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관한 책' 중 으뜸 고전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뤼시앵 페브르와 앙리 장 마르탱이 저자로 돼 있는 <책의 탄생>(돌베개, 2014)이다. "1958년에 프랑스에서 초판이 출간된 이후 한국어판으로는 56년 만에 처음 소개되는 책이다. 프랑스 아날학파의 창시자인 뤼시앵 페브르가 방향을 제시하고 그의 충실한 제자 앙리 장 마르탱이 집필을 책임진 이 책은 곧 문헌사학의 고전으로 자리잡으며 실로 일대 변혁을 불러일으켰다"고 소개되는 책이다.

 

 

 

<책과 독서의 문화사>(책세상, 2010)의 저자 육영수 교수는 추천사에서 <책의 탄생>이 번역된 의의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프랑스 아날학파의 창시자인 뤼시앵 페브르와 유명한 도서관학·문헌학자인 앙리 장 마르탱이 공동 집필한 책의 역사의 원조이며 고전이 거의 반세기 만에 국내에 번역 소개된 것을 환영한다. 서지학, 과학기술사, 출판 소비의 역사, 지식사회학, 매체정보학 등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고 융합하며 지식 전파와 사회변혁의 상관성을 추적한 이 책의 문제의식은 현재진행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반세기도 더 전의 책이지만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하니 '고전'이라고 해야겠다. 불어판 실물은 찾아보니 이렇다.

 

 

같은 프랑스 책으로 <책의 탄생>이 떠올려주는 건 로제 샤르티에 등이 엮은 <읽는다는 것의 역사>(출판마케팅연구소, 2006)다. '독서역사학'을 시도한 책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인류가 탄생한 이후의 모든 '읽기'를 미시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독서의 역사>라고 하면 될 제목인데, 아마도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세종서적, 2000)와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 <읽는다는 것의 역사>란 제목이 붙여진 성싶다. 아무튼 <책의 탄생>과 <읽는다는 것의 역사> 모두 책과 독서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필수 소장해둘 만한 책들이다...

 

14. 0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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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을 자주 검색해보는 이라면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년>(1853)이 갑자기 눈에 띈다고 느꼈을 법하다. 나 같은 경우다. 지난달에 번역본 한 종이 나오더니 이달에는 두 종이 더 나온다. 어떤 책인가.

 

 

솔로몬 노섭이 쓴 <노예 12년>은 뉴욕 주에서 자유민으로 태어났으나 남북전쟁 전에 납치를 당한 뒤 노예로 팔려가 루이지애나 주에서 12년간 노예로 붙잡혀 있던 한 흑인 남성의 회고록이다. 19세기 중엽 미국 워싱턴 D.C. 노예 시장의 실상, 미국 남부 농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노예 노동의 구체적 현실,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잔인한 살인과 폭력, 굶주림과 탈출 등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고발했다.

물론 이번에 갑자기 번역본이 쏟아져나온 건 그런 '고발' 때문이 아니다. 알고 보니 <슬럼독 밀리어네어> 제작팀이 영화화해서 이달에 개봉한다고(펭귄클래식은 아예 영화 포스터를 표지에 썼다).

 

 

어떤 경로이든 책과 접할 수 있다면 문제 삼을 건 아니라고 보지만, 영화화될 때만 대중적 관심이 환기된다는 건 우리시대의 특징이라고 해야겠다. 그냥은 안 되는 것이다.

 

 

솔로몬 노섭은 12년간의 노예생활에서 돌아와서는 노예제 페지 운동가로 활동했다고 하며 1853년 <노예 12년>을 출간했을 때는 이례적으로 3만 부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한다. "노예 제도의 참상을 고발하는 연설과 강연을 활발히 하던 중 행방불명되었다. 사망 연도는 1863-1875년 사이로 추정되며,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노예 12년>이 나오기 직전에 해리엣 비처 스토의 <톰아저씨의 오두막>(1852)이 출간돼 미국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다. 잘 알려진 일화대로, "1862년 남북전쟁이 한창이었을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백악관에 스토 부인을 초청하여 '당신이 이 위대한 전쟁을 시작하게 만든 책을 쓴 작은 여인이군요!'라고 찬사를 표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하듯,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노예제도에 대한 뜨거운 찬반 논쟁을 일으키며 미국 역사를 뒤바꾼 소설로 기억된다."

 

 

 

비교하자면, <노예 12년>은 실제 체험을 담은 수기라는 데 의의가 있다. 그리고 그런 수기로는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책도 소개돼 있다. 번역본은 <미국 노예,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삶에 관한 이야기>(지만지, 2001)와 <노예의 노래>(모티브, 2003)으로 나왔다(후자는 절판). 거기에 보태자면 '어느 흑인 노예 소녀의 자서전'으로 해리엇 제이콥스의 <린다 브렌트 이야기>(뿌리와이파리, 2011)도 같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린다 브렌트라는 가명으로 1861년에 출간한 책.

