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1926-1956)의 전집이 타계 50주년을 맞아 출간됐다.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예옥, 2006). 오늘자 한겨례의 관련기사들을 읽고 알게 된 것인데, 한국일보의 기사와 함께 옮겨놓는다.

한국일보(06. 08. 12) 센티멘털한 '댄대 보이'는 어데로 갔나 "박인환의 재발견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1926~56)의 문학 전집이 발간됐다. 근현대사 자료 수집가인 문승욱 씨가 타계 50주년을 맞는 시인의 생일(8월 15일)에 맞춰 묶어낸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기존에 출판된 선집 등에는 한 번도 수록된 적 없는 ‘재발굴시’ 7편과 산문 41편이 더해진, 명실상부한 첫 전집이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인환(1926~1956)은 김수영과 함께 1950년대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수려한 외모와 낭만적 시풍으로 ‘명동백작’, ‘댄디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과도한 감상과 허영의 포즈로 인해 김수영의 그늘에 가려진 채 문학사의 괄시를 받아 왔다. 대중의 사랑과 문단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제대로 된 전집 하나 갖지 못 한 시인의 불운은 문우 김수영마저 “그처럼 경박하고 그처럼 값싼 유행의 숭배자가 없었다”고 경멸했던, 그 과도한 센티멘털리즘에 기인한다.

-이번에 발간된 전집에는 시 80편, 산문 70편 등 총 150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특히 새로 발간된 전집에는 ‘언덕’, ‘1950년의 만가’, ‘봄은 왔노라’, ‘봄 이야기’, ‘주말’, ‘3ㆍ1절의 노래’, ‘인제’ 등 시 7편과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한 산문 44편 을 포함, 기존 선집 등에 수록된 적 없는 작품이 새로 발굴ㆍ수록됐다. 1986년 문학세계사에서 <박인환 전집>이 나온 적 있지만 그것은 시를 위주로 해 산문 몇 편을 덧붙인, 사실상 선집의 형태였다(*내가 읽었던 전집이 이 문학세계사판이었던 것으로 기덕된다. 문학평론가 이동하의 평전이 아주 유익했던).

-전집은 무엇보다도 ‘감상적 댄디’의 이미지로 점철된 박인환에 대해 균형 잡힌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제국주의와 자본주의 비판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그의 시 몇 편과 영화 비평 등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철 없는 댄디에서 ‘다면적 문화 비평가이자 문명 비평가’로 그의 위상을 새로이 교정하게 한다(*철없는 댄디의 이면에 다면적 문명비평가의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댄디즘에 대한 지나치게 협소한 이해이다).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새로 발견, 정리된 시와 산문들의 총목록에 비춰 보면 박인환에 대한 기존 평가는 너무 인색했다”며 “비평적 성격이 강한 일련의 글들과 칼럼 및 잡문 등에 이르는 그의 글쓰기의 다채로움은 김수영이라는 이름에 의해 쉽게 가리어질 수 없는 산문가 박인환의 넓이를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새로 발견/수록된 박인환의 산문들을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포즈와 겉멋으로서의 '문명비판' 혹은 '자본주의 비판'도 당시에는 유행이지 않았나?).

-흥미롭게도, 이번 전집을 묶는 과정에서 시 ‘센티멘탈 저니’(1954년 월간 ‘신태양’)에 붙어 있던 ‘수영(洙暎)에게’라는 헌사가 1년 뒤 출간된 박인환의 ‘선시집’에선 종적을 감춘 사실도 확인됐다. 자신에게 폭언을 퍼부었던 김수영과 끝내 문우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한 박인환의 속내가 읽히는 50년대 문단의 한 풍경이다(*박인환이냐, 김수영이냐?). 

<1950년대의 만가>

불안한 언덕 위에로
나는 바람에 날려간다
헤아릴 수 없는 참혹한 기억 속으로
나는 죽어간다
아 행복에서 차단된
지폐처럼 더럽힌 여름의 호반
석양처럼 타올랐던 나의 욕망과
예절 있는 숙녀들은 어데로 갔나
불안한 언덕에서
나는 음영처럼 쓰러져간다
무거운 고뇌에서 단순으로
나는 죽어간다
지금은 망각의 시간
서로 위기의 인식과 우애를 나누었던
아름다운 연대年代를 회상하면서
나는 하나의 모멸의 개념처럼 죽어간다
(1950년 5월 16일, 경향신문)

한겨레(06. 08. 11) ‘시인은 가도 작품은 남는 것’ 박인환 전집 처음 나왔다

-<목마와 숙녀>와 <세월이 가면>의 시인 박인환의 시와 산문을 한데 모은 전집이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책 수집가 문승묵(50)씨가 엮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예옥)이 그것이다. 박인환은 1926년 8월 15일에 태어나 서른 살인 56년 3월 20일에 타계한 시인. 올해는 그의 탄생 80돌이자 서거 50주기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시의 대중적 인기와 그가 차지하는 문단사적 비중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제대로 된 박인환 전집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86년에 <박인환 전집>(문학세계사)이라는 이름의 책이 나왔지만 시를 위주로 하고 산문 몇 편을 덧붙인 ‘선집’ 성격의 책이었다. <목마와 숙녀>(근역서재, 1976) <세월이 가면>(근역서재, 1982) <한국대표시인 101인 선집 - 박인환>(문학사상사, 2005) 등 박인환의 작품집으로 간행된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시 80편과 산문 67편이 수습된 이번 전집에서는 기존의 책들에는 묶이지 않은 ‘발굴성’ 시 7편이 더해졌으며, 산문도 40여 편이 새 얼굴이다. 미확인 작품을 최소화한 명실상부한 ‘전집’이 출현하면서 박인환의 문학 세계에 대한 총체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평가가 비로소 가능해지게 되었다.

