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밀린 일들이 남아 있지만 금요일 밤은 그래도 휴식 같은 느낌을 준다. 지방에 다녀오면서 내내 잔 덕분에 덜 피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는 해마다 책을 내는 '단골 저자'들이다. 책이 나올 때마다 언급하게 되는 듯싶다.

 

 

먼저, '재일' 강상중. 소개를 보니 직함이 바뀌었다. 도쿄대 교수에서 세익쿠인 대학 학장으로. 이번에 나온 책은 <사랑할 것>(지식의숲, 2014).'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부제다. "<고민하는 힘>과 <살아야 하는 이유> 이후, 더 많이 단단해진 강상중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에피소드를 통해 이 시대가 안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 아픔, 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작년엔 <도쿄 산책자>(사계절, 2013), 그리고 재작년엔 <살아야 하는 이유>(사계절, 2012)가 있었다면 올해는 <사랑할 것>이다(출판사는 바뀌었군). 재외 학자로 이렇게 꾸준이 소개되는 경우는 <피로사회> 이후의 한병철 교수와 함께 손에 꼽을 만하다(더 꼽자면 서경식 교수 정도).

 

 

그리고 강신주.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동녘, 2014)에 연이어서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오월의봄, 2014)가 나왔는데, 구간 두 권을 합본한 책이다. 박사학위논문을 근간으로 한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태학사, 2003)과 그와 짝이 되는 <노자: 국가의 발견과 제국의 형이상학>(태학사, 2004)가 그 두 권이다. 아직 강신주라는 이름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이전에 나온 책이고, 나는 노자에 관한 책들을 읽을 무렵에 구해서 읽은 기억이 난다.

 

목차를 보니 출간순서와는 반대로 노자-장자 순으로 돼 있다. 통상 노장사상, 노장철학이라고 묶여서 언급되지만 강신주의 기본 입장은 노자와 장자의 철학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자를 제국의 형이상학이라고 부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장자는 그와 다르게 소통의 철학으로 높이 평가한다. "기존 동양철학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아주 딴판이며 그래서 상당히 논쟁적이다. 거침이 없이 발언하는 그의 기질이 잘 반영되어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강신주 철학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그리고 동양철학자로서 장자 전공자인 최진석 교수. 그의 노장철학 독법이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소나무, 2014)이란 제목으로 나왔다. "최진석의 노장 철학 독법.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가 최근 15년간 발표한 논문과 비평문 등 17편의 글을 골라서 수록한 것으로, 이전 책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유려하고 맹렬하게 펼쳐졌던 최진석 사유의 뿌리를 만져 볼 수 있다." 노장철학 독법이라는 점에서는 강신주의 책과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14. 0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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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았지만 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난망이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논란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수사도 엉터리였지만 '조작'도 이런 식이라면 너무 무성의하다. 관련기사를 읽으며 개탄할 수밖에 없는데, 러시아식으로 말하면 정말 '고골레스크'하다(고골의 작품들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다). 더불어 떠올린 책은 이택광의 <박근혜는 무엇의 이름인가>(시대의창, 2014).

 

 

아마도 공식적으로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와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의 이름이리라. 좋다.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어떤 행복이고, 어떤 꿈인가. 누구의 행복이고 누구의 꿈인가. 중요한 건 그렇게 다시 묻는 일처럼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수습도 대책도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게 박근혜 정부의 태도라면, 아마도 우리에게 이 정도 주어진 게 '행복'이고 '꿈'이라는 거 같다.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 국민이 무얼 더 바라느냐는 뜻이 아닐까. 행복하니까 지지하는 거고, 만족하니까 꿈이 이루어진 거 아니냐는.

 

 

<박근혜는 무엇의 이름인가>에는 무려 슬라보예 지젝의 추천사도 붙어 있다. “이택광의 비평은 가차 없는 분석과 열정적인 정치적 개입을 버무려낸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 책은 한국만이 아니라 훨씬 넓은 맥락에서 오늘날 좌파의 중요한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다.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일상의 양식과 같을 것이다. 당신이 이를 무시할 수는 있겠지만, 마땅히 그 책임은 당신의 몫이다!” 최소한 제목만은 '일상의 양식'에 값한다. 거의 매일같이 물을 수밖에 없기에. 박근혜는 무엇의 이름인가. 정치적 재앙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

 

14. 0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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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별다른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두 권의 책 제목을 붙여봤을 뿐이다. 살만 악타르의 <사물과 마음>(홍시, 2014)와 마이클 아이건의 <황홀>(NUN, 2014)이 그 두 권이다. 정신분석학 분야의 책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공통점. 그리고 둘다 비교적 얇은 분량의 책이라는 점, 생소한 저자의 책이라는 점 등을 더 꼽아볼 수 있다.

