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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무병장수 밥상의 비밀 - KBS 생로병사의 비밀 10년의 기록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엮음 / 비타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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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백컨대 나는 건강염려증이 있다. 어렸을 적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들 중의 하나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물론 되지 못했고 의사가 되면 건강 비결에 대해서 남들보다 많이 알 수 있어도 그 누구보다도 몸을 혹사시켜야 겨우 전문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얼마전에는 어머니로부터 하늘이 무너지는 말을 들었다.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진을 했는데 난소에 10cm 정도의 혹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혹의 모양이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말로만 듣던 암의 공포가 우리 가정을 침범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했었다. 그로인해 수없이 많은 병원을 다니며 검사를 다시 했었고, 복강경으로 수술을 하고 조직검사를 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들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인터넷으로 난소암에 관한 자료는 모두 찾아보았고 암 환우 카페에 들어가서 열심히 정보를 검색했었다. 다행스럽게도 혹은 양성이었고, 수술도 잘 끝났다. 그러나 나는 그 당시 '암'이라는 병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새삼 각인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암 환자들이 있는만큼 나날이 의학이 발전하고 있고 표적치료제의 개발 등 암을 정복하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암은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서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에서 가장 현명한 방법은 최대한의 노력으로 '예방'하는 방법밖에 없다. 바로 '음식'으로서 말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라고 하였다. 암 환우 카페를 통해서 암을 정복한 암승리자들의 사례를 볼 수 있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철저한 식이요법이었다. 그만큼 병과 음식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는 만큼 예방을 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법이다. 무조건 야채가 좋다는 막연한 지식보다는 좀 더 자세하고 꼼꼼히 알수록 더욱 잘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는 중년을 위한 슈퍼푸드 다섯 개인 고구마, 고등어, 베리류, 시금치와 브로콜리 그리고 꼭 먹어야 할 채소와 과일 여섯 가지인 콩, 파프리카, 양파, 매실, 감귤, 포도에 대해서 소개해주고 있다. 사실 평소에 의도하지 않고 자주 섭취하는 이 음식들이 이렇게 좋은 음식들인지 몰랐다. 무엇보다도 시금치가 눈의 건강에 탁월하고 파프리카 색깔마다 다양한 효능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여러 사례들을 접했는데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아프면 약을 꾸준히 섭취하지만 정작 예방차원에서 음식을 약처럼 꾸준히 섭취하지는 않는다. 나 역시 그렇다. 그래서 젊은 나이라고 절대 건강에 방심하지 않고 운동과 함께 음식을 음식 자체로서가 아닌 '약'이라고 생각하며 섭취하기로 했다.
내 식습관은 그 누구보다도 서구적이었다. 집이 강남역 근처에 있다보니 외식을 하더라도 주변이 서구적 식사의 트렌드를 따르는 음식점이 대부분이다보니 이런 곳만 찾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오히려 스스로 몸을 혹사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듯 하다.
음식 홍수시대에 간편함만을 찾으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건강은 보장할 수 없다. 건강은 부지런하고 똑똑하며 강한 마음가짐만 가지면 충분히 음식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