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 마거릿 미첼(1900-1949) 소설

  [문학와 영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원작 마거릿 미첼/감독 빅터 플레밍]

가장 좋아하는 소설과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서슴없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꼽는다. 요즘의 시각과 감각으로 보면 다분히 구식인 이 소설과 영화가 아직도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이 애틀랜타의 한 여기자가 쓴 이 소설을 불후의 명작으로 만들었을까.

그것에 대한 답은 곧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이 책의 제목에 함축되어 있다. 폭풍처럼 몰아쳤던 남북전쟁의 패배로 미국 남부의 부와 영광은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사라졌다. 노예가 없어진 지주들은 경작이 불가능해진 농장을 포기했고 북부의 뜨내기들은 남부로 몰려들어 헐값에 그 토지를 가로챘다. 불타버린 저택과 몰락한 가문과 갑자기 찾아든 빈곤 속에서 남부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명예와 자부심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을 무력감 속에서 목격해야만 했다.

마거릿 미첼(1900∼1949)이 1926년부터 10년간에 걸쳐 집필해서 1936년에 퓰리처 상을 수상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바로 그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강인해지고 성숙해가는 한 여인의 삶을 서사시적으로 그린 대작소설이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마치 전통적인 남부처럼 오만하고 제멋대로이며 콧대높은 방년 16세의 아름다운 대지주의 딸이다. 그녀는 이웃남자 <애슐리>를 좋아하지만 애슐 리가 자기 사촌 <멜라니>와 결혼하려하자 복수심으로 애슐리 동생의 약혼자이자 멜라니의 오빠인 <찰스>와 결혼한다. 그러나 찰스가 전쟁에 나가 전사하고 북군들이 몰려오자 스칼렛은 극도의 가난과 고초를 겪게 된다. 온갖 궂은 일을 전전하던 그녀는 동생의 약혼자인 <프랭크>와 결혼해 애틀랜타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그 사업체 중 하나를 애슐리에게 맡긴다. 그러나 프랭크 역시 결투 중에 죽고 스칼렛은 다시 독신이 된다.이제 27세가 된 스칼렛은 자신과 성격이 비슷한 <레트 버틀러>와 결혼한다.

그러나 애슐리를 잊지 못하는 그녀의 태도 때문에 레트는 결국 그녀를 버리고 떠난다. 사촌 멜라니가 죽은 후에도 애슐리가 자기를 거부하자 스칼렛은 비로소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레트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비록 모든 것을 잃었지만 이제 성숙해지고 강인해진 스칼렛은 자신의 땅 타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그곳으로 떠난다. 이 부분을 묘사하는 소설의 종반부는 보기 드물게 힘차고 아름다운 산문으로 기록되어 있다.

1939년에 데이비드 셀즈닉이 제작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빅터 플레밍 감독) 역시 할리우드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대작명화로 평가된다. 스칼렛역을 위한 수많은 오디션, MGM사에서 빌려온 레트역의 클라크 게이블, 감독의 교체 등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이 영화는 오래 걸린 제작기간을 충분히 보상할 만큼 훌륭한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영국배우 비비언 리는 스칼렛 오하라의 이미지를 거의 완벽하게 구현해서 그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상영시간 4시간의 이 방대한 대작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되는 등 평단의 화려한 각광을받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의 상실감과 허무감을 그리고 있지만 궁극적인 주제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투혼」이라고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지금도 많이 팔리고 있고 영화 역시 부단히 재상영되고 있다. 그만큼 이 작품은 미국인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저자 사후에 속편인 「스칼렛」이 쓰여지고 영화화된 것도 바로 원작의 그러한 인기에 힘입은 것이다. 제목과는 달리,「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소설도 영화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도 오래 살아 남는 불멸의 작품이 될 것이다.


---글 김성곤(서울대교수·영문학), [동아일보] 1996.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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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8-27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바람이 불어오니 이 영화도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반딧불,, 2004-08-27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2때 수업시간에 이 책만 들여다 보고 있었어요.

