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자유>(현암사, 2010)에 대한 몇몇 주간지의 소개기사가 지난주와 이번주에 나온다. 몇 곳과 메일이나 전화 인터뷰를 했다. 책 서문에도 적었지만, 그중에서도 <한겨레21>이나 <시사IN>은 좀 각별하다. 책에 실린 서평의 상당수가 그 지면들에 서평기사로 나갔었기 때문이다. <한겨레21>와 <시사IN>의 기사를 챙겨놓는다.
한겨레21(10. 10. 01) 책을 읽을 자유
인터넷 서평꾼 ‘로쟈’는 <한겨레21>에서 2007년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시작으로 올봄까지 3주에 한 번씩 출판 리뷰를 담당했다. 놀라운 것은 그 기간에 같은 주간지인 <시사IN>과 <경향신문> <교수신문> 등에도 정기적으로 혹은 부정기적으로 리뷰를 썼다는 점이다.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은 포스팅 없이 지나는 날이 별로 없었다. 책은 부지런했던 지난 10년의 기록이다. 로쟈는 책과 저자에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인용해 이렇게 말한다. “사랑스러운 여러분, 소중한 여러분,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잘해주시는 겁니까.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라도 있습니까?” 책을 읽자는 사람에게 로쟈는 ‘사랑스러운, 소중한 이’다.
시사IN(10. 10. 02) “넓게 읽은 뒤 깊게 읽어라”
한림대 이현우 교수는 인터넷에서 ‘로쟈’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하다.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을 운영했던 그는 당대 최고의 서평 블로거로 꼽혔다. 지난해 <로쟈의 인문학 서재>로 다양한 책 이야기를 묶어낸 그가 <책을 읽을 자유>라는 본격 서평집을 냈다. 책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쓴 서평을 묶어냈다. 그는 책을 낸 이유를 “사람들이 ‘책을 좀 읽자. 혹은 책을 좀 사자’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서평을 쓸 때 그는 정공법으로 책 내용 자체에 깊이 천착해 글을 쓰기도 했지만, 에둘러 말하기를 통한 허허실실 전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옆길로 새는 것 같지만 기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 주제로 독자들을 인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번에도 그는 “책읽기 방식 중 관련 책을 함께 읽는 병렬독서 방식을 보여주었지만 미완성이다. 결국 독자가 채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책읽기를 끝없는 판단의 과정으로 이해했다. 좋은 책을 골라 깊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쁜 책을 안 읽는 것, 책의 내용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뷔페에서 맛있다고 다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진정 원하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비유했다.
그에게 책읽기는 깊이 읽을 만한 책을 널리 찾는 과정이었다. 그는 “책읽기는 넓게 읽기와 깊게 읽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과정이다. 넓게 읽으며 자신의 관심 분야를 발견해서 그 책을 깊이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재열기자)
10. 10. 03.
P.S. 시사IN에 실린 사진은 아주 오래전 첫 인터뷰때 찍은 것이다. 인터뷰 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과정'이란 표현까지 썼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하튼 '넓게 읽기'와 '깊게 읽기'는 (당연하지만) 상호배제적인 것이 아니라 병립적인 것이다. 내지는 병행해야 하는 독서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모쪼록 더 깊이 있는독서를 원하는 독자들의 유용한 베이스캠프가 되면 좋겠다"라고 나는 서문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