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읽을 만한 책을 꼽아본다. 아, 이제 2010년대로 접어든다! 새해를 맞이하는 감상은 별게 없지만, 2010년대라고 하니까 느낌이 좀 다르긴 하다. 2010년대가 다 가기 전에 50줄로 접어들 걸 생각하니 약간은 어이없기도 하고(!). 부지런히 읽고 쓰지 않고서야 반평생 날려먹기 십상이겠단 생각도 문득 든다(아니 반평생은 벌써 지났지 않나?!). 본전도 찾기 어려운 나이 얘기는 접어두고, 그냥 내달에 읽을 책들을 꼽는 걸로 해야겠다. 찾아보니 벌써 세 번째 '1월의 읽을 만한 책'이다. 한 열 번쯤 하다보면 감개가 무량할 수도 있겠다...  

1. 문학   

신경숙 작가가 고른 책은 정이현의 <너는 모른다>(문학동네, 2009)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작가의 신작이니 따로 소개가 필요하진 않겠다. 가족에 대해 질문하는 소설이라고 하니, 슈퍼베스트셀러 <엄마는 부탁해>와 연관지어 볼 수도 있겠다. 신경숙씨는 이렇게 적었다.  

<너는 모른다>는 정이현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데 그녀의 전작들과는 다른 선상에 놓여 있는 작품이다. 경쾌하고 아포리언적인 느낌이 줄어든 대신 삶에 대한 성찰이 깊이 있게 담겨져 있다. 추리소설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계속 뒤가 궁금해서 읽히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가족소설이지만 누구 한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오월의 어느 일요일 한강변에 남자 시체 한 구가 떠오르고 과연 그가 누구냐! 하는 질문을 가지고 출발한 소설은 통속적인 기대를 저버리고 곧장 가족 이야기로 진입한다.

단숨에 읽히는 소설인 듯. 마찬가지로 단숨에 읽어볼 만한 소설로는 김윤영의 <내 집 마련의 여왕>(이룸, 2009)도 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데, 말을 붙이자면 '부동산 소설'로 분류할 수 있겠다. 그리고 <걸프렌즈>(민음사, 2007)로 등단한 작가 이홍의 경장편 <성탄 피크닉>(민음사, 2009). 소개기사를 읽으니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608호에서 살인에 이은 전기톱 시체 유기 사건이 벌어진다." 시체와 아파트 얘기를 버무린 '강남 소설'인 듯하다. 거기에 작가 황석영도 인터넷에 연재한 <강남몽(夢)>을 곧 출간할 거라고 하므로, 새해엔 '강남'이 새로운 소설 트렌드로 자리잡을지 궁금하다(아, 시에서는 이미 전사가 있었다. 유하의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2. 역사  

이덕일씨가 꼽은 역사분야의 책은 박홍갑 외, <승정원 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산처럼, 2009). 조선왕조가 보기 드문 '기록 국가'라는 건 잘 알려져 있는데,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대표적인 기록물이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찾아보니 의외로 일반 독자를 위한 관련서가 없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런 결핍을 채워주는 듯싶다. 추천의 변은 이렇다.

<조선왕조실록>이 여러 사료를 종합 편찬한 기록이라면 <승정원일기>는 가공하지 않은 1차 사료이다.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 때 조선 전기의 것이 불타버려 후기의 것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전체가 남아 있는 <조선왕조실록>보다 5배나 방대하다. 또한 사관의 평이 들어있는 <조선왕조실록>은 국왕의 열람이 금지되었지만 <승정원일기>는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했다. <승정원일기>를 읽으면 흡사 그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자세하다. 그러나 방대한 내용의 일부만 번역되었기에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책 <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는 이런 난점을 해결하면서 <승정원일기>의 방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인상 깊게 취합해 전해준다.

사실 나는 <조선왕조실록>도 읽어본 바 없으니 이 참에 <실록>도 같이 손에 들어봐야 할는지 모르겠다. 이미 박시백의 만화로도 출간돼 있지만, 한권만 읽는다면 박영규의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웅진지식하우스, 2004)이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다. 신간으론 이한우 기자의 <조선사 진검승부>(해냄, 2009)도 눈에 띈다. '진검승부'라고 돼 있지만 주로 조선사 '뒷담화'를 다루고 있는 듯하다.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추천한 철학분야의 책은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물푸레, 2009). 철학서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심리학 책이지만, 철학분야에서 다루는 듯하다. 취지는 이렇다.  

