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등장하신 꽃양배추님의 '격려'에 힘입어 20대 시절의 시를 한편 더 옮겨놓는다(이런 식이면 겨울내내 우려먹겠다). 제목은 <밥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1991)란 영화에서 따온 것인데, 찾아보니 빌 머레이 주연의 코미디 영화였다. 이젠 영화의 줄거리조차 기억에 없지만. 찾아보니, 극도의 결벽증과 폐소공포증만 아니라 괴상한 증상을 두루 가지고 있는 복합적 환자 밥 윌리(빌 머레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라고 한다. 아무려나 그 영화와 이 시의 공통점은 그냥 '밥(bob)'이란 소리에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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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어항 속 금붕어에게 붕어밥 대신에 글자들을 넣어준다
어항 속 금붕어의 큼지막한 눈알에 글자들이 어린다
어항 속 금붕어의 붕어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어항 속 금붕어는 눈알이 발개지도록 글자들에 열중한다
어항 속 금붕어는 배알이 뒤틀리며 글자들을 토해낸다
어항 속 금붕어는 빌어먹을 시를 쓴다
어항 속 금붕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붕어밥을 넣어준다
어항 속 금붕어는 큼지막한 눈알만 자꾸 끔벅거린다
![](http://gastronomicaljourney.files.wordpress.com/2006/12/img_2414.jpg)
07.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