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월 4일에서 1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공연된다. 1부와 2부, 두 개의 공연으로 구성되는데, 각 3시간 30분씩 총 7시간의 대작이다. 만만찮은 원작을 어떻게 무대화했을지 궁금하다(그래서 관람해볼 참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17. 03. 02.

 

 

P.S. 공연 관람 전에 한번 더 보고자 하는 영화는 피터 젤렌카 감독의 <카라마죠비>다('카라마죠비'는 '카라마조프가의 사람들'이란 뜻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연극으로 공연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빼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런닝타임은 3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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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사정으로 페이퍼를 뜸하게 올리고는 있지만 막상 맘먹고 쓰려고 해도 여건이 도와주지 않는다. 어제오늘은 알라딘이 말썽인데, 신간들의 상품넣기가 되지 않아서 글을 쓸 의욕이 꺾여버렸다. 



일단 어제 '다케우치 요시미 읽기'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미완으로 끝났다. 이번에 나온 <일본 이데올로기>(돌베개, 2017)를 '알라딘 상품 넣기'에서 불러올 수가 없어서였다.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먹통이다. '일본 이데올로기'를 검색하면 대신 이런 책들이 뜬다(상품 넣기에서는). 유감이라 적지 않을 수 없다(담당자의 실수인지 태업인지 모르겠다. 시스템 문제인가?).



또 다른 책은 나보코프의 <서배스천 나이트의 진짜 인생>(문학동네, 2016). 분명 이번 주에 나왔는데, 발행은 작년 말이다. 특이하게도 이 경우에는 상품넣기도 알 될 뿐더러 검색도 되지 않는다(이미지를 복사해다 붙였다). 영어로 쓴 첫 소설이란 점이 문제적인 작품. 문학동네판 나보코프는 <롤리타> 외에 <오리지널 오브 로라><어둠 속의 웃음소리>에 이어서 한권 더 추가되었다. <재능>(을유문화사, 2016)과 함께 기회가 닿으면 강의에서 다뤄보고 싶다. 


여하튼 리스트건 페이퍼건 작성하려고 해도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애기를 적고 싶었다. 일이 하나 줄었으니 오늘 배송된 책들 면접이나 보러 가야겠다...


17. 02. 03.


P.S. 비로소 상품넣기를 했다. 


17.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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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일정이 아니었고 따로 노트북을 들고 가지도 않았기에 일주일간(6박8일)의 러시아 문학기행은 사진과 기억으로만 남았다. 그 기억 가운데 하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이하 페테르)의 최대서점 '돔끄니기'(영어로 하면 '북하우스'란 뜻)를 방문한 것이다. 페테르 체류 마지막 날 저녁 식사후 모스크바행 심야기차를 타기 전에 한시간 남짓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카잔성당에 들러 성탄절 저녁미사가 진행되는 걸 좀 보다가(러시아의 성탄절은 구력을 따르기에 1월 7일이다) 남은 시간은 돔끄니기에서 책구경을 했다. 지난 2004년 페테르 여행시에는 둘러보지 못했기에 첫 방문이었다. 대략 아래 사진과 같은 분위기의 서점이다(건물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가 서점인 듯했다). 


 

모스크바에도 돔끄니기가 있는데, 같은 체인인지 별도의 서점인지는 모르겠다. 구조는 달라서 모스크바의 돔끄니기가 우리의 교보문고 스타일이라면, 페테르의 돔끄니기는 예전 종로서적 스타일이다. 



시간이 짧아서 둘러본 건 예술과 인문 코너였고, 지하의 인문 코너에서 몇 권의 책을 구입했다. 리하초프나 로트만 같은 고명한 러시아 학자들의 책과 함께 수집가적 관심에서 손에 든 책 몇 권은 우리에게도 소개된 책들의 러시아어판이다. 지난 여름 세상을 떠난 올리버 색스의 대표작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푸코의 <감시와 처벌>, 그리고 지젝의 <향락의 전이> 등. 푸코의 책은 예전에 나왔을 거 같은데 못 보던 장정이어서(2016년판이니 당연하다) 구입했고, 지젝의 책은 지난 달인가 검색해보았을 때도 뜨지 않았던 책이라 반가웠다. 색스의 책은 한국어판도 일주기 기념판으로 다시 구한 김에 역시 기념삼아 구했다. 아래가 그 책이다(같은 총서 시리즈 가운데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도 러시아 입국시 경유지였던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 공항 매점에서 구입했다. 제목이 달라졌기에. 이전 번역본 제목이 <소음과 분노>였다면 새 번역본은 <소리와 분노>다).   