-그동안 박인환은 포즈와 엄살로 무장한 ‘감상적 댄디’ 정도로 평가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목마와 숙녀>와 <세월이 가면>이라는, 가장 널리 알려진 그의 시 두 편이 그런 선입견 형성에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그의 현실 비판 및 반제국주의적 시편들을 근거로 그를 사실주의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논의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미군정기에 씌어진 <인천항>과 <남풍> <인도네시아 인민에게 주는 시> 등에서 들리는 반제국주의적 목소리, 그리고 <자본가에게>와 같은 시에서 보이는 자본주의에 대한 날선 비판은 박인환의 ‘낯선’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이전 시집들에도 실려 있던 시편들 아닌가?).

-“밤이 가까울수록/ 성조기가 퍼덕이는 숙사와/ 주둔소의 네온사인은 붉고/ 정크의 불빛은 푸르며/ 마치 유니언잭이 날리던/ 식민지 향항의 야경을 닮아간다// 조선의 해항 인천의 부두가/ 중일전쟁 때 일본이 지배했던/상해의 밤을 소리 없이 닮아간다”(<인천항> 부분)

“나는 너희들의 마니페스토의 결함을 지적한다/ 그리고 모든 자본이 붕괴한 다음/ 태풍처럼 너희들을 휩쓸어갈/ 위험성이/ 태풍처럼 가까워진다는 것도”(시 <자본가에게> 부분)

-새롭게 발굴되어 이번 전집에 처음으로 실린 시들 중에서는 <1950년의 만가>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전쟁이 터지기 불과 한 달여 전인 1950년 5월 16일치 <경향신문>에 발표된 이 작품은 “불안한 언덕 위에로/ 나는 바람에 날려간다/ 헤아릴 수 없는 참혹한 기억 속으로/ 나는 죽어간다/ (…)/ 지금은 망각의 시간/ 서로 위기의 인식과 우애를 나누었던/ 아름다운 연대를 회상하면서/ 나는 하나의 모멸의 개념처럼 죽어간다”고 하여 마치 미구에 닥쳐올 동란을 예견이라도 하는 듯하다(*하지만 그러한 '예견'이전에 수준이 좀 떨어지는 시 아닌가?).

-한편 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씨는 전집 뒤에 붙인 해설에서 10여 편의 문학평론과 20편이 넘는 영화평론, 기타 연극 및 사진평론 분야 글의 분량과 수준에 주목하면서 평론가로서의 박인환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최재봉 문학전문기자)

 06. 08. 11.

P.S. 우리 시문학의 유산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도 전집 출간은 의미있는 것이지만, '박인환의 재발견' 운운은 다소 호들갑스러워 보인다. '감상적 댄디'란 이미지를 각인시켜준 시편들이 사실 박인환의 가장 좋은 작품들이다. 시상의 전개가 빈약하지만 부분적으론 절창이며 또 가장 박인환다운 작품들이기에 그렇다. 프로파간다의 언어로 씌어진 '문명비판'(이 또한 댄디적 요소이다) 가지고 '재발견'을 논한다는 것은 오히려 고인을 욕되게 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지금은 망각의 시간/ 서로 위기의 인식과 우애를 나누었던/ 아름다운 연대를 회상하면서/ 나는 하나의 모멸의 개념처럼 죽어간다” 같은 시구는 그냥 아마추어리즘에 속한다. 그러니 "그는 비록 감상적이고 댄디적인 시들도 썼지만-"이 아니다. 우리시사에 그만한 댄디가 없었다.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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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파벨 2006-08-11 20:13   좋아요 0 | URL
로쟈님의 마지막 덧붙임에 공감...공감...

시에는 무뇌한^^이지만 "목마와 숙녀" "마로니에" 등은 사춘기 소녀시절 책받침이나 연습장 표지 등등에서 접하고 감동했던 기억이...

댄디즘이니 센티멘털리즘이니...뭐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목마와 숙녀는...뭔가 이국적이고 신비스럽고...거의 초현실적인 어떤 세계로 인도해줄것같은 설레임을 주는 시인듯...

문학비평은 제게는 시보다도 더 낯선 세계인데...로쟈님 글을 보니...상당히 경직되어있는 세계인듯 합니다.

마지막 구절이 압권입니다.

"우리시사에 그만한 댄디가 없었다.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

로쟈 2006-08-11 23:40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가장 옷 잘 입고 미남이었던 시인으로 기억되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것 아닐까요? 거기에 무슨 '의식있는' 시인이었다고 포장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기자들이 작가의 초상에 간혹 개칠하는 경우가 있는 듯하여 불평해 보았습니다...
 

최근에 출간된 <새로운 미술사를 위한 비평용어31>(아트북스, 2006)를 어제 받았다. 며칠 전에 내가 도서관에서 대출한 원서는 1992년에 나온 1판으로 22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2개의 비평용어에 대한 에세이들이 묶여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국역본은 거기에 9개 장이 증보된 2판을 번역한 것이다.

 

 

 

 

국역본 출간소식을 접하고 바로 원서 2판을 아마존에 주문할까 했었지만 번역상태가 의외로 양호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가능성을 핑계로 미루었었다(도서관에는 2판이 들어와 있지 않았다). 본문만 700쪽이 넘는 국역본은 겉보기에 꽤 듬직해보였지만, 몇 쪽 읽어본 바로는 역시나 원서와 대조하지 않으면 제대로 읽을 수 없는 수준이란 느낌이다(내가 읽어본 몇 권의 미술이론서에 근거하여 말하자면, 막힘없이 읽을 수 있는 번역이 우리 실정에서는 오히려 '이상한 번역'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책의 경우 미술(사)학 전공자들이 여럿 참여한 공동번역인 만큼 이러한 판단이 무리한 일반화일 수도 있다(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니 여기서는 그냥 책의 2장 '기호'의 몇 쪽을 들춰보는 정도로 책에 대한 '감식'을 대신하겠다.

