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endo 2003-12-04  

사절받는 방문객
[기호학이란 무엇인가]로부터 흘러들어왔습니다.
주위의 인문학 전공자들은 무언가 물을라치면 질색을 하는 터라 하는 수 없이 혼자 삽질해 오기를 수년인데, 그 시간은 곧 오역과 오독, 오해의 나날이었군요. 그런데도 역시 혼자서 구할 수 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곁들여야 하는 온전한 독서 뿐입니다.
즐겨찾는 서재에 등록해도 좋을지. 독서 방해 않고 가끔씩만 들를 테니까요.
 
 
로쟈 2003-12-05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히려 제가 가끔 들르는 서재라서 접대가 좀 소홀합니다. 한동안 바쁜 일들이 있었는데, 이젠 좀 여유있게 책을 읽었으면 싶네요. 이 또한 바람뿐인지, 바람 빠지는 소리가 벌써 들리고는 있지만...
 


duna 2003-12-04  

지젝의 한국 번역본.
welcome to the desert of the real.

이란 지젝의 책이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사실 번역이 원래 쉬운 일이 아닌지라
번역자의 고충을 많이 이해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김종주씨는 너무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내가 아는 친구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환상의 돌림병'을 가지고
세미나를 했나 본데, 우스개 소리로 '환상의 돌림빵!' 이란 말까지
하더군요.

사실 저는 '환상의 돌림병'과 '실재계 사막으로의 환대'를 정독했습니다.
일단 '한글'이 아닌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지..
저 같은 지젝 마니아 만이 "독해할 수 있는 한글 번역본"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지젝에 입문하시는 분은 반드시 두 책의 번역본을 먼저 피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다른 책을 읽고 나중에 보세요.

인간사랑과 김종주씨의 문제는 이렇습니다.
1) 환상의 돌림병이 아직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같은 번역자가
또 지젝 책을 번역했습니다.

2) 김종주씨는 계속 책에서 인간사랑 사장이 찾아와 번역을 부탁했다는
말을 합니다. 사장까지 번역본 오류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사장은 번역본에 문제가 있는지 알면서 계속 같은 역자에게 맡겼다??

3) 환상의 돌림병의 경우, 이데올로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속속 소개되고 있는데, 번역본에서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요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되며, 하루빨리 고쳐지길 빕니다.

4) 두 번역본에 비난은 비단 알라딘 뿐만 아니라 곳곳에 있습니다. 거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인간사랑이나 역자는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 또 무슨 일인지..
 
 
duna 2003-12-05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사진 아니에요. ^^*

로쟈 2003-12-05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나님 서재에 제가 들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게다가 드물게 보는 미인이시고!). <실재계>는 얼마전에 저도 아주 감동적으로 완독했습니다. 오역은 견적이 나오질 않아서 어디부터 지적해야 될지 좀 막막하더군요. <믿음에 대하여>보다 조금 낫다는 게 유일한 자랑거리가 될 만한 번역입니다. 진짜 무슨 운동이라도 해야겠습니다...
 


duna 2003-12-05  

[남성지배] 번역에 대해,,
동문선의 [남성지배] 을 번역한 김용숙씨가 개정판을 냈습니다.
물론 동문선에서 다시 나왔는데요. 그러니까 처음 번역을 손봐서
다시 냈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 책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직 상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나온 [남성지배]번역본은 역자가 김용숙씨 한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나온 번역본에는 두 사람이 역자로 되어 있지요.
이것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로쟈 2003-12-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은 제가 서평에도 썼지만, 부르디외 책으로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대중적이긴 하지만, 그의 이론에 대해서 얼마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새로운 내용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죠. 개역판은 기존의 오문/오역들이 얼마간 교정됐는지 모르겠네요. 새 역자는 제 기억에 옐름슬레우를 번역하기도 했는데, 그 역시 수준이 떨어지는 번역서였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기도 하구요...

로쟈 2003-12-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검색해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una 2003-12-05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텔레비젼이 아니라, 남성지배였습니다..
 


ALLURE 2003-12-04  

우연히 들어오게 됐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즐겨찾는 서재 링크를 통해서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모르는 분의 서재에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부르디외의 책에 대한 번역 문제를 지적하신 리뷰를 읽고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실은 그 전에 제가 저희 언니의 책 부르디외의 '남성지배'를 우연히 들춰보게 되었는데, 그 엄청난 번역에 놀라게 되었습니다.
역시 이 책도 동문선에서 나온 것인데, 이 출판사에 대해서 어떠한 개인감정은 없지만 번역자는 물론이요, 이 책을 최종 통과시킨 편집장, 나아가서는 발행인에게까지 불신이 생기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다 읽지는 못하고 첫 부분만 조금 읽다 말았는데, 도저히 계속 읽을 수가 없을 정도로 번역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문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호응 관계나 전체적인 맥락이 꼬여 있었습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를 번역을 어떻게 책으로 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동문선이 그래도 좋은 책을 많이 내고 있는데 그런 사실만으로 이런 번역이 용서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번역 문제에 대해서 공감해서 이렇게 길게 쓰게 되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너무 많이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즐거운 책읽기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로쟈 2003-12-05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한 방문객이시군요. 그런 제목의 영화도 있었는데... 번역문제에 공감해 주셔서 고맙고 반갑습니다. 책도 상품이라면, 정말 클레임 걸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역에 대한 저의 비판은 '소비자' 운동의 일환입니다...
 


곰집 2003-10-20  

즐겨찾는 서재로 등록해도 되겠지요?
로쟈님의 글은 인터넷의 여기저기서 많이 얻고 있습니다.
어쩌면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그저 이름뒤에 <-님>이라는 글자만 붙이면 쉽게 소통의 계기가 되다보니
저 역시도 딱히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로쟈님하면 이제는 <번역>이라는 단어, 그 이미지와 자꾸 관계를 일으키게
됩니다. 로쟈님이 제시한 적절한 <번역>의 예를 독자들이 그대로 수용하고, 원번역자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런지 저는 확신하지 못합니다. 저의 질문의 핵심은 어떻게 <번역>에서 일치가 가능한가의 문제입니다.
타자의 언어로 쓰여진 텍스트를 통해서 그들의 언어적 관례, 언어문화를 계속해서 불러들이는 일은 매우 지난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실재경험이
부족한 경우에는 더욱 더 미궁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타자의 언어가 우리의 언어로 옮겨질 때, 매끄럽고 자연스러우며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나타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어법을 끌어들인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번역에 있어서의 이중적 어려움입니다. 물론 표현의 옮김에 있어서의 미묘성은 문학의 경우나 특이한 문체의 글에서만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미묘성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간단히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배우는 사람으로서, 로쟈님은 <번역>에 대해, 번역 그 자체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로쟈 2003-12-05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자세한 답변을 드렸었죠,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