가정시간에 선생님께 들켰는데요...ㅎㅎㅎ
2부 시작 부분...커튼 찢어서..옷 만들어 입고 레트버틀러 만나러 가는 장면이었어요.
삼성판 세계명작...그립네요^^

밀키웨이 2004-08-27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2때 읽으셨다구요...오호! 문학소녀이셨군요.
저의 중학시절은 하이틴로맨스로 점철된 시기였답니다.
하이틴 로맨스 읽고 그거 수다 떨고 급기야는 직접 하나 쓴답시고 끄적거리고...흐흐흐
덕분에 좋은 책들을 하나도 읽지 못하고 그 시절들이 다 지나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제야 읽고 있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이파리 2004-08-2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땐가... 추석이었나 설이었나... 어쨌든 명절에 텔레비전에서 나눠서 보여줬던 기억이 있는데... 속편 스칼렛까지.
아직까지 원작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이걸보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언제쯤??? 이라고 물으신다면 대답이...
궁합니다. *^^*

마태우스 2004-08-2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은 안읽고 티브이 영화만 봤는데요, 하나도 재미 없었다는....

마리사랑 2004-08-27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학때는 하이틴 몰랐는데 고등때 그 좋은 책들 다 버리고
로맨스소설만 찾아다녔지요...지금은 쪼매 시큰둥....나이가 들어서 별루네요.

반딧불님,,,저도 중2때 읽었어요. 날 어두워지는 줄도 모르고 책 읽으면서
바로 옆에서 전쟁이 벌어지기라도 한듯 생생하게 느끼던 그런 감상적인 시절도 있었는데.ㅜ.ㅜ

아~~저도 가을 좀 타보고 싶어요....오로지 가을...식욕만 늘어나는 계절...

내가없는 이 안 2004-08-27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하지요, 이 책을 읽었던 중학생 때는 스칼렛 오하라가 왜 저리 살까 싶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녀가 왜 그리도 사랑스러워지는지 몰라요.
 

할아버지는 성균관 유림의 한분이셨다.
온동리에 그 명망이 자자하신 분이셨고 성정이 온후하셔서 지금도 할아버지를 존경하는 분들을 간혹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남산골 선비라는 말도 있듯이 가난하기 그지 없는 집안... 어린 나이부터 그런 집안을 돌보아야 했던 내 아버지는 젊은 날, 지긋지긋한 그 가난함과 유학의 고리타분함에 질려 그 반발작용의 하나로 선교사에게 영어를 배우고 끝내 교회에 다니셨다. 
교회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온집안을 들쑤셔 놓은 판국에 황해도의 부잣집 막내딸로 공부만 했지 지나간 그 시대의 기준으로 보아 여자로서의 덕목이라 할만한 것은 무엇 하나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홀홀단신 월남한 여자와 교회에서 만나 결혼을 하겠다고 데리고 온 아버지로 인해 할머니는 자진을 하셨다. 귀신이 되어서 당신 마음에 차는 그런 여자와 일년 안에 다시 결혼하게 만들 것이라고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셨다는 할머니의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들을 수 있었다.

엄마의 삶도 고난하기 그지 없었지만 아버지의 삶 또한 편하지 않았다.
내가 제법 자랐을 때 모든 것을 뒤엎어버리기라도 하시듯 그동안의 삶의 방식을 다 버리시고 유교로 회귀하신 아버지
유아세례까지 받게 하셨지만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갑자기 아버진 이제 더이상 교회에 가지 말라고 엄명을 하시고 다시 제사를 모시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제사를 드리긴 했으나 어디까지나 기독교식으로 약식으로 드렸었는데 갑자기 홍동백서, 조율이시, 좌포우회, 어동육서...와 같은 용어가 들려오고 유세차~~~~~~ 로 시작하는 떨리는 듯한 아버지의 음성은 어린 귀에 듣기에 너무나도 낯설고 싫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기독교 신앙에 대해 차마 손을 놓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유약함을 지니고 계셨기에 아버지는 늘 혼자만의 싸움으로 부상당하시고 회복하시고...를 반복하셨다.
그렇게 지긋지긋하게 싫어서 떨쳐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떨칠 수 없게 뼈속 깊이 들어와 버린 儀式과 意識들, 그러나 그것들이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소멸되어 버릴 수 밖에 없음을 직접 확인하는 증인의 입장이 되어버린 아버지에겐 종가집이라는 방패가 필요했고 그랬더라면 당신의 삶이 더 편했을런지도 모른다.
"종가도 아니면서..."라는 말을 스스로 자주 하신 이유가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소설 달의 제단을 읽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버지도 힘드셨을 것이다. 본인의 젊은 날이 후회스러웠을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끝끝내 그렇게 엄마에게 정을 주시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지나간 시대의 일부가 되지 못함을 안타까와 하면서 어떻게든 부여잡고자 애쓰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내게는 안쓰럽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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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8-26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니.. 밀키웨이님, 많이 힘드셨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밀키웨이 2004-08-26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어머님,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생각을 별로 해보지 않고 자랐는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열두살 그 나이가 참 어린 나이였구나...그래지더만요. 입학식 때 엄마없이 운동장에 동그마니 서있던 막내사진을 볼 적마다 왠지 눈물이 나요. 고모가 특별히 사준 신사양복에다가 빨간 넥타이까지 매고 있는 사진이건만 말여요.
아직도 그 녀석, 예전에 연애할 때 보니 엄마같은 그런 여자들을 좋아하는 듯 해서 그게 또 짠~~하더만요.
그나저나 고리타분한 노인네, 거기다 가난뱅이 홀아비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막내가 여태 장가를 못가고 있는 것이 속상한 일이죠....같은 여자로서 최악의 조건이니 말입니다....