이 책에서 '기호'란 말이 뜻하는 것은 물론 '기호로서의 미술작품' 내지는 '기호로서의 오브제'이다. 미술작품은 그냥 '사물'이 아니라 일종의 '기호'로서 작동/기능한다는 게 기본전제이다: "우리가 작품에 부여하는 의미는 문화적인 전통에 의해 성립될 뿐만 아니라 상당 부분 그것에 의해 기능하게 된다. 달리 말해 미술작품은 기호와 같이 작동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54쪽) 여기서 '문화적 전통'은 'cultural convention'을 옮긴 것인데, '문화적 관습'이라고 옮기는 게 상식적이다. 여하튼, 작품의 의미는 '물리적 대상' 자체로부터 우리에게 자발적/직접적으로 현시되는 게 아니라 어떤 관습 혹은 코드에 의해 간접적으로 매개된다. 마치 언어처럼.

이 장의 필자인 알렉스 포츠(Alex Potts)는 그러한 기호성을 탐색하는 데 있어서 소쉬르와 퍼스라는 두 가지 기호학 이론/모델 가운데 퍼스의 것을 택하겠노라고 말한다. 왜? "기호에 관한 근대이론의 두 가지 기초 모델 중 퍼스의 이론은 특히, 시각미술작품이 어떤 것을 의미하게 되는 방식에 대해 오늘날의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모순을 조명하고 있는데, 이는 대체로 그것이 기호에 관한 수많은 근대적인 이해에 만연하고 있는 평이한 인습주의와 반사실주의의 특성에 반하기 때문이다."(55쪽)

대충대충 읽고자 한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문장인데 핀트가 조금씩 안 맞는 것이 아무래도 거슬린다. 원문은 이렇다: "Of the two founding models of the modern theory of signs, Peirce's is particularly illuminating about the discrepancies in our present-day understandings of how works of visual art come to mean something, largely because it goes against the grain of the often easy conventionalism and antirealism that pervade much modern understanding of the sign."(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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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자서전>(우물이있는집, 2006)이 출간된다고 한다. 이관우 교수의 노작이다. 원제가 <시와 진실>인 이 자서전은 연초에 윤용호 교수에 완역본이 출간된 바 있어서 다소 뜻밖이긴 한데, 아마도 각각 독자적으로 번역을 진행한 듯하다. 분량이 각각 830쪽(윤용호판)과 1116쪽(이관우판)이다. 아직 두 권 다 갖고 있지 않아서(내가 갖고 있는 건 예전에 혜원출판사에서 나온 축약본이다) 어느 번역본이 더 나은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역자의 노고만큼은 대등할 듯싶다. <괴테 자서전>에 대한 서평은 아직 올라와 있지 않기에 알라딘의 소개를 잠시 옮겨오며, 윤용호 교수 역 <시와 진실>에 대해선 리뷰 기사 두 편을 옮겨놓는다. 분량상 읽을 시간을 내기가 만만찮지만 소장용 도서 정도로 일단 간주하면 되겠다.

-<괴테 자서전>(독일어판 제목 <내 생애에서: 시와 진실>)의 완역본이 고급 양장본으로 출간되었다. 문학에 대한 괴테의 열정과 노력뿐만 아니라, 그가 성장하면서 품었던 종교, 사상, 과학 등에 대한 방대한 관심과 회의, 철저한 고민이 드러나 있는 책이다. 한 천재 문학가의 전인적인 '교양'이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괴테 자서전>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루소의 <고백록>, 안데르센의 <내 생애의 이야기>, 크로포트킨의 <한 혁명가의 회상>과 더불어 세계 5대 자서전으로 꼽힌다.

 

 

 



-괴테를 안다는 것은 18세기의 유럽문화를 읽는 것과 같다. 괴테는 어린 시절 겪은 7년전쟁으로 인한 시야의 확대, 화려하기 그지없는 요제프 2세의 대관식, 경건파를 통한 열렬한 종교적 체험 등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당시의 풍속을 엿보게 해준다. 또한 수많은 추종자와 모방작을 탄생시킨 대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작품이 발표될 당시의 시대의 움직임을 파악하게 한다.

-루소, 하만, 셰익스피어라는 쟁쟁한 작가들에게서 받은 영향, 그리고 하만의 제자인 헤르더와의 교류를 통해 괴테가 질풍노도운동을 이끌게 된 과정도 상세히 기술돼 있다. 질풍노도운동의 태동과 전개 과정은 당시 젊은이들이 어떤 것에 환멸을 느꼈고, 어떻게 합리주의 계몽 숭배를 뒤엎고 탈출하고자 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괴테 전집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함부르크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3년 여의 번역과 편집 작업을 거쳤으며, 그간 우리나라에서 중역되어 나오거나, 부실한 판본을 번역하면서 생긴 오류들을 바로잡았다. 표지는 가죽과 종이로 제작하였고, 커버 양쪽에는 자석을 붙였다. 

한국일보(06. 01. 18) 젊은 괴테는 슬펐을까?

-대 문호 괴테(1749~1832)의 자서전(혹은 자전적 소설) <시와 진실>이 고려대 윤용호 교수에 의해 완역됐다. 기왕의 판본이 없지는 않으나 일어판 중역본이거나 중략본이었고, 그나마도 절판 상태였다. 환갑의 괴테(1809년 집필)는 이 책에서 자신의 출생과 청년시절을 대화체 등을 써가며 소설적 기법으로 요약했다. 정확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에서 태어나서 바이마르공국으로 이주하기까지의 26년간(~1775년)이다.



 

 

 

-이 시점은 법조인으로 양육돼 고향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지만 단 한 건의 수임 실적도 올리지 못하던 청년 괴테가 <젋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일약 스타 작가로 부상하면서 유년의 꿈이던 문학으로 인생 항로를 되잡던 시기이며, 외가의 전통을 이어 정치가로서의 야심을 막 펼치려던 때였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올해만 6종의 번역본이 새로 더 나왔다. 카피본도 적지 않을 듯한데, 번역 비판이 시급하게 요청되는 책 중의 하나이다).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기까지의 ‘괴테 인생1기’의 기록이자, 지식인으로서 그가 이룩한 웅장한 이력의 뿌리를 드러낸 내면의 고백인 셈이다. 책의 분량은 무려 819쪽에 이른다.

