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해도 마지막달에 접어들었다. 한해의 마지막 스케줄을 잠시 생각해보다가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꼽아두기로 했다. 먼저 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선정한 '12월의 읽을 만한 책' 목록이다(선정위원들의 추천사는 http://www.newswire.co.kr/read_sub.php?id=300470&ca1=문화연예- 참조). 대여섯 권 정도는 눈에 익은 책들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위원회(위원장 민병욱)는 '12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 발표했다. ‘퀴즈쇼’(김영하·문학동네), ‘중세의 사람들’(아일린 파워 김우영·이산), ‘몽테뉴와 파스칼’(이환·민음사), ‘넬슨 만델라 평전’(자크 랑 윤은주·실천문학사), ‘커넥티드’(대니얼 앨트먼 노혜숙· 해냄), ‘이천동, 도시의 옛 고향’(최엄윤· 이매진), ‘미술관에 간 화학자’(전창림· 랜덤하우스코리아), ‘김승호: 아버지의 얼굴 한국영화의 초상’(한국영상자료원), ‘일방통행 하는 의사 쌍방통행을 원하는 환자’(토르스텐 하퍼라흐 백미숙·굿인포메이션), ‘최열 아저씨의 지구온난화 이야기’(최열 글 경아 외 그림·환경재단도요새)이다.

 

 

 

 

이 목록과 무관하게 내가 고른 '12월의 읽을 만한 책'은 먼저 정치분야이다. 아렌트의 <정치의 약속>(푸른숲, 2007)이 최근에 나온 책이고(간단한 리뷰는 http://blog.aladin.co.kr/mramor/1731787 참조), 보다 쉬운 입문서로는 김선욱 교수의 <정치와 진리>(책세상, 2001)를 참조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영-브륄의 대작 <한나 아렌트 전기>(인간사랑, 2007)는 아렌트의 독자들을 위한 연말선물 정도가 되겠다('부담스런' 선물인가?).

 

 

 

 

두번째 분야는 종교이다. 좁혀 말하면 '세계 최대의 선교 강국'인 한국의 기독교 혹은 교회에 대한 비판. 나는 '이명박 현상'과 관련하여 반드시 짚고넘어가야 할 부분이 한국 교회가 아닌가 싶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문제적인 책이 여러 권 출간됐다. 김지방의 <정치교회>(교양인, 2007), 김경재 등의 <무례한 복음>(산책자, 2007), 이삼성의 <추락하는 한국교회>(인물과사상사, 2007) 등이 그 책들이다. 아프간 피랍사태의 교훈을 어떻게 되새겨야 할는지도 이 책들과 함께 생각해볼 문제이다.  

 

 

 

 

세번째는 한국인에겐 '올해의 지역'으로 꼽을 만한 아프가니스탄과 관련된 책들이다. 세 권 모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는데 호세이니의 소설 <찬란한 천 개의 태양>(현대문학, 2007), <연을 쫓는 아이>(열림원, 2005)와 데보라 로드리게즈의 논픽션 <카불 미용학교>(길산, 2007)이 그 책들이다(각각 http://blog.aladin.co.kr/mramor/1718531, http://blog.aladin.co.kr/mramor/1607006 참조). 개인적으로 호세이니의 소설들은 며칠전에 구입했고 미용학교에 가보는 일만 남았다.  

 

 

 

 

네번째는 혁명가들에 대한 책들이다. 에드먼드 윌슨의 <핀란드역으로>(이매진, 2007)와 이상엽의 사진집 <레닌이 있는 풍경>(산책자, 2007), 그리고 '스파르타쿠스에서 아옌데까지, 다시 보는 세계의 혁명가들'이란 부제의 <꿈은 소멸하지 않는다>(한겨레출판, 2007)까지. 필히 실망스런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 대선 이후에도 삶은 계속될 것이고, 여전히 꿈도 이어질 것이다. 훨씬 더 어려웠던 시간들을 살았던 인물들의 시간을 훔쳐보는 것은 위안이 될 수 있겠다. 혹은 새로운 희망의 진지를 만드는 데 영감을 줄 수도 있겠고.

 

 

 

 

끝으로, 정치적으론 87체제 20년, 경제적으론 97체제(IMF이후) 10년을 맞았던 한해를 보내면서 관심을 갖게 된 주제 '사회변동'과 관련한 책들이다. 연말이면 명상이 필요한 '시즌'이긴 하나 '사회변동'이라고 해서 명상거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겠다. 라우어의 교과서 <사회변동의 이론과 전망>(한울, 2007)과 송호근 등의 <한국사회의 변동과 연결망>(서울대출판부, 2006), 그리고 김광억 등의 <한국사회의 정체성과 글로벌 표준의 수용>(서울대출판부, 2006)이 일단 내가 꼽은 책들이다. 분류상 학술서에 속하므로 부담스런 독자라면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산책>, <한국근대사 산책> 시리즈를 통독해보아도 좋겠다. 우리의 인식은 언제나 역사적 인식이니까...

07. 12. 01.

P.S. 이제 연말에 '올해의 책' 정도만 꼽으면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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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0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째, 둘째 주제는 저도 관심이 많은거군요. 아렌트는 한번 몰아서 쭉 읽어야하는데, 아직 미뤄두고 있답니다. <정치와 진리>는 두 차례 읽었는데, 아렌트 입문서라기보다는 아렌트의 이론을 차용한 김선욱 교수의 고민에 관한 책이라고 보는게 맞는거 같아요. 아렌트 입문서로 기대하고 보기엔 적절하지 않을듯. 아렌트 전기는 말씀하신대로 가격이 어마어마하더군요. 흠...

로쟈 2007-12-01 11:45   좋아요 0 | URL
물론 아렌트에 대한 '한가지' 해석일 테지만 특별한 해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분량과 난이도 면에서 '입문서'의 역할을 해줄 거라고 보는 것이죠...

송연 2007-12-0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렌트 입문서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 싶네요.
출판사에서도 그걸 의도해서(일반인들에게도 이해되기 쉽게!) 교수님께 제의를 한거라고 들었어요..

로쟈 2007-12-01 11:47   좋아요 0 | URL
<한나 아렌트가 들려주는 전체주의 이야기> 등도 그런 컨셉이죠. 중고등학생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비로그인 2007-12-0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오랜만에 둘러보니 한층 더 유명세를 타셨군요ㅋ (시사인 말이죠...)
종교와 (특히 한국)정치 관련해서 글 쓸게 있어 알라딘 좀 검색했더니 '정치교회'에서 익숙한 로쟈님 이름이 뜨는군요.
올해 6월달에 "무례한 자들의 크리스마스 - 미국 복음주의를 모방한 한국 기독교 보수주의, 그 역사와 정치적 욕망" 이란 책도 나왔던데 알고 계셨는지요? 로쟈님 레이더를 피해가지는 않았을 것 같으면서도 혹시나ㅎ

로쟈 2007-12-06 00:16   좋아요 0 | URL
출간 소식은 알고 있습니다. 신간들 가운데 3권만 고르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그리고 조금 자주 들르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