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스 플라이트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6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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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흠뻑 빠져 읽는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 이전에 이만큼 빠져 있던 시리즈가 바로 해리 보슈 시리즈이다. 출간된지 꽤 시간이 흐른 시리즈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우습고, 음악을 LP가 아니라 콤팩트 디스크를 통해서 듣는다는 구절 또한 이 시리즈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나타내준다.

 

목이 빠지게 현재까지 나온 시리즈의 마지막편인 <나인 드래곤>이후의 신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나름대로 해리 보슈 시리즈를 차례대로 읽으려고 노력했건만 이번 편인 <앤젤스 플라이트>만 쏙 빼놓고 읽은 터라 지금에서야 그 빈틈을 메우게 되었다.

 

이번 편도 역시나 보슈의 매력이 듬뿍 묻어나는데, 부인과의 별거가 시작되는 편이기도 하다. 나는 결혼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부인이 왜 뚜렷한 이유 없이 해리 보슈를 떠났는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가 워커홀릭이라서 가정에 소홀하기 때문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그것이 아니라 더 이상 사랑이라는 열정이 느껴지지 않아서 떠나는 듯한 뉘앙스의 말에 한국 사람으로서 이게 쉽게 이해가 가능하지는 않다. 아, 뭐 여기서 한국사람이라는 표현이 나온게 다소 억지가 있다면 인정하겠지만, 사실 이 나라에서 저런 이유로 이혼한다면 아마 이혼율이 50%를 넘을테니 말이다.

 

이번 편 이야기는 다소 거북하다. 소아 성애자로 인한 사건인데, 영상이 아니라 글만으로도 정말이지 역겹다.

 

아, 끝으로 내가 해리 보슈 시리즈를 매우 좋아함에도 한가지 탐탁치 않은 부분이 있는데, 헐리웃 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아시아인데 대한 시각이 이 시리즈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백인과 흑인은 있지만, 아시아인은 철저한 조연에 불과하고 <나인 드래곤>에서 그 정점을 찍었다고 할 정도로 사회적 약자로 묘사한다. 거북하기 짝이 없다.

 

이런 아쉬운 점이 매우 많이 아쉬운 점이라서 시리즈의 신간이 기대됨에도 또 다시 아시아인에 대한 마이클 코넬리의 편견이 들어가있을까봐 기실 조금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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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7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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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무척 재미있다. 재미있다라기 보다는 웃기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제목 그대로 장난꾼이 죽은 건데 그 장난꾼이란 다름 아닌 나이가 여든이나 먹은 노인이다. 독자로서는 기상천외한 장난에 웃음을 터뜨리지만 노인의 주변인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노인이 죽을 때가 다가와서 재산을 분배해주겠다고 일가 친척을 소집한다. 그리고 또 장난은 시작되는데...

 

점점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해미시의 매력에 빠지는 여자들이 늘어난다. 붉은 머리에 갈색 눈동자.... 해미시를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붉은 머리의 미남이 있을 수 있지? 지극히 동양적인 사고인건가....

 

이번 편에서도 해미시에게 호감을 느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러나 해미시의 마음은 여전히 한 곳만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음 또한 예전같지 않으니 그의 진심을 알 수가 없는 노릇.

 

역시 이번 편에서도 해미시의 공을 뺏아가는 인간 말종 상사가 나온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 좋은 주인공은 추운 겨울날 경찰서의 난방을 빵빵하게 해 달라는 조건 하나로 또 한 번 공을 빼앗긴다.

 

다음 편까지만 현재 국내에 출간되었는데, 벌써부터 아쉬움이 느껴질 지경이다. 재미있는 만큼 아쉬운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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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자전거 여행 - 네덜란드, 벨기에, 제주, 오키나와에서 드로잉 여행 2
김혜원 지음 / 씨네21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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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잠실로 이사왔는데 처음에는 자전거 타는 많은 주민들을 보고 놀랐다. 정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는 문화라서, 같은 서울임에도 이렇게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 수 있을까 싶었다. 나는 우리동네를 참 좋아하는데 다름 아니라 주거문화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파트에서 바로 뒤로 가면 한강이 나오고 쇼핑하러 굳이 차 타고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백화점과 마트가 모두 있어서이다.

 

어쨌든, 지금까지도 수없이 고민했던 게 있는데 '자전거 살까 말까'이다. 어렸을 적에는 밖에서 노는 걸 무척이나 좋아해서 자전거도 타고 롤러스케이트도 타고 다녔는데, 학교그 후에는 자전거를 타 본적이 없다. 어쩌다 한 번씩 대여 자전거를 빌려보긴 했는데, 역시 시윈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그 즐거움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어렸을 적의 나처럼 자전거에 미친 젊은 여자가 자저거 여행을 한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었다. 네덜란드부터 시작해서 벨기에, 오키나와 그리고 제주도까지.... 조립식 자전거를 분해하고 여행지에서 조립하고 맘껏 달리며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한번도 외국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행을 해 본 적이 없는터라 이런 여행은 또 다른 매력으로 느껴질 것 같다. 사실 책의 내용 자체는 그저 재미있게 읽어버리면 끝일 정도로 가볍다. 여행지의 역사와 도시에 대한 지식은 적은 분량을 차지할 뿐이다. 또한 이 나라, 저 나라 여행 간 것을 엮고, 이런 저런 자전거에 대한 에피소드도 함께 엮어서 난잡한 느낌이다.

