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보게 되는 이름이어서 적어본다. 장 필리프 투생(장 필립 뚜생). 1957년생 프랑스 작가. 1985년 <욕조>로 데뷔. "그 후 아홉 권의 소설을 출간하여 로브그리예를 잇는 후기 누보로망의 기수로 평가받고 있다." 일단 드는 생각. '살아있었네!' 데뷔작 <욕조>(세계사, 1991)가 번역돼 나왔을 때 바로 읽은 기억이 있지만, 이미 읽은 기억만 있을 뿐 줄거리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후에 <사진기>(고려원, 1994)과 <망설임>(고려원, 1994)도 소개되었지만 따라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즈음에 국내에 소개된 작가로 <팡팡>(문학사상사, 1990)의 알렉산드르 자르댕과 같이 내게는 정말 오래전 프랑스 작가다. 그 투생이 귀환했다. 



<마리의 진실>과 <벌거벗은 여인>(아르테, 2017). 사실 23년만의 귀환은 아니다. 찾아보니 90년대에도 <텔레비전>(문학사상사, 1997)이 더 소개되었고, 2000년대 와서도 <사랑하기>(현대문학, 2006)와 <도망치기>(현대문학, 2008)가 나왔었다. 게다가 <사랑하기>와 <도망치기>는 '마리의 일생' 연작의 첫 두 권이다. <마리의 진실>과 <벌거벗은 여인>의 앞 이야기인 것. 프랑스어판은 2009년에 다 나온 것으로 보아 한국어판이 많이 늦었다. 아마도 <사랑하기>와 <도망치기>가 별 반응을 얻어내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도망치기>는 메디치상 수상작이다).

"2005년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작가들이 사랑하는 작가인 장 필리프 투생의 장편소설. 투생이 10년에 걸쳐 발표한 '마리 4부작' 중 세 번째 작품이며, 이 소설로 투생은 2009년 데상브르상을 수상했다. <마리의 진실>은 '마리'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연작 <사랑하기>, <도망치기>에 이어 그녀의 일생 중 봄과 여름을 그리고 있다."

 

연작소설이라고 하니까 <사랑하기>부터 읽어봐야 하나 싶지만, 이미 품절상태. 흠, 여러 모로 구색을 맞추기가 어렵다. 독립적인 작품이라면 상관없지만, 같은 시리즈의 책인데 네 권이 깔맞춤하여 나오면 더 좋지 않(았)을까(아르테에서 마저 나오려는지 모르겠다). 더불어, <욕조>도 다시 나오면 어떨까 싶다. 영어판을 찾아보니 대부분의 작품이 번역돼 있다. 투생은 올해 환갑을 맞게 되는데, 작가로서도 여전히 살아있다!..



17.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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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연휴가 길다 보니 시간이 나면 한더 더 고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한국 시인들만으로 3인이다(이응준은 시와 소설 겸업이다). 먼저, 박상순 시인. 오랜만에 네번째 시집을 펴냈다. <슬픈 감자 200그램>(난다, 2017)


"1991년 '작가세계'로 데뷔한 뒤 한국 시단에서는 만나볼 수 없던 독특한 개성과 그만의 리듬으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시인 박상순. 1993년 첫 시집 <6은 나무, 7은 돌고래>, 1996년 두번째 시집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 2004년 세번째 시집 <러브 아다지오>를 출간했으니 그의 네번째 시집 <슬픈 감자 200그램>은 햇수로 13년 만에 선을 보이는 것으로 그 오랜 시간의 침묵이 52편의 시에 아주 녹녹하게, 그러나 녹록치 않은 맛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첫 시집 <6은 나무, 7은 돌고래>(민음사, 2009)는 재가되었지만 두번재 시집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은 절판됐다. <자네트가 아픈 날>(문학세계사, 1996)이라는 시선집도 나왔지만 역시 절판된 지 오래됐다(이것도 구해둔 듯싶지만 보관상태를 자신할 수 없다). 다 긁어모아야 200그램 될까. <슬픈 감자 200그램>은 그의 시의 은유로도 느껴진다. "무게를 잴 수 없는 슬픔의 한 줌 또 두 줌. 발랄하고 경쾌한 단상 뒤에 내 인생의 봄날 뒤에 어쩔 수 없이 닥치는 그 울음의 덩어리. 박상순의 시는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는데 이는 시의 뜻이 아니고 시인의 의도도 아니고 바로 제 할 탓의 '우리' 몫이다." 그래, 13년만에 시집을 내는 시인들이 좋다. 마음에 든다. 



시인이자 소설가, 그리고 생각해보니 영화감독이기도 한 이응준의 '이설집'도 나왔다(직접 메가폰을 잡은 <국가의 사생활>은 제작중인 건가?). <영혼의 무기>(비채, 2017). 작가는 이설집이라고 부르고 통상 '산문집'으로 읽히는 책이다. "'아웃사이더'를 자청하는, 시인.소설가.칼럼니스트.각본가.영화감독 이응준의 산문집. "산문가도, 소설가도 아닌 '이설가'를 꿈꾸었다"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세상에 선보인 산문과 혼자 간직하던 산문 들을 정연히 모았다." 


혼자 간직하던 것까지 모은 탓에 책은 832쪽에 이른다는 게 함정. 소개에 따르면 데뷔 후 28년만에 펴내는 첫 산문집이다. 앞서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반비, 2014)를 '이응준의 문장전선' 시리즈의 첫 권을 펴낸 바 있는데, 아마도 칼럼집으로 분류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시나 소설이란 장르만으로는 끊임없이 새어나오는 작가의 입담을 다 담아낼 수 없어 보인다. '이설'로는 카바가 되는 것인가?