그밖에 도스토예프스키 박물관에서 자료사진집 두 권을 구한 것, 그리고 에르미타주박물관에서 보리스 그로이스의 미학관련서들과 에르미타주 안내서 등을 구한 것이 이번 여행의 소득이다. 짧은 여행의 장점은 무게와 책값 때문에 어느 정도 이상은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점. 시간이 넉넉했다면 욕심을 부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구입도서는 스무 권이 넘지 않도록 했다. 그럼에도 예상치 않았던 책 몇 권 덕분에 만족스럽다. 러시아가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얻을 수 없었을 만족감이다...


17. 01. 11.


P.S. 핸드폰을 충전중에 놓고 하차하는 바람에 돔끄니기는 사진으로 찍지 못했다. 그 이전 일정으로 당일 오후에 에르미타주를 방문했는데, 나올 때쯤에는 이미 어둠이 져 있었다. 폰카로 찍은 에르미타주의 야경이다(정확하게는 에르미타주와 마주보고 있는 육군본부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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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관련서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두 권의 책은 '냉전시대 소련의 역사'를 다룬 블라디슬라프 주보크의 <실패한 제국>(아카넷, 2016)과 러시아의 인문학자 엘레아자르 멜레틴스키의 <신화시학>(나남, 2016)이다. 



주보크의 <실패한 제국>은 예전에 검색하다가 알게 된 책인데(원서를 구한 기억이 있는데 구매 내역에는 뜨지 않는다) 번역본이 출간돼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소련의 관점에서 냉전을 분석한 냉전사 서술의 이정표.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의 전 지구적 대결인 냉전에서 소련을 추동한 동기들이 무엇인지를 깊이 탐구한 결과다. 2007년 출간되자마자 세계의 많은 학자들로부터 냉전 시대 소련의 역사를 깊이 있게 분석한 독보적 저서로서 인정을 받았고, 지금도 이 책을 뛰어넘는 냉전사 연구서를 만나기는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이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인지라 아무래도 관련서가 다수 출간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신호탄으로도 생각된다. 



멜레틴스키의 <신화시학>(1976)은 이 분야의 매우 고명한 저작으로 전공자들에게는 필독서였다. 러시아문학 전공자뿐 아니라 문학 연구자들에게 신화와 신화적 사유에 대한 꽤 유익한 이론적 바탕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간략한 요지는 아래와 같다. 

"멜레틴스키의 신화론은 구조주의를 넘어 문학과 신화를 연관 짓고 양자 간의 공시적, 통시적 관계를 규명하였다. 즉, 문학의 발생과 진화를 신화로부터 찾고 이후의 문학 장르 속에서 신화적 모티브와 플롯을 추적하며 신화가 인류 사유의 원형으로 남았음을 <신화시학> 속에 증명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에서는 19세기와 20세기의 신화 이론을 분석한다. 제2부는 제1부의 논의를 재조명하여 원시 및 고대신화의 일반적 특성을 살피며 신화와 문학의 근본적이며 본격적인 관계에 접근한다. 


제3부는 문학과 신화의 관계에서 역사적인 탈신화화(대표적으로 계몽주의와 사실주의)와 재신화화(낭만주의와 모더니즘)의 과정을 소개하고 이후 20세기 문학, 특히 소설에서의 신화주의의 개화와 발전을 이야기한다. 주로 20세기 서구의 신화소설을 대표하는 제임스 조이스,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의 문학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이 이루어지며 이들을 통해 현대문학에 내재된 신화적 토대를 밝혀낸다. 이어서 제3세계 작가에게서 나타나는 20세기 소설의 신화주의 경향에 대한 유행과 전망으로 마무리된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관심은 20세기 '신화소설'들에 두어지는데, 토마스 만과 카프카에 관한 분석은 바로 읽어봐야겠다. 언제나 그렇지만, 해가 바뀌어도 읽을 거리는 줄지 않는다...