-26살에 초고본 집필을 시작해 82세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다듬었던 역작 <파우스트>가 그의 유년시절 본 인형극이 모태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책에는 어린 괴테를 매료시켰던 그 인형극 이야기가 등장한다. “(할머니는) 낡은 집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면서 최상의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24쪽)

-귀족이었던 외할아버지와 평민 출신의 아버지가 ‘7년전쟁’을 두고 각각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을 편들며 불화하던 모습, 아버지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종교관 등이 그에게 미친 영향, 연애시나 결혼축시 조시 등을 써주고 돈을 벌던 이야기며, 첫 사랑 소녀(그레첸)와의 이별과 상처, 대학 생활의 권태로움, 독일낭만주의(질풍노도) 문학의 선구자 ‘헤르더’와의 만남, ‘베르테르’에 얽힌 뒷얘기 등도 흥미진진하다.

-짐작컨대 그는 ‘26살 이후’의 자서전 계획이 없었던 듯하다. 이는 그가 책의 4부를 만년(1831년)에 쓴 데서도 엿보인다. 그의 문학이 철저한 체험에 근거한 것이라는 후세 학자들의 평가처럼, 이후의 삶은 작품 속에 충실히 녹여넣었기 때문일 수 있다. 그 체험이 곧 ‘시’(내면의 진실)와 체험적 ‘진실’일 것이다.(최윤필 기자)

파이낸셜뉴스(06. 02. 01) 괴테가 말하는 ‘괴테 이야기’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며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고 또한 나의 삶에서 후회로 남는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기 삶의 어느 일정한 시점이 되면 가던 길을 멈추고 한번쯤은 자기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게 되고 자기 내면과 조용히 대화를 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살아온 날의 회한과 반성은 찻잔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다 사라져 버리는 김과 마찬가지이지만 작업을 하는 자의 회고는 자기의 독특한 방법과 형식을 통해 세상에 남겨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것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자서전’이고 위대한 사람의 자기 회상은 누구나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

-이번에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자서전적 소설인 <시와 진실>(윤용호 옮김)이 완역되어 출간되었다. 괴테에 대해서는 부연 설명할 필요도 없이 <파우스트>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의 작품을 통해 이미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문호다. <시와 진실>은 작자의 나이 예순이 되던 해에 쓰기 시작하여 3/4은 몇 년 후에 출간되었지만 마지막 부분은 죽기 일 년 전에 써내려가 사후에 빛을 보게 되었다.

 

 

 

 

-<시와 진실>은 괴테의 자서전일 뿐만 아니라 소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자서전을 염두에 두고 읽다보면 소설로 읽히고, 소설로 읽다보면 자서전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이 이 작품을 ‘자서전적 소설’이라고 명명하는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이 작품이 200여 년 전에 한 독일작가에 의해 시작된 현대적 의미의 자서전이라는 점에 있다. 뿐만 아니라 괴테 문학 전반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욕구가 발동하는 독자에게는 저자와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작가 개인의 주변상황뿐만 아니라 작가가 ‘하려고 했고 해야만 했던’ 문학 전반에 관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괴테는 “작품들이 확고한 교양의 정도가 빛을 발하고 있으며, 도덕과 미학의 원리와 신념이 어느 정도 들어있기는 하지만 작품을 연대순으로 배열하고 작품의 소재가 되었던 생활환경과 감정상태, 그리고 영향을 끼쳤던 실례들을 일정한 연관 속에서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는 한 친구의 편지 한통이 <시와 진실>을 집필하게 된 동기라고 밝히고 있다. “만일에 위대한 작가가 이런 수고를 해준다면, 보다 넓은 범위의 사람들에게도 편리하고 유익한 그 무엇이 나오게 될 것이고 자신에게 애착을 느끼는 사람들과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친구는 부탁하고 있다.

-괴테는 원래 책의 제목을 <진실과 시>로 정했다가 어조상 마음에 들지 않아 <시와 진실>로 바꾸었다고 밝히고 있다. 머리말의 ‘나의 인생에서. 시와 진실’이라는 제목이 보여 주듯이 괴테는 자기가 살아온 개별적인 상황을 진실로 설정했고 평생의 문학적 작업과 결과를 시로 서술했다. 총 4부20책으로 구성되어 있는 ‘시와 진실’은 제1부는 ‘벌 없는 교육은 없다’, 제2부는 ‘젊은 시절에 소망했던 것은 노년에 풍족히 이루어진다’, 제3부는 ‘나무들은 하늘까지 자라지 않도록 되어있다’, 제4부는 ‘신을 제외하고는 신에 맞설 자 없다’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 이 번역본을 읽은 독자들은 이 번역서가 국내와 외국에서 정통 코스를 밟은 한 독문학 학문세대 및 번역세대에 의해 완역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서장원 고려대 연구교수)

06. 08. 11.

P.S. '괴테가 말하는 괴테'란 제목으로 놓칠 수 없는 책은 에커만과의 만년의 대화록 <괴테와의 대화>(푸른숲, 2000)이다. 이 책 또한 국내에 여러 판본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현재 남아있는 건 푸른숲본이 전부인 듯하다. 

 

 

 

 

 

한편, 내가 갖고 있는 박스도서 가운데 두툼한 괴테 자서전이 <시와 진실>인지 <대화>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국역본이 더 출간됐다). 그나마 기억하는 건 이 <대화>의 러시아어본을 재작년 모스크바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사실이다(아래는 러시아판 <대화>와 <시와 진실>). 언제나 손에 들게 될는지는 기약할 수 없지만...

Эккерман И.П. Разговоры с ГетеИоганн Вольфганг Гете Поэзия и правда. Из моей жизн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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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커만의 중에서
    from 하민혁의 민주통신 2009-03-03 01:3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 세상 사람들은 나를 특별한 행운아라고 말한다. 나 역시 거기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지나온 행로를 불평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고난과 노력 외의 다른 어떤 것도 아니었다. 75년 동안의 내 삶을 통해 진정으로 즐거웠던 때는 단 한 달도 없었다. 이것은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 나를 지탱하게 했던 것은 바위를 끊임없이 굴려서 계속하여 밀어 올리려는 시도였다. 1. 우수한 사람이면서도 무슨 일...

