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게이트에서 대기하며 한가하게 커피를 마시는 중이다. 보통 주문하던 아메리카노 대신에 ‘바리스타 초이스‘를 선택했더니 훨씬 맛이 좋아 만족해하면서(가격차이가 200원이다). 괌에서는 괌커피를 마시는 건가.

수년 전에 발리에 갔을 때도 기억나는 식사는 아침 뷔페에 나오는(즉석요리) 오믈렛과 발리커피였다(신맛이 많은 편이었다). 책을 읽을 수 없는 곳에서 기억거리가 되는 건 그런 소소한 것들이고 커피도 거기에 속한다. 아마 발리에서 읽은 책은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였다. 이번 여행에는 요즘 강의하는 코맥 매카시의 책과 나보코프의 책을 넣어왔다. 미국 작가 시절의 나보코프이므로 모두 미국문학에 속한다. 미국에 가서는 미국문학을.

코맥 매카시의 <로드>(2006)를 어제 강의에서 다시 읽으며 확인해보니 매카시의 신작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1933년생이므로 현재 86세다. 과연 예고된 신작이 나올 수 있는 건지 궁금하고 만약 출간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기록이 될 만하다. <로드>가 열번째 소설이므로 열한번째 소설이 될 터이다. 한데 종말 이후의 묵시록적 풍경을 보여준 <로드> 이후에는 어떤 소설이 가능한 것일까. 그건 그것대로 또 궁금한 부분이다.

이제 보딩 타임이다(지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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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08-0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구석 휴가에 국경3부작을 읽으려합니다.
강의도 듣고 있으니.
휴가 잘 다녀오시길~

로쟈 2019-08-02 15:42   좋아요 0 | URL
네.~

blanca 2019-08-0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전의 설렘이 느껴지네요. 강의하시는 책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니 부럽습니다. 즐거운 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로쟈 2019-08-02 15:43   좋아요 0 | URL
설렘까지는 아닌데 일단 일상의 리듬이 아니어서 좋습니다.~

Cinema Paradiso 2019-08-0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하도서관에서 선생님 강연 듣고 있습니다. 모든 강의가 다 좋았는데. 특히 어제 카프카 강연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로쟈 2019-08-02 15:44   좋아요 0 | URL
카프카에 관심이 있으셨던 듯.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