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작시와 함께 고흐의 밀밭 그림들을 옮겨놓았는데 아침신문에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에 관한 기사가 떴다(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711/h2007110518343084320.htm). 총 67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 90년 100주기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하니까(우리 미술전시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겠다) 발걸음은 예약해둠 직하다. 전시의 하일라이트는 고흐의 5대 걸작에 속한다는 '자화상'과 '아이리스'라고(다섯 작품 중에 두 작품이 전시된다면 산술적으론 40% 전시회가 되는 것인가?) 소개기사를 옮겨놓는다.

한국일보(07. 11. 06) 반 고흐가 온다, 가을이 설렌다

마음껏 설레도 좋다. 보는 이의 가슴에 뜨거운 감동의 화인(火印)을 새긴 모든 미술 애호가들의 첫사랑,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그가 서울에 온다. 섬광처럼 짧은 삶을 살고 신화 속으로 걸어 들어간 비운의 천재화가 반 고흐의 시기별 대표작을 한데 모은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이 24일부터 내년 3월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일보사와 서울시립미술관, KBS가 공동주최하는 이 전시는 반 고흐의 유화 대표작 45점과 드로잉 및 판화 22점 등 총 67점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회고전으로, 전시 보험가액만 총 1조 4,000억원에 이르는 전무후무한 전시다.

그동안 반 고흐의 전시는 늘 부분으로만 존재해왔다.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렸던 반 고흐전은 고흐가 파리에 머물던 시기(1886-1888)의 작품들로만 구성됐고, 2000년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열린 고흐 특별전도 자화상만을 모은 것이었다. 200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반 고흐전도 드로잉만으로 구성됐다.

반 고흐가 남긴 879점의 작품 중 절반이 세계 각지에 수 점씩 흩어져 있는 탓에 시기별 작품을 망라해 한데 모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 고흐 회고전의 개최는 월드컵 유치에 버금가는 국가적 경사로 평가받는다. 반 고흐의 시기별 유화 대표작을 45점이나 모은 대규모 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은 한국의 국가적ㆍ문화적 위상이 그만큼 제고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대규모 전시는 반 고흐의 고국 네덜란드에서 사망 100주기를 기념해 1990년 열린 회고전 이후 처음이다. 작품들은 반 고흐가 남긴 작품의 절반가량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과 오텔로의 크롤러뮐러 미술관에서 빌려왔다.

이번 전시의 질적 수준은 반 고흐의 5대 걸작에 속하는 파리 시절의 ‘자화상’과 생레미 요양소에서 그린 ‘아이리스’가 선보인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두 작품은 보험가액만 각각 1,000억원에 달하는 걸작 중의 걸작들이다. 이중 ‘아이리스’는 반 고흐 미술관의 ‘보배’로 한번도 해외에 반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프로방스의 시골길 야경(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씨 뿌리는 사람’, ‘노란 집’, ‘우체부 조셉 룰랭’ 등 한국 관람객의 가슴을 울렁이게 할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모든 그림에는 원작의 아우라가 있지만, 반 고흐의 유화만큼 깊은 정서적 울림을 주는 그림은 없다. 그는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세계를 보고, 붓이 아니라 감정으로 그림을 그렸다. 겹겹이 쌓아 올린 물감과 휘몰아치는 격정의 붓터치, 밝은 보색 속에 꿈틀대는 색채의 힘으로 반 고흐는 인간을 위로한다. 절망과 광기 앞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반 고흐의 작품을 직접 본다는 것은 그의 숨결과 손길을 함께 호흡한다는 것을 뜻한다.

프랑스 철학자 조르주 바타이유는 반 고흐를 일러 “태양을 훔쳐 화폭에 옮긴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태양의 화가 반 고흐는 신화 속에서 부활해 지지 않는 태양이 되었다. 그 태양이 이제 서울에서 떠오른다.(박선영기자)

07.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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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7-11-0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설레긴 하는데 가서 사람들이랑 애기들한테 치이고 밀려서 제대로 그림 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비연 2007-11-06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사람 좀 뜸한 시각에 고즈넉하게 보고 싶네요..^^

로쟈 2007-11-0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작엔 미어터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