미국 흑인 노예 여성이 쓴 최초의 자서전. 노예 여성들이 겪는 성적 착취와 학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미국문학사의 고전으로 평가받은 작품이다. <미국 노예,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노예 서사'라는 장르의 출발점이 된 작품으로, 한국어판에는 저자의 진위 논란을 잠재운 저자의 친필 편지 15통과 동생 존 제이콥스가 쓴 '노예제의 진짜 얼굴'을 함께 수록했다. 

 

 

곧 개봉된다면 영화 관람과 함께 이런 책들도 일독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14. 02. 08.

 

 

 

P.S. 개인적으로는 러시아 농노제와 미국 노예제를 비교한 책들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몇년 전 사바 푸를렙스키(1800-1868)의 수기를 옮긴 <러시아인의 삶, 농노의 수기로 읽다>(민속원, 2011)를 구입해놓고 아직 손을 들지 못하고 있다. 솔로몬 노섭이나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책과 비교해서 읽어봄직하다(더 나아가 조선의 노비도 포함시킬 수 있겠다). 관련서로 피터 콜친의 <예속된 노동: 미국 노예와 러시아 농도>(1990) 같은 책이 번역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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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이번 주에는 역사분야의 책들이 많이 눈에 띄기에 아예 역사서로만 골랐다. 타이틀북은 타리크 알리와 올리버 스톤의 대담집 <역사는 현재다>(오월의봄, 2014).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역사에 대하여'가 부제다. 영화감독이 역사책을?, 이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필모그라피를 떠올리면 이상한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은 올리버 스톤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올리버 스톤은 [플래툰], [JFK], [닉슨], [7월 4일생]과 같은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역사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도 꾸준히 발표해왔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와 관련한 미국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피델을 찾아서], [국경의 남쪽]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10부작 TV 다큐멘터리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역사]를 선보인다. 그는 이 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배경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아이들은 규격화된 역사 교육을 통해 포장된 형편없는 내용만 배웠어요. 아니면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거나요." 그는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세계적인 지식인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그중 한 명이 타리크 알리였다. 그는 타리크 알리와 7시간에 걸쳐 대담을 나눴고, 그 대담 내용을 이 책으로 담게 된 것이다.

 

두번째 책은 미국사 전공자인 이영효 교수의 <미국사 낯설게 보기>(전남대출판부, 2014). 제목대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미국 역사의 낯설고 구석진 면을 다루고 있다. 미국 역사서의 타이틀 페이지를 장식했던 미국혁명, 미국헌법, 노예제도, 남북전쟁, 산업혁명, 서부개척, 재건, 뉴딜 등 정치ㆍ경제ㆍ사회 발전의 주된 흐름이 아니라 미국 교과서에도 간헐적으로밖에 등장하지 못하는 이면의 역사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1-3>(휴머니스트, 2011)의 공역자이기도 하다.

 

세번째 책은 간노 사토미의 <근대일본의 연애론>(논형, 2014).'일본근대 스펙트럼 시리즈'의 한 권인데, "다채로운 연애 스캔들과 연애론이 펼쳐졌던 다이쇼기의 연애론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근대와도 무관하지 않은 터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관련서들이 더 있는데, 나중에 정리해봐야겠다.

 

 

네번째 책은 대중문화 전공자들이 집단적으로 쓴 <대중문화 5000년의 역사>(시대의창, 2014)다. "저자들은 5000년을 거슬러 올라가 인류학, 고고학, 민족학, 문헌학, 문학, 고대사, 비교종교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문화의 모습과 역할, 전통을 추적한다. 더불어 사료와 문헌 검증을 거쳐 ‘대중문화’의 정의를 확장하고 분야 간 교차점을 찾으려는 저자들의 노력을 통해 인쇄술이 발명되기 이전의 고전 문화 연구에 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대중문화의 역사를 5000년 전으로까지 끌고 올라가는 게 포인트이겠는데, 과연 말이 되는 건지 좀 들여다봐야겠다. 5000년 전에 '대중'이 탄생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책에서 '대중문화'는 'mass culture'가 아니라 'popular culture'를 가리킨다. '민중문화'라고 옮겨질 때도 있는데, '다수의 문화'라고 봐도 되겠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도면회 교수의 <한국근대 형사재판제도사>(푸른역사, 2014)다. 몇년 전에 나왔던 문준영 교수의 <법원과 검찰의 탄생>(역사비평사, 2010)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조선시대 형사제도와 근대 사법의 역사 사이를 공백을 더 충실하게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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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현재다-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역사에 대하여
타리크 알리.올리버 스톤 지음, 박영록 옮김 / 오월의봄 / 2014년 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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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 낯설게 보기- 감추어지고 소외된 미국 역사의 낯선 모습들
이영효 지음 / 전남대학교출판부 / 2014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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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의 연애론- 소비되는 연애.정사.스캔들
간노 사토미 지음, 손지연 옮김 / 논형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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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5000년의 역사- 신화에서 마녀, 신들림, 농담, 히스테리까지 우리가 몰랐던
프레드 E. H. 슈레더 외 지음, 노승영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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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나온 <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북스피어, 2013)가 나왔을 때 공저자로 찰스 디킨스와 함께 이름을 올렸어도 '윌키 콜린스'란 이름에는 주의를 두지 않았다(윌리엄 윌키 콜린스다). "영문학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찰스 디킨스와 미스터리 소설의 초창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윌키 콜린스. 게으름계의 기린아인 이 두 작가가 완벽히 유유자적한 여행을 계획한다."고 소개된 책이었다.

