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코요테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4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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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아주 중요한 이야기이다. 다름 아닌 해리 보슈의 어머니를 살해한 살인범을 쫓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후반부에도 어머니에 대한 언급과 이에 대한 사건이 회자 되기 때문에 맥락을 위해서 이번 편의 스토리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것이 낫다.

 

보슈의 어린시절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시리즈의 후반부에도 많이 나오는데, 어머니가 매춘을 하고 해리 보슈는 고아원에서 자라게 되는 불우한 성장 시절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어머니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존재한다. 놀랍게도 오래토록 미결인 사건을 보슈가 이번 편에서 파헤치게 되고, 다소 드라마틱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시리즈의 후반부에는 해리 보슈의 러브라인이 다소 빈약하다. 지금까지 출간된 시리즈의 마지막에는 헤어진 부인과의 로맨스가 빛을 보는데 전반부에는 그의 인생에 잠깐 스쳐가는 매혹적인 여인들이 많이 나온다. 이번 편에도 그가 한 눈에 반한 여인이 등장하고 그 여인과의 로맨스로 끝을 맺는다.

 

영화로 만든다면 해리 보슈는 어떤 배우로 캐스팅 하면 좋을까? 많은 여자들이 그에게 설레는 걸 보면 형사라는 직업적인 특징도 있지만 남성적이고 잘 생긴 캐릭터가 적합할 듯 하다.

 

시리즈를 워낙 뒤죽박죽 읽고 있지만 쉬지 않고 연달아서 읽는데 마이클 코넬리는 이 작품들을 수년에 걸쳐서 썼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각의 이야기마다 해리 보슈에 대한 캐릭터가 조금씩 다르다. 번역자가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시리즈의 전반부에는 다소 해리 보슈의 바람끼가 많이 보이고 가벼움이 보이는 반면 후반부에는 가장으로서 딸을 사랑하는 중년의 남자로 보여준다.

 

빨리 신간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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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0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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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에 걸친 경관 집안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미흡하지만 삼대째 이어오는 세월 동안의 의혹이 남겨졌던 비밀이 마지막에 밝혀진다.

 

공직자로서의 삶은 어떨까? 진정 사명감을 가진 사람은 몇이나 될까? 결국은 철밥통 지키기에 불과하지 않을까? 실제로 그런 공직자를 더 많이 봤다. 현실은 그렇다. 한국에서의 공직자는 공부 열심히 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된 인재들인데 국가에 대한 봉사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못봤다.

 

책을 읽으며 현 세태에 대해서 돌아보게 된다. 이토록 시끄러운 정국. 결국 그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공직자들이다. 그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목적밖에 없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것이다. 혈세를 받아먹으며 했던 행동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제대로 된 공직자가 반이라도 된다면 이 나라가 이렇게 흘러갈까? 하다못해 주민센터에서도 이런 껍데기 공직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불친절함의 대명사 아닌가?

 

대학 졸업한 이들이 공시에 목을 메는 이런 시대에 솔직히 나는 한 번도 공무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흔히 사람들이 공무원이라는 직업 자체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그저 좋은 직업이라고 하는데 나라를 위해 충성할 마음을 가진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런 이기적인 조직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에 그저 환멸이 느껴질 뿐이다.

 

