리의 인간과 기계에 대한 독보적인 통찰과 미래 예측. 기술적인 시스템이 자연의 계를 모방하기 시작하는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미래 세계가 생물학적인 논리에 의해 굴러갈 것임을 예언한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가우디의 미래 지향적 건축물부터 컴퓨터화 된 스마트 주택, 다윈의 진화론에 도전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기계와 생물학의 온갖 영역을 종횡무진하며 독자들에게 충격과 즐거움을 안긴다.

단,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무려 20년 전의 저작이라는 점. 소개에 따르면, "20세기가 끝나가는 1994년에 21세기의 핵심 연구 주제가 될 만한 것들을 모조리 살펴보고 있다. 매력적인 인물들과 기계와 생물의 상호작용에 관한 획기적인 통찰로 가득한 이 책은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며 다가올 미래 기술에 대한 설득력 있는 예고편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예고편'의 일부는 벌써 현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먼저 나온 <기술의 충격>(민음사, 2011)이 실상은 훨씬 이후인 2010년에 나온 책이다.

 

 

<마인드 체인지>는 <브레인 스토리>(지호, 2004)로 처음 소개된 영국의 여성 과학자 수전 그린필드의 신작이다(저자는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의 세계적 권위자라 한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수전 그린필드 박사의 신간.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복잡한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들을 뇌의 변화로부터 시작해 다방면으로 살펴본 최초의 작품이다. 저자는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는 사이버 라이프 스타일이 인간의 뇌를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그 결과 인간의 창조성과 사고력, 나아가 공감 능력 같은 인간의 정신 즉, 마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탐구한다.

이런 소개로도 잘 가늠이 안된다면, 정재승 교수의 추천사를 참고해도 좋겠다. 간단하게는 스마트폰이 우리 뇌와 사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란 질문을 다룬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전 그린필드의 최신작 <마인드 체인지>는 출간 전부터 학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왔던 책이다. 최근 신경과학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연구 주제인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섹시한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이 책은 뇌 연구의 최전선에 서 있는 신경과학자가 디지털 문명이 뇌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깊이 있게 추론한다. 수전 그린필드는 디지털 기기가 우리 뇌에 남긴 흔적을 셜록 홈스처럼 추적하고, 신경과학적 가설들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며, 균형 잡힌 태도로 디지털 문명의 이점과 위험을 함께 살핀다. 이 책의 미덕은 ‘뇌’라는 작은 기관에 미시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인류의 거대한 문명을 거시적으로 통찰하는 즐거움을 준다는 데 있다. 잠시 스마트폰은 내려놓고 석학의 향기를 맡아보시길 권한다.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시간이다...

 

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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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관한 책 두 권을 같이 묶는다. 개정판이라는 게 공통점인데, 조르주 바타유의 <종교이론>(문예출판사, 2015)과 이태하의 <종교의 미래>(아카넷, 2015)가 그 두 권이다. 바타유의 책은 <어떻게 인간적 상황에서 벗어날 것인가>(문예출판사, 1999)로 번역되었다가 원래의 제목을 되찾았고, 이태하 교수의 책은 불과 몇 달만에 표지갈이를 하고서 다시 나왔다. 분량도 약간 늘어났다.

 

 

<종교이론>의 부제는 '인간과 종교, 제사, 축제, 전쟁에 대한 성찰'이다. 인류학 책으로 읽어도 무방한데, 문제는 분량 대비 난이도이다. 150쪽밖에 되지 않지만, 바타유의 책 가운데 가장 난해한 축에 속한다. 이미 이전 번역본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지만 그런 난해함을 가중시키는 것이 엎친데 덮친 격의 번역이었다. 얼마나 손을 보아 개정판이 나온 것인지는 확인해볼 일이지만, 좀 염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제대로 번역되었다면 우리는 바타유 특유의 인류학적 성찰과 만날 수 있다.

바타유의 화두는 '어떻게 인간적 상황을 벗어나는가?'이다. 바타유는 인간도 동물성, 사물 또는 도구의 입장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도구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목표와 관계할 때만 가치를 갖는다. 우리는 여기서 언어의 가장 두드러진, 가장 심각한 탈선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도구를 사용해서 어떤 것을 생산하지만, 그 생산물은 다시 다른 어떤 것에 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고리는 계속 이어진다. 바타유는 수단을 벗어나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을 전쟁, 종교, 제사, 축제에서 찾고 있다.

 

<종교의 미래>도 얇은 책이다(하비 콕스의 책도 같은 제목으로 번역된 바 있다). 분량이 늘어난 개정판도 230쪽에 불과하다. '반종교와 무신론을 넘어서'가 부제. "저자는 우리 시대의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종교를 옹호하는 무신론과 종교를 거부하는 유신론 모두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런 맥락에서 제시된 종교 없는 신, 신 없는 종교, 종교 없는 종교, 이 세 용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 역할을 한다."

