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적고 보니 그럴 듯하다. 사실 진술일 뿐이지만. 6시에 일어나서 아직 조식 제공 전이라 침대에 엎드려 간단히 적는다. 옆에 놓인 책은 카프카의 <밀레나에게 쓴 편지>(솔)와 박종호의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김영사), 라이너 슈타흐의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저녁의책).얇은 책들 외에 오늘은 주로 이 책들은 들고 다닐 예정이다(혹은 버스에 두고 다닐 예정이다).

빈의 날씨는 12도에서 출발. 낮에는 18도에서 20도까지 올라갈 예정. 어제는 비가 내렸는데 오늘 아침은 일단 맑다. 호텔밖 경관을 찍었다. 별로 보이는 게 없어서 빈이라는 실감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서울이 아니라는 건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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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문학기행답게 시작부터 카프카적인 일이 터지고 있다. 승객수가 안 맞는다고 이륙이 지연되더니 이륙순번까지 밀려서 대기중. 예정보다 1시간 10여분 늦게 이륙할 듯싶다. 뮌헨에서 빈행으로 환승해야 하는데 환승에나 지장이 없기를 바랄 뿐. 지난겨울 러시아문학 기행 때도 비행기 출발이 1시간반 지연됐었는데 똑같은 게이트여서 게이트 징크스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문학기행 징크스? 비행기(에어버스 기종이다)에 탑승하고 한시간이 지나서도 북플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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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시집의 배송일정이 다음주로 넘어가고 예기치않게도 카프카 가이드북과 같이 주문한 파울 첼란 선집(영역본)이 오늘 배송된다 한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로렌스 대신 첼란‘이 돼버렸다.

첼란의 시집을 주문한 건 얼마전에 장 볼락의 <파울 첼란/ 유대화된 독일인들 사이에서>(에디투스, 2017)가 출간되었기 때문. 번역된 시집들 가운데 (<죽음의 푸가>는 소장도서라 제쳐놓고) <아무도 아닌 자의 장미>와 함께 영어판 선집을 주문했던 것.

꼽아 보니 20세기 독일 시인 가운데 릴케를 제외하면 별반 읽었다고 할 만한 시인이 없다. 전집까지 나온 횔덜린은 숙제이고 고트프리트 벤은 릴게와 비교됨직하다는 정도(두 시인의 주제는 ‘죽음‘과 ‘시체‘로 대비된다). 첼란의 시집도 아마 예전에 청하 세계시인선으로 읽은 듯하지만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첼란의 마지막 국적이 프랑스여서인지 어느 책에 ‘폴 슬랑‘이 표기돼 있어 경악한 기억은 난다).

이번에 첼란 권위자의 강의가 출간돼 여건은 좋아졌다. 대표시 몇편 정도는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도 아닌 자의 장미는 어떤 장미인지 궁금한 독자라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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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길어서 줄였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시집 <나의 사랑은 오늘밤 소녀 같다>(민음사, 2017). 리뉴얼판으로 나오면서 바뀌었는데 원래는 <피아노>(민음사,1977)란 제목이었다. 편집감각의 차이가 여실히 느껴진다.

어제 주문했으니 오늘 받을 책의 하나인데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에 대한 강의록을 교정하다 보니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주문한 시집이다. 소설가이면서 시인으로도 문학사에 등장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특히나 20세기에 와서는) 영문학사에서는 토머스 하디와 로렌스가 대표적이다. 듣기에 두 사람은 단 한편의 소설도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시인으로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을 거라고.

오전에 밀린 일을 겨우 처리하고 이제 내과에 들러서 고정 처방약을 받은 다음에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면 여행가방을 챙기는 일만 남는다. 저녁에는 아마 시간을 내서 몇개의 페이퍼를 바쁘게 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이 제때 온다면 로렌스의 시집도 읽고 있겠지. 여행 전날이 마치 이사 전날처럼 어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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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또다른 발견은 <문학으로의 모험>(현대문학, 2017)이다. 로라 멀비가 책임 편집을 맡았고 다수의 필자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원제는 ‘Literary Wonderlands‘. 직역하면 (본문에 나오는 대로) ‘문학적 경이 세계‘ 정도다. 주로 신화와 전설, 그리고 환상소설과 SF소설들에 나오는 ‘다른 세계‘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품사전으로도 읽을 수 있는 책. 부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상세계들로의 여행‘이다. 그런 걸 고려하면 번역본 제목은 ‘모험으로의 문학‘이 더 어울리지 않은가도 싶다. 아니면 ‘신기한 문학의 나라‘? 니나가 살고 있는?

목차는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살만 루슈디의 ‘2년 8개월 28일 야화‘까지로 구성돼 있는데 내가 제일 먼저 펴본 곳은(순서대로 찾아가볼 필요는 없기에) 카프카의 <성>을 다룬 장이다. 앞뒤로 자먀친(자먀찐)의 <우리들>과 (하나 건너)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배치돼 있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더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사전‘답게 알고 있는 내용을 잘 정리하게 해준다. 단, 하드카바라 책값은 다소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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