금요일자 한겨레 북리뷰를 인터넷에서 미리 훑어보다가 '한국의 책쟁이들' 시리즈에서 미술 저술가 이주헌씨 편을 읽었다. 이 연재물을 즐겨 읽지만 유독 이 글만을 옮겨올 생각을 한 것은 그의 독특한 이력이 눈에 띄어서이고 또 그가 현재 러시아 미술관을 소개하는 책을 집필중이라는 소식이 반가워서이다. 이만한 저술가/책쟁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그의 '역정'을 잠시 따라가본다.

한겨레(06. 08. 11) “나 자신이 미디어라고 생각해요”

-이시대 최고의 미술 이야기꾼이 이주헌(46)씨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어보인다. 대중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미술을 만나게 안내해주는 필자로 이씨만큼 유명한 이는 아직 없다. 일찌감치 이 분야에 뛰어들어 가장 먼저 이름을 얻은 ‘개척자’다.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신문사에서 미술담당 기자를 지낸 이력을 보면, 그가 미술 저술가가 된 것은 어찌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변신같아 보인다. 그런데 이씨가 기자를 그만 두고 최고의 미술저술가가 되는 과정이 과연 그렇게 순조로왔던 것일까?

 

 

 

 

-<한겨레>에서 미술기자로 이름을 날리던 이씨는 93년 5년 넘게 몸담았던 신문사에 사표를 낸다. 미술 글쟁이로만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열달 남짓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낸 뒤 이씨는 아예 전업 저술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94년 봄, 이씨는 무작정 화랑 겸 출판사인 학고재의 우찬규 사장을 찾아갔다. 이씨는 우 사장에게 유럽 주요 미술관을 가족과 함께 답사해 기행문처럼 들려주는 대중적 미술책을 펴내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 취재비용으로 1000만원을 먼저 달라고 요청했다(*이게 그림을 보는 안목보다도 더 배울 점이다). 선인세로 받아 책이 나온 뒤 팔리는만큼 갚는 것인데, 한가지 조건을 더 달았다. “책이 안팔려 절판되도 갚을 돈이 없다”고 미리 못박은 것이다. 지금 보면 거의 ‘배째라’ 수준이지만, 당시 이씨의 형편으로선 솔직하게 밝힐 수밖에 없었다.

-이씨가 특별한 교분이 없었던 우 사장을 찾아간 것은 학고재의 성격이 책의 성격에 맞아보였고, 그런 지원을 해줄 인식을 지닌 출판사가 학고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우 사장은 놀랍게도 그자리에서 흔쾌히 이씨의 조건대로 책을 펴내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1100만원을 지원받은 이씨는 저금한 돈 400여만원에서 100만원만 남기고 모두 인출해 여행비에 보탰다. 그해 8월 말, 이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유럽으로 출발했다. 이씨 나이 서른세살, 아이들은 겨우 세돌과 한돌이 지났을 때였다. 그리고 도착지에서 바로 답사기를 <한겨레>에 송고하기 시작했다. 53일간의 미술관 답사기는 <한겨레> 연재를 거쳐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기행>이란 제목으로 학고재에서 출간됐다.

-“제 인생의 승부를 건 것이죠. 이게 되면 이걸 통해 살아갈 길이 나올 것이고, 안되면 미술 글쓰기를 접기로 하고 이 책에 제 전부를 던진 겁니다.” <50일간의~>는 미술과 여행 두가지 재미를 함께 지녔다는 평을 들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최초의 대중적인 미술 저술가’ 이주헌은 이처럼 더이상 물러날 곳 없는 배수의 진을 친 도전으로 탄생했던 것이다. 신문기자를 그만 두고 그때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인 ‘미술 저술가’에 승부를 건 것 역시 당시로선 아무도 하지 않았던 모험이었다. 이후 이씨는 <미술로 보는 20세기>, <신화 그림으로 읽기> 등 내는 책마다 호평을 받았고 당대 최고의 미술 저술가로 자리를 굳혔다.

-이씨의 강점으로는 잘난척하는 법 없이 차분하고 편하게 미술을 설명하는 글솜씨가 맨 먼저 꼽힌다. 이씨 이전에도 미술 글쟁이들은 있었다. 그러나 대중들로 하여금 오히려 미술과 거리감을 느끼게 만드는 그들만의 언어로 그들만의 관심사를 논할 뿐이었다(*인문학의 다른 분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저술가로서 가져야 할 문장 구사력, 그리고 작품의 배경과 여러 의미를 읽어내는 인문적 소양을 갖춘 필자도 드물었다. 이런 모든 단점을 한꺼번에 극복하고 등장한 저술가가 이씨였다. 신문기자를 하면서 늘 미술을 쉽게 설명하는 훈련을 쌓았던 것이 이씨의 자산이었다. 미술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힌 최초의 저술가가 이씨이고, 대중들에게 감상의 동반자로 나선 저술가도 이씨가 처음이었다.