 

 

얼마간 관심을 갖고 읽어봄직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관심을 갖는 건 저자가 번역한 흄의 책들이다. <기적에 관하여>(책세상, 2003) 이후 <종교의 자연사>(아카넷, 2004)와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나남, 2008) 등이 더 번역되었는데, <기적에 관하여>를 제외하면 모두 절판된 상태다. 흄의 종교론에 흥미가 생겨서 찾았을 때 이미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였으니 벌써 수년 전이다. 생각난 김에 다시 나오기를 기대한다...

 

15. 1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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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내년 1월 7일부터 2월 4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9시경향 후마니타스에서 서평 강좌를 진행한다(http://www.edukhan.co.kr/writing/schedule.html). 제목은 로쟈처럼 서평쓰기'라고 붙였다. "서평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서평을 쓸 것인가. 서평을 쓰기 위한 독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서평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로쟈와 함께 실제 독서와 서평 쓰기를 진행해보는 강좌"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이현우의 '로쟈처럼 서평쓰기'

 

1강 1월 07일_ 서평이란 무엇인가

 

 

2강 1월 14일_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3강 1월 21일_ 읽고 쓰기(1): <에로스의 종말>

 

 

4강 1월 28일_ 읽고 쓰기(2): <능력주의는 허구다>

 

 

5강 2월 4일_ 읽고 쓰기(3): <소셜 미디어 2000년>

 

 

15. 12. 09. 

 

P.S. 강연 공지도 덧붙이자면, 12월 15일 화요일 오후 3시-5시부산 시민도서관에서 "로쟈 이현우가 말하는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http://www.siminlib.go.kr/program/publicboard/outBoardDoc.asp?GrpID=1&hdnPage=1&Lst01ID=9998729&Lst01Same=9998729&Lst01Sort=0&Lst01Level=0&SType=Lst01Title&SString=&Gubun=&RDel=0&RPub=®key=). 관심 있는 부산 시민분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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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강의할 책을 먼저 손에 들다 보니 읽어야 할 책들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책들 가운데 두 권을 같이 묶는다. 필립 길버트 해머튼의 <지적 생활의 즐거움>(리수, 2015)과 파리드 자카리아의 <하버드 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사회평론, 2015)이다.

 

 

해머튼의 책은 몇 차레 번역본이 나왔고, 나도 <지적 즐거움>(베이직북스, 2008)을 갖고 있다(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따름이다). 한데, 핵심은 '즐거움'이 아니라 '지적 생활'에 있다. 지적 생활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가 1873년에 <지적 생활>이란 책을 펴낸 해머튼이기 때문이다. 검색되는 원저의 분량은 500쪽이 넘는 걸 고려하면 완역본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에 나온 <지적 생활의 즐거움>만 하더라도 <지적 생활>과 저자의 기타 명문들을 한데 추려모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저도 그런 방식으로 편집된 책인지. 여하튼 '지적 생활'의 원조라 할 책이니 만큼 '지적 생활'이란 말의 용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일독해봄직하다.

해머튼은 지적 생활이란 무엇인가를 이룩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삶의 진리를 찾아나서는 아름다운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그것은 가장 위대한 진리와 작은 진리 사이에서, 또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정의와 개인의 생활 사이에서 늘 꿋꿋하고 당당하게 고귀한 쪽을 선택해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흔히 지식의 축적이나 성공의 도구, 학문적 성과 이상의 명예와 부를 기대하는 방법으로 지적 생활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지적 생활에 관한 모든 영역을 통틀어 들여다봄으로써 본래의 의미와 본질을 탐색하고 있다.

 

반면에 인도 출신 미국 저널리스트 파리드 자카리아의 <하버드 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는 올해 나온 최신간이다(자카리아의 책은 <흔둘리는 세게의 축>과 <자유의 미래>가 번역돼 있다). <지적 생활의 즐거움>과 같이 묶은 것은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는 것 말고는 달리는 이유를 대기 어렵다. 원제는 <교양교육의 옹호>. 이게 어떻게 <하버드 학생들은...>이란 제목을 달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다. 교양교육의 내용과 체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일까. 아무려나 그걸 확인해보는 게 독서의 일차적인 의의가 되겠다.  