16.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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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전 막간에 러시아문학 얘기를 잠깐 적는다. 제목대로 <전쟁과 평화>와 <닥터 지바고> 두 소설 얘기, 정확하게는 두 소설의 번역본 얘기다. 지난달에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문학동네, 2016) 번역본이 나왔다(이달에는 양장본이 출간되었다). 



새 번역본이라기보다는 박형규 선생의 예전 번역본의 개정판이니 개역판이다. 분량이 방대하여 일단 1권만 출간되었는데, 완간까지는 1년 가량 더 소요될 예정이라 한다. 번역과 교정이 만만치 않은 작품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해준다. 문학동네판으로는 프랑스 출판사에서 나온 만화판도 나와 있다. 어린이용에 해당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궁금한 성인 독자들에게도 어필한다(물론 영화나 TV 시리즈도 여러 편 나와 있다). <전쟁과 평화>에 대해서 내가 적은 추천사는 이렇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소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소설들이 있다. 소설의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그 한계를 실험하는 소설들이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바로 그런 소설이다. 아니 이 대작은 거기서도 한걸음 더 나아간다. 러시아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면서 동시에 역사란 무엇인가, 무엇이 역사를 움직이는가라는 물음에도 답하고자 한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본다는 느낌을 이보다 더 확실하게 전달해주는 소설을 나는 알지 못한다. <전쟁과 평화>를 읽으며 우리는 신의 시점으로 세상을 내려다본다. 소설가로서 톨스토이는 신이다."


<전쟁과 평화>는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문학동네판 외에도 한두 종이 더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은 읽을 수 없는 작품이다. 적어도 새 번역본으로는 말이다. 그 공백을 잠시 메우고 있는 것이 오래 전 번역본으로 최근에 다시 나온 동서문화사판이다. 그리고 도서관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박형규본들이다(여러 출판사에서 중복돼 나왔지만 표준적인 건 네 권짜리의 범우사판이다. 문학동네판도 네 권짜리로 나올 예정이다). 오래전에 학부 강의 때 이용했던 게 범우사판인데, 내년 겨울쯤에는 새 번역본으로 <전쟁과 평화> 완독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말이 나온 김에 영화판도 지적하자면 킹 비더 감독의 <전쟁과 평화>(오드리 햅번과 헨리 폰다 주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의 러시아판 <전쟁과 평화>가 압도적이다(런닝타임이 400분에 이른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BBC판도 궁금한데, 이건 아직 자막판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20세기판 <전쟁과 평화>'로 불리는 작품이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인데, 현재 번역본 빈곤 상태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전쟁과 평화>를 떠올리게 한다. 영어 번역판인 안정효본과 러시아어 번역판으로 오재국, 박형규본이 그간에 대표 번역본이었는데, 현재는 오재국의 범우사판만 남아 있고 다른 두 종은 절판된 상태다. 대신에 동서문화사판이 올해 다시 나왔다.    



강의 때는 주로 박형규본을 이용했었는데(오래 전에 범우사판도 한 번 쓴 적이 있다) 절판된 상태라, 그리고 나머지 번역본들도 너무 '올드'해서 강의가 여의치 않은 상태다. 새 번역본들이 최소 두 종은 앞으로 나올 예정인데 가급적이면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읽을 만한 새번역본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영화로는 <전쟁과 평화> 이상으로 유명한 작품에 데이비드 린의 <닥터 지바고>이지만 DVD로는 절판된 게 많다(인터넷에서 저렴하게 다운받아 볼 수 있다). 러시아에서 제작된 TV시리즈 <닥터 지바고>도 볼 만한데, 국내에 출시되길 기대하긴 어렵고 유튜브를 통해서 보실 수 있다(영어 자막이 서비스된다). 


요컨대, <전쟁과 평화>나 <닥터 지바고>나 현 시점에서는 강의할 번역본이 없다는 것. 내년에는 새 번역본 나올 예정이라 기다려진다는 것. 내년에는 정권도 바뀔 터이니 아주 오랜만에 새해를 맞는 기분을 좀 내볼 수 있겠다. 아, 1월초에 러시아문학 기행을 떠나게 되면 러시아에서도 기분을 좀 내봐야겠다... 


16.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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