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세상을 떠난 영국의 비평가이자 논쟁가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유작이 출간됐다.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알마, 2014). 원제는 원제 '필명성'이라고 번역되는 'Mortality'이다. 그냥 '죽음'이라고 옮겨도 되겠다. 암과 투병하면서 쓴 마지막 책으로 죽음에 대한 관찰과 사색을 담았다. 죽음을 주제로 한 책들도 여럿 출간됐는데, 모아서 읽어봐도 좋겠다. 일단은 그간에 나온 히친스의 책들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그의 자서전 <히치-22>도 번역돼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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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4년 3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4년 03월 19일에 저장
절판
리딩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3년 10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2014년 03월 19일에 저장
절판
논쟁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3년 4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14년 03월 19일에 저장
품절

인권 이펙트- 인간은 어떻게 사람다울 권리를 찾게 되었는가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박홍규.인트랜스 번역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2년 10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4년 03월 1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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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추리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1890-1976)와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자서전이 나란히 출간됐다(러셀의 자서전은 재간본이다). 같은 영국인이고 동시대를 살았으니 서로 안면이 있을 법도 하지만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그래도 나란히 언급하는 게 별로 이상해 보이진 않는다(크리스티의 소설에 '러셀 양'이 등장하기도 하는군).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황금가지, 2014)은 얼마전에 나온 <봄에 나는 없었다>(포레, 2014)와 함께 크리스티 애독자들에겐 좋은 선물이 될 만한 책이다. <봄에 나는 없었다>(1944)는 애초에 '메리 웨스트매콧Mary Westmacott'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심리 서스펜스인 만큼 작가의 의사를 존중하자면 '애거서 크리스티'란 이름으로 묶는 게 안 맞을지도 모르겠다(그래서 '애거사 크리스티 컬렉션'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일까? 사실 '애거서'이건 '애거사'이건 내게 더 친숙한 이름은 '아가사 크리스티'다). 국내에도 80권이 넘는 전집이 출간되고 있는 크리스티의 자서전은 어떤 책인가.

 

 

전 세계적으로 40억 부가 넘게 팔린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개인 작가인 애거서 크리스티가 직접 쓴 자서전. 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본인의 나이가 60세이던 1950년에 쓰기 시작하여, 총 15년에 걸쳐 75세의 나이가 될 때까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써 내려간 회고록이다. 이 글은 그녀의 사후 1년 후인 1977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며, 작가로서의 인생뿐만 아니라 두 번의 세계 대전과 두 번의 결혼, 두 번째 남편 맥스 맬로원과 함께한 고고학 발굴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들로 가득하다. 책 내부에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총 30장이 넘는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오래 전에 들은 얘기인데, 고고학자인 크리스티의 남편은 아내가 늙어갈수록 더 깊이 사랑했다나. 그 얘기도 확인해볼 수 있겠다. 자서전 이전에 소개된 평전이 없었나 찾아보니 <애거서 크리스티: 완성된 초상>(끌림, 2008)이 눈에 띄지만 이미 절판된 책이다. 자서전에 견줄 만한 평전도 같이 읽어보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여하튼 40억부라니! 1억부 이상 팔아치웠다고 소개되는 코엘료나 하루키가 무색하다).

 

 

러셀의 자서전은 이번에 <인생은 뜨겁게>(사회평론, 2014)라고 제목을 바꿔 달고 합본 형태로 나왔다. 그냥 <러셀 자서전>(사회평론, 2003)이라고 나왔던 게 제목은 더 마음에 들지만, 합본이 갖는 장점도 있을 듯싶다. 그런데, 분량을 확인해보니 합본이 아니라 축약본이라고 해야겠다. 예전에 나온 판으로는 상권이 646쪽, 하권이 592쪽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인생은 뜨겁게>는 586쪽 분량이다. 딱 절반 정도인 것. 갑자기 그의 생애가 '굵고 짧은' 버전으로 탈바꿈한 느낌이다. 하긴 분량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독자들에겐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소개는 이렇다.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에 세계적인 명성과 존경을 얻으며 아흔여덟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젊은이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던 버트런드 러셀의 자서전이다. 러셀이 자서전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러셀의 파란만장한 백 년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는 <인생은 뜨겁게>는 대학생과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삶을 꿈꾸게 하면서도 인생을 긴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인생 교과서로서도 더할 나위 없는 책이 될 것이다.

찾아보니 러셀의 자서전도 두 가지 표지의 책을 구할 수 있는데, 왼쪽이 760쪽, 오른쪽 746쪽 분량이다. 편집상의 차이 때문에 빚어진 결과가 아닌가 싶다(표지는 왼쪽이 마음에 든다. 아무래도 전기니까). 이 참에 원저를 구해볼까란 욕심이 드는군...

