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길에 올랐다. 오전나절에 바쁘게 여러 곳을 보았는데 마지막에 찾은 곳이 박경리 선생 생가터다. 지금은 건물도 새로 지어지고 사람이 살고 있어서 벽에 불은 생가 표지만 확인할 수 있다. 번지 주소로는 통영시 문화동 328-1번지이고(거리주소론 충렬1길 76-38) 요즘은 포털의 길찾기를 통해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내가 찾은 골목과 생가 표지 사진을 올려놓는다. 바로 두어 시간 전에 들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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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남원과 진주, 남해 등을 둘러본 적은 있지만 오늘 하동은 초행길이었다. 남부터미널에서 구례/하동행 버스를 타고 네 시간쯤 간다는 정도의 정보만 입력하고 출발했는데 아침나절 (사전 벌초객들이 원인으로 보이는) 교통체증 때문에 다섯 시간 걸려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것도 (화개장터가 있는!) 화개정류소도 버스가 경유한다는 걸 깜박 잊고서 하차하는 바람에 멀쩡히 타고온 버스를 보내고 다른 시외버스를 운좋게 바로 잡아타고야 하동터미널에 도착했다. 시간상으론 10분 지체되었을 뿐이지만(차비도 2200원인가 더 들었다) 웃지못할 해프닝을 벌일 뻔했다.

하동도서관에서 20세기 러시아문학에 대한 소개 강의를 하는 게 오늘의 공식 미션이었다면 비공식 미션은 사전답사차 박경리문학관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화개에서 하동으로 온 길을 차로 15분쯤 거슬러 올라가면 드라마 ‘토지‘의 세트장과 함께 소설과 드라마의 배경인 최참판댁과 박경리문학관이 자리잡고 있다. 팸플릿을 읽어보니 박경리문학관이 문을 연 건 얼마되지 않는다. 선생의 8주기를 맞아 지난해 5월 4일 개관했기 때문이다. 주소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길 79.

개관한 지 얼마 안 되고 하동군에서 꽤 공을 들인 덕분인지 문학관은 규모도 크고 전시자료도 풍부한 편이었다. <토지>의 독자라면 순례 차원에서라도 한번 들러볼 만하다 싶었다. 게다가 ‘토지‘의 세트장도 규모가 크고 보존이 잘 돼 있어서 작품 안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평사리 들녘에 대한 조망도 빼놓을 수 없고.

박경리문학관은 통영에도 있기에 나는 서둘러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진주에서 환승해서(하동에서는 통영행 직행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통영으로 넘어왔다. 통영터미널에 도착한 건 이미 어둠이 내린 뒤였다. 내일 오전에는 바쁘게 김춘수, 유치환 시인의 기념관을 둘러보고 박경리문학관으로 향하려 한다. 마치 지방출장 온 직장인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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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간에 버스를 탔지만 주말 고속도로 상황이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고속도로라는 말이 무색하다. 추석을 앞둔 사전 성묘 차량 탓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은 더 소요될 듯하다(그럼 꼬박 다섯 시간이 된다!). 하동에 도착하면 먹기로 한 점심도 늦어질 것 같아 휴게소에 들르면 간단한 요기라도 해야겠다.

버스가 출발하고 한 시간여 눈을 붙인 덕분에 책을 읽을 만한 컨디션은 회복했다(그래도 눈이 피로할 때 찾아오는 결막염 증세가 가라앉지 않는다. 내주에는 안과에도 가봐야겠다). 가방에 넣어온 책을 손에 쥐려다 서평기사를 몇개 읽었는데 최근 감정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북미관계 때문에 헤이즐 스미스의 <장마당과 선군정치>(창비)에 눈길이 갔다.

제목은 미리 접했지만 ‘장마당‘이란 말이 낯설어서인지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그렇다고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이제 보니 시장(markets)이란 뜻이다. 오늘의 북한을 이해하는 데 이 장마당과 선군정치가 핵심이라는 것. 이 둘의 관계 분석에 저자의 주안점이 놓여 있다. 더불어 기존의 북한 분석과의 차별성도.

그러고 보니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 책 가운데 <조선자본주의공화국>(비아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이 역시 ‘장마당 자본주의‘를 다룬 책이라면 말이다. 정확한 건 이 두권을 읽어봐야 알겠다.

사실 북한이 핵무장과 대륙간탄도 미사일 실험에 정권의 사활까지 걸며 나서는 것은 그만큼 체제가 위기국면에 처해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실제적이건 심리적이건 간에 이 위기국면에 대한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강고해보이는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장마당‘은 혹 그런 가능성을 열어줄지도 모르겠다.

이제야 버스가 제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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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서 이번주에도 주말 지방행이다. 경남 하동이 목적지인데 시외버스를 타고 4시간쯤 가야 하는데다가 그 전에 버스가 출발하는 남부터미널까지도 한 시간 남짓 걸리는 탓에 부산행보다 ‘훨씬‘ 험난하다. 더 일찍 집에서 나선 건 당연하고. 아침 전철에서 ‘얼리 버드‘ 행세를 하면서 페이퍼를 적는다.

지난여름에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절판됐다고 적었는데 절판된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 출판사를 옮겨 개정판이 나왔기에. 라르손의 후속주자로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시리즈를 이어가는 모양인데, 그의 <거미줄에 걸린 소녀>까지 이번에 같이 출간되었다. 시리즈는 더 이어지지만 라르손의 책 세 권과 라게르크란츠의 책이 세트로 묶였다.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대해 군말을 적는 것은 멋쩍다. 다만 더 멋들어진 장정의 개정판이 나왔으니 일독해볼 기회라는 것(두툼한 양장본이라 휴대는 좀 불편하다). 탐사취재 전문기자였던(스웨덴의 주진우?) 라른손의 기사집 <엑스포 파일>도 나는 몇년 전에 구입했었는데 이 역시 번역돼 나오면 읽기 편하겠다. 다시 나온 밀레니엄 시리즈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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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가을에 나올 책 제목은 아니잖은가? 프루스트와 함께한 여름도 아니고. 아마도 책은 지난 5월에 나왔어야지 제목값을 했을 것 같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휴가!‘라는 제안의 의미로.

하지만 책은 뜨거운 여름을 다 보낸 뒤에 나와서 추석 연휴에 읽을 만한 책이 되었다(설마 내년 여름을 겨냥?). 앙투완 콩파뇽이 엮은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책세상)을 두고서 하는 얘기다. 프랑스에서는 여름휴가철 읽을거리로 나온 듯한데 공저자들의 중량감 을 봐선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가벼운 건 책 무게이리라.

개인적으로 전기 <프루스트>(책세상)를 쓴 장 이브 타디에와 우리에게 번역되지 않았지만 프루스트 연구서 <시간과 의미>를 쓴 크리스테바의 글을 먼저 읽고 싶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싶거나 읽은 독자들에게는 유익한 가이드북 역할을 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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