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온 <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북스피어, 2013)가 나왔을 때 공저자로 찰스 디킨스와 함께 이름을 올렸어도 '윌키 콜린스'란 이름에는 주의를 두지 않았다(윌리엄 윌키 콜린스다). "영문학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찰스 디킨스와 미스터리 소설의 초창기에 지대한 공헌을 한 윌키 콜린스. 게으름계의 기린아인 이 두 작가가 완벽히 유유자적한 여행을 계획한다."고 소개된 책이었다.

 

 

 

디킨스와 동시대 작가 정도로만 어림하고 있었는데, 이번주에 나온 <흰옷을 입은 여인>(현대문학센터, 2014)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유명한 작가다. 작품은 1859년작. 출간 당시에는 심지어 대문호인 찰스 디킨스의 소설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했다고. <흰옷을 입은 여인>(브리즈, 2008)라고 한번 출간된 적이 있다. 스토리는 이런 식이다.

가난한 그림 교사 월터는 어느 날 새벽 길가에서 도망치듯 쫓기고 있는 한 흰옷을 입은 여인과 마주친다. 여인은 막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것처럼 보였고, 찰나의 만남이었지만 이 순간의 인상은 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여인을 만난 뒤로 그 잔상을 잊지 못하던 그는 어느 날, 미술교사로 일하게 된 명문가에서 결혼을 앞둔 컴벌랜드의 상류층 여인 로라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로라는 새벽 길가에서 마주친 여인과 놀랄 정도로 닮은 얼굴이었다. 두 사람의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가지만, 파국이 예견된 사랑 앞에서 두 젊은 연인은 불행을 예감한다.

 

 

소개에 따르면 이 여인은 그림 교사뿐 아니라 독자 코난 도일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서 그를 작가로 이끌었다고 한다. 영문학쪽에서는 꽤 알려진 작품이라는 건 펭귄판으로 출간돼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또다른 대표작은 <월장석>(동화문화출판, 2003)으로도 번역된 <문스톤>(푸른숲주니어, 2007)과 기타 미스터리 단편들.

 

 

 

개인적으로는 디킨스에 대한 강의준비차 관련서들을 모으고 있기에 윌키 콜린스도 사정권 안의 작가다. 올봄에는 나도 '흰옷 입은 여인'과 마주치게 될 듯싶다...

 

 

찾아보니 1982년과 1997년, 두 차례 BBC TV에서 시리즈물로 제작된 것을 비록해, 예상대로 여러 차례 영화화됐는데 특이한 건 러시아판도 있다는 사실. 1982년에 나왔으니 소련판이다. 바짐 데르베뇨프 감독. 그라쥐나 바익슈티테(Grazhina Baikshtite) 주연. 아래는 1997년 BBC판의 '흰옷을 입은 여인'이다.

 

 

14.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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