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기후문화와 기후전쟁

7년 전 페이퍼다. 그때도 한파가 있었군. 1월 초순이니 이상한 일은 아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룬 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후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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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작년부터 이어진 강의의 뒤늦은 종강이 있었다(가을강의의 종강이었다!). 대개 강의가 끝나면 그때그때 쓸 거리들이 생긴다. 하지만 막상 쓰는 경우는 드물다.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서다. 그래도 가끔 일부는 적어놓는데, 이 페이퍼도 그에 해당한다. <스토너>의 작가 존 윌리엄스(1922-1994)에 대해서. 아마도 올해 번역돼 나올 것 같은 <도살자의 건널목>에 대해서. 

















윌리엄스는 <스토너>가 50년만에 재발견되면서 '역주행'한 대표적 작가로 꼽히고 덕분에 그의 소설 두 권이 더 번역돼 나왔다. <오직 밤뿐인>과 <아우구스투스>다. <스토너>가 리커버판까지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는데, 다른 두 편은 구픽에서 나왔다. 짐작엔 <스토너>에 대한 반응 때문에 나머지 책들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그 나머지라는 게 세 권이다. 윌리엄스는 <스토너>를 포함해 단 네 권의 소설을 발표했을 뿐이다(거기에 두 권의 시집이 그의 전작을 구성한다). 연도까지 병기하면 아래순이다. 


<오직 밤뿐인>(1948)

<도살자의 건널목>(1960)

<스토너>(1965)

<아우구스투스>(1972)


작품 목록만 보면 두 가지 점이 눈에 띈다. <오직 밤뿐인>부터 <도살자의 건널목>까지 좀 긴 간격이 있는 것(12년). 그리고 <아우구스투스> 이후에 '절필'한 것. 작가가 94년에 사망했으니 22년간이다. 덧붙이자면, <도살자의 건널목><스토너><아우구스투스>는 전혀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임에도 뭔가 연속적이라는 것.


강의에서 <스토너>를 다시 다루면서(두 번 강의했다) 비로소 갖게 된 생각인데, <스토너>는 그 자체로도 읽을 수 있지만, 삼부작의 한 작품으로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삼부작'이 작가 윌리엄스에게는 일종의 완결판이라는 것(그 이후에 덧붙일 필요가 없는). 


 


 













삼부작의 하나로 읽으려고 하면 아직 <스토너>를 읽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삼면화로 치자면 왼쪽 첫 그림에 해당하는 <도살자의 건널목>이 아직 번역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히 <아우구스투스>의 뒷표지에 따르면 근간 예고로 돼 있다. <아우구스투스>가 2016년에 나온 걸 고려하면 너무 늦어진다는 불길한 예감도 있지만, 여하튼 올해는 나오길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너>를 읽기 위해서, 더 나아가 작가 윌리엄스를 읽기 위해서. 


















<스토너>가 재발견작이라지만, 가장 높은 평판을 얻은 건 전미도서상(1973년) 수상작인 <아우구스투스>다. 특이하게도 그해에 존 바스의 <키메라>(1972)와 공동 수상했다(전미도서상 최초의 공동수상이었다). 흥미롭게도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대표작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1971)도 비슷한 즈음에 나왔다(윌리엄스가 읽었을까?). 그래서 <아우구스투스>를 윌리엄스 삼부작에서 떼어내면, 동시대 작품으로는 <키메라>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과 비교해서 읽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작품이 갖고 있는 맥락이고 좌표다. 그에 따라 작품에 대한 해석과 판단, 그리고 평가는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스토너>에 대해선 지난가을에 강의했지만, 아직 <도살자의 건널목>이 나오지 않아서 존 윌리엄스 읽기는 숙제가 되었다(책이 나온다면 올 하반기에는 강의에서 다룰 수 있겠다. 윌리엄스 소설 전체를, 혹은 삼부작을). 


뒤늦은 강의소감을 간략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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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doza72 2021-01-0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알릴레오 보셨나요? 유시민 박웅현 조합이던데. 두분이 사뭇 의견이 다르더군요. 로쟈님 출연을 강추드리는데. 혹시 연락없었나요? ㅎ....꼭 한번 알릴레오에서 뵙기를 빌겠습니다. 그리고 조르바 애 대해서 민음사 책으로 보고 있더군요. 저는 이윤기씨 책을 가지고 있는데 민음사 번역은 어떤가궁금합니다.? 민음사 책도 다시 사볼 필요가 있을까요?

로쟈 2021-01-09 12:50   좋아요 1 | URL
연락 없었고요.^^ 조르바는 아시는 대로 다수 번역본이 나와있고 저도 페이퍼에서 다룬 적이 있어요. 그리스어 원전 번역부터, 영어본, 불어본 번역까지 다 나와 있습니다. 관심있는 독자라면 비교해볼 수 있을 거구요. 다만 조르바는 그런 차이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 같습니다. 먹물들한테나 중요한 일이라고..