새벽별님, 어릴 적부터 주워듣던 **공파 **손 그런 말부터 시작해서 적자 서자....에구..정말 책장 넘기기가 첨엔 좀 어렵더만요....
그분들이 사신 그 시대가 격변하는 그런 시기였기에 더 힘들었을 겁니다.
저야..앞으로 살 날이 더 많으니 자꾸자꾸 깍이고 보태고 다듬어가면서 사는 거지요.

마냐 2004-08-26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웨이님...꼬옥..(허그)
짠~한 세월이 길었네요. 막내분의 인연은 따로 있을 겁니다. 사람의 향기는 이런저런 조건을 넘어서는 법이다...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또 고리타분하다 하시지만, 어디 그게 전부이겠습니까. 아픔이 적지않으셨던 만큼, 어르신의 깊이도 우리 짐작을 벗어나는 수준이시겠네...합니다.

반딧불,, 2004-08-2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이다..꺄아..까..

하고 들어왔더니..


저는요...밀키님이...이런 글 써놓으실 때마다 이 글 적을려고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또 얼마나....혼자서 숨죽여 울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슬퍼요...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인지라..상처 받은 모습은 언제나 숨겨둔 페이퍼에 적는 사람인걸요..
아직도 정면으로 바라볼 줄 몰라요..
스스로 미화시키고, 그리고, 그러려니 하다가

어느 날 잔인한 현실을 보고...흠칫하곤 해요.
목소리가 갑자기 그립네요...아니...그냥...
어딘가 가고플 이 가을에 그냥...옆에 있어주면 좋을텐데...혼자서..
님은 바라지도 않는데...그러고 있습니다...

밀키웨이 2004-08-2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돌이켜 보면 그땐 어찌 살았을까..싶어지지만 또 이렇게 뒤돌아 볼 수 있을만큼 먼 예전 이야기가 되었구나...싶으니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래요.
큰언니는 막내가 중국으로 파견근무를 가게 될런지 모른다고 하니까 아예 그쪽 중국지사에 머물러 뿌리내리라고 하더군요. 거기서 중국여자를 만나든 조선족을 만나든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라고..여기서 계속 이렇게 살아봤자 네 젊은날만 축난다고 말하더이다.
그런 말을 하는 언니나 듣는 막내나 어찌 속이 편하겠습니까만은 노인네 때문에 저리 일그러지고 있는 막내의 인생이 참 무겁게 느껴집니다.

반디님, 하하하...........
웃어보자구요 .

thornie 2004-08-27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 너 오늘 죽고 잡냐 ㅡ,.ㅡ;;

내가없는 이 안 2004-08-2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담한 님의 글에서 씩씩한 님의 삶이 묻어나네요. 하하하 웃는 님의 웃음이 그 세월을 거쳐 나오는 것이니 평평한 길을 걸어온 그 어느 누구의 웃음보다 수많은 겹이 지어 있겠군요. 듣고 싶네요, 님의 웃음이...
 