프로이트 이래로 심리학자들은 부정적 심리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다. 인간의 어두운 면을 조명해 봄으로써 그 본성을 이해하려고 한 것이다. 이제 긍정적 심리학의 출현은 자신의 미덕 강점에 초점에 맞추어서 행복을 추구하려는 방법을 연구한다.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적 심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잠재력 극대화가 행복, 즉 유데모니아를 이루는 길이라는 철학적 인간학에 기초를 둔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는 장점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한데, 찾아보니 <긍정심리학>(물푸레, 2006)이라고 나왔던 책과 제목이 같다. 목차가 약간 다른데, 짐작엔 재편집한 듯하다. 원제는 ‘진정한 행복(authentic happiness)’. 그러고 보니 <완전한 행복>(물푸레, 2004)란 타이틀로도 나온 적이 있다. 역자가 바뀐 것으로 보아 번역이 좀 안 좋았던 듯. 어쨌든, 재탕에 삼탕쯤 되는 책이다. 책에 대한 거듭된 '긍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 '긍정심리학'이란 용어는 저자가 1998년부터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심리학에 열광하는 한국의 독자층이 건재하는 한 '긍정심리학'이란 용어도 자주 회자될지 모르겠다.

 

심리학 책만 골라놓고 넘어가기엔 좀 섭섭하기에 철학책도 몇 권 고른다. 대신에 무게잡는 철학서라기보다는 곁가지 철학서들이다. 프랑스 저자들이 쓴 <잘난 척하는 철학자를 구워삶는 29가지 방법>(살림Friends, 2009)은 제목과 표지가 주는 인상 그대로다. 개인적으론 어쩌다 보니 책에서 언급되는 주요 철학자들에 대한 해설 집필에도 참여했는데, 내가 받은 인상은 '프랑스식당에서 경험하는 프랑스 요리'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적은 추천사.   

철학자들과의 저녁 식사는 어떤 자리일까? 여기 맛깔난 철학 재담의 풀코스 성찬이 있다. ‘잘난 척하는 철학자’를 구워삶을 만한 ‘아는 척하는 철학’의 진수가 펼쳐진다. 교양 만점이다. 더불어 ‘옆집 여자’에게 슬쩍 말을 거는 비법까지 챙길 수 있다. 이렇게 많이 알아도 되는 것일까?

프랑스식 저녁식사에 '적응'할 수 있는 분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 여담이지만, 공저자 중의 한 사람인 미셸 엘트샤니노프는 파리1대학의 철학과 교수이면서 주로 러시아 사상가들이 전공인 듯하다. <도스토옙스키: 문학과 철학> 같은 책도 쓴 걸로 돼 있다. 이런 책이다.

  

프랑스쪽의 시각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지만, 아직은 '그림의 책'이다. 오모리 쇼조의 <일상을 철학한다>(가인비엘, 2009)는 사실 '12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꼽혔던 것인데, 내가 건너뛴 바 있다. "저자는 세계와 나, 세계와 의식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시도한다. 그는 나와 세계와의 2원론적 분리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세계와의 대결구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최근에 나온 프란시스코 바렐라의 <윤리적 노하우>(갈무리, 2009)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 듯싶다. 바렐라의 책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내주치 한겨레21의 서평에서 다뤘다.   

4. 정치/사회 

강정인 교수가 고른 정치분야의 책은 기든스의 <기후변화의 정치학>(에코리브르, 2009)이다. 얼마전에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국제회의가 큰 성과 없이 마무리된 바 있는데, 그런 시의성이 고려된 선정 같다. 오랜만에 기든스란 이름을 입에 올리게 되는데, 이 전지구적 이슈에 대한 그의 핵심적인 주장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저자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식으로 현대 문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생태중심주의자의 관점을 거부하는 현실론적 접근을 취한다. 장기적으로 과학과 기술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화석연료 대신 재생 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한 경제적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정부와 기업 및 시장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하면서 다층적 거버넌스를 활용할 것을 제안하며 국가의 역할을 특히 강조하기 위해 ‘책임국가(ensuring state)’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한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이 사회복지의 증진 및 에너지 안보정책과 적절히 결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경제적 수렴’이라는 개념을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서는 저개발지역의 ‘개발 절박성’을 고려하는 ‘기후 정의’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같이 읽어볼 만한 책으로 남종영의 <북극곰은 걷고 싶다>(한겨레출판, 2009)이다. "지구온난화로 바뀌고 있는 북극과 남극, 적도 등의 현장을 여행하고 취재한 환경에세이"이다. 북극권 알래스카(아크틱빌리지, 배로, 카크토비크), 캐나다의 허드슨만, 남태평양 투발루, 뉴질랜드 오클랜드, 남극 킹조지 섬, 강원 고성 등 8곳을 여행하고 쓴 국내 필자의 취재 여행기여서 더 돋보인다.   