2021-03-11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2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눈과 함께 찾아온 한파로(서울은 35년만의 최저기온이라 한다. 고 2때 겨울이었군) 겨울 같다. 자연스레(?)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떠올리게 되었다(아이들까지 트롯 무대에 올렸다는 기사를 읽은 뒤의 반감이기도 하고). 대개 그렇듯 ‘보리수‘의 멜로디만 흥얼거리는데 찾아보니 안내서가 나와있어 바로 주문했다. 이언 보스트리치(성악가이자 인문학자라 한다. 테너이자 역사학 박사. 유튜브에도 공연영상이 떠있다)의 해설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바다출판사)다.

˝30년 동안 100차례 이상 ‘겨울 나그네‘를 불러온 세계적인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가 ‘겨울 나그네‘ 24곡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이언 보스트리지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에서 클래식 입문자들이 이 곡을 좀 더 친근하게 들을 수 있도록 음악적인 설명과 함께 당시의 역사, 사회, 문화를 통해 풀어낸다.˝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딱 기대하는 책이다. 내가 주문하고도 선물받은 느낌이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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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21-01-08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두해 전, 정만섭이 그가 진행하는 클래식 방송에서 겨울나그네 전곡을 직접 우리말로 옮겨 홈피에 올려 두었지요.
저를 비롯한 몇몇 청취자들이 그걸 출력해서 라디오로 전곡을 주욱 따라
들은 기억이 납니다^^
나도 선물 받고 싶당! ...요*^^*

로쟈 2021-01-09 11:35   좋아요 0 | URL
그런 시절이.~

2021-04-22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로쟈 > 부르주아를 위한 인문학은 없다

10년 전에 쓴 리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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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책들이 잔뜩 대기하고 있는데, 이럴 때 쓰는 비유는 아니지만 눈도 내린 김에 '설상가상'으로 엄청난 대작이 추가되었다(영화계에 쓰는 말로는 때아닌 '블록버스터'). 대작 평전 <히틀러>의 저자 이언 커쇼의 또다른 대작 <유럽>이 번역된 것. 1914년부터 2017년까지 100년에 이르는 역사를 두 권의 책에 담았다(원저도 두 권짜리다). 도널드 서순의 책까지 이어붙이면, 대략 1860년 이후 세계사가 되겠다. 


 














둘째권, <유럽 1950-2017>의 소개는 이렇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이언 커쇼의 <유럽 1914-1949 : 죽다 겨우 살아나다>를 뒤잇는 책으로 20세기 유럽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야심찬 프로젝트 제2권에 해당한다. 책의 부제 ‘롤러코스터를 타다’에서 드러나듯이, 저자가 바라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럽은 지난 70년 동안 심한 오르내림과 좌우 흔들림, 느리게 나아가다가 갑자기 빨라짐 등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처럼 극단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면서도 궤도를 이탈해 완전히 붕괴하는 일 없이 여러 도전을 겪어내면서 위태롭게 살아남은 유럽의 최근 현대사가 총 12개의 장에서 펼쳐진다."
















그동안 20세기 역사의 표준 역할을 해온 건 에릭 홉스봄의 <극단의 시대: 20세기 역사>였다. 
















그리고 전후에 한정하면 토니 주트의 <전후 유럽 1945-2005>(<포스트워>의 개정판)이 있었다. 커쇼의 책은 이들과 같은 서가에 꽂을 수 있겠다. 


 













말이 나온 김에, 영어권 히틀러 평전의 결정판 <히틀러>. 

















독어권에서 나온 결정판으로는('결정판'이라는 말은 한시적이다. 히틀러에 관해서는 믿기진 않을 정도로 많은 책이 나오고 있어서다) 폴커 울리히의 <히틀러>가 있다(역시 두권짜리). 나는 영어판으로 구했다. 
















앞서, 독어권 대표 평전은 요하임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이었다. 
















커쇼의 책보다 앞서 나온 책으로는 존 톨랜드의 <아돌프 히틀러>가 있었다. 어찌하다보니 히틀러에 관한 책들도 꽤 소장하게 되었다. 개별 인물에 관한 책으로는 단연 최다 종수를 자랑하지 않을까 싶다(19세기 인물로는 나폴레옹?).















너무 두꺼운 책들에 질릴 때 손이 가는 책으로는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책들이 있다.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같은 경우는 가성비가 가장 좋은 책. 비스마르크부터 히틀러까지의 독일 역사를 다룬 책들로는 가장 모범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주말에는 커쇼의 책을 손에 들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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