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의 새 번역본이 나왔다. 펭귄클래식판이다. <아주 사적인 독서>(웅진지식하우스, 2013)에 실린 첫 강의가 <마담 보바리>에 관한 것이고, 나는 이후로도 종종 강의에서 이 작품을 다루고 있는데, 주로 김화영 교수가 옮긴 민음사판을 쓰던 참이다.

 

 

어떤 경우에도 고전은 여러 종의 번역본으로 읽는 게 유익하다고 믿는 쪽이어서(<동물농장>이나 <노인과 바다>처럼 100종 안팎의 책이 나와 있으면 또 문제는 다르지만) 새 번역본이 반갑다. 두 종의 번역본이 추가되고 있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만큼이나. 이건 <마담 보바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며칠 전에 펭귄판 영어본 <마담 보바리>를 구한 참이었다. 영어본도 서너 종 갖고 있는데(하긴 영어본으로도 다수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 즐겨 찾게 되는 건 펭귄판이나 옥스포드판이다. 강의를 위해선 노튼판도 요긴하다. 주요 비평문들이 발췌돼 있기 때문이다.

 

 

영화 버전으론 빈센트 미넬리 감독과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마담 보바리>가 유명한데, 각각 제니퍼 존스와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을 맡았다. 이자벨 위페르를 좋아하지만 마담 보바리에는 제니퍼 존스의 이미지가 더 잘 맞아 보인다. 만화 버전으론, 번안이지만, 포지 시먼스의 <마담 보베리>(세키콜론, 2009)가 있다. <마담 보바리>를 현대를 배경으로 하여 재구성한 그래픽 노블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세계문학사의 걸작에 대한 읽을거리/볼거리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참고할 만한 연구서도 아주 드문 상황이다(간단하게 다룬 . 오영주의 <마담 보바리>(살림, 2005)가 가이드북이지만, 줄거리가 '리라이팅'으로 포함돼 있어서 전체적으론 분량이 많지 않다. 김화영 교수의 <프랑스 현대소설의 탄생>(돌베개, 2012)도 <마담 보바리>를 다루지만, 민음사판의 작품해설과 거의 내용이 같다. 좀더 많은 연구서나 해설서가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마담 보바리를 위하여...

 

 

13.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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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아는 얘기일 테지만, 영국 정보부의 조지 스마일리와 KGB의 스파이 마스터 카를라와의 마지막 대결을 다룬 존 르 카레의 스파이 소설('궁극의 스파이 소설'이라고) <스마일리의 사람들>(알에이치코리아, 2013)이 번역돼 나왔다. 대국민 정치선동을 첩보전으로 생각하는 어느 나라 국정원 사태를 보고 있자니, 존 르 카레의 고전적 스파이 소설들에 흥미가 생겼다. 사실 전부터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읽어 보려고 벼르던 차였다. 아직 다 나온 건 아니지만 스마일리 시리즈를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1931년생인 르 카레는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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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리의 사람들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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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티드 맨-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1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1월 21일에 저장
구판절판
영원한 친구
존 르 카레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12,800원 → 11,520원(10%할인) / 마일리지 640원(5% 적립)
2013년 11월 21일에 저장
절판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존 르카레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16,800원 → 15,120원(10%할인) / 마일리지 8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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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외르크 치틀라우'란 이름으로 떠오르는 책이 있는가? 나는 한권도 없어서 지난주에 나온 <너드>(작은씨앗, 2013)란 책을 '이주의 발견'이라고 적을 뻔했다. 하지만, 공저를 포함하면 이미 무려 9권의 책이 소개된 저자다. 안경 밑이 어둡다고 할까. 그중엔 이름을 알고 있는 책도 들어 있다.

 

 

소개로는 "철학, 사회학, 스포츠 의학을 공부하고, 연구와 강의 활동을 거쳐 프리랜서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돼 있는데, 국내에 번역된 것만 해도 분야가 상당히 다양하다. 아니나 다를까 "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철학, 심리학, 의학, 식품영양학 등의 분야에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여 다수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국내에도 진화생물학과 의학, 식품영양학 관련서들이 번역돼 있고, 놀랍게도 간디에 관한 책도 나와 있다.

 

 

독일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갖고 있는 저자인지는 모르겠지만(위키피디아를 참고하면 저술한 책이 60권이 넘어간다) 잡학다식으로는 손꼽을 만하다. <너드>(2011)는 그의 신간에 속한다. 

 

 

'너드'란 말은 이 책 덕분에 처음 알게 됐는데, '세상의 비웃음을 받던 아웃사이더, 세상을 비웃다!'란 부제를 고려하면 '세상의 비웃음을 받던 아웃사이더'가 바로 '너드'다. 원래 사전적인 의미는 '컴퓨터광'을 가리키는 걸로 돼 있지만(저자에 의하면 컴퓨터 시대가 너드의 최고 전성기이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이 너드들이다), 저자의 주된 착상은 그 역사가 호모 사피엔스만큼이나 오래 됐다는 데 있다. 무슨 말인가. 