 

5. 경제/경영 

이준구 교수가 고른 경제/경영서는 스티븐 레빗 등이 쓴 <슈퍼 괴짜경제학>(웅진지식하우스, 2009). 제목에서 이미 <괴짜경제학>(웅진지식하우스)의 속편이란 걸 표나게 내세우고 있다. 역시 전편만큼이나 재미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슈퍼 괴짜 경제학>은 경제학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또 다시 보기 좋게 뒤엎는다. 몇 개 장의 제목만 봐도 그 책의 내용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 등 우리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는 제목들이다. 이 책의 주요 저자인 레빗이 비정통적인 경제학자여서 이런 책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는 경제학자로서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J. B. Clark 메달을 수상할 정도로 경제학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최근 경제학 연구의 동향을 반영해 주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의 영역 밖으로 눈길을 돌리는 경제학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개인적으론 마이클 셔머의 <진화경제학>(한국경제신문, 2009)에 이어서 피터 우벨의 <욕망의 경제학>(김영사, 2009)를 손에 들고 싶다. 이런 취지의 책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는 것은 분명 행운이며,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리게 하지만, 나쁜 선택을 할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행동경제학 이론을, 저자가 비만이나 중독에 빠져 괴로워하는 환자를 치료하며 경험한 실제 사례와 접목시킴으로써 기존 행동경제학 이론서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자유시장의 광기(한계)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과도 접맥될 수 있지 않나 싶다.   

 

6. 과학 

최영주 교수(포항공대 수학과)가 꼽은 과학분야의 책은 박상철의 <생명의 미학>(생각의나무, 2009)이다. 제목만으론 미학책이 아닌가란 생각도 갖게 하는데, 부제는 '어느 생화학자의 뜻으로 본 생명'. 저자는 노화 연구의 권위자라 한다. 나이를 잘 먹는 것을 뜻하는 <웰 에이징>(생각의나무, 2009)도 펴낸 바 있다. 생명과학자의 생명에 관한 에세이집.  

“생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관한 답을 과학자의 시각과 철학으로 생명 현상의 질서와 법칙을 설명하고자 하는 과학 에세이다. 저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명체의 모든 변화에는 순서와 법칙이 있으며 DNA 핵산에 수록된 염기서열이 주어진 길과 질서를 관장하는 생명의 정보임을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생명에 관한 에세이라고 하니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책은 프랑수아 자콥의 <생명의 논리, 유전의 역사>(민음사, 1994)이다. 영역본도 구할 수 있는 듯하니까 다시 정독해보고 싶은 책이다.   

7. 예술 

김춘미 교수가 추천한 예술분야의 책은 이미 '1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꼽았던 조선희의 한국 고전영화 이야기 <클래식 중독>(마음산책, 2009)이다. 소개의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겠고, 같이 읽어볼 만한 한국영화 감독론으론 이동진의 인터뷰집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예담, 2009)와 이탈리아 평론가들까지 가세한 <한국의 영화감독 7인을 말하다>(본북스, 2008)가 눈에 띈다. 그 '7인'은 이창동,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김기덕, 임상수, 김지운이다.   

8. 교양 

이한우 기자가 고른 교양서는 소래섭의 <백석의 맛>(프로네시스, 2009)이다. 제목의 '맛'은 중의적인데, 백석 시를 읽는 맛이면서 동시에 백석 시에 등장하는 음식의 세계도 뜻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국문학자인 저자는 현대적인 감각에서 백석의 시 100여 편 가운데 음식이 나오는 시 60편을 파고들어 110여 종 음식에 관한 시인의 노래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멋에 맛을 더하고 맛에 멋을 부렸던 시인의 진가를 오롯이 복원해낸 것이다. 그렇다고 백석이 식도락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당대 문화 속에서 음식의 의미가 어떻게 변질되어가고 있는지를 깊이 통찰한 다음 자신의 음식을 통해 당대의 지배적 문화에 대한 저항을 슬쩍 드러내는 동시에 잊혀져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을 되살리려 한다.