 

14. 0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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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해링턴의 <오래된 희망, 사회주의>(메디치미디어, 2014)를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저자의 이름이 눈에 익어서 검색해봤지만,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사회운동가였다고. <사회주의>는 그의 마지막 저작이다. 소개는 이렇다.

 

저명한 사회주의자이자, 사회 운동가, 작가, 교수였던 마이클 해링턴이 암으로 투병 중이던 기간에 쓴 마지막 노작이다. 시민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고민, 사회주의 역사에 대한 통찰, 그리고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사회주의의 본질을 민주주의와 공화정의 토대 위에서 펼치려 했고, 미국 정치의 전통과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에서 신념을 일구어내려 했다.

마이클 해링턴은 한국사회에서 낯설다. 하지만 그는 이미 1950년대 말과 1960년대, 30대의 나이에 미국 진보운동에서 최고로 명석한 지식인이자 뛰어난 조직 운동가로 자리매김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소수자의 고독을 오랫동안 겪기도 했다. 보수주의자에게는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기존의 교조적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이단자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그의 유산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이 더는 숨길 수 없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그 위기가 확인되는 지점에서 재평가되고 있다.

원제는 <사회주의: 과거와 미래>인데, 다르게는 사회주의의 역사를 회고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게 저자의 의도였던 듯하다.

 

 

 

예상할 수 있지만 사회주의 관련서는 많이 나와 있는 편이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은 역시나 입문서 격인 장석준의 <사회주의>(책세상, 2013)다. 곁들여서 사회주의에 대한 이론적 성찰과 새로운 모색으로 네그리의 <굿바이 미스터 사회주의>(그린비, 2009)와 라클라우/무페의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후마니타스, 2012)를 떠올리게 되는데, 새 번역본으로 다시 읽는다고 해놓고 계속 짬을 내지 못했다. 마이클 해링턴의 책과 함께 펼쳐봐도 좋겠다...

 

14.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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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없는 대신에 주말과 휴일에는 통상 번역거리나 원고와 씨름하는 게 일상이다. 팟캐스트를 듣거나 유튜브에서 음악을 찾아 듣는 게 나대로의 휴식이고, 당장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책을 넘겨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이다. 가령 '세계문학의 거장들이 붓으로 그린 자서전'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나온 도널드 프리드먼의 <작가의 붓>(아트북스, 2014)도 그런 즐거움을 주는 책.

 

 

 

'문학계 거장 100명' 가운데는 러시아의 시인, 작가들도 여럿 포함돼 있어서 반가운데, 연대순으로 하면 푸시킨(푸슈킨), 고골, 도스토옙스키(도스토예프스키), 마야콥스키, 나보코프 등 다섯 명이다. 그중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편을 읽어봤다.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19세기 소설가들 가운데 가장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작가 중 하나인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원고에 교회 지붕이나 다양한 고딕 양식의 건축물을 그려 넣거나 캘리그래피를 연습하곤 했다. 하지만 그가 주로 그린 것은 초상화였다. 자화상, 노승과 어린 수도승 들, 표트르 1세 밀랍 조각, 그리고 자신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얼굴들이 남아 있다. 그중 <백치>의 주요 등장인물의 스케치는 특기할 만하다.(128쪽)

책에 실려 있는 스케치(캘리그래피)는 주로 <악령>의 필사본에서 가져온 것인데, 교정사항을 적어두자면 본문과 달리 그림 설명에는 작품명이 <악령>이 아니라 <악마>라고 오기돼 있다. <백치>의 주인공도 '미슈킨 공작'이 '미슈킨 왕자'로 오기됐다(영어로는 물론 둘다 'prince'다). 그림의 주된 출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원고 그림 컬렉션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드로잉>(1998)인데, K. A. 바쉬트(Barshit)의 책이다. '바르쉬트'라고 표기해야 한다. 가령 <악령>의 노트에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려넣은 고딕건축의 세부는 이렇다.

 

 

아무튼 바르쉬트의 책에 대해 알게 된 게 가외의 소득이다...

 

14. 0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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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도 고른다. 이번주는 분류하자면 책이 좀 뜸한 소강 국면에 해당하는데, 이것도 기회인지라 주로 고르곤 했던 인문사회분야에서 눈길을 돌려 시인과 작가를 이주의 저자로 주목해본다.

 

 

먼저, 시인 김남주. 20주기를 맞아 출간된 <김남주 시전집>(창비, 2014)와 <김남주 문학의 세계>(창비, 2014)가 근래에 나왔다. 작년 하반기에는 <김남주 시선>(지만지, 2013)도 나왔었다. 80년대에 <사랑의 무기>(창비, 1989)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94년에 세상을 떠나고 벌써 20주기라고 하니까 세월무상이다. 하지만 이름 세 자가 박힌 책이 어엿하게 출간됐으니 인간은 그 무상한 세월을 이겨내기도 한다. 이번 시전집의 의의에 대해선 이렇게 소개된다.

