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애독하는 작가 중 한 명이어서 그런지 헤르만 헤세의 책은 작품뿐만 아니라 관련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에 나온 책이 헤세의 여행기 <헤세의 여행>(연암서가, 2014)과 베르벨 레츠의 <헤르만 헤세의 사랑>(자음과모음, 2014)이다.
<헤세의 여행>은 "24세부터 50세까지 헤세가 쓴 여행과 소풍에 대한 에세이와 여러 여행 기록을 엮은 책". 인도가 포함돼 있는데, 인도 여행에 대해서는 따로 <인도 기행>(범우사, 2006)이 나와 있다. <헤르만 헤세의 사랑>은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이 부제.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책이다. 절판된 책으로 알로이스 프린츠의 <헤세 평전>(더북, 2002)을 보완해줄 수 있는 책이겠다. 소개는 이렇다(아래 사진은 두번째 아내 루트 뱅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편지와 문서를 찾아내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진작가였던 마리아 베르누이, 성악가였던 루트 벵거, 미술사학자였던 니논 돌빈. 헤르만 헤세는 세 여인을 사랑했고 그들과 결혼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헤세와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지 못했다. 헤세와 각각 인생을 공유한 세 여인이었지만, 이들은 헤세와의 사랑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 헤세에게 세 여인은 삶의 일부분이었지만, 이들에게는 헤세와의 결혼은 삶 전체를 난폭하게 휩쓸고 지나가는 재난과도 같았다. 헤세와 여인들이 서로에게 남긴 흔적 또한 역사에서 사라져갔다.
헤세 정도의 지명도를 갖는 작가라 하더라도 무성한 작품 번역본 외 참고할 만한 작가론이나 평전이 별로 소개돼 있지 않다. 따져보면 기이할 정도인데, 작가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작품 이해를 위해서도 참고할 만한 책들이 더 출간되면 좋겠다...
14. 0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