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펭귄 이야기

13년 전 독서기록이다. 우크라이나 작가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펭귄의 우울>(솔출판사)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도 다 읽지 않았다. 이후에 <펭귄의 실종>이 추가로 더 나왔지만 현재는 모두 절판된 상태다. 완전히 잊힌 작가라고 할까. 그래서 ‘사라진 책들‘ 카테고리에 넣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가 연이어 나왔다. 미국의 사진작가에 대한 평전으로 퍼트리샤 모리스로의 <메이플소프>(을유문화사)와 재즈 아티스트에 대한 평전, 피터 페팅거의 <빌 에반스>. 들어본 이름들이지만 나는 메이플소프의 사진과 빌 에반스의 연주를 다른 사진/연주와 식별할 수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메이플소프에 대해서는 그의 연인이자 동지였던 패티 스미스의 <저스트 키즈>를 읽지 않았기 때문(읽는다면 두 권을 같이 읽어야겠다). 재즈에 대해서도 문외한인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두 권 모두 좋은 평전임에는 틀림없다. <메이플소프>에 대해선 철학자이자 미술비평가 아서 단토가 ˝정말로 감탄스러운 전기, 용감한 책이다. 저자가 그려 낸 초상의 선명함과 솔직함은 그 집필 대상만큼이나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빌 에반스>에 대해선 “이 책은 에반스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동반자다.”(보스턴글로브)라는 평을 참고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 재즈에세이에 나오는 것 같은데 빌 에반스에 대한 하루키의 평은 이렇다. “빌 에반스의 연주는 너무나 훌륭하다. 우리는 상당한 문제를 껴안고 있는 자아가 재능이라는 여과 장치를 통과하면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보석이 되어 땅으로 톡톡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재즈카페 운영자였던 하루키의 견해라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예술가 평전 시리즈도 반갑지만 사실 나로선 작가들의 평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데(이번주에 구입한 건 빅토르 위고와 숄로호프 평전이다. 로버트 스티븐슨은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책세상의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가 차츰 절판되는 과정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작가 평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도스토옙스키나 조이스 평전조차도 시중에는 남아있지 않은 게 독서현실이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이런 자리를 빌려 투덜거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wo0sun 2019-08-31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랠프 엘리슨에 대해 읽는중인데
빌 에반스는 누군지 모르겠으나 재즈라는 단어에 꽃혀~
엘리슨의 이해에, 재즈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나 싶어서요.

로쟈 2019-08-31 19:44   좋아요 0 | URL
그건 선택이죠.~
 

일본의 철학자 기다 겐의 책이 나왔길래 구입했다. <반철학이 뭡니까?>(재승출판). 저자보다는 제목 때문에 구입햐 것인데 짐작에 원제는 ‘반철학 입문‘ 정도일 것 같다. 저자의 다른 책으로 <반철학사>도 있는 걸 보면 반철학이 그의 주제라고 해야겠다. 구성을 보면 하이데거를 전공한 걸로 보이는데 니체와 하이데거, 데리다가 말하자면 서양 형이상학을 해체하고자 한 반철학자들이기도 하다.

서두에 저자가 반철학의 문제의식에 대해 간명하게 정리히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흔히들 일본에는 철학이 없다는 말을 하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철학이 없다는 사실이 그다지 수치스럽지는 않다. 철학은 서양 문화권에서 생겨난 특유의 인위적인 사고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따지자면 내가 하는 작업은 ‘철학‘을 비퍈하고 그러한 사고법을 뛰어넘으려는 것인데, 이는 반철학(anti-phiolsophy)이라고 부른다.˝

강의에서 나도 종종 피력하는 견해다. ‘반철학‘을 타이틀에 담고 있는 책은 그간에 몇권 나왔다(번역되지 않은 책도 나는 한두 권 갖고 있다). 당장 꼽을 수 있는 건 러시아 출신의 철학자 보리스 그로이스의 <반철학 입문>이다(제목대로 기다 겐의 책과 함께 입문서 노릇을 하겠다), 알랭 바디우의 <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도 대략 의도를 가늠햔 수 있는 책이다.