21세기의 가장 주목받는 외교정책 자문가이자 언론인인 저자 파리드 자카리아는 현 시기를 세계화의 가속화, 자본주의의 극단화,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정의한다. 저자는 기능 위주의 인도 교육 시스템과 교양 학문을 엄격하게 가르쳤던 미국의 대학 커리큘럼을 모두 거쳤던 자신의 학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를 지켜줄 지식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아시아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식과 산업계의 변화 속에서 교양 교육과 인문학의 목적과 내용을 구체적인 현실과 접목하여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대 지식의 현실과 지향점에 대한 가장 충실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저자는 전통적인 교양교육과는 다른 내용과 방식의 교양교육을 옹호하고자 하는 듯한데, 역시나 확실한 것은 읽어봐야 알겠다. 분량은 만만한 편이나 좀처럼 읽을 짬을 내지 못하는 게 요즘 실정이다 보니 왠지 '지적 생활의 즐거움'에서 한 발짝 동떨어진 느낌이다. 조만간 그 근처로 다시 가봐야겠다...

 

15.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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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에 대한 책 두 권을 같이 묶는다. 화폐(돈)에 유난한 관심을 가져서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세계를 움직이는가'를 알고 싶어서다. 바로 윌리엠 엥달의 <화폐의 신>(길, 2015)의 부제다.

 

 

엥달은 경제전문 저널리스트로 국내에는<타깃 차이나>(메디치, 2014), <전방위 지대>(에버리치홀딩스, 2010) 등을 포함해 다섯 권이 번역돼 있다.

이 책은 화폐가 권력의 도구로 떠오르게 된 역사를 추적함으로써 오늘날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진짜 권력이 누구인지를 속속들이 파헤치고 있다. 그리고 그 권력이 스스로를 ‘화폐의 신’이라 여기는 한 줌의 금권 엘리트들 수중에 넘어가게 되는 경위를 저자 특유의 경력에 바탕을 둔 충분한 정보와 자료에 근거하여 밀도있게 구성해내고 있다. 저자 스스로 이 책에 대해 자신이 30년 동안 화폐와 권력이라는 주제를 놓고 연구와 글쓰기에 매달려온 결과물이라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책의 원제는 <화폐의 신: 월스트리트와 미국의 세기의 종말>이다. 소개에 따르면, 저자의 문제의식은 키신저의 발언에서 비롯되었다.

1970년대 막강한 록펠러 집단의 후계자인 당시 국무장관 키신저가 했다고 알려진 발언 ― “석유를 장악하라. 그러면 전 세계 국가를 장악할 것이다. 식량을 장악하라. 그러면 전 세계 인민을 장악할 것이다. 화폐를 장악하라. 그러면 전 세계를 장악할 것이다” ― 에 초점을 맞춰 이미 두 권(석유에 초점을 맞춘 <석유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과 식량 문제를 다룬 <파괴의 씨앗 GMO>'가 그것이다)의 책을 쓴 바 있는데, 이 책은 그 마지막으로 3부작의 완결판에 해당한다.

 

일본의 탐사 저널리스트 히로세 다카시의 <제1권력> 시리즈로 연상하게 하는군. 여차하면 엥달의 책도 3부작으로 읽어줘야겠다.

 

 

제임스 리카즈의 <화폐의 몰락>(율리시즈, 2015)은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소개된 책이다. 알라딘의 경영 MD는 이렇게 소개했다.

아마존 경제 분야 1위, 2015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며 이슈가 됐던 책이다. 지난 100년 사이 세 차례나 붕괴되었던 국제통화시스템을 짚어보며 어떻게 또 다른 붕괴가 진행되고 있는지, 왜 지금 통화기관 자체가 위험에 처했는지를 경고한다. 달러의 신뢰가 사라진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이 위기 상황에 어떻게 각자가 자산을 보존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화폐전쟁과 무관하다면 모를까, 은행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처지에서는 가끔씩 들려오는 금리인상 전망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 공포에라도 손이 가는 책.

베스트셀러 <커런시 워>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의 책. 불과 몇 달 사이, 세계경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엄청난 성장세를 자랑하던 중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증시는 폭락했으며 위안화 평가절하가 발표됐다. 이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를 놓고 연일 뉴스가 쏟아진다.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예상 아래, 이후 여파와 국제경제 판도에 대한 예측으로 세계는 들썩인다. 이 책은 이러한 대혼란 시대에 국제금융시장의 은밀한 움직임과 저마다의 손익계산을 꿰뚫어본다. 저자의 예견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최근 중국의 행보는, 결국 그가 펼쳐 보이는 화폐전쟁의 조망도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예리한지에 대한 방증이다.

그에 덧붙여, "이 책을 통해 달러의 종말과 그로 인한 국제통화시스템의 몰락을 이해하고, 나아가 잿더미에서 일어날 새로운 시스템을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알라딘 독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니 믿어봐도 되겠다... 

 

15. 1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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