변혁운동의 뜨거운 상징으로서 한국시사에 우뚝한 자취를 남긴 김남주 시인(1945~94)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시 전편을 망라한 <김남주 시전집>이 출간되었다. 1974년 <창작과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장한 이래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으로 10년 가까운 투옥생활을 겪고 1994년 49세의 이른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시인이자 전사로서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김남주 시인이 남긴 총 518편의 시를 집대성한 이 전집은 그의 시세계를 문학사적으로 온당하게 자리매김하고 그의 시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기 위한 기초로서 뜻 깊은 성과이다. <김남주 시전집>은 특히 여러 시집에 중복 수록되면서 개제·개고된 경우가 많은 그의 시를 전 시집에 걸쳐 면밀히 검토해 시 텍스트를 확정하고 작품의 개제(改題) 내역을 상세히 밝혔을 뿐 아니라, 각 시의 집필 시기와 제재 등을 고려해 시의 순서를 세심하게 새로 배열함으로써 김남주 시의 전체상을 온전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본(定本)으로 완성되었다

 

김남주 시인과는 별로 관계가 없을 듯싶지만, 돌림자로 연상되기도 하는 젊은 시인 김경주의 네번째 시집이 나왔다. <고래와 수증기>(문학과지성사, 2014). 소개에 따르면, "흐르는 시간을 '다르게' 떠돌고자 하는 예술적 의지와 욕망은 여전하지만, 여태의 그가 시적 발명가나 실험가에 가까웠다면, 이번 시집 <고래와 수증기>는 김경주가 지닌 기질에 구도자적 특성을 몇 스푼 더 끼얹은 것처럼 보인다. 시인은 초기의 산문시에 비해 형식적으로 간결해진 51편의 시들에서, 내놓인 언어만큼이나 표현되지 않은 여백과 행간 역시 읽어내길 유도한다."

 

그렇게 여백과 행간을 정치하게 읽어내는 건 내 몫이 아니고, 얼핏 받는 인상은 시가 상당히 순해졌다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의 없는 계절'이라는 호언의 세계와 사뭇 달라 보인다. 그가 더 편하게 다가올 독자도 있겠고, 뭔가 김이 빠져나간 듯 느껴지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시집이 한권 더 나온다면, 나름 궤적을 그려볼 수 있으리라.

 

 

일본문학의 거장 오에 겐자부로도 이주의 저자로 고른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 <말의 정의>(뮤진트리, 2014)가 출간돼서다.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문학과지성사, 2012)나 <회복하는 인간>(고즈윈, 2009) 등과 같이 묶일 수 있는 책이다.

시대의 위기에 대해, 평생 동안 수련해온 소설의 언어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는 노벨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비평적 에세이.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아버지이자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일본 문화와 사회에 대해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담담하게 써 내려간 수필집이다. 그동안 읽은 책, 만난 사람, 여행간 곳, 해온 일, 그리고 가족(특히 뇌에 장애를 가진 아들) 이야기가 주로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소설가로서의 여러 소회와 '새로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에게'란 제목의 시리즈 글이 인상적이다.

 

 

오에의 소설은 별로 읽어보지 못했는데, 하반기에 강의할 기회가 있어서 올여름에 모아놓은 책들을 한꺼번에 읽어볼 예정이다(그의 전집을 구해놓지 않은 게 아쉽긴 하다). 최근작인 <말의 정의>에서부터 거꾸로 읽어나가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14. 03. 15.

 

P.S. <말의 정의>를 읽다가 발견한 오류도 적어둔다. 이탈리아 작가 체사레 파베세에 대해 언급하면서(덕분에 파베세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자살한 다자이 오사무와 비교한 대목이다. 

 

다자이 오사무(1909-1948) 탄생 백년 때 저에게도 작가의 자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왔습니다. 저는 전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단한 일을 하여 명성을 얻은 다자이 오사무가 마흔여덟 살, 파베세가 쉰 살에 한 자살을 비교하여, 태어난 해도 비슷한 두 작가의 작품을 자세히 읽어보면 어떻겠는가 하는 답을 했습니다.

생몰연대까지 병기해놓고 다자이 오사무가 마흔 여덟에 자살했다고 한 건 희한한 실수다(다자이는 서른 아홉에 자살했다. 우리 나이로 마흔에). '48년'에 죽은 걸 '마흔여덟 살'이라고 옮긴 것. 체사레 파베세(1908-1950)도 마찬가지다. '쉰 살'에 죽은 게 아니라 '50년'에 죽었다. 편집자가 너무 무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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