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오즈의 마법사에 이렇게 깊은 뜻이?
2001.5.21.월요일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
캔자스 외딴 시골집에서 어느 날 디비 자고 있을 때 무서분 회오리바람 타고서 끝없는 모험이 시작됐지비~~~
독자 제위들 안녕하신가? 이 노래를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거라고 믿는다.
KBS에서 월요일과 화요일 절찬리에 방송되던 <오즈의 마법사> 주제가다. 혹시 <오즈의 마법사>는 생각 안나고 '카피카피 룸룸 카피카피 룸룸'하던 <바람돌이>나, 휘발유를 식량삼아 꽃만 보면 발정나는 <꼬마자동차 붕붕>만 기억나시는 분덜. 오만상을 조금만 더 찌부려 생각해 보아라. 이제 생각들 나시는가? 그렇다 바로 그 <오즈의 마법사>다. 흙장난과 다방구에 빠져 저녁 먹을 시간을 넘기기 일쑤이던 어린 시절 우리의 엄니들는 이렇게 우리를 부르곤 했다~
"야덜아~ 밥 묵으라! 오즈의 마법사 한다"
그럼 우리들은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달려가며 이렇게 생각을 했다. "도로시가 에메랄드성에 도착해 고향으로 돌아갈 날은 언제인지...아함~~" 우리의 유년시절을 붙잡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았던 진지하고 실존적인 고민이었다.
그러나 열분들, 아셨는가? 원래 오즈의 마법사는 19세기 말 당시 미국 사회를 비꼬기 위해 쓰여진 교묘한 정치 풍자 동화였다는 사실을.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를 하느냐구?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 잠시 본 우원의 인도를 따라 <오즈의 마법사>를 자세히 디벼보도록 하자. 본 위원, 열분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무참히 짓밟을 마음은 없으니 건 안심하시라. 단지 <오즈의 마법사>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시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에는 19세기말을 살아가던 농민과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삶의 모습이 구석구석 스며 있다. 그리고 그런 고민들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구 반대편의 한국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인류 공통의 것들일 게다. 삶이란 것, 19세기 미국인들에게도, 그리도 21세기 한국인들에게도 힘겹고 비루하지만 반드시 살아내야하는 것, 또한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로 위대한 것. 그런 것 아니겠냐? 그럼 시작하겠다. 크하하~ 본 우원을 따라 이렇게 외쳐보자. "오즈의 마법사에 이렇게 깊은 뜻이?"
오즈의 마법사의 유래
<오즈의 마법사>는 1896년 프랭크 바움(L. Frank Baum)이라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한 신문 편집자에 의해 쓰였다. 바움의 처음 집필 의도는 19세기 말 미국의 '화폐 제도'와 관련한 정치 현실을 풍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 내용이 재미있고 교훈적이기도 해서 아이덜을 위한 동화로도 널리 읽히게 되다. 그러던 와중 우리 나라에도 몇 번 방영되었던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가 성공을 거두면서 <오즈의 마법사>는 일약 동화의 고전으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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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걸리버여~ |
사실, 이렇게 원래는 정치 풍자극이었던 소설이 유명한 동화로 읽히고 있는 것들, 주위에서 찾아보면 많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도 원래는 당시 잉글랜드와 잉그랜드인의 속물성에 대한 철저하고 노골적인 풍자에서 비롯된 소설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읽는 <걸리버 여행기>는 총 4부작 중 동화로서 가치가 있는 1부 소인국과 2부 거인국뿐이다.
아무튼 그렇다면 바움이란 넘이 풍자하려고 했던 당시 미국의 '화페 제도'는 무엇이었나? 그리고 어찌하여 등장인물로 하필 캔자스의 도로시와, 삐쩍 말라 불쌍한 허수아비와, 기름칠을 제대로 못해 언제나 아쉬운 양철 나무꾼과, 소리만 크지 힘이라고는 없는 겁쟁이 사자를 등장시켜야 했을까? 자아 그런 관심을 한데 모아 모아 자세히 디비자. 바움이 비판했던 미국의 화폐제도란? 그리고 독특한 개성의 요상한 캐릭터들이란?
금본위 제도와 오즈의 마법사 등장 인물들
금본위 제도라고라고라? 그것이 뭐다냐? 하시는 분덜 있겠다. 금본위제도란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양만큼 금을 언제나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제도이다. 영어로 하면 gold standard system이라 한다. 어려운 말로 설명하면 몬 알아듣는 님덜을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금본위제도 아래서 한국 은행이 만원을 찍어낸다면 한국 은행은 사전에 만원 어치의 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십만원을 찍어내려면 십만원어치 금이 사전에 있어야 하겠지? 중앙은행은 찍어내는 화폐의 양만큼 금을 보유해야 하며 따라서 언놈이 돈을 금으로 바꾸고자 한다면 하(何)시라도 그넘의 돈을 금으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중앙은행에 가서 화폐를 금으로 바꾸는 짓거리를 금태환이라 한다.
