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문학 작품을 여럿 각색해서 공연한 바 있는 명품극단의 새로운 레퍼토리인데, 좀 긴 분량의 <6호 병동>은 <라긴>이란 연극으로, 아주 짧은 <어느 관리의 죽음>은 <유령>이란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라긴>은 9월 25일부터 10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된다(<유령>은 10월 9일부타 13일까지다). <6호 병동>은 강의에서도 자주 다뤄본 작품이기에 어떻게 각색이 됐을지 궁금하다. 내주엔 한번 더 대학로 나들이를 해봐야겠다...

 

 

13. 09. 24.

 

 

P.S. 참고로, 원작 <6호 병동>과 <어느 관리의 죽음>은 단편집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열린책들, 2009)에 수록돼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대문학사에서 출간하는 '헤르만 헤세 선집'이 완간된 듯싶다. 올초에 <데미안>을 필두로 11권이 나올 예정이라고 했는데, 이달에 <페터 카멘친트>와 <유리알 유희>, <잠 못 이루는 밤> 세 권이 추가돼 12권이 됐다. 예정보다 한권 더 나온 셈. 대부분이 중복 번역된 작품들이지만, 한자리에 모아놓는 의미가 있겠다(헤세 전집은 민음사에서 출간되다 만 전례가 있다). 대표작 <유리알 유희>도 민음사판 외에 현대문학사판으로 읽을 수 있게 돼 반갑다. 선집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잠 못 이루는 밤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9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3년 09월 23일에 저장
품절

유리알 유희
헤르만 헤세 지음, 박계수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9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2013년 09월 23일에 저장
품절
페터 카멘친트
헤르만 헤세 지음, 김화경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9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3년 09월 23일에 저장
품절

환상동화집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8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3년 09월 23일에 저장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려진대로 이번주 24일(화)부터 10월 2일까지 지젝과 바디우의 방한 강연을 중심으로 철학축제 '멈춰라, 생각하라'가 열린다(일정은 http://theghostschool.tistory.com/4 참조). 이와 관련하여 네이버캐스트에는 '철학적 사건'이 연재되고 있는데, 바디우에 관한 소개글 '철학자 바디우의 정치적 사유'의 일부를 옮겨놓는다(전문은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36&contents_id=36523&leafId=236). 필자는 바디우의 제자이면서 <투사를 위한 철학>(오월의봄, 2013), <철학을 위한 선언>(길, 2010) 등을 옮긴 서용순 교수다.

 

2013년 9월 한국을 방문하는 진리와 주체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1937- )는 철학의 임무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잘 알다시피, 이는 철학의 아버지인 소크라테스의 죄목이었다. 바디우는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죄목’을 철학의 중심에 놓는다. 무슨 말일까? 그는 젊은이들과 대화했던 소크라테스의 행위를 철학의 주요한 활동으로 간주하는 것이고, 철학은 그러한 활동 가운데 젊은이들로 하여금 어떤 일탈을 감행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디우는 기존의 질서와 의견들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을 거부하는 것을 바로 ‘타락’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여기서 ‘타락’이란 철저히 지배적 질서와 의견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철학이 가르치는 것은 지배적 질서에 대항하고, 지배적인 의견들을 거부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그것을 지배 질서는 ‘타락’이라고 지칭한다. 새로운 질서를 고민하는 모든 시도들은 결국 타락의 시도들이며,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는 일탈에 속하는 것이다.

 

지배질서는 항상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갈라놓으면서 가능한 것들만을 승인한다. 그래서 권력은 오로지 자신이 행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것이라고 선언한다. 모든 지배적 의견은 ‘그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 불평등은 불가피한 것이며, 의회민주주의 외에 다른 정치적 대안은 없고, 경쟁에서의 승리만이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체제는 유일하게 가능한 것으로 기능하며, 그것을 움직이는 정치 체제인 의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에 철저히 봉사하는 의견의 지배를 관철시킨다. 그 결과 ‘지금의 체제 밖으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단언이 따라온다. 다른 모든 가능성은 배제되고 금지된다. 자본주의는 브레이크 없는 열차마냥 거침없이 질주한다. 그 질주를 위한 모든 장애물은 파괴되고 제거된다.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것일 뿐이다. 그것이 가능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게 법의 체제는 불가능한 것을 금지함으로써 어떤 다른 가능성도 남기지 않으려 한다.

