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판의 '뇌관'이라는 BBK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씨가 오늘 입국했다. 뉴스특보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오늘의 최대 화제인 듯하다. 뉴스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6일 BBK 주자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귀국과 관련 "귀국을 안 하려던 사람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갑자기 오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것이야 말로 여의도식 정치"라고 말했다." 한다. '청와대식 정치'가 아닌 '여의도식 정치'가 표적이 된 것이 좀 특이해 보인다. 뉴스 기사를 더 읽어내려다가다 마저 읽은 대목은 이렇다(사진 왼쪽은 김경준씨의 누나라는 변호사 에리카 김). 

"이 후보의 경제정책이 '상위 20%를 위한 정글자본주의'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정글자본주의는 있지도 않은 말이고, 정치적 용어"라며 "정 그렇다면 내가 타잔이 될 용의가 있다. 그 사람들(비판하는 사람들)은 타잔 될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쟁력 있는 강한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나친 간섭도 지원도 할 필요도 없다"며 "정부의 역할은 약자를 위한 것이다. 장애인 노약자, 이런 측면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뉴시스)

'정글자본주의와 타잔'이란 수사학에 이끌려 떠올리게 된 시가 있다. 대학 1학년 때 쓴 <타잔>이란 시다(그해 겨울에도 대선이 있었군.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당의 선거참관인이란 걸 했었다). 종강파티에서 시낭송 퍼포먼스까지 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그때와는 조금 다른 뉘앙스로 읽게 된다.  

타잔

그는 타잔
도시의 질탕한 밀림을
맨발로 뛰어다니는 타잔
악어 비슷한 거라면
모조리 죽이려 드는
매끈한 악어의 배를 가르며
넘치는 쾌감을 느끼는 사나이
악어백이며 악어가죽이며
도저히 참지 못하지
아아아악……어!
미친 듯이 달려가는 타잔
요즘은 미꾸라지까지 잡으러 다니며
먹어도 악어탕 추어탕만 먹는 사나이
그러다 가끔은 이상한 식인종에
쫓기기도 하지만 자랑스런
밀림의 사나이 그는
타아잔
당신은 치타!

07. 11. 16.

 

 

 

 

P.S. 이명박 후보의 책들도 생각보다 훨씬 많이 출간돼 있다. 판매량순으로, 신화는 없다, 온몸으로 부딪쳐라,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이명박의 흔들리지 않는 약속,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 이명박 혁명까지이다. 거꾸로 읽어도 좋겠다. '이명박 혁명'부터 '신화는 없다'까지. 신화는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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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07-11-16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타잔 하면 윤도현밴드 1집 수록곡이 생각나네염.

로쟈 2007-11-17 11:00   좋아요 0 | URL
타잔 세대가 아니신가요?..

yoonta 2007-11-16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악……어!" <-------이부분에서 뒤집어졌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로쟈 2007-11-17 10:59   좋아요 0 | URL
ㅎㅎ

소경 2007-11-18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부분에 대칭되는 퍼포먼스 생각에 자지러졌어요. ㅋㅋ

로쟈 2007-11-19 12:29   좋아요 0 | URL
'현장'에서도 그런 반응이 있긴 했습니다...

유엔미블루 2007-11-20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은 북리뷰계의 동방신기라지요?

로쟈 2007-11-20 19:42   좋아요 0 | URL
제가 동방신기를 잘 잘 몰라서.^^; '신화'와 'H.O.T'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