그렇다면 내일 아침 열분들은 만원짜리 한 장 털럭털럭들고 한국은행에 가서 금으로 바꾸어 달라고 떼를 써 보아라. 앞에 있는 여직원 당장에 수위 아저씨 부른다. 지금 우리 나라는 금본위 제도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은행은 지들이 찍어낸 돈만큼 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 되겠다. 사실 금본위제로란 아직 통화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았을 시대 중앙은행이 함부로 돈을 찍어내 화폐 경제에 교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제도였다. 그렇지만 현재는 통화 제도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신뢰가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그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암튼 이런 야그는 좀 전문적인 주제기 땜에 너머가도록 하자. 무식이 탄로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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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가도 생기고 있다가도 잃는 것이 돈이란 말이더냐.. 허허... |
아무튼 간에 <오즈의 마법사>가 쓰였을 19세기 말 당시 미국은 금본위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그런데 잘 굴러갔으면 좋았을 금본위제도에 1880년경부터 위기가 닥쳐온다. 미국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이 부족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찍어 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럼 어떤 일이 발생할까? 똑똑한 넘들 이미 눈치 챘겠지만 한 경제에 화폐가 부족하면 디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선거 끝난 다음에 돈이 많이 풀려 물가가 오른다는 야그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돈이 없으면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즉 물가가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 디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기가 후퇴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한 경제에 돈이 많이 풀리면 경제가 잘 돌아가고 물가가 오르는데 비해(인플레이션), 돈이 없으면 경제가 위축되고 물가가 오히려 떨어진다(디플레이션).
그렇다면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은 경제 주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먼저 돈 가진 넘들을 보자. 돈 가진 넘들에게 물가가 떨어지는 것은 땡잡는 일이다. 어제는 100원하던 두부 한 모가 내일은 90원 한다면 1000원 가진 열분 어머니는 두부 10보 살 것을 11모 사고 남는 10원으로는 사탕을 하나 사줄 수 있겠다. 결국 디플레이션을 좋아하는 것은 남에게 꿔준 돈 있는 넘이나, 돈 가진 넘들 되겠다.
그렇다면 던 없는 넘들은? 한 마디로 돈 없는 넘들은 좃된거다. 아까 디플레이션은 경제의 침체와 동반한다고 했다.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물가가 떨어지게 되고 월급도 떨어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경제가 나쁘니 직장에서 언제 짤리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돈도 없고, 직업도 없어진 돈 없는 넘들은 자연히 빚을 지게 된다. 크아~ 그러나 이게 결정적으로 제일 나쁜 일 되겠다. 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빚을 진다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리 빚의 상대량이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만일 1000원을 빚지고 두부 10모를 오늘 사먹었다면 내일은 두부 11모에 주인집 아들 사탕 하나까지 사야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돈 많은 넘 잘되고 없는 넘 좆되는 19세기 미국의 상황에서 <오즈의 마법사> 적들의 똥꾸녁에 피의 똥침을 날리려 지어진 소설 되겠다. 어떠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아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주었던 도로시의 모험은 그런 것이었다. 이번엔 <오즈의 마법사>의 등장 인물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자.
도로시 |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 되것다. |
허수아비 |
피죽도 못먹고 쫄쫄 굶은 농민들 되것다. |
나무꾼 |
기름칠 제대로 못해 삐꺽거리는 우리의 노동자들 되것다. |
겁쟁이 사자 |
말만 뻔지르르하고 힘 없는 당시 William Jennings Bryan이란 민주당 정치가 되것다. |
그럼 이 네명의 엽기들이 어떻게 적들의 똥꼬에 피의 불벼락을 날카롭게 쌔리는지 (아니, 쌔리려다가 실패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도로시의 은구두.
열분들 잘 아는대로 <오즈의 마법사>는 어느 날 캔자스의 외딴 농촌 마을에서 디비자던 도로시라는 소녀가 회오리바람에 집이 날라가는 바람에 요상한 세계로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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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뻘건 게 웬 은구두냐구? 칠했나부지... |
도로시는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마녀 한 사람을 깔아뭉개게 되는데, 이때 주위에 있던 착한 마녀가 이 나쁜 마녀가 신고 있던 은구두를 벗겨 도로시에게 선물한다. 도로시는 자신을 구해준 마녀에게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묻게 되고 이 착한 마녀는 금길을 따라서 친구들과 함께 에메랄드 성으로 가라고 한다. 그 곳에는 에메랄드 대왕이 있는데 그 분은 모두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겨우 용기를 되찾은 우리의 도로시 금길을 따라 에메랄드 성으로 한발한발 내 딛게 되고, 그 와중에 사자, 허수아비, 나무꾼 등과 만나 갖가지 모험을 겪게 된다.
