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귀가길에 타고가는 좌석버스이건만 아는 얼굴이 한명도 없어서 ‘이방인‘ 행세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히치콕의 영화를 떠올렸다. ‘열차 속의 이방인‘이란 제목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열차 안의 낯선 자들‘로 나와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원작. ‘낯선 승객‘으로도 번역된 적이 있군. 귀가하면 책장에 꽂혀있는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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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에 출간된 책 가운데 <거대한 후퇴>(살림, 2017)라는 엔솔로지에 관심이 있어서 영어판을 주문했고 지난주에 책을 받았다. 번역본은 독어판을 대본으로 각 언어 원문을 공역자들이 옮긴 걸로 보인다. 독일 주르감프 출판사의 기획물로서(편자인 하인리히 가이젤베르거가 주르캄프의 편집자다) 지그문트 바우만이나 슬라보예 지젝 같은 친숙한 이름도 공저자에 포함돼 있어서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책이다. 영어판까지 구한 건 책을 정독해보기 위한 것.  

 

"최근 세계는 크나큰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를 강타한 권위주의 포퓰리즘의 득세와 그에 따른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징후가 뚜렷하다. 이 책은 그러한 ‘거대한 후퇴’의 뒤에 도사린 힘의 본질을 이해・분석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세계 최고 지식인과 석학 15인이 공동으로 참여한 기획의 성과물이다. 슬라보예 지젝, 지그문트 바우만, 아르준 아파두라이, 폴 메이슨, 판카지 미슈라, 볼프강 슈트렉, 에바 일루즈 등 다양한 국적의 저자들은 독창적이면서 열린 관점으로 다채롭게 문제에 접근한다. 이들은 현재까지 역사가 걸어온 과정과 예상 가능한 미래의 행보를 논하고, 이 퇴행 움직임에 대응할 길을 숙고하면서, 더 폭넓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현재 우리가 처한 난국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한다."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에서 간행하는 <베스텐트>의 한국어판 5호로 나온 <대탈주>(사월의책, 2017)다. '우리는 국가와 소비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가?'를 화두로 내걸었다.

 

"이 책은 국가와 소비로부터의 탈주를 통해 새로운 삶을 구성하려는 시도들이 등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정치적 함의는 어떠한지를 깊이 있게 관찰하고 성찰한다. 기존 제도로부터 도망치는 '탈출'은 무책임한 도피주의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싸움'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독어판 번역 외에 국내 필자의 글도 세 편 수록돼 있어서 상황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거대한 후퇴'와 '대탈주'의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현 시대에 대한 진단과 대안으로서 읽어봄직하다...

 

17. 0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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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대신하여 '혐오'를 주제로 한 책들을 몇 권 고른다. 지난해부터 나온 책이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발원은 '여성 혐오'였던 것 같다). 지난주에 나온 책으로 김종갑의 <혐오, 감정의 정치학>(은행나무, 2017)이 있고, 손희정의 <페미니즘 리부트>(나무연필, 2017)도 부제가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이다. '혐오 사회'나 '혐오 시대'란 말이 횡행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혐오는 증오와 함께 전세계적 현상 같기도 하다). 최소한 그런 현실을 거울로 비춰볼 필요가 있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혐오, 감정의 정치학
김종갑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8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17년 08월 20일에 저장
구판절판
페미니즘 리부트- 혐오의 시대를 뚫고 나온 목소리들
손희정 지음 / 나무연필 / 2017년 8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7년 08월 20일에 저장

혐오사회-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7년 08월 20일에 저장

그건 혐오예요- 상처를 덜 주고받기 위해 해야 하는 말
홍재희 / 행성B(행성비) / 2017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7년 08월 2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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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한국문학 강의도 세계문학 강의와 병행하고 있는데, 근대문학의 주요 작가들을 한두 차례씩 다루었고 현대문학도 주요작이나 화제작 중심으로 훑어보고 있다. 다시 읽은 작품도 있고, 묵혀 두었던 걸 비로소 읽은 경우도 있다. 강의를 위해서 관련 논문과 연구서는 물론 여러 종의 문학사도 참고하는데, 장석주의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전5권, 시공사)도 그러한 참고도서의 하나였다(한권이 절판된 탓에 중고로 구한 기억이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장석주가 새로 쓴 한국 근현대문학사>(학교도서관저널, 2017)은 그 압축 개정판이다.