-이씨의 글은 철저하게 저널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씨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은 결국 ‘소통’의 문제다. 정보나 지식 등 필요한 것을 전하는 과정에서 일상인의 언어로 길을 터주는 것이다. 이씨 스스로도 항상 ‘나 자신이 미디어다’라는 생각을 갖고 글을 쓴다. 그래서 이씨의 글은 가장 편하게 읽으면서 정보와 감상을 얻을 수 있다는 평을 듣는다. 이씨 이후 이씨보다 더 학문적 배경을 갖췄거나 이씨처럼 쉽게 글쓰는 이들이 등장했지만 누구도 이씨처럼 대중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 이유가 바로 ‘저널리즘적 글쓰기’ 감각 때문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씨가 10년 넘게 최고의 미술 저술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에는 글솜씨 이상으로 탁월한 책 기획력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씨는 자신이 책의 모든 부분을 기획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철저한 프로의식이 깔려 있다. 이씨의 출세작인 <50일간의~>을 보면 이씨가 얼마나 철두철미한 ‘프로’인지를 알 수 있다. 이씨는 처음부터 아이들을 데려갈 생각이었다.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술책이므로 가족여행 이야기가 들어 있어야 독자들이 편하게 책을 접할 수 있고, 또한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 글을 쓸 에피소드들이 나올 것으로 계산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부부는 힘들어도 책에 재미를 넣어 보다 폭넓은 대상들을 독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런 기획은 기막히게 맞아떨어졌다. 당시만해도 이런 식의 미술책은 거의 없었다. 가족들에게 미술이 뭔지 쉽게 설명해주는 이씨의 고군분투 여행기를 읽다보면 유럽 풍광을 엿보는 동시에 옆에서 설명듣듯 미술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이 책만의 새로운 재미였다. “당시 여행자유화가 되면서 유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였어요. 그런데 유럽에 가면 미술관을 가봐야 하고, 미술관에 가면 뭔가를 좀 알아야 그림을 볼 수 있으니, 이제는 이런 책이 나올 때가 됐다고 본거죠. 개인적으로는 ‘될 수밖에 없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기획력으로 이씨는 지금까지 낸 10여종의 책을 단 한권도 절판되지 않은 스테디셀러로 만들어냈다. 이씨의 책들은 모두 제각기 컨셉과 문체, 구성이 다르다. 이씨처럼 계속 책에 변화를 주는 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씨는 언제나 책의 소재와 주제를 그 시점의 미술책 트렌드에서 벗어나지 않되 새로운 것으로 골라 철저하게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다. 자신의 취향보다는 독자들이 관심가질 만한 것들을 고르는 것이 원칙이다. 한동안 그가 집중적으로 소개한 라파엘 전파가 대표적인 사례다. 때로는 철저하게 타깃 독자들에게만 맞추기도 한다. ‘가정주부’들만을 대상으로 한 미술책 <그림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가 대표적이다.

-이씨의 프로기질에는 미술 관련 글이 아니면 절대 쓰지 않는 자기 분야에 대한 순결주의와 자기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파주 헤이리 자택에 틀어박혀 오로지 미술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만을 쓸 뿐이다. 요즘에는 러시아 미술관을 소개하는 책을 집풀중이다. 트레챠코프 미술관과 에르미타주 등 러시아가 자랑하는 미술관들과 그 소장품을 소개하는 책이 조만간 이씨의 책목록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글 구본준 기자)

06. 08. 11.

P.S. 따져보니 내가 갖고 있는 그의 책은 <미술로 보는 20세기> 한권뿐인 듯하다. 하지만, 그의 러시아 미술관 소개를 나는 손꼽아 기다려보기로 한다(사진은 트레챠코프 미술관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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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8-11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로쟈님. 덕분에 좋은 정보 얻었습니다. 아직 본 책이 없는데 챙겨 봐야겠어요. 몹시 궁금해집니다. ^^
헉, 지금 클릭해 보니 50일 간의---는 절판이네요ㅠ.ㅠ

로쟈 2006-08-11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지를 2005년판으로 바꾸었습니다. 절판되지 않았으니까 걱정마시길.^^

마노아 2006-08-11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다행이에요^^

바람돌이 2006-08-11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은 제게 각별한 책입니다. 이후 이주헌씨의 팬이 되었다죠. 이주헌씨의 책은 거의 다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아끼던 것이 <미술로 보는 20세기>였어요. 근데 누가 가져가서 안돌려주네요. 누군지가 기억에 안나니.... ㅠ.ㅠ 하마 돌아올까 기다리는데 목만 빠지고 있어요. ^^

로쟈 2006-08-11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지도 모르신다면, 보시하신 셈 쳐야 하지 않을까요?^^

chika 2006-08-1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몰래...로쟈님 글 읽고 퍼가고 했었는데요...추천이 없어서 문득 댓글 남기고 싶어졌어요. 다른땐 추천이 많더니...^^;;; (저도 이주헌님 책 많이 갖고 있거든요.ㅋ)

해적오리 2006-08-1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치카언니가 퍼간글보고 왔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전 아직 이주헌님 책을 한권도 보지 못했는데 ;;; 이 페이퍼 읽다보니 꼭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저도 퍼갈께요.. 참 추천도요..^^

로쟈 2006-08-1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사실 퍼온 글로 추천받으면 머쓱하긴 합니다.^^

해콩 2006-08-1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펌~ 감솸~
 

퇴근길에 사든 문화일보에서 이번주에 나온 김영하의 신작소설과 지난주에 나온 김인숙의 신작소설 리뷰를 읽었다. '위기의 한국소설'을 구원해줄 '스타작가들'? 내막을 조금 따라가본다. 개별 소설에 대한 리뷰 기사 두 편도 같이 옮겨다 놓는다.  

문화일보(06. 08. 10) ‘위기의 한국소설’ 구원투수?

-김영하(38·), 김인숙(43)씨.각종 문학상을 받으며 문학계 내부에서 인정을 받고, 또 대중에 게도 널리 알려진 이른바 스타작가들이다(*다섯 살의 나이 차이를 갖고 있지만 63년생 작가군의 한 명으로 '80년대 작가'인 김인숙과 '90년대 대표작가' 김영하는 문학적으로 한 세대의 격차를 갖는다. 그 차이가 두 작품에도 각인돼 있지 않을까 싶다). 386세대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한국 현대사의 풍경 속 에 개인의 쓸쓸하고 아픈 상처를 어루만진 장편 소설을 잇달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출간된 김영하씨의 <빛의 제국>(문학동네 발행)은 남파간 첩을 주인공으로 분단상황에 쫓기는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그에 대한 연민을 담고 있다. 앞서 나온 김인숙씨의 <봉지>(문학사 상사)는 한 시골소녀가 민주화과정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성장하 는 이야기다. 당대의 시대상을 담고 있으나 사회, 역사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개인의 실존적 흔들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두 작품의 공통점이다. 탄탄한 서사구조와 더불어 힘있는 문체로 독자를 흡인한다는 점에서도 같다. 문학계는 각기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두 작가의 신작 장편이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소설판에 독자를 끌어오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빛의 제국’의 풍경 = 제목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따 왔다. 하늘은 청명한데 땅은 어두운 그림의 풍경이 소설 전체에 배경으로 깔린다. 20여년간이나 남쪽에 적응해 살고 있던 김기영은 어느날 24시간 후 귀환하라는 평양의 명령을 받고 고민에 휩싸인다. 1963년 평양 태생인 그는 67년생으로 둔갑, 연세대에 입학해 학생운동권에서 활동하다가 졸업 후 영화수입업자로 일해왔다. 운동권 후배와 결혼해 딸을 둔 기영은 95년에 그를 남파한 북쪽 담당자가 실각함으로써 ‘잊어진 스파이’가 됐다.

