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공지다. 두 달에 한번씩 진행하던 야나문 특강 장소를 푸른역사아카데미로 옮겨서 '인문학 특강'으로 진행한다. 일시는 4월 17일 오전 10:30-12:30이고, 주제는 '사랑의 급진성'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17. 03. 22.

 

 

P.S. 호르바트의 책 <사랑의 급진성>(오월의봄, 2017) 외에 더 읽을 책을 원하는 분은 바디우의 <사랑 예찬>(길, 2010)까지 읽으셔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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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에 대한 강의준비를 하다가 작품속 배경인 니가타 현의 에치고 유자와 온천 사진을 다시 찾았다. ‘설국‘의 이미지로. 눈의 고장의 모습을 보자니까 불현듯 초등학생 때 읽은 <작은 아씨들>이 생각났다. 미국 남북전쟁기가 배경인 이 소설에서 네 자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도 에치코 유자와처럼 지방의 소도시가 아니었나 싶다. 겨울에 외출했다가 손을 비비며 돌아온 자매들의 모습이 설국의 풍경과 중첩되었다. 40년 전에 읽은 소설이 궁금해서 다시 읽어볼 요량으로 원서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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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망가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평가로 이름이 좀 알려진 편이어서 이따금 추천사를 청탁받아 책을 미리 읽어볼 때가 있다. 교양서라면 특별히 분야를 가리지 않기에 최근에는 카프카에 관한 책을 비롯해 칼 폴라니에 관한 책, 중국 고전에 관한 책에 추천사를 얹었다. 이 가운데 중국 고전에 관한 책은 여러 대학에서 오랫동안 중국 고전을 강의해온 강경희 선생의 <나는 불완전한 내가 고맙다>(동아일보사, 2017)다. '상처받은 나를 치유하는 고전의 지혜'가 부제.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의 삶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많은 고통을 어떻게 대면하고 다루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고전의 숲으로 떠나는 흥미로운 여행이다. 고통, 운명, 실패, 소통, 배움, 위로, 애도, 희망이라는 여덟 가지 키워드를 통해 <논어><장자><사기><주역><시경> 등의 고전을 현재적 관점에서 새롭게 탐구하고 해석한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중국 고전들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한 수준의 책이 허다하게 나와 있으므로 이 책만의 특장이 될 수는 없겠다. 다만 아직 고전 독서의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라면 고전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줄 길잡이로 삼을 수 있겠다. 추천사에서 초점을 맞춘 것도 그런 의의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힌 책을 고전이라 한다. 시간을 거슬러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붙이고 생각을 자극하는 것이 오래, 그리고 널리 읽힌 비결이다. 중국 고전에 대한 길잡이로서 이 책 <나는 불완전한 내가 고맙다>는 우리에게 고전의 생명력과 다시금 마주하게 한다. 그렇게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우물가로 우리를 안내한다."

 

물론 우물가까지 가서 걸음을 돌린다면 아무 소용 없는 일. 소위 '고전력'의 문턱을 넘어섰다면 그 다음 단계의 책들에도 도전해봄직한데, 신영복 선생의 <강의>나 동양철학 전공자들의 <인문학 명강: 동양 고전> 등을 내처 읽어도(들어도) 좋겠다. 게다가 중국의 권위자들이 쓴 <동양을 만든 13권의 고전>(글항아리, 2011)까지 독파하면 고전에 대해 당당하게 몇 마디 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동양을 만든 13권의 고전>은 어디에 둔 건지 나도 찾아서 읽어야겠다...

 

17. 0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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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써 즐찾(즐겨찾기 등록자)이 9999명이 되었다. 오늘내일중으로 10000명이 될 듯싶다. 네 자리 숫자에서 다섯 자리 숫자로 바뀌는 셈인데, 그게 여섯 자리가 될 일은 없을 터이므로 이 정도면 '피크'라고 할 만하다(북플 친구는 6165명이다). 서재활동의 피드백에 해당하는 게 즐찾과 방문자수 정도이므로 가끔씩 확인하게 되는 지표는 그간의 활동에 대한 '보수'다(아직도 가끔은 알라딘에서 보수를 얼마나 받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을 만난다). 그렇다고 그에 부응하여 새로 일을 벌일 생각은 아니고(알다시피 모든 일은 다 지나가는 법이다), 그냥 하던 대로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먹는 것과 관련된 책 두 권이다.

