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부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5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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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시 맥베스 시리즈는 요즘 내가 가장 즐겨 읽는 시리즈물 중의 하나이다. (뭐 따지고 보면 유일한 시리즈물)... 포켓 사이즈의 앙증맞은 책을 들고 읽을 때면 더 없이 행복하다. 재미나게 쭉쭉 읽다보니 어느덧 이번 편 까지 읽게 되었는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쭉쭉 읽어내려가다보니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페이지를 보니 208쪽 다음 페이지부터 난데없이 300이 넘는 숫자의 페이지가 찍혀 있고 내용도 연결이 안 되어 있다. 미친.....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책 읽는 10년 이상의 인생을 살며 이런 일은 처음이다. 내가 수도 없이 이 책 사이즈에 감탄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점수를 줬었는데 이런 노망난 일이 생기나.... 어쨌거나 이 책 한 권 빌리느라 친한 친구에게 부탁해서 성남의 어느 도서관에서 겨우 빌리게 된 책인데 중요한 내용을 코딱지만큼 남겨두고 다시 반납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 운이 좋게도 우리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놓은 이 책이 비치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당장 대출을 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시간이 많이 지나서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읽느라 김이 빠졌다.

 

어쨌든, 이번편은 그닥 좋은 평을 주고 싶지는 않다. 파본 도서를 읽은 것도 그렇고 내용면에서도 흥미가 떨어져간다고 해야 할까.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반드시 두 명이 죽는다는 패턴이 너무나도 일정해서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과 박진감을 상실하게 해버린다. 맛있는 음식을 계속 먹었을 때 물리는 느낌이랄까. 그나마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해미시의 러브라인 또한 지루하게 될듯말듯 흐지부지해서 이제는 아예 지친다.

 

그럼에도 당장 다음편을 펼쳤다. 모르겠다. 이런 걸 중독이라고 한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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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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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북유럽에 매료되었던 때가 있었다. 그때만해도 북유럽 관련 책은 그닥 많지 않았다. 하나는 에세이 였는데 북유럽 남자와 결혼한 여자의 자랑질에 대한 책이었던 것 같다. '내 꼭 가보리다'라고 외치며 휴가 때 한 번 가보려고 해도 항공권이 너무 비싸다. 그 짧은 기간에 가고 오고 하는 것만 해도 녹초가 될 것이고 시차 적응할 무렵에 다시 한국으로 와야 할 게 너무 뻔하다. 저절로 포기상태로 있다가 삶에 지쳐 나날이 늙어가고 있던 중에 출근길 스마트폰을 통해 북유럽 라이프가 유행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제서야?'

 

사람들의 마음은 많이 다르지 않은가보다.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겪은 그 누구라도 이런 지옥을 벗어나고 싶고 가장 이상적으로 삼고 싶은 곳이 북유럽이니.. 알 것도 같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그치는 것과 거기서 더 나아가는 것의 차이가 크긴 하지만 말이다.

 

북유럽 노래를 부르고 다녔던 나도 사실 북유럽에 대해서는 잘은 모른다. 그저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이며, 인구 수가 많지 않고 잘 사는 곳이라는 것 뿐. 이 책을 통해서 북유럽에서 만든 유명 브랜드가 굉장히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흔히 알고 있는 이케아부터  볼보까지. 또한 북유럽이 낳은 여러 역사적인 인물 또한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가수 ABBA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

 

이십대때는 영국에 매료되어서 노래를 부르고 다니다가 어학연수라는 명목으로 1년간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느꼈던 것은 내가 너무 환상을 품었었다는 것.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좀도둑들 사이에서 이방인의 서러움을 느끼며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한국인의 미개함을 동시에 느꼈던 아이러니를 경험했다. 분명 내가 북유럽의 어느 곳을 가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내 정체성은 한국인이고, 한국음식에 너무나도 익숙하여 북유럽의 맛 없는 음식을 먹으며 한국을 그리워하겠지만, 유럽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민족성을 부러워하며 한국과 한국인의 팍팍하고 지옥같은 나라 분위기에 한숨만 쉴 것이다. 