 

바로 그러한 금지의 조항 밖에서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철학의 일이다. 결국 철학은 기존 질서에 의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되어 금지된 새로운 가능성을 사유해야 한다. 불가능한 것은 배제되고 금지되지만, 가끔은 아주 돌발적인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바디우가 말하는 사건이다. 사건은 불가능하다고 선언된 것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건은 지배질서와는 정반대로 불가능한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물론 이는 실낱같은 가능성이지만, 그것이 현실 속에 돌발적으로 출현할 때, 그 불가능은 가능으로 한 발 다가선다. 그래서 종종 사건은 위험한 것으로, 범죄적인 것으로 낙인 찍힌다. 철학은 바로 그러한 사건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의 장을 사유하고 다른 질서, 새로운 규범적 분리를 제시한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의 실제적인 가능성을 사유를 통해 제시하는 것이 바로 철학인 것이다.

 

덧붙여, 개인적으로는 마침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정독하고 있는데, '플라톤주의자' 바디우의 견해도 유익한 참고가 된다. <변론>에 대한 연구로는 양승태 교수의 <소크라테스의 앎과 잘남>(이화여대출판부, 2013)에 실린 장들이 유익하다.

 

 

 

특히 소크라테스의 재판에 관해 상세히 다루고 있는 제임스 콜라이아코의 <소크라테스의 재판>(작가정신, 2005)와 스톤의 <소크라테스의 비밀>(간디서원, 2006)에 대한 논평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준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로는 폴 존슨의 <그 사람, 소크라테스>(이론과실천, 2013)이 분량 대비로는 가장 만족스럽다...

 

13. 09. 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리 콕스'란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국내엔 작년에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황소걸음, 2012)이 처음 소개된 정도니까. 이번에 두번째 책으로 <이기적 삶의 권유>(토네이도, 2013)가 출간됐다.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이 원제에 가까운 번역이라면, <이기적 삶의 권유>는, 책소개에 원서명을 밝히고 있지 않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편의적으로 붙여진 것이다. 추측컨대 <죽음과 우주, 허무에 대한 실존주의자의 가이드>인 듯싶기 때문이다(똑같이 2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번역본의 부제는 '타인이라는 감옥으로부터의 탈출'. 제목과 마찬가지로 책의 주제를 그렇게 잡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의 소개는 이렇다. 

이 책은 오직 자기만족과 자기 기준에 따라 삶의 참다운 자유와 행복을 뜨겁게 추구했던 우리 시대 최고 사상가, 문학가, 예술가들의 생생한 조언을 담고 있다. 키에르케고르, 하이데거, 사르트르, 니체 등과 같은 최고의 철학자에서부터 작가 버지니아 울프, 셰익스피어, 영화감독 우디 앨런에 이르기까지, 인간 삶과 세계를 거침없이 횡단했던 자유인들의 깊은 사유와 철학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실존주의자의 인생철학' 정도의 내용이고(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말했다), 그런 제목이었어도 나는 책을 구입했을 것이다. 저자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열혈팬이어서가 아니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열혈 팬인 이 책의 저자 게리 콕스는 애덤스의 목소리를 빌려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사람들은 왜 태어날까? 왜 죽을까? 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아주 오랜 기간 전자시계를 차고 지낼까?”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 누구도 인생의 본질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떤 삶이 더 나은 삶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의는 있다. 따라서 행복과 자유를 얻고 싶다면,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 이 치열한 논의에 기꺼이 동참해야 한다. 이 ‘동참’을 끌어내는 것이 곧 게리 콕스가 이 책을 출간한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 인생의 의미에 대해 지독하게, 열렬하게, 집요하게 파고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실존주의자들’이다. 그들의 모든 목소리를 한 줄의 문장으로 만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오직 자신을 위해 살아라.”

"삶의 의미와 가치를 고민하는 영미권 젊은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라고 소개되지만, 정작 그런지는 모르겠고, 게리 콕스는 내게 사르트르 연구자로 각인된 이름이다. 그래서 국내에 소개되기 전부터 이름이 눈에 익은 터라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에도 관심을 가졌고, <이기적 삶의 권유>도 제목이나 주제보다 저자 때문에 흥미를 느낀다.