 

 

먼저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가 쓴 <먹는 인간>(메멘토, 2017). '헨미 요'라는 저자는 처음 소개되므로 별로 주목할 건 없겠고, '식(食)과 생(生)의 숭고함에 관하여'가 부제인 책이다.

"‘먹다’라는 주제로 ‘생(生)의 근원’을 탐구한 명저. 이 책은 교도통신 외신부 데스크로 일하던 헨미 요가 1992년 말부터 1994년 봄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음식에 관한 현장 보고로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교도통신 칼럼으로 연재되던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키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후에 비평가들의 절찬을 받은 저자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찾아보니 원저는 1997년에 나왔다. 20년 전 책이 아직 절판되지 않았다면 '명저' 축에 넣어도 되겠다. 그래도 음식은 먹어봐야 아는 것처럼 책도 읽어봐야 아는 것. 하루 식비 정도 투자해서 읽어봄직하다.

 

또 한권의 책은 이한승의 <솔직한 식품>(창비, 2017)이다. 저자의 첫 책인데, '식품학자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가 부제인 걸로 보아 식품학자다(예전에는 보통 '식품영양학자'라고 부르지 않았나). 팟캐스트에도 맛칼럼니스트들이 고정 출연하는 걸로 보아 요즘은 올바른 음식/식품 정보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 그 수요를 충족시켜줄 용도의 책이겠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밥상을 대하는 이들에게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를 도와주는 교양서. 20년간 방송, 신문, 블로그 등 다양한 채널로 사이비 과학과 뉴스에 난무하는 잘못된 식품 정보를 바로잡아온 저자가 대표적인 오해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낼 뿐 아니라, 잘못된 식품 정보를 독자 스스로 가려낼 수 있도록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칙들을 알려준다." 

"비위생적인 식품은 있어도 근본적으로 불안한 식품은 거의 없다. 나쁜 식품이 문제가 아니라 비위생적으로 만든 식품이 문제"라는 게 저자의 강조점이라 한다. 우리가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먹어야 할 테니 한두 시간 정도는 아끼지 말고 이런 책 독서에 할애해도 좋겠다. 하긴 이런 군말이 없더라도 건강이나 먹거리에 관해서라면 알아서들 챙기고 계시겠지만...

 

17. 0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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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문학동네판 2권이 출간되었다. 전 4권 가운데 두 권이 나왔으니 '절반의 <전쟁과 평화>'가 완성된 셈. 지난해 10월에 1권이 나왔으니 5개월만이다. 내가 아는 일정으로는 올해 완간되어야 하는데, 남은 9개월도 만만찮겠다(가속도가 붙으려나?).

 

 

언젠가 언급한 대로 현재 <전쟁과 평화>는 읽을 수 있는 번역본이 제한돼 있다. 맹은빈 역의 동서문화사판 정도다.

 

 

박형규 선생의 번역도 오래된 번역이지만 이번에 꼼꼼한 교정과정을 거쳐서 개정판으로 나오는 것이므로 다른 번역본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듣기에는 민음사판 <전쟁과 평화>도 나온다고 한다).

 

War and Peace

 

이미 일정이 예고된 만큼 기다리면 될 일이지만 '주마가편'이라고 한번 더 채근한다. 올 겨울에는 <전쟁과 평화>에 대해서도 아주 오랜만에 강의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내가 적은 추천사를 한번 더 옮긴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소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소설들이 있다. 소설의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그 한계를 실험하는 소설들이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바로 그런 소설이다. 아니 이 대작은 거기서도 한걸음 더 나아간다. 러시아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면서 동시에 역사란 무엇인가, 무엇이 역사를 움직이는가라는 물음에도 답하고자 한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본다는 느낌을 이보다 더 확실하게 전달해주는 소설을 나는 알지 못한다. <전쟁과 평화>를 읽으며 우리는 신의 시점으로 세상을 내려다본다. 소설가로서 톨스토이는 신이다."

17. 03. 18.

 

P.S. 아래는 러시아 영화 <전쟁과 평화>(1967)의 두 주인공 나타샤와 피에르 베주호프이다. 나타샤 역은 류드밀라 사벨레예바, 베주호프 역은 감독 세르게이 본다르추크가 직접 연기했다...

 

Lyudmila Savelyeva, War and Peace, 1967

Sergej Bondartschuk in Voyna i m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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