그렇지만 피죽도 몬 얻어먹고 에메랄드 성으로 게거품 물고 달렸던 여행의 수고로움도 허사. 이들은 겨우겨우 만난 에메랄드 대왕에게 악한 마녀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우리의 주인공들 능력이 있는 에메랄드 대왕이라면 지가 죽이면 될 것을 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대왕이 그러라는데 뭐 따질 수 있나~ 우리의 주인공들 갖은 고난을 모두 물리치고 우여골적 끝에 물 한 바가지 끼얹어서 악한 마녀를 처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허무 개그 같은 일이~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 믿어 똥구녁에 난 털만큼도 의심치 않았던 에메랄드의 대왕. 가짜였던 것이다. 참고로 본 우원 여기 보다가 엄마 손 붙잡고 꺼이꺼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만화 속의 주인공과 우리 나라 수많은 어린이들 모두 몸서리를 치며 침 꿀떡 삼키고 똥고에 힘빠지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착한 마녀 다시 한 번 허무한 개그로 모든 사람을 공황에 빠뜨리게 된다.
"그게 사실 말이야, 그 은구두가 요술 구두거든. 그 은구두를 툭툭 치고 자신이 원하는 곳을 말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그렇다면 에메랄드성까지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쌔빠지게 고생한 이유는 뭔가? 갑자기 눈앞이 암담해 지면서 해지면서, 이건 순 사기라는 생각이 든다. 크아앙!! 본 우원 여기서 졸도해 가까운 시민병원으로 엄마 등에 업혀 실려갔었다. 의사 선생님왈. 극도의 허무감이 밀려올 때 간혹 일어나는 정신적 공황상태란다. 본 우원의 유년 시절은 이 허무 개그 한 편으로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지간 도로시 일행 쉬운 해결책 놔두고 소득 없는 개고생했다는 소리되겠다. 그리고 저녁마다 <오즈의 마법사>를 기다리며 똥줄 태웠던 우리 어린이들도 배신 쌔려짐을 당했다는 얘기되겠다.
열분 중에 눈치 빠른 분들, 이미 눈치 챘을 거라고 본다. 방금 이 야그 정교하게 계획된 정치 풍자극이다. 왜 그럴까~ 설명을 하나 하나 들어보자.
먼저 왜 하필 제목이 오즈(OZ)의 마법사일까? Oz이게 뭔지 아나? 미국 생활 좀 해본 넘들 모두 다 알 것이다. Oz는 ounce(온스)의 약자로 금 등을 잴 때 사용되는 도량형 단위 되겠다. 그렇다면 도로시 일행은 왜 하필 '은'길도 아니고 '동'길도 아니고 금길을 걷고 있을까? 금길에 다 뜻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지. 이 금길이라는게 아까 설명한 금본위제도를 상징하는 말 되겠다.
금본위제도 위에서 우리의 농민, 노동자. 평균적인 미국인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말만 무성한 Bryan과 함께 에메랄드 성으로 간다. 에메랄드 성? 미국 화폐를 다른 말로 뭐라 하는지 아시는가? 미국 화폐를 전에는 Green Back이라고 불렀던 적도 있다. 아무튼 그게 상관없더라도 지금 미국 돈 무슨 색인가? 연두색 미스무리하지 않나? 그러면 에메랄드 무슨 색? 연두색. 따라서 에메랄드성은 뭐? 돈 되겠다.
또한 이들이 겪은 모험이란 쌔빠지게 금본위게 하에서 개고생 해봤자 원하는 돈은 얻을 수 없는 당시 비참한 현실을 의미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미국 경제를 짓누르던 심각한 디플레이션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좌절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모든 고민들이 해결된다. 도로시가 은 구두 톡톡 두드리자 모두의 소원이 달성된 것이다. 그럼 이 은구두가 뜻하는 바는? 크하하~ 그거이 바로 금·은 본위제의 상징인 은을 상징하는 말 되것다. 그렇다면 금·은 본위제란 무엇이며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열분들? 귀 쫑끗 세우고 쫌매란 더 따라 오시라.
