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월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서울시네마테크협의회 주최로 '모스필름 90주년 특별전'이 열린다(http://www.cinematheque.seoul.kr/). 모스필름은 1923년에 설립된 러시아의 대표 영화사. 지금도 연간 50여 편의 작품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한다. 행사 소개는 이렇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모스필름 90주년 특별전”은 러시아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모스필름”의 90주년을 맞아 열리는 뜻깊은 영화제입니다. 10월 10일(금)부터 26일(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디지털로 복원한 러시아 영화사의 걸작들은 물론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인 카렌 샤흐나자로프 감독의 최신작까지 함께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상영하는 열 편의 상영작 중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입니다. 영화를 통해 세상의 진리를 성찰하려 한 그의 노력은 언제나 감동과 함께 사유의 지점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그의 장편 데뷔작인 <이반의 어린 시절>을 포함해 <안드레이 루블료프>, <솔라리스>를 새롭게 복원된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60년대 전후 러시아 영화의 대표적 걸작 중 하나인 <병사의 발라드>, ‘레드 웨스턴’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사막의 태양>, 러시아 영화의 외연을 넓혔지만 안타깝게 일찍 세상을 떠난 바실리 숙쉰 감독의 <붉은 나무 딸기>, 일본이 아닌 러시아의 자연을 무대로 구로사와 아키라가 그려낸 장엄한 서사시 <데르수 우잘라> 등 모스필름의 놓칠 수 없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모스필름의 대표작 상영과 함께 시네토크 시간도 마련돼 있는데 일정은 아래와 같다. 나도 10월 19일 타르코스프스키의 <솔라리스> 상영 직후에 '지젝이 읽을 타르코프스키'란 주제로 간단한 강연을 하게 되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① <붉은 나무 딸기>와 바실리 숙쉰의 세계
일시│10월 11일(토) 13:30 <붉은 나무 딸기> 상영 후
강사│홍상우(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 교수)

② 현대 러시아 문화정체성과 새로운 영화
일시│10월11일(토) 17:00 <차르 암살> 상영 후
강사│라승도(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교수)

③ 해빙기 러시아 영화와 전쟁의 발라드
일시│10월 15일(수) 19:30 <병사의 발라드> 상영 후
강사│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④ 니키타 미할코프와 러시아 내셔널 시네마
일시│10월 17일(금) 18:00 <오블로모프의 생애> 상영 후
강사│이희원(상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

 



⑤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죄와 구원
일시│10월 18일(토) 14:00 <안드레이 루블료프> 상영 후
강사│이지연(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교수)

 



⑥ 지젝이 읽은 타르코프스키
일시│10월 19일(일) 15:30 <솔라리스> 상영 후
강사│이현우(서평가 로쟈, 문학평론가)

 

 

14. 0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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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의 공통점이라면 먼저 남아공 작가라는 것,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것. 성별은 다르지만 둘다 백인 작가라는 것도 덧붙일 수 있겠다. 199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나딘 고디머는 지난 7월에 세상을 떠났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함께 올해 세상을 떠난 대표적 작가.

 

 

1953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자 자전적 소설 <거짓의 날들>(책세상, 2014)이 합본 개정판으로 이번에 다시 나왔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강의에서는 대표작 <보호주의자>(벽호, 1987)이 절판된 상태라 커리에 포함시킬 수 없었는데, <거짓의 날들>이라도 개정판이 빨리 출간되었더라면 한번 다시 생각해보았을 것 같다. 내친 김에 <보호주의자>도 다시 나오길 기대해봐야 할까. 국내에 소개된 나머지 책은 고디머가 공저한 단편집들이다.

 

 

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쿳시는 고디머의 책이 출간된 김에 더불어 생각이 났는데 두번째 부커상을 안겨준 대표작 <추락>(동아일보사, 2004)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나도 강의이서 다룬 바 있다. 아쉬운 것은 나머지 책들 가운데 절판된 게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게 첫번째 부커상 수상작 <마이클 K>(들녘, 2004)다(알라딘에는 가격이 두 배 이상 부풀려진 중고본만 남아 있다). 또다른 대표작 <야만인을 기다리며>(들녘, 2003)도 절판된 상태이고.