책의 내용은 삼 대를 경관으로 살아온 집안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들은 모두 경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명감을 가졌음에도 뜻하지 않은 일에 연루가 되고 누명을 쓰게 되는 일도 생겼는데, 이는 사실 모든 직장인의 비애가 아닐까.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작품인데,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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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도시 3 -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 아시아편 한 달에 한 도시 3
김은덕.백종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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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아시아편인데, 읽기 전에 사실 아시아편이 가장 기대되었다. 부담없이 가는 곳은 항상 아시아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때문이다. 아시아편에서는 여덟 곳(이스탄불, 테헤란, 히말라야, 고아, 만달레이, 방콕, 롬복, 타이베이)을 여행했는데, 내가 여행가 본 곳은 방콕과 타이베이밖에 없었다. 그래서 책 속에서 저자가 여행한 곳 중에는 이란의 테헤란이 가장 흥미로웠다. 중동은 언제나 여행하기에 위험한 곳이며, 이슬람은 그저 멀리할 수록 좋다는 생각이 뿌리깊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어쩜 이렇게 국민들이 여행자들을 위해 친절한지 책으로만 접해도 충분히 좋은 곳에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하게 되면 서로 의지는 되겠지만 다툼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안다. 아주 친한 친구와 함께 가도 그럴진데 부부가 여행하면 더 말해 뭐하리. 역시 저자들이 책에서 써놓았듯 그들의 다툼은 적지 않은 횟수인 듯 하다. 심리테스트에서 부인이 더없이 특이한 성향이며 그에 반해 남편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나왔으니 알만하다. 그럼에도 여행은 혼자보다는 둘이 하는게 낫다. 나는 지금까지 혼자 여행해본 적은 없지만 안 해봐도 알 것 같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이 성격에 혼자 여행하면 호텔에만 처박혀서 여행 아닌 여행을 할 것임을.

 

그들이 여행한 아시아 곳곳의 나라들 중 방콕에서 그들의 서운함에 대한 부분을 보았다. 다름 아닌 쇼핑몰로 가기위한 버스티켓을 구입할 때 티켓 판매원의 불친절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내가 지금까지 여행해 본 곳 중 방콕이 가장 불친절하고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니 더 말해 뭐할까 싶다. 그런 대우를 받게 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게 되고 여행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방콕의 한 호텔에서 묵을 때 조식을 먹는데 우리 일행은 본 척 만 척하고 옆에 있는 미국인에게는 접시가 나오자마자 치워주고 커피를 따라주는 등 노골적인 차별을 하는 짓거리를 보고 정말 방콕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다. 여행자의 천국이라는 것은 서양인에게만 통하는 것일 뿐임을. 그래서 나는 오히려 타이베이가 더 좋았다. 쾌적하며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곳들이니까.

 

아쉽다. 세 권을 냉큼 읽어버리니 허전하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책이 내게 선물 한 것은 내 방랑벽을 다시 자극해서 또 다시 항공사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게 만든 것이다. 떠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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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도시 2 -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 남미편 한 달에 한 도시 2
김은덕.백종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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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어떤 악덕 회사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원장(그 곳이 연구원이므로)이 내 이력서의 가장 큰 오점인 2년간의 공백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나는 여행을 다녔다고 말했는데, 그 사람의 리액션을 통해 얼마나 여행을 쓸데없는 짓거리로 여기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후 여행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그 사람이 제발 여행을 다니며 육십이 넘은 늦은 나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좀 내적 변화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입사 9일만에 싸우고 나왔다.

 

연구원으로 가기위해서 아침에 집에서 나와서 강남에서 신논현역까지 걸어가고 신논현역에서 여의도역까지 급행 지하철을 탄 후 내려서 국회의사당까지 일반 지하철을 탔다. 거기서 내려서 오 분 가량을 더 걸어가야했다. 강남도 각박함이 느껴지지만 내가 오랫동안 살아온 곳이라서 낯선 느낌은 안 드는데 여의도는 정말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드높은 빌딩 속에서 부속품처럼 일하는 사람들을 보는 느낌이 썩 좋지는 않았다. 희한하게도 많은 음식들이 빌딩의 지하에 있었고 점심시간에 그 지하 곳곳에 모여든 사람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또 그 짧은 기간동안 정말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던 부속품이었던 나는 수습이라는 딱지에 최저시급보다 약간 높은 급여를 받으며 쉬는 시간 없이 일을 했어야 했다. 입사하고 나서야 그 곳의 직원들이 나 보다 조금 일찍 들어온 사람들이며 근속년수가 평균 일 년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매일 원장실에서 그 사람의 전화를 하거나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할 때의 그 천박한 전라도 사투리가 섞인 호통을 들으며 면접볼 때와 지극히 다른 인간임을 알게 되고 나는 딱 한 달만 버티다가 때려치고 12월에 예약해 놓은 오사카 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입사 후 8일 째가 되었을 때 그 새끼가 회의시간에 직원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나보고 기초가 없다느니 연구원으로서 앞으로 직업으로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느니라는 말을 지껄이더니 그 다음날 아침 내가 해 놓은 보고서를 가지고 들어가서 그와 똑같은 소리를 지껄였다. 그것까지는 수긍할 수 있었다. 처음이니까. 그런데 수습이라는 점을 마치 약점으로 삼듯이 한 달 만 일하고 나가라는 듯이 지껄였다가 나중에는 번복하는 꼴을 보고 빡이 쳐버려서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왜 여기가 근속년수가 이렇게 짧은지 알 것 같네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나갈테니 어제까지의 급여를 주세요"라며 전쟁을 시작했다. 가장 통쾌했던 건, "여기 완전 악덕이네"라는 말을 시원하게 했다는 것이다. 

