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드래곤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4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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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드래곤>이 해리 보슈 시리즈의 꽃이라고나 할까. 전 편의 <혼돈의 도시>는 마치 워밍업 혹은 쉬어가는 코너, 더불어 전혀 소장가치 없는 존재에 불과했는데 비해 이번 편은 마이클 코넬리가 영화 제작을 염두에 두고 집필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헐리우드 영화의 큰 스케일은 보통 액션영화일 경우 장소를 한정적으로 두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편은 LA와 홍콩이라는 두 장소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나인 드래곤>에서는 해리의 딸 매들린이 많이 등장하는데 비해 레이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전략을 이번 편으로 보게 됨으로써 아마 앞으로는 레이첼과 해리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장치였다고 생각하는데, 아마 내 생각이 맞다면 다음편부터는 레이첼의 존재가 더욱 부각될 것 같다.

 

이번 사건은 우범지역에 위치한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 슈퍼마켓에서 주인이 총살됨으로써 시작한다. 시작은 여느 평범한 사건과 같지만 시리즈의 특징이 그렇듯 걷잡을 수 없이 사건이 커지게 된다.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해리에게 소중했던 존재들이 많이 희생이 되는 것은 이번 편에서 해리의 인생이 큰 전환점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려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며 다소 아쉬웠던 부분이 있는데, 미국인들이 쓰는 소설과 영화에서의 아시아인이다. 왜 그들에게 아시아인들은 늘 악역으로 등장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에 비해 한국영화에서의 미국인들은 그닥 악역이 없다. 늘 포장된 이미지이다. 이딴 스테레오타입들은 이제 그만 버릴때도 되지 않나 싶다. 얼마전에 갔던 방콕에서 태국인들의 서양인에 대한 친절도는 뭐랄까... 스스로 식민화를 초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에 비해 다른 아시아인에 대한 불친절함은 도를 넘는 듯 하다. 아시아인도 스스로를 인종적으로 차별하는데 서양인들의 차별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편의 로케이션이 홍콩이라는 이국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다룬 것 까지는 좋았으나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보다는 동양 문화의 미개함을 보는 듯한 시선과 악역은 늘 아시아인이라는 뻔하고도 뻔한 장치들은 책의 수준을 깎아내리는 듯 하다. 한국 사람이 미국의 역사같지도 않은 역사를 거들먹거리고 패스트푸드가 공헌한 큰 엉덩이들을 초점으로 소설 쓰면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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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도시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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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도시> 전 편이 <에코 파크>였는데, 그 리뷰를 쓸 때만 해도 내가 해리 보슈 시리즈를 처음 읽은 줄 알았다. 그러나 지난 리뷰들을 뒤적여 본 결과 차례대로는 아니지만 이미 그 이전에 두 편을 읽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그걸 모르고 있었다니.... 만약에 이 책의 표지에 해리 보슈 시리즈의 순서를 아주 크게 프린트 해 주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앞의 거의 모든 내용들을 건너 뛰어서 지금까지 번역 된 시리즈의 거의 마지막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내가 좋아하는 해리 보슈의 인생사를 차근차근 볼 수 없어서 아쉽다. 왜 책을 이따위로 디자인한건지. 심지어 절판되고 새로 출간된 개정판 또한 표지에 전혀 그런 친절함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해리보슈 vol.13인 <혼돈의 도시>는 정말 그야말로 마이클 코넬리가 별 생각 없이 만든 작품같다. 지나친 악평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에코 파크>에서 얼핏 드러낸 소재를 끌어와서 독자들을 김빠지게 한 기분이랄까. 실제로 책의 두께도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 매우 얇은 편이다. 소재가 '테러'라는 어마어마함을 끌어와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황당함으로 끝맺은 듯 하다.

 

이번 편에서도 드러나듯 해리 보슈의 미적지근하면서도 쉽게 끊어낼 수 없는 레이첼과의 관계는 시리즈의 뒤로 갈수록 더욱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 하다. 실제로 책의 뒷편에 마이클 코넬리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레이첼을 좋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레이첼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편에는 새로운 파트너의 등장이 흥미롭다. 전형적인 FM을 좋아하는 부하직원이라서 해리의 업무 처리 방식과 트러블이 발생하지만, 앞으로 둘이 어떤 조합으로 사건을 해결할지 기대된다.

 

이번 편은 사건의 스케일에도 실망하고 해리 보슈의 사랑과 사생활 또한 극적인 부분이 별로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존재감도 없고 재미도 없는 마치 쉬어가는 코너와 비슷했던 13편인 듯 하다. 다소 아쉽긴 했지만 다음 편이 기대됨은 어쩔 수 없는 이 중독성 때문에 빨리 14편을 펼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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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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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일 년이 넘도록 접하지 않다가 아주 오랜만에 읽어보게 되었다. (물론 일 년간 모든 책을 멀리 했긴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대학생 때 내 독서의 주축을 담당했었다고 할 수 있겠다. 당시에 처음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가 한국 출판계에 번역본으로 등장했었는데, 처음에 그들의 책을 읽어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영화보다 책을 좋아하고 '스토리'에 중독된 내게 단비와 같은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간이 나오면 바로 학교 도서관에 신청해서 처음으로 읽어보곤 했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그들의 작품은 꾸준히 번역이 되는 듯 하지만 나는 그 때만큼 책을 많이 읽을 수 없게 되어서 이 책 또한 지금에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명불허전이라고, 언제 읽어도 정말 허를 찌르는 반전과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흡입력이 다른 작품을 앞서는건 부정하지 못하겠다. 이 작품은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과는 다소 다르게 배경이 산장으로 한정되어있다. 그렇다고해서 마치 명탐정 코난마냥 밀실살인을 다룬 것은 아니고, 지루함 또한 찾아볼 수 없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발레리나의 꿈이 교통사고로 인해 발목을 절단하게 되어 산산히 부서지게 되었지만, 대신 그 사고를 계기로 만나게 된 한 남자와의 행복한 삶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결혼을 코 앞에 두고 또 다른 교통사고로 그녀는 죽어버린다.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었던 남자는 어느 날 장인어른이 될 뻔한 그녀 아버지로부터 산장에 초대받게 된다. 죽은 그녀의 친척과 지인들과 함께 산장에 머물던 때에 느닷없이 주변의 은행 강도가 산장에 들이닥치게 되고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게 된다.