 

 

절판된 걸로 치면 <철의 시대>(들녘, 2004), <엘리자베스 코스텔로>(들녘, 2005), <동물로 산다는 것>(평사리, 2006) 등 몇 권 더 된다. 13종이 소개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종이 절판(품절)된 상태. <동물로 산다는 것>은 중고로도 희귀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독자로서는 다시금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사실 이만한 명성과 지명도를 갖춘 작가의 작품들마저 제대로 읽어보기 어렵다고 하면 여느 작가들은 오죽하겠는가. 이미 한번 번역의 수고를 들인 작품들이기에 재출간 자체가 크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미력이나마 재출간을 독려하는 의미의 페이퍼를 적는다...

 

14.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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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히로시와 기시모토 미오의 <조선과 중국 근세 오백년을 가다>(역사비평사, 2003)의 개정판이 <현재를 보는 역사, 조선과 명청>(너머북스, 2014)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나의 한국사 공부>, <양반>의 저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성균관대)와 당대 불세출 중국사학자인 기시모토 미오 교수(오차노미즈여대)가 함께 쓴 <현재를 보는 역사, 조선과 명청>. '일국사를 넘어선 동아시아 읽기'라는 부제에서 보듯이 '국제적 시야'를 확보한 독보적인 역사책이다." 

 

 

초판을 갖고 있지만 원저 개정판의 번역이라고 하니까 또 손이 간다. 설명에 따르면, "<현재를 보는 역사, 조선과 명청>의 원저인 <명청과 이조시대>가 1998년에 출간되었고, 한국어판은 <조선과 중국 근세 오백년을 가다>(역사비평사)로 한국어판이 나왔다. 2008년 원저의 개정판이 나옴에 따라 초판의 오류를 바로잡고 내용을 보강하여 다시 출간한 것이다." 최근에 나온 역사서 가운데 비슷한 시기를 다룬 책을 몇 권 같이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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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보는 역사, 조선과 명청- 일국사를 넘어선 동아시아 읽기
미야지마 히로시 외 지음, 김현영 외 옮김 / 너머북스 / 2014년 9월
27,000원 → 24,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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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과의 동행- 1597년 8월의 14박 16일
이훈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9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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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징비록- 부끄러운 역사를 이겨 낸 위대한 기록
유성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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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동호문답- 조선의 군주론, 왕도정치를 말하다
이이 지음, 정재훈 옮김 / 아카넷 / 2014년 9월
18,000원 → 17,100원(5%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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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 아니면 일정을 맞춘 것인지 모르겠지만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글항아리, 2014)과 같이 읽어볼 만한 책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간됐다. 로베르트 쿠르츠의 <맑스를 읽다>(창비, 2014)와 앙리 페나 뤼즈의 <돈이 왕이로소이다>(솔, 2014).

 

 

<맑스를 읽다>는 '21세기를 위한 맑스의 핵심 텍스트'란 부제 그대로 '마르크스 독본' 혹은 한권으로 엮은 '마르크스 선집'이다. 일반 독자가 마르크스의 방대한 저작을 두루 섭렵하기란 심히 어려운 일이기에 적당한 분량의 선집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530쪽 가량의 분량이라면 적정하지 않나 싶다. 너무 얇지도, 너무 두껍지도 않은 분량 말이다.

 

 

선집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책으로 피터 오스본의 <HOW TO READ 마르크스>(웅진지식하우스, 2007), 다니엘 벤 사이드의 <마르크스 사용설명서>(에코리브르, 2011), 그리고 최근에 나온 프랜시스 윈의 <자본론 이펙트>(세종서적, 2014) 등도 손 가까이에 둘 만하다.

 

<돈이 왕이로소이다>는 부제 겸 원제가 '마르크스와의 인터뷰'인 책. 물론 가상 인터뷰이긴 하지만 실제로 마르크스가 생전에 했던 말들을 모아놓은 것이기에 또 다른 선집의 의미를 갖는다. 이런 책은 불어 독자들에게도 필요하구나, 라는 걸 덕분에 알 수 있다.  