 

 

 

단권인 까닭에 <나는 문학이다>(나무이야기, 2011)의 개정판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저자가 서문에서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이 모태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책의 부제가 '이광수에서 한강까지 한국문학 100년의 탐험'인 것은 이 때문인 듯싶다. 저자의 또다른 문학사 관련서로는 <이상과 모던뽀이들>(현암사, 2011)도 있다.

 

 

 

 

분량이 700쪽에 이르지만 문학사 100년을, 그것도 모든 시, 소설, 희곡을 망라하여 주요 작가들 위주로 다루다 보니 말 그대로 '압축판'이다. 시대별 흐름에 대한 개요가 장별로 포함되어 있지만 분량상으로는 '작가사전'으로 활용하는 게 가장 알맞은 책이다. 다시, <나는 문학이다>가 떠오르는군.

 

 

 

'한국문학 100년의 탐험'이라고 했지만, 정확하게는 100년이 넘는 시기를 다룬다. 근대문학의 첫 장이 1894년부터 시작된 걸로 보았기 때문이다(작가는 이광수부터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2000년까지인데, 그런 면에서는 1896년에서 2000년까지를 다룬 권영민의 <한국현대문학사>(민음사)와 겹쳐 읽을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작가로는 편혜영과 백가흠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나도 근현대 소설가들을 다루다 보니 이들 문학사 외에 몇 권의 소설사도 기본 공구서로 갖춰놓고 있다. 문학사에 대한 책을 쓰기는 어렵겠지만 주요 작가나 작품론 성격의 책을 내려고 기획중이다. 빠르면 아마 내년쯤에는 책이 나올 수 있다. 인생의 사계에 견주면 이제 10-15년은 수확의 계절이라 바짝 부지런을 떨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보니 <장석주가 새로 쓴 한국 근현대문학사>도 저자에게는 그런 의미를 갖는 책이겠다.

 

덧붙여, 유발 하라리의 책을 연이어 읽은 탓인지 100년이란 시간이 그닥 길어 보이지 않는다. 그 100년 이전에는 근현대문학이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뜻이니까. 하기에 올해가 <무정>이 발표된 지 100년이다. <무정>에 관한 강의를 여러 곳에서 진행하다 보니 더 가깝게도 느껴진다. 하물며 진화사에 견주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사나 문화사적 관점에서 보자면 엄청난 변화의 세기이기도 했다. 한국 근현대문학은 그 변화의 기록이자 증언으로서 의미가 있다...

 

17. 0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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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과 휴일에는 한 시간씩 잠을 더 자지만 일요일 오전에도 피곤한 걸 보면 어저 낮잠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아니면 여름의 피로감이 막판에 밀려오는 것인지도. 정신을 차리느라 동네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밀린 페이퍼 중 하나를 적는다. 지난주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레닌전집 ‘ 얘기다.

일단 선집도 아닌 전집이 기획돼 출간된다는 사실이 놀랍다(러시아 말고 레닌전집이 나온 곳이 있던가?). 관련기사를 찾아보니 120권 규모다. 완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듯하고 솔직히 완간될지도 미지수이다. 여하튼 그래도 이전에 나온 책들도 좀 되기 때문에 20권은 넘길 수 있으리라.

또다른 특이점은 이번에 58-60권이 나왔다는 점. 아직 실물을 보지 못했지만 그건 전집의 목록이 이미 나와있다는 뜻이겠다. 이건 출판사의 의지를 내보이는 것일까? 이번 일차분 세권은 한 사람의 번역인데 전체 전집은 규모가 규모이니 만큼 다수의 공역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해서 레닌 전집 출간은 현재 출판계와 번역계의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도 될 듯싶다. 더불어 독서계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9월말 재간될 예정인 <지젝이 만난 레닌>(출판사가 바뀌면서 제목과 편제도 달라진다)의 해제도 맡게 돼 레닌의 글들을 얼마간 열독해봐야 한다. 아직 8월이지만 일거리는 벌써 10월(혁명)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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