갑자기 서재브리핑에 오즈에 대한 글이 많이 떴습니다.
비발님의 서재로부터 시작된 [오즈의 마법사] 영문텍스트더군요.
저도 스타리님과 마찬가지로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가 완간되었을 때 참으로 반갑고 문학세계에 엎드려 절을 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답니다.

갑자기 오래전에 읽었던 딴지일보의 글이 생각나서 재미삼아 보시라고~~ 퍼왔습니다. 벌써 몇년 전의 글인지라 뒷부분의 글에 대한 시대적인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딴지일보의 특성상 시대적 상황이 무시될 수 없으니까요 ^^)  그래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특히 저 사자...ㅋㅋㅋ

 

 

[교양] 오즈의 마법사에 이렇게 깊은 뜻이?

2001.5.21.월요일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

캔자스 외딴 시골집에서
어느 날 디비 자고 있을 때
무서분 회오리바람 타고서
끝없는 모험이 시작됐지비~~~

독자 제위들 안녕하신가?  이 노래를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거라고 믿는다.

KBS에서 월요일과 화요일 절찬리에 방송되던 <오즈의 마법사> 주제가다.  혹시 <오즈의 마법사>는 생각 안나고 '카피카피 룸룸 카피카피 룸룸'하던 <바람돌이>나, 휘발유를 식량삼아 꽃만 보면 발정나는 <꼬마자동차 붕붕>만 기억나시는 분덜.  오만상을 조금만 더 찌부려 생각해 보아라. 이제 생각들 나시는가?  그렇다 바로 그 <오즈의 마법사>다. 흙장난과 다방구에 빠져 저녁 먹을 시간을 넘기기 일쑤이던 어린 시절 우리의 엄니들는 이렇게 우리를 부르곤 했다~  

"야덜아~ 밥 묵으라! 오즈의 마법사 한다"

그럼 우리들은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달려가며 이렇게 생각을 했다.  "도로시가 에메랄드성에 도착해 고향으로 돌아갈 날은 언제인지...아함~~" 우리의 유년시절을 붙잡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았던 진지하고 실존적인 고민이었다.

 


그러나 열분들, 아셨는가? 원래 오즈의 마법사는 19세기 말 당시 미국 사회를 비꼬기 위해 쓰여진 교묘한 정치 풍자 동화였다는 사실을.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를 하느냐구?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 잠시 본 우원의 인도를 따라 <오즈의 마법사>를 자세히 디벼보도록 하자. 본 위원, 열분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무참히 짓밟을 마음은 없으니 건 안심하시라. 단지 <오즈의 마법사>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시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에는 19세기말을 살아가던 농민과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삶의 모습이 구석구석 스며 있다. 그리고 그런 고민들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구 반대편의 한국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인류 공통의 것들일 게다.  삶이란 것, 19세기 미국인들에게도, 그리도 21세기 한국인들에게도 힘겹고 비루하지만 반드시 살아내야하는 것, 또한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로 위대한 것.  그런 것 아니겠냐? 그럼 시작하겠다.  크하하~  본 우원을 따라 이렇게 외쳐보자.  "오즈의 마법사에 이렇게 깊은 뜻이?"


 

오즈의 마법사의 유래

<오즈의 마법사>는 1896년 프랭크 바움(L. Frank Baum)이라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한 신문 편집자에 의해 쓰였다. 바움의 처음 집필 의도는 19세기 말 미국의 '화폐 제도'와 관련한 정치 현실을 풍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 내용이 재미있고 교훈적이기도 해서 아이덜을 위한 동화로도 널리 읽히게 되다. 그러던 와중 우리 나라에도 몇 번 방영되었던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가 성공을 거두면서 <오즈의 마법사>는 일약 동화의 고전으로 자리 잡는다.  


나가 걸리버여~   

사실, 이렇게 원래는 정치 풍자극이었던 소설이 유명한 동화로 읽히고 있는 것들, 주위에서 찾아보면 많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도 원래는 당시 잉글랜드와 잉그랜드인의 속물성에 대한 철저하고 노골적인 풍자에서 비롯된 소설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읽는 <걸리버 여행기>는 총 4부작 중 동화로서 가치가 있는 1부 소인국과 2부 거인국뿐이다.