대중들에게 세계사 속에서 진보적 지식인의 대표적 인물이자 과학적 유물론의 아버지인 마르크스의 사상을 쉽고도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는 점. 한국 사회에서 제한적으로만 접근 가능한 마르크스 사상의 요체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시켜 주고, 마르크스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엿보는 데에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 준다는 점. 진보적 학자들조차 학술적으로도 제대로 해석하기가 어려운 마르크스의 사상의 전모를 이해시키기 위해,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뽑아내어, 이에 대해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스타일의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사실 읽은 책이 부족했던 건 아니다. 존 몰리뉴의 마르크스 철학 입문서, <중요한 것은 세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책갈피, 2013), 로낭 드 칼랑의 '마르크스 그림책' <마르크스의 유령>(함께읽는책, 2014), 그리고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들>(그린비, 2014)까지. 관심과 눈높이에 맞는 책은 얼마든지 골라잡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다시금 마르크스를 읽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전히 자본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동시에 어떤 파국의 징후 앞에 서 있기에...

 

14. 09. 21.

 

 

P.S. 그러고 보니 지젝의 <종말의 시대를 살다>(2011)도 번역본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올해 안으로 출간된다면 독자로서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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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국내에 처음 소개된 두 작가의 작품을 '이주의 발견'으로 꼽는다. 데이비드 밴의 연작소설 <자살의 전설>(아르테, 2014)과 캐런 톰슨 워커의 장편소설 <기적의 세기>(민음사, 2014).

 

 

먼저 1966년생인 데이비드 밴은 알래스카의 알류샨열도 태생. 늦깎이 데뷔작 <자살의 전설>(2008)은 아버지의 자살로 인한 충격을 소설화한 것인데, 열아홉부터 스물아홉까지 무려 10년간 쓰고, 12년간은 출판사를 전전했던 작품이다. 겨우 한 문학상에 응모하여 당선된 이후로는 전 세계적인 반향을 얻은 작품('작가의 전설'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아래는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찍은 데이비드 밴.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오롯이 담긴 <자살의 전설>은 2007년 그레이스 팔리상 수상을 시작으로, 프랑스 메디치상을 비롯해 전 세계 12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11개국에서 '올해의 책'에 40회 선정됐다. 프랑스에서만 25만 부가 판매되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미국 전역에서 팔린 것보다 더 많이 팔리는 등, 특히 유럽에서 아낌없는 지지를 받았다. 하나의 중편(수콴 섬)과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어린 시절 겪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30여 년에 걸쳐 이를 아프게 반추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는 마침내 여섯 개의 문을 통해 아버지와의 상상 만남을 시도한다. 첫 번째는 아버지의 죽음(어류학), 두 번째는 아버지의 사랑(로다), 세 번째는 아버지의 부재(선인의 전설), 네 번째는 아버지와의 휴가(수콴 섬), 다섯 번째는 아버지의 여인(케치칸),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는 아버지와의 화해(높고 푸르게)이다.

특히 작가 지망생들이 눈여겨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 생각되는데(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은 '이 소설은 특별하다'고 평했다) 밴 스스로는 코맥 매카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로드>와 비교되지만 '그보다 훨씬 훌륭한 소설 <핏빛 자오선>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한편 <기적의 세기>도 캐런 톰슨 워커의 데뷔작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지진을 모티프로 쓴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호평을 받았다"고 소개된다. UCLA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신문기자로 일하다가 컬럼비아대학에선 미술학 석사를 받은 이력을 갖고 있다. 출판 편집자 경력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알고 쓴 소설 같다.

 

톰슨 워커는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후 출판사 사이먼앤슈스터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출근하기 전이나 지하철 안에서 틈틈이 이 작품을 완성했다그녀는 어린 시절 지진이 일어나 거실 샹들리에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두려움에 떨었던 일을 모티프로 삼았으며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일어나는 현상과 그에 영향을 받아 사람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일들을 때로는 현실적으로 때로는 환상적으로 그려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인공인 십 대 소녀가 자기를 둘러싼 사람들과 사회가 송두리째 변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그 안에서 자기만의 ‘기적을 찾는다는 이 소설은 모두가 경험하지만 누구에게나 특별한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자자기가 발 딛고 있는 세상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데뷔작이기 때문에 특히 그렇지만, 데이비드 밴과 마찬가지로 톰슨 워커의 소설도 작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공부거리가 될 듯싶다. '전설'과 '기적'을 꿈꾸는 이들에게 자극과 격려가 되지 않을까...

 

14. 0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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