-“처음엔 주인공 기영의 시점으로만 글을 썼다가 없애버리고, 주요 인물마다의 시점으로 다시 썼어요. 80년대 이후의 한국사회를 입체적으로 그려가는 데 필요해서였지요.” 작가의 의도대로 등장 인물 하나하나의 가족사가 현대사의 골짜 기를 이룬다. 이 골짜기에서 어떻게든 살아 온 인물들의 모습은 비극적이면서 희극적이다.

-대학시절엔 임수경을 질투하며 평양에 가고 싶어 안달했던 기영의 아내 장마리는 스무 살이나 어린 대학생들과 섹스놀이를 즐기고(*얼마만큼 리얼리티가 있는 설정일까?), 기영의 뒤를 주도면밀하게 뒤쫓아온 남쪽 정보기관원 박철수는 실향민인 할아버지와 코미디언인 아버지의 삶을 애틋하게 반추한다. 이들의 모순된 모습에 당혹해하면서도 끝내 애정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은 작가의 밀도 있는 묘사력 때문이다.

◆‘봉지’의 과거와 미래 = 1970, 80년대를 건넌 청춘들에 대한 회상록이다(*김인숙의 데뷔작이 <79-80 겨울에서 봄 사이>였던가?). 제목은 주인공 봉희가 어린 시절에 패싸움을 하는 오빠를 부르러 싸움판에 들어갔다가 자전거 체인에 맞아 이마가 비닐봉지처럼 찢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을 옮긴 것. 봉지는 예쁘지도 않고 공부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사에 당당해서 친구인 순미, 영주, 가현의 부러움을 산다.

-봉지는 어느날 서울에서 내려온 대학생 진영을 보고 사랑을 품게 되지만, 독재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하고 있던 진영에게 시골 소녀의 풋사랑은 대수롭지 않은 일. 봉지는 서울의 한 간호전문 대에 입학, 진영의 학교로 그를 찾아가지만 여전히 두 사람 사이는 거리가 있다. 봉지는 어느날 당국의 수배에 쫓기는 진영을 숨겨줬다가 어딘가로 연행돼 고문을 받는다. 이런 일들이 벌어졌던 과거로 여행하는 일은 봉지에게 추억을 되찾는 일이라기보다는 지우기에 가깝다. ‘찢어진 봉지’와 같은 삶을 어느 누군들 껴안고 미래로 가고 싶을까.

-이 작품은 작가 김씨가 1983년 등단 이후 줄기차게 성찰해 온 시대적 고민을 좀 더 개인사 쪽으로 내면화한 느낌을 준다. 중년에 이른 봉지의 독백은 참혹한 세월에 무릎 꿇지 않고 살아온 자신의 과거에 담담하게 악수를 건넨다. ‘지나온 생을 견딘 힘만으 로도 남은 생은 괜찮은 법이다.’(장재선 기자)

서울신문(06. 08. 11) 남북 분단 그린 장편 ‘빛의 제국’ 펴낸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38)가 장편 <빛의 제국>(문학동네)을 냈다.2004년 한해에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을 독식하며 문단의 스타로 떠올랐던 그가 <검은 꽃> 이후 3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흡혈귀, 자살안내인 같은 비일상적인 설정에서 멕시코 이민사의 거대 서사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전복적인 글쓰기로 자신만의 문학적 입지를 탄탄히 구축해온 작가는 이번에도 내용과 형식 모두 기존 소설과 차별되는 실험적 작품을 내놓았다.


 

 

 

-<빛의 제국>은 남파 간첩으로 20년을 살아오다 갑작스럽게 북으로의 귀환 명령을 받은 40대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김기영은 엘리트 출신 공작원을 남한 대학의 신입생으로 입학시켜 학생운동을 주도하려는 당의 계획에 따라 스물두살이던 1984년 서울로 남파된다. 대학 졸업 후 영화수입업을 하며 임무를 수행하던 김기영은 1995년 북측의 책임자가 실각하면서 잊혀진 스파이가 되어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왔다. 소설은 김기영이 귀환 명령을 받은 그날 오전 7시부터 다음날 같은 시간까지 단 하루 동안 김기영과 그의 아내 마리, 딸 현미에게 일어난 일상을 긴박하게 엮어나간다.

-생의 절반은 북한에서, 나머지 절반은 남한에서 지낸 한 남자의 삶에서 남북 분단의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조명하는 소설의 구조는 최인훈의 <광장>과 닮아 있다.“처음부터 <광장>을 염두에 뒀다.”는 작가는 “1980년대 이후 달라진 남북의 변화상을 통해 ‘광장’이 지닌 시대적 한계들을 돌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말하자면 김영하 버전의 <광장>, 소위 탈이데올로기 시대의 <광장>쯤 되겠다). 노동당원인 김기영이 대학 운동권서클에서 주체사상을 학습하는 비극적 아이러니는 <빛의 제국>이 <광장>과 결별하는 지점이다.

-스파이가 주인공이지만 30·40대 남성들의 갈등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보편적인 이야기로도 읽힌다(*나도 때론 내가 고정간첩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작가는 “과거를 잊고 평범한 일상을 지내다 하루아침에 소환명령을 받는 주인공은 언제든 세상으로부터 해고를 당할 수 있는 이 시대 남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시구처럼 어느 한순간 중심을 잃어버린 채 한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추락하는 것이다.