 

 

<사물과 마음>의 원제는 '우리 욕망의 대상들'. '물건 뒤에 숨어 있는 흔들리는 마음들'이 부제다. 소개는 이렇다.  

정신분석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시고니상 수상자인 살만 악타르의 책이다. <사물과 마음>은 살만 악타르가 쓴 유일한 대중 교양서이지만, 진정한 대가다움으로 깊이 있고 유려한 글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물을 보는 눈을 새로 뜨게 될 것이며, 인간과 사물이 융합할 때 우리 삶이 더 흥미롭고 의미로 충만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가 없어서 찾아보니 역시나 인도 출신의 정신분석가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에 관한 다수의 저작을 갖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 전문서 범주에 속하는 듯한데, 유일한 대중 교양서라고 하니까 읽어봄직하다.

 

 

내겐 생소하지만 마이클 아이건은 미국의 꽤 영향력 있는 정신분석가 중 한 명이라고 하며 국내에도 책이 알게 모르게 여럿 출간돼 있다. 주로 한국심리치료연구소에서 나온 책들이다. '정신분석가들에게 사랑 받는 정신분석 작가의 임상 에세이'라고 소개되는데, 얇은 김에 한번 읽어보고픈 생각이 든다. 한권 더 고른다면 <감정이 중요해>(한국심리치료연구소, 2011). 마음과 감정과 황홀에 대해서 한꺼번에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14. 0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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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 운동가이자 사상가 프란츠 파농의 대표작 <검은 피부, 흰 가면>(문학동네, 2014)이 새 번역본으로 나왔다. '국내 첫 불어 원전' 번역이라고. 1951년에 출간됐으니 반세기를 훌쩍 넘긴 책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질문거리를 던진다. 책의 의의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 책에서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을 쓴 알제리혁명의 투사 파농이 아니라, 백인 문명에 종속된 유색인의 정체성 자각과 정신적 해방을 모색하는 ‘심리학적·정신분석학적’ 파농을 만난다"고 했다. 만나는 김에 다른 책들도 같이 만나도 좋겠다 싶어서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검은 피부, 하얀 가면
프란츠 파농 지음, 노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20,000원 → 19,000원(5%할인) / 마일리지 60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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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전면개정판
프란츠 파농 지음, 이석호 옮김 / 인간사랑 / 2013년 8월
17,000원 → 16,150원(5%할인) / 마일리지 490원(3%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4년 07월 22일에 저장

프란츠 파농
알리스 셰르키 지음, 이세욱 옮김 / 실천문학사 / 2013년 4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2014년 07월 22일에 저장
품절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프란츠 파농 지음, 남경태 옮김 / 그린비 / 2010년 5월
15,900원 → 14,31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4년 07월 2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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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애독하는 작가 중 한 명이어서 그런지 헤르만 헤세의 책은 작품뿐만 아니라 관련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에 나온 책이 헤세의 여행기 <헤세의 여행>(연암서가, 2014)과 베르벨 레츠의 <헤르만 헤세의 사랑>(자음과모음, 2014)이다.

 

 

<헤세의 여행>은 "24세부터 50세까지 헤세가 쓴 여행과 소풍에 대한 에세이와 여러 여행 기록을 엮은 책". 인도가 포함돼 있는데, 인도 여행에 대해서는 따로 <인도 기행>(범우사, 2006)이 나와 있다. <헤르만 헤세의 사랑>은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이 부제.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책이다. 절판된 책으로 알로이스 프린츠의 <헤세 평전>(더북, 2002)을 보완해줄 수 있는 책이겠다. 소개는 이렇다(아래 사진은 두번째 아내 루트 뱅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편지와 문서를 찾아내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진작가였던 마리아 베르누이, 성악가였던 루트 벵거, 미술사학자였던 니논 돌빈. 헤르만 헤세는 세 여인을 사랑했고 그들과 결혼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헤세와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지 못했다. 헤세와 각각 인생을 공유한 세 여인이었지만, 이들은 헤세와의 사랑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 헤세에게 세 여인은 삶의 일부분이었지만, 이들에게는 헤세와의 결혼은 삶 전체를 난폭하게 휩쓸고 지나가는 재난과도 같았다. 헤세와 여인들이 서로에게 남긴 흔적 또한 역사에서 사라져갔다.

헤세 정도의 지명도를 갖는 작가라 하더라도 무성한 작품 번역본 외 참고할 만한 작가론이나 평전이 별로 소개돼 있지 않다. 따져보면 기이할 정도인데, 작가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작품 이해를 위해서도 참고할 만한 책들이 더 출간되면 좋겠다...

 

14. 0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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