말이 나온 김에 겸사겸사 백석에 관한 책들도 업데이트 해놓아야겠다. 전기로는 오양호 교수의 <백석>(한길사, 2008), 그리고 백석 시 전편 해설로는 이숭원 교수의 <백석을 만나다>(태학사, 2008)이 있다. 그러고 보면, 백석은 해마다 그에 관한 책이 나오는 드문 시인의 한 사람이다.   

9. 실용 

손수호 국민일보 논설위원이 추천한 실용분야의 책은 이영직의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스마트비즈니스, 2009)이다. 무슨 내용의 책인지 가늠하기 어려운데, 추천의 변은 이렇다.  

세상을 살다보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어떤 현상을 움직이는 원리, 사람의 행동이나 심리를 좌우하는 법칙이 있는 것 같은 데, 희미한 그림자만 보일 뿐 머리 속에 명확히 잡히지 않는 것이다. 개념과 실체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 그 모호함의 정체를 알게 해 주는 책이 바로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이다. 삶의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법칙이 어떻게 발견되고 발전하였는지, 또 세상을 관통하는 법칙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했다.

해서 나오는 것이  ‘하인리히 법칙’, ‘죄수의 딜레마’, ‘파레토 법칙’, ‘플라세보 효과’, ‘희생양 이론’ 등에 대한 설명이라는데, 100가지씩이나 되면 '법칙 사전'이라 부를 만하다. 혹 사마천의 <사기>를 이 법칙들의 실제 사례집으로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최근에 '처세서'로도 읽히는 <사기>는 실지로 그런 면모도 갖추고 있는 듯하다. '역사서'라기보다는 '교양서'이자 '실용서'. 한자오치의 <사기 교양강의>(돌베개, 2009)나 김원중의 <통찰력 사전>(글항아리, 2009)도 그런 쪽으로 기억해둠 직하다.   

10. 중국 자본주의 

내 맘대로 고르는 주제는 '중국 자본주의'로 정해봤다. 개인적으론 얼마전부터 중국사 책들을 한두 권씩 사모으고 있고, 고전들도 차츰 읽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그건 마흔 이후엔 역사쪽과 동아시아 고전, 그리고 한국 고전들에도 눈길을 주기로 한 오래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아마도 서른을 넘으면서 그런 독서계획을 세웠던 듯하다. 이사 중에 박스에다 책들을 쟁여넣으며 이 분야의 책들은 10년쯤 후에나 꺼내보리라 다짐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한데, 그 10년이 훌라당 지나갔다. 이젠 퇴로도 없기에 슬슬 읽어나가야 한다.  

워낙 방대한 분야이기에 섣불리 손대기도 어렵지만, 일단은 '자본주의 중국'에 대해서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책들을 독서목록에 올려놓는다. 아무래도 조반니 아리기의 <베이징의 애덤 스미스>(길, 2009)가 관심을 자극한 듯하다. 아직 구입하지 않은 책인데, 두께나 책값을 고려하면 내달에 이 책을 읽을 확률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여하튼  안드레 군더 프랑크의 <리오리엔트>(이산, 2003), 레이 황의 <자본주의 역사와 중국의 21세기>(이산, 2001)를 나란히 읽으면 뭔가 '문리'가 트일 것 같기도 하다. 레이 황의 책으론 <중국의 출로>(책과함께, 2005)도 요긴하다.  

09. 12. 30.  