 

 

콕스의 사르트르 관련서는 입문서인 <사르트르>(2006)와 <사르트르 사전>(2008), 그리고 <사르트르와 픽션>(2009)이 모두 탐나는 책들이다(책값이 좀 비싼 편이어서 구입은 망설이고 있지만).

 

 

이런 책들을 쓴 이후에 콕스는 대중철학서 쪽으로 방향을 좀 돌린 듯하다.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과 <철학자로 사는 법>을 연이어 펴낸 데 이어서, 가장 최근에는 <혼란스런 신>이란 책을 출간했다. <이기적 삶의 권유>에 대한 반응이 괜찮다면, 이런 책들도 더 번역되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포장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명석한 소장 사르트르 연구자가 쓴 책이라면 읽어볼 만하리라. '사르트르'니 '실존주의'니 하는 말을 덕분에 오랜만에 적어본다...

 

13. 09. 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대개 생존 저자를 고르게 되지만, 이번주에는 모두 타계한 저자들이다. 18세기의 조선 유학자와 프랑스 계몽사상가, 그리고 20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세 명이다. 

 

 

먼저, 다산 정약용. <다산시선>(창비, 2013)과 <다산산문선>(창비, 2013)이 출간됐다. "다산 탄신 250주년(2012년) 사업의 일환으로 3년간의 작업 끝에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나온 것. <시선>은 송재소, <산문선>은 박석무 선생의 번역이다. 어차피 방대한 분량의 전집까지는 읽을 수 없겠기에 일반 독자에게는 정본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시선>의 경우는 정민 교수의 '한시로 읽는 다산의 유배일기', <한밤중에 잠깨어>(문학동네, 2012)와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창비에서는 이번 선집 출간의 의의를 이렇게 짚었다.

<다산산문선>은 다산 개인에 대한 전기이자 평전일 뿐만 아니라 실학의 대가들과 다산학의 성립과정을 가장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필독서이다. 또한 신유사화의 전말을 기록한 고발문학이자, 천주교가 서학으로 전래되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역사자료이기도 하다. <다산시선>은 다산의 사상과 생애의 갖가지 곡절을 마치 일기처럼 읽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산의 내면과 시대의 모순을 복합적으로 살펴보게 하는 시집이자, 시인 다산의 문학적 성과를 집대성한 필독서이다. 전문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 <다산시선><다산산문선>은 ‘다산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잡이 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주에는 김봉남의 <정약용의 목민심서 읽기>(세출출판사, 2013)도 고전 가이드북으로 출간됐다. <정선 목민심서>(창비, 2005)와 <목민심서>(동서문화사, 2011)를 서가에 꽂아두고만 있는데, 가이드북을 길잡이 삼아 묵은 먼지를 털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루소의 이름을 언급한 건 <언어의 기원>(한국문화사, 2013) 새 번역본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간 언어 기원론>(월인, 2001),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책세상, 2002)에 이어서 세번째 번역본이다. 사실 이 '시론'은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1967)에서 다뤄짐으로써 유명해진 텍스트이다. 나도 그런 이유에서 관심을 갖게 됐는데, 정작 읽어볼 짬은 없었다(일단 읽으려고 해도 서재가 마비 상태라 책을 찾을 수가 없다!).

 

 

<그라마톨로지>에 대한 가이드북들도 구해놓은 터여서 언제 '독서 플랜'을 한번 세워봐야겠다. 물론 장기적인 계획이라 목표는 2016년까지다(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리고 에드워드 파머 톰슨.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창비, 2000)과 <윌리엄 모리스>(한길사, 2012)로 유명한 저자의 <이론의 빈곤>(책세상, 2013)이 이번에 출간됐다.

 

 

'이론의 빈곤'이란 말이 염두에 둔 것은 알튀세르인데, 알튀세르식의 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의 환원주의와 권위주의를 비판한 에세이들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으론 영국 마르크스주의와 프랑스 마르크스주의 사이의 차이를 식별하게 해준다고 할까. 작고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톰슨이 그런 이론 논쟁에 시간을 허비하는 걸 안타깝게 여겼다고 하지만, 이왕 허비한 이상 쟁점이 무엇이었는지는 확인해봐도 좋겠다...

 

13. 09. 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