아무튼 그렇다면 바움이란 넘이 풍자하려고 했던 당시 미국의 '화페 제도'는 무엇이었나? 그리고 어찌하여 등장인물로 하필 캔자스의 도로시와, 삐쩍 말라 불쌍한 허수아비와, 기름칠을 제대로 못해 언제나 아쉬운 양철 나무꾼과, 소리만 크지 힘이라고는 없는 겁쟁이 사자를 등장시켜야 했을까? 자아 그런 관심을 한데 모아 모아 자세히 디비자.  바움이 비판했던 미국의 화폐제도란? 그리고 독특한 개성의 요상한 캐릭터들이란?  

 

 금본위 제도와 오즈의 마법사 등장 인물들

금본위 제도라고라고라? 그것이 뭐다냐? 하시는 분덜 있겠다. 금본위제도란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양만큼 금을 언제나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제도이다. 영어로 하면 gold standard system이라 한다.  어려운 말로 설명하면 몬 알아듣는 님덜을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금본위제도 아래서 한국 은행이 만원을 찍어낸다면 한국 은행은 사전에 만원 어치의 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십만원을 찍어내려면 십만원어치 금이 사전에 있어야 하겠지? 중앙은행은 찍어내는 화폐의 양만큼 금을 보유해야 하며 따라서 언놈이 돈을 금으로 바꾸고자 한다면 하()시라도 그넘의 돈을 금으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중앙은행에 가서 화폐를 금으로 바꾸는 짓거리를 금태환이라 한다.

그렇다면 내일 아침 열분들은 만원짜리 한 장 털럭털럭들고 한국은행에 가서 금으로 바꾸어 달라고 떼를 써 보아라. 앞에 있는 여직원 당장에 수위 아저씨 부른다. 지금 우리 나라는 금본위 제도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은행은 지들이 찍어낸 돈만큼 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 되겠다. 사실 금본위제로란 아직 통화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았을 시대 중앙은행이 함부로 돈을 찍어내 화폐 경제에 교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제도였다. 그렇지만 현재는 통화 제도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신뢰가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그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암튼 이런 야그는 좀 전문적인 주제기 땜에 너머가도록 하자. 무식이 탄로날라...


  없다가도 생기고 있다가도 잃는 것이
돈이란 말이더냐.. 허허...

아무튼 간에 <오즈의 마법사>가 쓰였을 19세기 말 당시 미국은 금본위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그런데 잘 굴러갔으면 좋았을 금본위제도에 1880년경부터 위기가 닥쳐온다.  미국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이 부족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찍어 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럼 어떤 일이 발생할까? 똑똑한 넘들 이미 눈치 챘겠지만 한 경제에 화폐가 부족하면 디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선거 끝난 다음에 돈이 많이 풀려 물가가 오른다는 야그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돈이 없으면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즉 물가가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 디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기가 후퇴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한 경제에 돈이 많이 풀리면 경제가 잘 돌아가고 물가가 오르는데 비해(인플레이션), 돈이 없으면 경제가 위축되고 물가가 오히려 떨어진다(디플레이션).

그렇다면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은 경제 주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먼저 돈 가진 넘들을 보자.  돈 가진 넘들에게 물가가 떨어지는 것은 땡잡는 일이다. 어제는 100원하던 두부 한 모가 내일은 90원 한다면 1000원 가진 열분 어머니는 두부 10보 살 것을 11모 사고 남는 10원으로는 사탕을 하나 사줄 수 있겠다. 결국 디플레이션을 좋아하는 것은 남에게 꿔준 돈 있는 넘이나, 돈 가진 넘들 되겠다.

그렇다면 던 없는 넘들은?  한 마디로 돈 없는 넘들은 좃된거다.  아까 디플레이션은 경제의 침체와 동반한다고 했다.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물가가 떨어지게 되고 월급도 떨어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경제가 나쁘니 직장에서 언제 짤리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돈도 없고, 직업도 없어진 돈 없는 넘들은 자연히 빚을 지게 된다. 크아~ 그러나 이게 결정적으로 제일 나쁜 일 되겠다. 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빚을 진다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리 빚의 상대량이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만일 1000원을 빚지고 두부 10모를 오늘 사먹었다면 내일은 두부 11모에 주인집 아들 사탕 하나까지 사야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돈 많은 넘 잘되고 없는 넘 좆되는 19세기 미국의 상황에서 <오즈의 마법사> 적들의 똥꾸녁에 피의 똥침을 날리려 지어진 소설 되겠다.  어떠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아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주었던 도로시의 모험은 그런 것이었다.  이번엔 <오즈의 마법사>의 등장 인물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자.