 

뭐라고 말 하면 좋을까? 어떤 표현보다도 앞세워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재미있다.'라는 말일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몇몇 작품을 빼놓고는 실망한 적이 없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의 시리즈물에 대한 기대이다.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미국 범죄물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시리즈물이 만들어진다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추리물에서도 한정적이지 않고 늘 도전을 하고 다양한 내용으로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그 이기에, 아마 시리즈물도 출간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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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파크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2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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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실수를 해 버린 느낌이다. 해리 보슈 시리즈의 1권부터 읽었다면 해리 보슈가 어떤 삶의 궤적을 그리는지 쫓아갈 수 있었을 텐데 이 책은 시리즈의 12권이다. 그도 그럴것이 해리보슈 시리즈의 vol.12라는 글씨가 표지에 너무 작게 나와 있다. 독자를 배려한다면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학교 다닐 때 스카페타 시리즈에 흠뻑 빠졌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경찰이나 그와 비슷한 직업군인 주인공들의 범인에 대한 강한 집념과 불의를 못 참는 성격 그리고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 따위가 미국 범죄소설의 전형적인 성격이다. 그래서 다소 진부한 것 또한 사실이다. 마치 미국 드라마가 흥미롭지만 계속 보면 지겨워지는 에피소드를 연달아서 보는 느낌이랄까. 지금도 해리 보슈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자를 사로잡을만한 주인공 삶에서의 반전이 필요할 듯 하다.

 

매춘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던 한 여자에게서 태어난 남자아이는 성인이 될 때 까지도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여러 가족들을 양부모로 받아들이며 힘겹게 살아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는 한 보육 시설또한 있다. 이 곳은 바로 해리 보슈 또한 어두웠던 유년기를 거쳤던 곳이다. 그 곳을 거친 아이들 사이에는 두 마리의 개 중 한 마리를 키우며 앞으로를 살아가게 된다는 말이 있다. 한 마리는 착한 개, 그리고 또 다른 한 마리는 못된 개이다. 해리 보슈는 착한 개를, 그리고 해리 보슈가 쫓는 이번 편의 범인은 바로 못된 개를 선택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웨이츠. 실종 된 지 13년이나 된 여성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던 해리 보슈는 바로 웨이츠가 이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확신하게 되고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믿었던 사람들간의 모종의 뒷거래와 배신을 겪게 된다.

 

이번 편에서는 해리 보슈의 파트너인 키즈 라이더에게 큰 위기가 오게 된다. 처음부터 시리즈의 12편을 읽게 되어서 키즈 라이더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앞으로 그녀에게 좀 더 부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아쉽게도 무너지게 되었다. 위기를 겪고 난 후 그녀는 해리 보슈와 함께 현장에서 뛸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느 시리즈물처럼 사건 자체가 아니라 주인공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편을 읽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기대된다. 그것도 매우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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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파인더 2019-06-1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 부터 주욱 봐온 저로서는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전편에서 잠정은퇴했거든요

해리가... 해리시리즈는 처음 부터 읽어야 해리의 삶에대한 고뇌와 인생에 대한 철학...

수사방식에대한 공감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주기율표의 수수께끼 담쟁이 과학교실 4
벤저민 와이커 지음, 이충호 옮김 / 실천문학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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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과학 교과서를 보면 수백년 동안의 발견과 발전으로 이루어 낸 여러 현상들과 원리들을 매우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마도 호기심보다는 주입식으로 수많은 공식들을 암기하며 그저 시험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만 공부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일생을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온 결과물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하며 그저 과학을 지루한 학문으로 치부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이 일조하는 부분도 있지만)

 

보통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칠 때 과학적 발견을 이루어낸 인물에 대해서는 간략한 소개만 해 줄 뿐이다. 심지어는 누가 발견했는지 잘 모른 채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몇몇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이론을 정립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주기율표를 공부했고, 정확한 정의도 잘 모른 채로 그저 암기했던 기억이 난다. 왜 외워야 되는지에 대한 답은 사실 그 때보다 훨씬 늦게 알게 되었다. 우리는 주기율표가 지금도 외워야 되는 것일 뿐, 신비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멘델레예프는 익숙하다. 화학 교사라면 주기율표를 처음 가르칠 때 멘델레예프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의 업적을 무시하는 것에 버금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을 읽어보면 그 생각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만들기까지 오랜 세월동안 여러 과학자들이 화학의 발전을 이루어낸 과정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는 단연 빼놓지 않고 연금술이 등장할 수 밖에 없는데, 현재의 시선으로 연금술을 본다면 다소 우습게 볼 수 있지만, 인간의 호기심과 인내심 노력에 대해서는 높이 사야 되는 부분이다.

 

책의 내용 특성상 화학적인 반응보다는 원자에 대한 미시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처음 화학을 접하게 되는 경우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의 기본 단위에 대해서 알게 되면 놀라움을 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다룬 화학의 처음 발견부터 과정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의 노고와 호기심이 인류의 발전을 이루어냄은 자명하다.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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