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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손미나 아나운서가 쓴 책은 처음 접해본다. 텔레비전으로만 봐왔던 많은 아나운서들 중 한명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그 누군가도
좋아한다면 자연스레 관심이 생기고 좋아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손미나 아나운서가 내게는 보헤미안적(?) 이미지를 가졌던 것 같다.
출간된지는 사실 꽤 된 책인데,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3년이나 파리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몰랐다. 다른 여행작가들의 책과
달리 유럽 여기 저기 몇 번 가본 걸로 쓴 책은 결코 아님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물론 내가 1년을 영국에서 살았어도 절대 영국에 대해서는
1/10도 알지 못하는 것 처럼, 그녀가 3년을 파리에서 살았더라도 파리의 전부를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가 묘사한 파리가 실제
파리와는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겨울이 조금씩 다가오는 길목에 있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마음이 무척이나 공허하다. 작년의 이맘 때에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감정들...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의 나이는 아님에도 자꾸 멘탈을 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럴 때 누군가의 파리에서의 생활을 담은 책을 읽으니
조금씩 위로가 되었다. 사실 짧은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음에도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며 여행자로 살아가고 있는 화려한
삶이지만, 문득 그녀도 그 이면에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많은 여행을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여행이란 늘 '어디'보다는 '누구'와 함께가 더 중요한 법이다. 혼자 좋은 곳에 가서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먹는다는 것... 그 나름의 매력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일 때 더욱 여행으로서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마음이 공허할 때 읽은 책이라서 그런지 겉으로는 파리지앵의 삶을 살아 본 경험을 자랑하듯 써놓은 글이 또 다른 의미에서는 외롭게 다가옴은 왜
그런걸까. 어쩌면 그건 내 마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파리를 가본지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내 삶에서 다시 그 땅을 밟아볼 날이 찾아올까? 누구와 함께 그 날을 맞이할까?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