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태생의 물리학자(현재는 프랑스에서 활동중) 카를 로벨리의 책이 연이어 소개되고 있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 처음 번역된 이후 매년 한권 꼴이다. 신간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쌤앤파커스)로 몇달 전에 영어판을 미리 구해놓고 번역본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차였다. 부제는 ‘우리의 직관 너머 물리학의 눈으로 본 우주의 시간‘이다. 두껍지 않은 분량으로 맞춤하게 물리학적 시간론을 정리해준 책으로 기대가 된다.
사실 시간, 혹은 인간적 직관하의 인간적 시간은 강의에서도 자주 언급하는 내용이다. 시나 소설 같은 문학장르를 정의하는 데서도 나는 시간을 핵심 범주로 간주한다. 인간의 시간경험과 그 표현양식이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역적 시간과 비가역적 시간이라는 표현도 자주 쓰는데 ‘흐르지 않는 시간‘이 내게는 무시간이면서 가역적 시간에 해당한다. 물리학에서 그 시간을 좀더 정확하게는 어떻게 이해하며 기술하는지 궁금했기에 로벨리의 책이 기대가 된다.
물리학적 시간이 있다면, 철학적 시간도 있고, 문학적 시간도 있다. 과거에는 ‘시간과 문학‘을 주제로 다룬 책들도 있었는데(문학현상학?) 사실 이 주제에 관해서라면 나도 몇 시간쯤 강의할 수 있고 앏은 책도 한권 쓸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시간 일반에 대해서도 몇마디 하려면 읽어야 할 책이 많다. 일단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길잡이로 삼아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