 도로시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 되것다.

 허수아비

피죽도 못먹고 쫄쫄 굶은 농민들 되것다.

 나무꾼

기름칠 제대로 못해 삐꺽거리는 우리의 노동자들 되것다.

 겁쟁이 사자

말만 뻔지르르하고 힘 없는 당시 William Jennings Bryan이란 민주당 정치가 되것다.

그럼 이 네명의 엽기들이 어떻게 적들의 똥꼬에 피의 불벼락을 날카롭게 쌔리는지 (아니, 쌔리려다가 실패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도로시의 은구두.

열분들 잘 아는대로 <오즈의 마법사>는 어느 날 캔자스의 외딴 농촌 마을에서 디비자던 도로시라는 소녀가 회오리바람에 집이 날라가는 바람에 요상한 세계로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시뻘건 게 웬 은구두냐구?
칠했나부지...

도로시는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마녀 한 사람을 깔아뭉개게 되는데, 이때 주위에 있던 착한 마녀가 이 나쁜 마녀가 신고 있던 은구두를 벗겨 도로시에게 선물한다. 도로시는 자신을 구해준 마녀에게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묻게 되고 이 착한 마녀는 금길을 따라서 친구들과 함께 에메랄드 성으로 가라고 한다. 그 곳에는 에메랄드 대왕이 있는데 그 분은 모두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겨우 용기를 되찾은 우리의 도로시 금길을 따라 에메랄드 성으로 한발한발 내 딛게 되고, 그 와중에 사자, 허수아비, 나무꾼 등과 만나 갖가지 모험을 겪게 된다.

그렇지만 피죽도 몬 얻어먹고 에메랄드 성으로 게거품 물고 달렸던 여행의 수고로움도 허사.  이들은 겨우겨우 만난 에메랄드 대왕에게 악한 마녀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우리의 주인공들 능력이 있는 에메랄드 대왕이라면 지가 죽이면 될 것을 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대왕이 그러라는데 뭐 따질 수 있나~  우리의 주인공들 갖은 고난을 모두 물리치고 우여골적 끝에 물 한 바가지 끼얹어서 악한 마녀를 처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허무 개그 같은 일이~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 믿어 똥구녁에 난 털만큼도 의심치 않았던 에메랄드의 대왕.  가짜였던 것이다.  참고로 본 우원 여기 보다가 엄마 손 붙잡고 꺼이꺼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만화 속의 주인공과 우리 나라 수많은 어린이들 모두 몸서리를 치며 침 꿀떡 삼키고 똥고에 힘빠지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착한 마녀 다시 한 번 허무한 개그로 모든 사람을 공황에 빠뜨리게 된다.  

"그게 사실 말이야, 그 은구두가 요술 구두거든.  그 은구두를 툭툭 치고 자신이 원하는 곳을 말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그렇다면 에메랄드성까지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쌔빠지게 고생한 이유는 뭔가?  갑자기 눈앞이 암담해 지면서 해지면서, 이건 순 사기라는 생각이 든다.  크아앙!!  본 우원 여기서 졸도해 가까운 시민병원으로 엄마 등에 업혀 실려갔었다.  의사 선생님왈.  극도의 허무감이 밀려올 때 간혹 일어나는 정신적 공황상태란다.  본 우원의 유년 시절은 이 허무 개그 한 편으로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지간 도로시 일행 쉬운 해결책 놔두고 소득 없는 개고생했다는 소리되겠다.  그리고 저녁마다 <오즈의 마법사>를 기다리며 똥줄 태웠던 우리 어린이들도 배신 쌔려짐을 당했다는 얘기되겠다.  

열분 중에 눈치 빠른 분들,  이미 눈치 챘을 거라고 본다.  방금 이 야그 정교하게 계획된 정치 풍자극이다.  왜 그럴까~  설명을 하나 하나 들어보자.  


