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이번 주에는 역사분야의 책들이 많이 눈에 띄기에 아예 역사서로만 골랐다. 타이틀북은 타리크 알리와 올리버 스톤의 대담집 <역사는 현재다>(오월의봄, 2014).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역사에 대하여'가 부제다. 영화감독이 역사책을?, 이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필모그라피를 떠올리면 이상한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은 올리버 스톤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올리버 스톤은 [플래툰], [JFK], [닉슨], [7월 4일생]과 같은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역사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도 꾸준히 발표해왔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와 관련한 미국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피델을 찾아서], [국경의 남쪽]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10부작 TV 다큐멘터리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역사]를 선보인다. 그는 이 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배경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아이들은 규격화된 역사 교육을 통해 포장된 형편없는 내용만 배웠어요. 아니면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거나요." 그는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세계적인 지식인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그중 한 명이 타리크 알리였다. 그는 타리크 알리와 7시간에 걸쳐 대담을 나눴고, 그 대담 내용을 이 책으로 담게 된 것이다.
두번째 책은 미국사 전공자인 이영효 교수의 <미국사 낯설게 보기>(전남대출판부, 2014). 제목대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미국 역사의 낯설고 구석진 면을 다루고 있다. 미국 역사서의 타이틀 페이지를 장식했던 미국혁명, 미국헌법, 노예제도, 남북전쟁, 산업혁명, 서부개척, 재건, 뉴딜 등 정치ㆍ경제ㆍ사회 발전의 주된 흐름이 아니라 미국 교과서에도 간헐적으로밖에 등장하지 못하는 이면의 역사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1-3>(휴머니스트, 2011)의 공역자이기도 하다.
세번째 책은 간노 사토미의 <근대일본의 연애론>(논형, 2014).'일본근대 스펙트럼 시리즈'의 한 권인데, "다채로운 연애 스캔들과 연애론이 펼쳐졌던 다이쇼기의 연애론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근대와도 무관하지 않은 터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관련서들이 더 있는데, 나중에 정리해봐야겠다.
네번째 책은 대중문화 전공자들이 집단적으로 쓴 <대중문화 5000년의 역사>(시대의창, 2014)다. "저자들은 5000년을 거슬러 올라가 인류학, 고고학, 민족학, 문헌학, 문학, 고대사, 비교종교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문화의 모습과 역할, 전통을 추적한다. 더불어 사료와 문헌 검증을 거쳐 ‘대중문화’의 정의를 확장하고 분야 간 교차점을 찾으려는 저자들의 노력을 통해 인쇄술이 발명되기 이전의 고전 문화 연구에 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대중문화의 역사를 5000년 전으로까지 끌고 올라가는 게 포인트이겠는데, 과연 말이 되는 건지 좀 들여다봐야겠다. 5000년 전에 '대중'이 탄생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책에서 '대중문화'는 'mass culture'가 아니라 'popular culture'를 가리킨다. '민중문화'라고 옮겨질 때도 있는데, '다수의 문화'라고 봐도 되겠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도면회 교수의 <한국근대 형사재판제도사>(푸른역사, 2014)다. 몇년 전에 나왔던 문준영 교수의 <법원과 검찰의 탄생>(역사비평사, 2010)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조선시대 형사제도와 근대 사법의 역사 사이를 공백을 더 충실하게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 한국 근대 형사재판제도사
도면회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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