 

악덕 연구원으로의 출근 첫날부터 퇴사 때까지 이 책을 늘 가방에 품고 다녔었는데, 좀처럼 쉽게 읽을 시간이 나지 않았다. 주중에는 일하느라 지친 이유로 그랬고, 주말에는 나름 바쁘다는 핑계때문이었다. 퇴사 후에는 냉큼 다 읽어내려갔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행을 싫어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런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가며 아집만을 키운 인간의 주변에는 똥파리 같은 인간들만 붙어 있을 뿐이다. 그 인연 또한 오래 가지 못하며 결국 자기밖에 모르는 그 개구리는 언젠가 돌에 맞아 죽게 됨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이토록 많은 나라들의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사람의 한계를 체험한 후 나는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여행을 사랑하자. 또한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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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난 스페인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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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낀 저자에 대한 짧은 생각들은 '부정적'이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내가 그렇게 긍정적인 인간은 아니다. 그런데 여행기를 읽으며 뭐라고 딱히 꼬집을 수 없는 나와 비슷한 느낌의 저자를 만났다. 좋고 반가운 것 보다도 그냥 뭐랄까... 나의 싫은 모습을 보는 느낌이랄까. 차이점은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스페인 땅을 밟아본 적이 없는 반면 저자는 수없이 많이 스페인을 오갔다고 한다.

 

이 책은 스페인을 여행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 같다. 나는 스페인이라면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밖에는 모르는데 스페인 곳곳에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곳이 참 많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또한 수많은 화가와 건축가들이 남긴 문화적 유산들이 나라 곳곳에 남아있다.

 

내가 유럽을 가본 지가 벌써 칠 년이 되어 간다. 그때만해도 정말 인생이 장밋빛이라고만 느꼈었건만. 지금 삼십대의 나는 내가 꿈꿔본 적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어떤 삶이냐면 정말 지극히 평범하고 꿈과는 멀어져가는 그냥 그렇고 그런 부속품 같은 삶이다. 부속품으로 잠깐 돈이 모이면 해외 한 번 밟아보고 그 전까지 책으로 출,퇴근 시간에 여행의 재미를 만끽해보는 이런 생활...

여행책을 읽으면 늘 설레고 재미있고 좋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왠지 모르게 이런 패턴의 삶도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행복인지, 행복인 걸 내가 모르는 건지, 행복이 아닌건지 뭔지 나도 모르겠다. 

 

스페인에 대해서는 쥐뿔 하나도 모르던 나는 영국에서 연수 할 때 하우스 쉐어로 스페인 여자애들을 몇 번 만났었는데 지극히도 싫어했었다. 일단 애들이 너무 시끄럽고 더러웠다. 나는 남한테 폐 끼치는 인간은 정말 경멸하는데 이상하게도 스페인 사람들이 그런 부류에 속하는 걸 많이 봤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도 정말 스페인에 대한 기억이 별로 였으며, 사실 지금까지도 그렇다. 스페인 땅을 밟으면 맘이 변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책은 그냥 그렇고 그런 나와 비슷할 것 같은 우울하고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저자의 여행기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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