 

어제 우리집 초코와 함께 처음으로 한강까지 걸어갔다. 도보를 이용해서 걷는 사람들과 쫄쫄이 옷과 헬멧을 착용한 라이더들로 한강변이 붐볐다. 요즘 주말마다 한강을 자주 찾는데 더 더워지기 전에 그늘막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독서를 즐기기 위함이다. 그럴 때 마다 늘 라이더들을 보면서 '자전거 살까?'라고 고민을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정말 '사야겠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이십여 년 만에 다시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볼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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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6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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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시 맥베스 시리즈에 흠뻑 빠져 있는 중이다. 죽음 시리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항상 누군가가 죽는다. 그리고 순경인 해미시가  범인을 밝혀낸다. 그런데 꼭 죽는 사람은 주변 인물들이 싫어하는 사람이다. 권선징악이라고나 할까.

 

이번 편 <속물의 죽음>은 사실 재미없었다. 나는 사건보다는 해미시의 러브라인에 늘 흥미를 느끼는데 그와 늘 될듯말듯한 관계를 가진 프리실라와는 여전히 줄다리기 상태이다. 각자 자유연애를 맘껏 하면서도 연애의 기쁨을 충분히 느낄 수 없거나 상대방과의 관계가 오래 못할 때 해미시와 프리실라는 서로를 찾는다. 시리즈의 초반에는 해미시가 프리실라에게 굉장한 호감을 가졌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식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굉장히 재미있는 심리 묘사이다. 나 또한 쉽게 싫증을 내는 편이라서 이런 심리가 매우 이해가 가며 공감이 가는데 이런 심리가 소설에서 드러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아마 해미시의 이런 성격 때문에 프리실라와 사귄다고 해도 오래 사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이번 편에서도 해미시는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질듯 말듯 하지만, 끝은 좋지 않다. 점점 해미시가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건 아닐까 싶어진다.

 

이번 편의 에피소드 추리는 재미없었다. 이상하게도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사건은 점점 재미없어지고 해미시의 활약도 재미없어진다. 그럼에도 자꾸 시리즈에 손이 가는 것은 아무래도 프리실라와의 해피엔딩이 기대되어서랄까. 빨리 국내에 시리즈가 모두 번역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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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애비뉴의 영장류 - 뉴욕 0.1% 최상류층의 특이 습성에 대한 인류학적 뒷담화
웬즈데이 마틴 지음, 신선해 옮김 / 사회평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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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미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자유'라는것에 언제나 목말라 하는 내게 미국은 그야말로 내게 지상낙원일 것이라 여겼다. 일주일 정도 캘리포니아의 Laguna hills 동네에 출장가 본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그랬다. 바로 천국이었다.

 

이 책이 내게 무척이나 불편했던 것은 한국의 지옥같은 삶을 뉴욕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팩트'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퍼이스트사이드라는 곳은 서울의 대치동과 비슷한 곳인데 그야말로 부촌이다. 돈이 많은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이 기본적으로 세 명 이상의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그 곳은 남들보다 돈을 더 쓰고 더 돋보이고 싶어하는 여자들의 지옥이다. 중부지방에서 결혼하고 뉴욕의 최고 부촌이라 불리는 그 곳에서 살게 된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뭐랄까..... 소설은 아니고 인문서적이라고 해야 하나.. 확실한 것은 문화인류학을 접목하여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여자들을 분석했다는 책의 소개와는 달리 분석은 매우 부실하다. 그저 저자의 경험담을 기반으로 해서 느낀 것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며 양념처럼 인류학적 분석이 들어갔을 뿐이다.

 

소위 말하는 텃세를 지독하게 겪은 책속의 나는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악착같이 노력한다. 다른 학부모들의 따돌림을 극복하고 친한 친구를 만들고 자녀의 놀이를 함께 할 친구를 포섭한다. 헉겁할 정도의 돈을 써대며 명품이 아닌 제품은 볼 수 없는 여자들을 곱지 않게 보지만, 어느덧 나 또한 명품에 익숙해지게 된다. 한마디로 '동화'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한계랄까..... 가장 황당한 것은 책은 마지막이었다. 심각할만큼의 텃세를 부리는 여자들이 어느날 나의 유산소식을 접하게 된 이후 더 없이 친절해진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녀들이 근본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대변한다.

 

그러니까 이 책의 포인트는 뭘까. 인류학적 분석이 포인트라면 좀 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거나 서사적인 것에 포인트를 준다면 좀 더 소설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독자의 흥미를 끌어야 할텐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시골에 살던 한 여자가 대치동에서 살게 된 이후 대치동 여자들의 라이프를 그저 묘사하고 질투하고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다.

 

뉴욕의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여자들의 삶을 왜 한국의 독자들이 알아야 하는걸까? 어느나라나 부자들은 있고, 부잣집 여자들의 자녀 케어방식은 그닥 다르지 않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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