 

뭐 어쨌거나,

 

북유럽을 여행가거나 흥미가 있다면 이 책은 여러 주제로 나누어서 간략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기에 나름 괜찮은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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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
김성현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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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하나도 모른다. 익숙한 곡을 들어도 제목을 모르고, 작곡가는 음악 시간에 잠깐 배웠던 게 전부이다. 클래식 공연 또한 본 적이 손에 꼽는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말이다. 유럽에 대한 흥미가 꽂혀서 유럽 관련 책을 뒤적이다가 오래 묵힌 이 책을 드디어 들었다. 유럽은 유럽인데 클래식과 관련된 거라면.... 클래식에 흥미가 없어서 이 책을 중간에 포기하거나 반대로 책을 다 읽고 클래식에 흥미가 생기거나 둘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거라고 판단했다. 책을 덮고나서는 딱히 한 쪽이 맞다고 할 수는 없으나, 후자가 더 강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평소에 즐겨 듣는 음원 사이트에서 책에 나온 작곡가와 연주곡을 한 번씩 들어보았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전통 음악을 거의 듣지 않는다. 대학교 다닐 때 글쓰기 강의 강사가 드물게 전통 음악에 조예가 있어서 학생들에게 공연을 강제로 보게 했었던 적이 있다. 정말 재미없었다. 저런 걸 왜 돈 주고 봐야 하는가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다름 아닌 열등감이랄까. 아직도 유럽 사람들은 그들의 전통음익안 클래식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화려하고 잘 지은 공연장은 그 나라의 수준을 보여주고 국민성을 보여주며 예술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클래식 기자인 저자가 유럽 여러 나라의 공연장을 돌아보며 소개를 해 주는 컨셉이다. 공연장과 역사와 곡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저저로 클래식에 대한 흥미가 생기고, 직접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흔히 우리 세대가 즐겨 보는 연극이나 뮤지컬과 어떤 점이 다른지... 악기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음에 대한 아우라는 어떤건지 알고 싶어진다. 그 호기심에 유튜브에서 바그너의 발퀴레를 검색해서 보았다. 처음으로 오케스트라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책에서는 바그너에 대해서 많이 언급한다. 그만큼 오케스트라에서 많이 연주되어지는 곡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공연 예매 사이트에서 클래식 공연을 검색하다보니 우리나라에도 다른 나라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내한해서 공연을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연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닌데, 클래식의 매력이 어떤건지 실제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조만간 좋은 공연을 한다면 꼭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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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시간을 걷다 - 한 권으로 떠나는 인문예술여행
최경철 지음 / 웨일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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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어학연수 다녀온 이후로 정말이지 유럽 땅을 다시 밟아보기가 이토록 힘들줄이야. 영국에 있을 때에는 향수병 때문에 하루하루 한국이 그리워서 한국에 있었을 때는 보지도 않았던 온갖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신나게 보며 신라면을 후루룩 했었다. 느끼하고 맛 없는 음식에 질리고 통하지 않는 언어에 질리고 인종 차별에 실망했으며 첫 홈스테이 집의 주인 아저씨가 한 성추행 때문에 이미 기대 만빵이었던 영국에는 일년 가량 있으면서 실망이라는 껍데기 밖에는 남지 않았다.

 

그 때 유럽사는 정말 쥐뿔도 모르고 그저 영어 배우러 갔었다. 다들 영국의 장점은 유럽의 다른 나라를 가기 쉽다는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꼴랑 파리 한 번 가본 게 전부였다. 그 당시에는 다른 유럽 국가에 대한 관심도 없었으며 여행에도 별다른 취미가 없었다. 그렇지만 영국 곳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전부 공짜였기에 주말마다 시내의 미술관을 들락 거렸었다. 무엇보다도 내셔널 갤러리를 이틀 동안 돌아 보았던 경험은 그림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나조차도 감탄을 연발하게끔 만들었다.