금·은 본위제, 새로운 대안
아까 금본위제는 중앙은행이 가진 금의 양만큼만 돈을 찍어낼 수 있는 제도라고 했다. 그렇다면 금·은 본위제란 무얼까? 이것도 말 그대로 가진 금과 은의 양만큼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만든 제도이다. 아까 전에 미국에 금의 양이 부족하여 돈을 찍어낼 수 없고 그에 따라 디플레이션이 발생해 서민 경제가 엉망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금과 같은 귀금속인 은을 기초로 삼아서도 돈을 찍어 낼 수 있게 만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금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은은 충분할 것이므로 금과 은의 양만큼 돈을 찍어낸다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부자들만 유리하게 하고 빈자들을 더욱 고통에 빠뜨리는 암담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로시의 은구두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해결책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즈의 마법사>가 제안한 바대로 금·은 본위제가 시행되었을까? 실제로 미국 역사에는 금본위제와 금·은 본위제를 두고 치열한 정치적 투쟁이 있었다. (참고로 1880년부터 1896년까지 미국 경제에는 23%의 물가 하락이 발생했다. 그 만큼 미국 경제와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져 갔다는 의미다.) 북동부의 부자 은행가들은 금본위제를 지지했고, 남서부의 가난한 우리의 red neck(레드넥- 미국 남부의 무지랭이 촌놈을 일컬음)들은 금·은본위제를 지지했다.
양자 사이의 엄청난 정치적 갈등은 아까 말한 William Jenning Bryan이라는 민주당 후보와 Wlliam MaKinley 공화당 후보 사이의 대통령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었다. 그렇다면 선거의 결과는? 아쉽게도 돈 많은 넘들인 공화당의 승리였다. 이렇게 치열한 정치 투쟁 끝에 금본위제라는 것은 살아남았다. 살아 남은 금본위제도는 영국이 영도하에 아래 1차 대전이 벌어지기의 시기까지 20세기 초반의 자본주의의 최대 황금기를 가능케 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겠다. 노동자 농민을 다 죽이던 금본위 제도가 19세기 말 20세기 초 인류의 번영을 가능케 했다니.
아참~ 그럼 피죽도 못 먹던 우리의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의 생활은 어찌 되었나 궁금하겠지?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 미국의 농민 노동자들은 선거에서 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이때 역사의 우연의 일치처럼 알라스카와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새로운 금광이 발견되었고, 금 원석에서 더 많은 금을 유출해 내는 청화법이라는 세련된 기술이 발명되는 요술 같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미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금의 양이 많아졌던 것이다. 이렇게 유입된 금으로 미국 중앙은행은 더 많은 돈을 찍어낼 수 있었고 이러한 변화는 1896년에서 1910년까지 35%의 인플레이션을 가져다주었다. 이로 인해 농민과 노동자들의 삶은 개선되었으며 세계대전이 있기까지 이들은 자본주의가 가져다 준 놀라운 성장의 과실을 만끽했다. 이제 우리의 노동자와 농민들이 피죽도 못 먹는 일은 없어지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오즈의 마법사>는 해피 엔딩인가? 글쎄다. 언급 안한 우리의 불쌍한 사자 William Jennings Bryan이 남았다. 이 사자는 결국 두 번의 대통령 선거 낙방함으로 그가 원하는 용기를 끝까지 얻을 수 없었다. 이렇게 <오즈의 마법사>의 행간에는 꿈 많았던 한 정치가의 비참한 말로도 포함되어 있다. 흐흐 불쌍한 사자녀석...
우리에게 주는 교훈.
자아 재미들 있으셨는가? 그렇다면 본 우원 이렇게 지금 우리랑은 별 상관 없는 옛날 야그 한 까닭은? 아래의 사진을 보시라 뭐 생각나는 사람 없는가?
우리의 김데중이다. 그렇다. 음... 사실 IMF 위기 이후 우리 노동자 농민들 모두 데중이가 이끄는 노선을 따라 조뺑이를 쳤다. 나라가 어려운 것 같으니까 금모으기 운동도 하고. 본 우원의 집에서도 금이 두 돈 가량 나갔는데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쨌거나 IMF 위기 이후 우리 모두 데중 사자를 따라 함 열심히 해보자는 열의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금길을 따라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던 도로시 같이.
그러나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우리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가 던지는 허무 개그와도 같이 데중 사자가 이끄는 IMF 극복 에메랄드 성은 순 개구라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우리 모두 똥꼬가 허해져 화낼 기운도 없어지고 있다.....
물론 도로시에게는 마지막 비장의 무기 '은구두'가 있었다. 그리고 19세기 미국의 허수아미들과 양철 나무꾼들에게는 위기를 도와줄 골드러시가 있었고, 청화법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있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헤어날 구녕은 있듯이. 그러면 우리의 은구두는 무엇일까? 아니, 우리에게 은구두란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뭐고 없다면 우리는 이제 어찌해야할까?
동화책 한 권을 읽으려 해도 별 생각을 다 하며 읽어야한다. 슬프도다~ 인생이여. 그리고 우리의 진지하고도 소중한 삶이여.
뱀발 : 마지막으로... 흐흐. <오즈의 마법사>에 대해 지금까지 한 얘기 진짜일까요? 가짜일까요? |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rouseau@ddanz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