너드는 인간이 생명 유지와 종족 보존만을 목적으로 원시적인 수렵과 채집 생활만 영위하던 데에서 벗어나 무리의 독특한 구성원들이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도록 충분한 기회를 허락했던 때에야 비로소 스스로의 기질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너드는 세계사에서 비교적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에 특히 자주 등장한다.(9쪽)

'너드의 간략한 세계사' 기술이 가능한 건 그 때문이다. 저자는 첫 전성기로 고대 그리스 시대를 꼽고, 이어서 철학계(아퀴나스와 칸트, 니체,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와 과학계(뉴턴과 아인슈타인, 그리고 퀴리 부부), 문화예술계(프랭크 자파,조지 오웰, 앤디 워홀)의 위대한 너드들의 역사를 짚은 다음에 우리시대의 너드들을 소개한다. 짐짓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말장난처럼 보이는, 거꾸로 헛소리 같지만 뭔가 말이 되는, 저자의 너드 이야기가 제법 뒤늦긴 했어도 '발견'에 값한다. 그러고 보니 저자 자신이 바로 너드가 아닌가 싶다. "허구한 날 방구석에 틀어박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매달려 분주한" 게 너드의 특징이라면.

 

너드에 관한 책을 쓴다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그의 어머니가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드디어 너드가 뭔지 알았어. 집에 죽치고 있는 사람들 같던데...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책이 되니?" 물론 책이 됐던 것이고, 이렇게 한국어로도 읽고 있다...

 

1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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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러시아 시선과 단편문학선이 출간됐기에 같이 묶는다. 최선 교수가 엮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러시아 명시 100선>(북오션, 2013)과 최병근 교수가 옮긴 '러시아 대표단편 문학선', <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써네스트, 2013)다. 거기에 하나 더 얹자면 김규종 교수가 옮긴 체호프 단편집 <귀여운 여인>(시공사, 2013)도 최근에 나온 책이다.

 

 

<러시아명시 100선>은 "한국인의 정서와 가장 유사한 감정을 노래한다는 러시아의 명시 100편을 국내 최초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최선 교수가 직접 엄선해 아름다운 우리말로 소개하고 감상을 덧붙였다. 푸슈킨, 예세닌, 파스테르나크 등 러시아 대문호들이 들려주는 삶, 조국, 사랑, 시인, 자연에 대한 경이로운 인생 예찬을 담은 정통 러시아 명시 컬렉션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시작하는 푸슈킨의 시가 첫머리에 온 것만 보아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이란 수식어구의 의미가 부각된다(러시아에서는 그 정도로 유명한 시는 아니다).

 

 

<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 역시 푸슈킨(푸시킨)의 단편 <스페이드 여왕>을 시작한다. 고골과 체호프까지를 제외하면 모두 20세기 작가들의 단편들이 선정됐는데, 표제작은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작품이다. 그밖에 이반 부닌의 <추운 가을>, 알렉산드르 쿠프린의 <석류꽃 팔찌>, 레오니드 안드레예프의 <심연>, 미하일 숄로호프의 <망아지>, 콘스탄친 파우스토프스키의 <눈> 등이 수록돼 있다. 같이 실린 체호프의 <사랑스러운 여인>이 곧 <귀여운 여인>이기도 하다.

 

 

 

이반 부닌의 단편집으론 <부닌 단편집>, <어두운 가로수 길>, <사랑의 문법> 등이 번역돼 있다.

 

 

 

안드레예프의 작품은 주로 희곡이 번역돼 있는데, 단편은 <러시아단편집>(바다출판사, 2010)과 <러시아 단편소설 걸작선>(행복한책읽기, 2010)에 3편이 수록돼 있다. 숄로호프의 단편은 <숄로호프 단편선>(민음사, 2008)으로 나와 있고, 여기에 <망아지>도 포함돼 있다.

 

 

 

파우스토프스키의 작품은 동화책 <우리들의 여름>(한길사, 2001)과 <콜히다>(생각나눔, 2010)이 번역돼 있다(<콜히다>는 절판됐군). 영어로도 많이 소개되진 않은 작가다...

 

1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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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첫눈까지 내렸으니 오늘의 발견은 단연 '겨울'일 테지만(체감으론 겨울보다 더 춥다), '이주의 발견'은 스티븐 트롬블리의 <인문학 지도>(지식갤러리, 2013)다. '한눈에 펼쳐보는 위대한 생각의 계보'가 부제. 원서가 어떤 책인지 찾아보니 <현대 세계를 만든 50인의 사상가>(2012)다(표지를 봐도 그렇다). 소개는 간략하게만 뜬다.

 

 

위대한 생각의 계보가 한눈에 펼쳐진다. 철학· 심리· 문학· 정치· 미학· 사회· 윤리· 과학 등 그 분야도 다채롭다. 영국의 <가디언>은 “지혜의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길잡이”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책에는 생각의 거인들이 전 생애를 바쳤던 치열한 자기 모색과 고민, 그리고 삶의 도처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되는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

유사한 종류의 책으론 존 레흐트의 <한권으로 보는 현대사상가 50>(현실문화연구, 2003/1996)이 떠오른다. 일종의 사상가 사전으로 요긴했던 책. <인문학 지도>도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사전이건 지도이건 간에.

 

 

 

저자의 이력이 소개돼 있지 않은데, 찾아보니 스티븐 트롬블리는 저술가이면서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이다.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데, 다른 책으론 <간략한 서양사상사>란 얇은 저서와 <노튼 현대사상 사전>이란 두꺼운 공편저가 있다. 암튼 레흐트의 책과 함께 요긴한 현대사상 가이드북이 나온 듯싶어 반갑다...

 

1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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