 

영국 연수를 다녀온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 유럽에 대해 다시금 목이 마르기 시작한다. 정말 아쉬운 점은 유럽에 있었을 때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갔었다면 내가 가보았던 많은 미술과과 박물관들이 그저 시간을 때우고 갔다 왔다는 의미만을 남기는 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의미와 가치로 남겨졌을 거라는 점이다. 이 책이 내가 영국으로 떠나기 전에 존재 했었다면.. 그리고 내가 읽었다면아마 나는 영국에서만 머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책에서만 보았던 작품들과 시대별 예술양식을 직접 접하기 위해서 유럽 곳곳으로 여행했을 것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올 해 내가 읽은 책 중의 베스트 5위 안에는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최고였다. 어쩜 이렇게 간략하고도 알기 쉽게 유럽의 시대별 예술양식에 대해서 잘 알려 주는지.... 감동적이다. 지적 감동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느꼈다. 팍스 로마나, 고딕양식, 헬레니즘, 르네상스.....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계사는 쥐뿔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건만 이렇게 재미있고 유익했다니.... 이 책을 덮자마자 당장 관련 서적들을 찾았다. 좀 더 디테일하게 책에서 언급된 작품들과 시대에 대해서 탐독해보고 싶어서이다.

 

당장 유럽으로 떠나고 싶다. 직접 유럽의 시간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그 징검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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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홍콩.마카오 - 2018 지금 시리즈
박진주 지음 / 플래닝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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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에서 5월 초, 2박 4일 마카오 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아무런 준비없이 떠난 여행이었으며 사실 베트남을 가고 싶었지만 항공권 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카오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기대하지 않은 나라로 떠난 여행이라서 사전에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생각을 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책 한 권만 달랑 가져가서 비행기에서 조금 읽고 숙소에서는 내팽개치고 돌아다니면서 살짝 읽었다. 그만큼 여느 가이드북과 마찬가지고 홍콩 위주로 집필되었으며 보통 여행 코스처럼 하루 짬내서 마카오를 다녀오는 위주로 쓰여져서 마카오만 참고로 하기엔 많이 빈약하다.

 

마카오는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 섬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타이파 섬에 세계 유수의 호텔 체인이 들어서 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익스피디아에서 가장 저렴한 호텔로 예약을 했는데 마카오 반도에서도 번화가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호텔이었다. 나름 평이 괜찮아서 그곳으로 했는데 사실 지금 다시 예약하라고 하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 같다. 이튿날에 타이파에 가니 마카오랑은 천지차이였다. 수준이 달랐다. 마카오의 여행 포인트는 딱 두가지이다. '호텔'과 'CASINO'. 그러니까 말하자면 호텔에 들어서면 호텔 밖으로 나갈 일이 없다. 쇼핑도 호텔에서 하고 음식도 호텔에서 먹고 CASINO도 호텔에서 한다. 다른 호텔을 가기 위한 셔틀도 잘 되어 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마카오는 정말 음식점도 별로 없고 백화점과 마트도 찾기 힘들었다. 짧은 일정이었기에 마지막까지 마트를 찾지 못하고 세븐일레븐에서 술과 음식을 샀다. 여행자에게 그 나라의 마트와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데.... 어쨌든 마트는 못가보았지만 처음으로 CASINO를 가보았는데 컬쳐쇼크였다. 도박에 빠진 중국인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라스베가스는 모르겠지만 마카오는 입장할 때 여권 검사도 하지 않는다. 누구든 웰컴이다. CASINO를 즐기고 싶다면 미리 CASINO 게임 룰을 어느 정도는 배우고 가는 게 좋다. 내 인생에 노름이라고는 화투밖에 해보지를 않아서 속성으로 블랙잭을 배우고 300 HKD를 걸고 시도했는데, 1분만에 털렸다.

 

책에 나와 있는 음식점은 딱 한 군데 가보았다. 타이파 빌리지 안의 '싼 호우 레이'. 정말 현지인 밖에 없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도 지저분한 음식점은 꺼려하는데 이 곳은 보통 비위로는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일단 우리가 어리버리하게 있으니 친절한 마카오 사람이 통역으로 주문을 해주었는데, 잘못해줘서 울며 겨자먹기로 먹었다. 분명 닭고기가 들어간 누들을 시켰는데 먹다보니 생선뼈가 입에서 나와서 바로 젓가락을 놓았다. 위생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먹어본 밀크타르트는 색다른 맛이었다. 한국에 와서 밀크타르트 파는 곳을 검색해볼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곳 위주이기에 책이 필요치 않은데,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가지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홍콩이 아닌 마카오만 여행한다면 이 책에서 소개해주는 음식점은 매우 소수이며, 맛집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트립어드바이저나 구글맵을 참고하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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