 

 

 

디킨스와 동시대 작가 정도로만 어림하고 있었는데, 이번주에 나온 <흰옷을 입은 여인>(현대문학센터, 2014)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유명한 작가다. 작품은 1859년작. 출간 당시에는 심지어 대문호인 찰스 디킨스의 소설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했다고. <흰옷을 입은 여인>(브리즈, 2008)라고 한번 출간된 적이 있다. 스토리는 이런 식이다.

가난한 그림 교사 월터는 어느 날 새벽 길가에서 도망치듯 쫓기고 있는 한 흰옷을 입은 여인과 마주친다. 여인은 막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것처럼 보였고, 찰나의 만남이었지만 이 순간의 인상은 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여인을 만난 뒤로 그 잔상을 잊지 못하던 그는 어느 날, 미술교사로 일하게 된 명문가에서 결혼을 앞둔 컴벌랜드의 상류층 여인 로라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로라는 새벽 길가에서 마주친 여인과 놀랄 정도로 닮은 얼굴이었다. 두 사람의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가지만, 파국이 예견된 사랑 앞에서 두 젊은 연인은 불행을 예감한다.

 

 

소개에 따르면 이 여인은 그림 교사뿐 아니라 독자 코난 도일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서 그를 작가로 이끌었다고 한다. 영문학쪽에서는 꽤 알려진 작품이라는 건 펭귄판으로 출간돼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또다른 대표작은 <월장석>(동화문화출판, 2003)으로도 번역된 <문스톤>(푸른숲주니어, 2007)과 기타 미스터리 단편들.

 

 

 

개인적으로는 디킨스에 대한 강의준비차 관련서들을 모으고 있기에 윌키 콜린스도 사정권 안의 작가다. 올봄에는 나도 '흰옷 입은 여인'과 마주치게 될 듯싶다...

 

 

찾아보니 1982년과 1997년, 두 차례 BBC TV에서 시리즈물로 제작된 것을 비록해, 예상대로 여러 차례 영화화됐는데 특이한 건 러시아판도 있다는 사실. 1982년에 나왔으니 소련판이다. 바짐 데르베뇨프 감독. 그라쥐나 바익슈티테(Grazhina Baikshtite) 주연. 아래는 1997년 BBC판의 '흰옷을 입은 여인'이다.

 

 

14.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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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지만 심리치료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생소하지 않은 어빈 얄롬의 대표작 <니체가 눈물을 흘를 때>(필로소픽, 2014)가 다시 나왔다(소설이다). 얄롬은 "심리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국내에 소개된 책도 십여 권에 이른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소개됐던 책이 <니체는 언제 눈물을 흘렸는가>(지리산, 1993)였고,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리더스북, 2006)이란 제목으로도 나왔다가 이번에 개정판이 나온 것. 이달에는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시그마프레스, 2014)도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겸사겸사 얄롬의 단독 저작만으로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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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개정판
어빈 얄롬 지음, 임옥희 옮김 / 필로소픽 / 2014년 2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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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 실존심리치료, 개정판
어빈 D. 얄롬 지음, 최윤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4년 2월
18,000원 → 18,000원(0%할인) / 마일리지 18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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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프로블럼
어빈 D. 얄롬 지음, 이혜성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3년 8월
20,000원 → 20,000원(0%할인) / 마일리지 60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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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얄롬을 읽는다- 얄롬의 대표작 모음집
어빈 D. 얄롬 지음, 벤 얄롬 엮음, 최한나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0년 3월
20,000원 → 20,000원(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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