-<빛의 제국>은 계간 ‘문학동네’에 지난해 가을호까지 4차례 연재하다 중단했던 소설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만 제외하고 시점이나 구성을 완전히 바꿔 새로 썼다. 지난 겨울부터 칩거하면서 몸무게가 10㎏이나 빠질 정도로 작품에 열중했다.“착상이나 진행방향 등에 자신이 있었고, 쓰여져야 할 책이라는 확신도 컸다.”는 그는 “지금까지 작가로서 쌓아온 모든 역량을 총체적으로 쏟아부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작가 김영하의 모든 것이 담긴 야심작이라는 얘기다.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소설은 속도감 있고, 재밌게 잘 읽힌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희미해진다. 작가는 “다시 쓰여진 <광장>처럼 보이나 뒤로 갈수록 그 의미가 사라지도록 했다. 독자가 책을 읽은 뒤 안개 숲속을 즐겁게 헤맸다는 느낌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한국 작가인 그의 신작은 벌써 해외 에이전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문 시놉시스만 보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먼저 출간 제의를 해올 정도. 작가는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빛의 제국> 해외 출간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이순녀 기자)

국민일보(06. 08. 07) “찢어진 비닐봉지 같은 성장기”

-소설가 김인숙(43)은 요즘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유학간 딸을 돌보기 위해서지만, 밥짓는 냄새나 오폐수 냄새가 진동하는 베이징의 뒷골목을 걷다보면 흘러간 시간들이 발에 툭툭 채인다. “어쩌다보니 중국에 살게 되었지만 무엇을 하기 위해서라는 반짝이는 목적 의식 같은 거는 없어요. 다만 글 쓰는 사람으로 무대를 옮겨서 살아보는 것이 나쁜 경험은 아닌 거 같아요. 자극도 되고요.”

-그의 새 장편소설 <봉지>(문학사상사)는 베이징의 뒷골목을 걸으면서 써내려간 소설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찢어지거나 채워지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한 여자의 성장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의 본명은 김봉희로 별명은 봉지. 17세 여학생때 봉희가 오빠의 싸움을 말리려다 자전거 체인에 이마를 맞아 열두 바늘이나 꿰매야 했던 일을 겪고나서 친구가 붙여준 별명이다.

-“봉지의 머리에는 구멍이 뚫여버렸다. 그녀의 생각,자신이 젖은 창호지에 뚫린 구멍 같다고 여겼던 상상은 그녀의 이마를 향해 날아오던 자전거 체인을 비키지 못한 순간에 현실이 되어 버렸다. 미세한 바늘이 촘촘히 기울 수 있었던 것은 찢어진 살뿐이었다. 구멍은 그대로 남았다.”(33쪽)

-봉희의 이마에 난 구멍은 일종의 성장통을 뜻하는데 소설은 봉희가 14년 전에 쓴 ‘김봉지의 자전소설’을 풀어놓는 형식으로 전개되면서 제재소집 날나리 친구 순미,읍내에서 제일가던 여자 깡패 가현,봉희가 좋아하는 운동권 대학생 진영,봉희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동창 수호 등이 등장한다. 왜 이 소설을 썼는지, 로밍 서비스로 중계되는 국제전화를 통해 물었다. “바로 내 세대의 이야기지요. 참 오래전에 지나버린 시대같은데 내 안에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들이 있지요. 무엇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오늘의 나를 이루었을까. 내 안의 그 시대, 내 안의 그들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등장인물들은 1970년대말부터 1980년대까지의 사회 혼란과 혼돈을 통과한다. YH사건, 부마항쟁, 12·12쿠데타, 광주사태, 학내 프락치 사건, 통금해제,프로야구 출범…. 봉지의 머리에 구멍이 뚫렸을 때 바깥 세계 역시 거대한 구멍과 균열의 가운데에 있었다. 혼돈의 시대를 통과한 그들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순미는 화려한 삶을 꿈꾸며 술집에 나가는 여대생이 됐고, 23세에 미혼모가 된 가현은 미용사로 성공했으며 간호사로 일하던 봉희는 병원에서 만난 약사와 결혼한다. 진영은 감옥에서 나온 후 유학을 갔다가 소설가가 되었고 수호는 작은 출판사에 취직한다.

-꿈은 작아지고 스러지지만 작가는 “작아지고 스러져가고 어긋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얘기한다. “몸속에 든 것이라고는 텅 빈 바람밖에 없던 비닐 봉지. 그 찢긴 봉지에 무엇이 담길 수 있었을까. 유년의 순진했던 기억들이 찢어진 자리로 흘러나간 후,봉지는 그 찢긴 자리 때문에 다시는 완전히 부풀어 오를 수 없었다. 그러나 존재는 그것의 비어있는 자리로부터 살아 있는 소리를 낸다.”(149쪽)

 

 

 



-소설은 쓸쓸한 삶의 풍경, 여전히 텅빈 봉지일 수밖에 없는 인생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숱한 상처를 지나왔지만 그 상처가 지나간 자리에 영광이 스며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인생이지만 그 안에는 존재에 뚫린 구멍을 메우기 위해 나름대로 절절했던 ‘완전한 순간’이 들어 있다. 작가는 그 순간들이 삶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들어놓는 삶의 불가해성을 암시하고 있다. “그녀는 다시는 그러한 순간을 갖지 못하리라는 것, 어떤 남자를 만나 어떤 사랑을 하더라도, 그런 순간의 느낌을 다시는 갖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완전한 사랑과는 다른 것, 말하자면 완전한 순간인 것이다.”(314쪽)(정철훈 전문기자)

06.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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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1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6-08-11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정신분석쪽에 관심을 갖고 계신 듯하네요.^^ 그 방면의 분석을 언제 한번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장마리의 변태섹스행각'에 관해서 제가 궁금한 건 '장마리'가 아니라 작가의 생각입니다. 그런 인물설정이 가능하다고/필요하다고 본...

2006-08-13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6-08-1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그 관심이 조만간 멋진 비평문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