P.S. 1월의 읽을 만한 고전은 <맹자>다. 번역이나 주해서는 어느 것이 나은지 잘 가늠하기 어렵다. 고전학도들은 성백효본 <맹자집주>(전통문화연구회, 2005)를 많이 보는 듯하지만, 이후에도 책들은 더 나왔기 때문이다. 나의 관심은 일단 전체적인 이해 혹은 자리매김이다. 그래서 고른 책이 이혜경의 <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그린비, 2008)과 백민정의 <맹자: 유학을 위한 철학적 변론>(태학사, 2005), 그리고 프랑수아 쥴리앙의 <맹자와 계몽철학자의 대화>(한울, 2004/2009)이다. 쥴리앙(혹은 줄리앙)은 언젠가 소개한 바 있는데, 파리 7대학의 동양학부 교수로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중국철학 연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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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펠릭스 2009-12-31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준구 교수의 추천작과 박상철 교수의 저서를 읽고 싶은데요. <클래식 중독/조선희/마음산책>이 영화에 대한 것이군요. 음악에 대한 것이면 <굿바이 클래식/조우석/동아시아>과 비교해 읽고 싶었는데요. <사기 교양강의/한자오치/돌베개>와 <난세에 답하다/김영수/알마>도 함께 읽을만 하겠습니다. 프랑스와 중국은 학문적인 면에서 저서들이 자주 등장하네요. 노벨문학상 수상자중에도 프랑스로 귀화(?) 중국인이 있던데요. 맹자와 보수주의 그리고 계몽철학자도 호기심이 갖게합니다.
* 로쟈님 덕분에 책을 더 가까이 하게된 2009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로쟈 2009-12-31 09:01   좋아요 0 | URL
네, 아마도 올해의 댓글상을 드려야 할 듯해요. 항상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즐거운 독서가 이어지시길.

L.SHIN 2009-12-3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야 할 새 책이 10권이나 왔는데.. 이걸 또 클릭하다니. 내가 미쳐..ㅡ.,ㅡ

로쟈 2009-12-31 09:00   좋아요 0 | URL
아직 면역이 안 되셨나요?^^;

이진이 2009-12-31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퍼괴짜경제학]의 내용 중 '기후변화, 온난화 회의주의'와 관련해서 저자들과 폴 크루그먼과 조셉 롤 등의 환경학자들과 아직까지 논쟁-소위 키보트배틀-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의 저자들이 KO패 수준이지만요. 이런 부분도 참고해서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로 번역되면 이런 논란은 묻어두고 괴짜경제학보다 더 기발한 속편이라는 광고만 하니깐요.

행복한 마무리, 벅찬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Kitty 2009-12-31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괴짜경제학 속편이 나왔네요! 왜 몰랐을까요? -_-;;;;
덕분에 잘 담아갑니다. 새해에도 잘 부탁드려요~ ^^

스모커 2009-12-3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님의 글에 감히 댓글하나 달려다가 한참 쓰고나서 올리려 했더니 문제의 그 글엔 댓글도 못달게 막아 두셨으니... 제 블로그에 올려놨습니다요^^;; 님에게 쓴 글을 딴사람들만 와서 보는것 같으니..그건 쫌 아닌거같아서리... 이거 뒷담화도 아니고...

로쟈 2009-12-31 15:09   좋아요 0 | URL
"뭡니까? 문제의 그 글엔 댓글도 못 달게 막아 두시다니..다른글은 삭제해 버리고..이쯤되면 할 말이 없소이다."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스모커 2009-12-31 16:12   좋아요 0 | URL
글 제목 '책을 윤리적으로 소비한다는것'의 댓글창은 분명 닫혀있습니다.
제가 좀 직선적이고 거친 놈이어도 근거없는 사실을 유포하진 않습니다.
panda님과의 댓글 대화중에 나도 좀 끼어들려고 했다가 닫아 놓으셨기에
부화가 치밀어서리^^::

로쟈 2009-12-31 17:46   좋아요 0 | URL
사회적 독서의 카테고리만 남겨두었다가 서재를 정상화하면서 빠트렸을 뿐입니다. 그리고 어떤 글을 삭제했다는 말씀인가요?

마태우스 2009-12-3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요즘 심기가 많이 불편하시죠.
힘내시기 바랍니다.
불매가 아무리 옳은 일이라고 한들,
님 말씀대로 관망하는 것조차 용납을 못하는 작금의 태도는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남이사 어떻게 생각하든 자기 할일만 하면 되는 걸텐데
왜 님의 인터뷰를 빌미로 그렇게 공격을 하는지 차암.
새해에도 님의 귀한 글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쟈니 2009-12-3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 자본주의는 늘 관심있는 부분입니다. 중국의 역사와 자본은 그 성질이 매우 가깝다고 생각을 해서요. 아울러 그간 서양의 입장에서 보는 자본의 시각이 중국 자본력의 대두로 인해 새로운 관점도 가져올 거 같군요.

늘 많은 정보 꼼꼼히 정리해주셔서 로쟈님 덕을 많이 본다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도 좋은 글, 좋은 자료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