철학이 서양문화권에서 생겨난 인위적인 사고법이라면 근대문학 역시 근대 서양의 특수한 사회적 조건과 연관된 글쓰기 형식이다. 그것이 어떻게 확산되고 또 변형되는가가 나의 관심사이고 강의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다. 그런 의미에서는 ‘문학과 반문학‘도 언젠가 얘기해볼 수 있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맘 2019-09-01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네요
강의때 자주 언급하셨다는데
전 기억이..... ㅋㅋ
반철학이라는 말도 처음인듯...
쌤께서 얘기 안 하신걸로~
어쨌든 읽어 보고 싶은 책입니다

로쟈 2019-09-01 08:56   좋아요 0 | URL
철학이 유럽산이고 보편적이지 않다는 얘기..^^
 

폭풍 속의 고요, 를 잠시 떠올렸다. 뒷편 베란다 창밖으론 아직 매미소리가 들리지만 더위처럼 한 풀 기세가 꺾였다. 처서도 지났고 내일이면 날짜로는 9월이다. 여름의 마지막날. 실내온도는 25도까지 떨어졌다(올여름 최고온도는 29도였다). 선선해서 책을 읽기 좋은 계절, 흔히 말하는.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먹고는 당장 읽어야 책을 펴놓고도 무릎에는 이번에 다시 나온 두 권의 <국화와 칼>(1946)을 올려 놓았다. 내가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댓종이 넘는다. 하지만 완독할 기회는 없었다(제목만으로도 읽은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탓일까?).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대표작이면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문화론. ‘일본문화의 패턴‘이 부제다.

일본정부의 도발로 시작된 ‘경제전쟁‘ 국면 때문에 책을 다시 펴낸 걸로 보이는데, 이 참에 완독해보는 것도 좋겠다(하지만 다음주가 가을개강이고 시작부터 강의가 10개가 넘는다). 일본 관련서로 요즘 출판계의 화제는 <일본제국쇠망사>(글항아리)인데, 갑작스런 수요 때문에 바쁘게 중쇄를 찍었다고 한다. 겸사겸사 일본을 쇠망으로까지 이끈 문화적 심성에 대해서도 식견을 가져볼 만하다.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고 <국화와 칼>을 손에 들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 넷우익에 관한 책들로 소개된 논픽션 작가 야스다 고이치의 신간이 나왔다. <일본 ‘우익‘의 현대사>(오월의봄). 제목대로 전후 일본 우익의 역사를 추적한 책이다. ˝일본의 우익, 그들은 누구이고, 무엇을 주장하는가?˝란 질문에 답하는 책. ‘극우의 ‘공기‘가 가득한 일본을 파헤치다‘가 부제다.

˝저자는 한국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는 <거리로 나온 넷우익>을 쓴 기자 출신 논픽션 작가 야스다 고이치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 책으로 나온 2012년만 해도 일본 사회는 재특회(재일 특권을 허락하지 않는 시민 모임)로 대표되는 넷우익의 등장에 몸살을 앓았다. 이들은 거리 곳곳에서 혐오발언을 일삼으며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그런데 지금 그 재특회는 거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그 현상을 일본 사회가 이미 극우화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 이상 재특회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일본 사회에 ‘극우 공기‘가 가득 찼기 때문이라고. 재특회가 내뱉는 혐오발언(혐한, 혐중)은 이제 일본 사회의 일상이 되었다.˝

논란이 된 재특회조차도 더이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을 만큼 극우화된 일본이 현재 아베의 일본이다. 무모하도록 어리석은 퇴행을 과연 제지할 만한 힘을 일본 사회는 갖고 있는지 우려하게 된다. 바로 이웃에 위치해 있기에 우리에게는 강건너 불구경일 수도 없다. 일본 현대사 책도 손에 들어야 하는 시국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