어느새 중견시인으로 호명되는 함기석 시인도 '시산문집'을 펴냈다. <고독한 대화>(난다, 2017).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이 부제다. 절판됐지만 첫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세계사, 1998)을 읽은 지도 거의 20년이다(그러고 보니 박상순, 이응준, 함기석, 세 시인 모두 세계사에서 시집을 펴냈었군). 

"우리 문단의 중견시인임과 동시에, 우리 동시와 동화에 있어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약 속에 있는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집. 이 책의 부제는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으로 시인임과 동시에, 수학전공자인 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 모음이다. 시산문. 말마따나 시이면서 산문이고 산문이면서 시가 되는 글의 모음을 이렇게 일단은 이름 붙여 보았는데, 읽는 이에 따라 누군가는 시로 읽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산문으로도 읽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 뒤섞인 이름이 좇고 있는 그 최종 목적지에 등 돌리고 선 그 존재는 바로 '시'이기에 쉽게 '시론'으로 수렴해볼 수도 있는 책이라 하겠다."

시산문이자 산문시가 208편이 수록돼 있다고 한다. "총 20부로 나누어 전개되는 이 시산문은 총 208개의 독립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책장을 넘기기에 앞서 목차를 훑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라는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음식이 208가지나 된다는 얘기다." 제목이 <고독한 대화>니 만큼 명절에 읽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 대신 명절 뒤끝용으로...


17.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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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현대철학 로드맵' 강의를 하면서 오랜만에 하이데거와 비트겐슈타인을 나란히 입에 올렸다. 읽은 지 오래 되었고 그간에 쌓인 책들도 있어서 '업데이트'가 좀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에 적당한 책들이 출간되었기에 몇 마디 적는다. 



먼저 뜻밖의 책은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평전 <하이데거>(북캠퍼스, 2017). 자프란스키는 에세이도 몇 권 번역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일급의 철학자 평전 저자다. 국내에 소개된 <니체> 외에 <쇼펜하우어> 평전이 있으며 <하이데거>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괴테 평전도 썼다).   



참고로 자프란스키의 에세이는 <인간은 얼마만큼의 진실을 필요로 하는가>(지호, 1998)가 처음 소개되었고 최근에는 <지루하고도 유쾌한 시간의 철학>(은행나무, 2016)이 추가되었다. 국내에는 확실한 독자층이 있는 것 같지 않지만(내가 예외인 건가?) 언제든 신뢰할 수 있는 저자다. 



하이데거에 관한 국내서로는 박찬국 교수의 책들이 가장 많이 나와 있다. 중복의 감도 있지만 한두 권 정도 독파하면 대략적인 그림은 그려볼 수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유감도 적자면 하이데거 번역서 몇 권이 절판된 채 다시 나오지 않고 있다. <철학 입문>(까치, 2006)과 <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까치, 2001) 은 갖고 있지만 <진리의 본질에 관하여>(까치, 2004)은 챙겨놓지 못한 터라 아쉽다(2004년에는 러시아 체류중이었다). 저작권 갱신이 안 되었던 것일까.



비트겐슈타인은 (하이데거에 비하면) 저작이 많지 않아서 전집 규모의 선집이 소개된 이후에도 일기 등이 계속 번역돼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공자이자 책세상판 선집 번역자인 이영철 교수의 가이드북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책세상, 2017)이 최근에 나왔다. 비트겐슈타인 입문서는 학부 때 여러 권 읽었고(국내서가 꽤 나와 있는 편이다) 그 후에는 손을 놓은 터라 다시 손에 들자니 감회마저 든다. 



아무튼 <전쟁일기>(읻다, 2016)나 <비트겐슈타인의 인생노트>(필로소픽, 2015)처럼 예전에는 못 듣던 책들까지 나오는 바람에 나도 최근에는 <초역 비트겐슈타인의 말>(인벤션, 2015)까지 구입했다. 주요 저작 외에 얼마나 더 읽어야 하는지 어림해보기 위해서다. 


 

독일문학에서 시작해서 오스트리아문학까지 살펴보는 게 올해의 강의 일정의 하나인데, 겸사겸사 프로이트와 비트겐슈타인,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관한 책들을 자주 찾게 될 듯하다. 비트겐슈타인 관련서도 눈에 띄는 대로 따로 모아놓아야겠다...


17.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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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천안예술의전당 문화예술아카데미 봄강좌에서는 '일본, 중국문학'을 읽는다. 일본과 중국의 근현대문학 대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는 강의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17.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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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판계의 거목과 문단의 중견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민음사 박맹호 회장과 정미경 작가다. 박맹호 회장의 경우는 유일한 자서전 <책>(민음사, 2012)으로 출판인으로서의 삶을 되새겨볼 수 있다. 반면 작가의 경우는 작품만이 남을 뿐(2001년에 늒깍이 데뷔를 한 정미경은 2002년 민음사가 주관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인정받았다). 정미경의 소설들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그렇게 사람들은 가고 책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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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He Gave Me Roses of the Balkans
정미경 지음, 스텔라 김 옮김, 전승희 외 감수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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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세탁소- 정미경 소설집
정미경 지음 / 창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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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별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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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의 연인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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