먼저 왜 하필 제목이 오즈(OZ)의 마법사일까?  Oz이게 뭔지 아나?  미국 생활 좀 해본 넘들 모두 다 알 것이다.   Oz는 ounce(온스)의 약자로 금 등을 잴 때 사용되는 도량형 단위 되겠다.  그렇다면 도로시 일행은 왜 하필 '은'길도 아니고 '동'길도 아니고 금길을 걷고 있을까?  금길에 다 뜻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지.  이 금길이라는게 아까 설명한 금본위제도를 상징하는 말 되겠다.  

금본위제도 위에서 우리의 농민, 노동자. 평균적인 미국인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말만 무성한 Bryan과 함께 에메랄드 성으로 간다.  에메랄드 성?  미국 화폐를 다른 말로 뭐라 하는지 아시는가?  미국 화폐를 전에는 Green Back이라고 불렀던 적도 있다.  아무튼 그게 상관없더라도 지금 미국 돈 무슨 색인가?  연두색 미스무리하지 않나?  그러면 에메랄드 무슨 색?  연두색.  따라서 에메랄드성은 뭐?  돈 되겠다.  

또한 이들이 겪은 모험이란 쌔빠지게 금본위게 하에서 개고생 해봤자 원하는 돈은 얻을 수 없는 당시 비참한 현실을 의미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미국 경제를 짓누르던 심각한 디플레이션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좌절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모든 고민들이 해결된다.  도로시가 은 구두 톡톡 두드리자 모두의 소원이 달성된 것이다.  그럼 이 은구두가 뜻하는 바는?  크하하~  그거이 바로 금·은 본위제의 상징인 은을 상징하는 말 되것다. 그렇다면 금·은 본위제란 무엇이며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열분들?  귀 쫑끗 세우고 쫌매란 더 따라 오시라.  

 

 금·은 본위제, 새로운 대안

아까 금본위제는 중앙은행이 가진 금의 양만큼만 돈을 찍어낼 수 있는 제도라고 했다.  그렇다면 금·은 본위제란 무얼까?  이것도 말 그대로 가진 금과 은의 양만큼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만든 제도이다.  아까 전에 미국에 금의 양이 부족하여 돈을 찍어낼 수 없고 그에 따라 디플레이션이 발생해 서민 경제가 엉망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금과 같은 귀금속인 은을 기초로 삼아서도 돈을 찍어 낼 수 있게 만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금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은은 충분할 것이므로 금과 은의 양만큼 돈을 찍어낸다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부자들만 유리하게 하고 빈자들을 더욱 고통에 빠뜨리는 암담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로시의 은구두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해결책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즈의 마법사>가 제안한 바대로 금·은 본위제가 시행되었을까?  실제로 미국 역사에는 금본위제와 금·은 본위제를 두고 치열한 정치적 투쟁이 있었다.  (참고로 1880년부터 1896년까지 미국 경제에는 23%의 물가 하락이 발생했다.  그 만큼 미국 경제와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져 갔다는 의미다.)  북동부의 부자 은행가들은 금본위제를 지지했고, 남서부의 가난한 우리의 red neck(레드넥- 미국 남부의 무지랭이 촌놈을 일컬음)들은 금·은본위제를 지지했다.  

양자 사이의 엄청난 정치적 갈등은 아까 말한 William Jenning Bryan이라는 민주당 후보와 Wlliam MaKinley 공화당 후보 사이의 대통령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었다. 그렇다면 선거의 결과는? 아쉽게도 돈 많은 넘들인 공화당의 승리였다. 이렇게 치열한 정치 투쟁 끝에 금본위제라는 것은 살아남았다. 살아 남은 금본위제도는 영국이 영도하에 아래 1차 대전이 벌어지기의 시기까지 20세기 초반의 자본주의의 최대 황금기를 가능케 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겠다. 노동자 농민을 다 죽이던 금본위 제도가 19세기 말 20세기 초 인류의 번영을 가능케 했다니.

아참~ 그럼 피죽도 못 먹던 우리의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의 생활은 어찌 되었나 궁금하겠지?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 미국의 농민 노동자들은 선거에서 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이때 역사의 우연의 일치처럼 알라스카와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새로운 금광이 발견되었고, 금 원석에서 더 많은 금을 유출해 내는 청화법이라는 세련된 기술이 발명되는 요술 같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미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금의 양이 많아졌던 것이다. 이렇게 유입된 금으로 미국 중앙은행은 더 많은 돈을 찍어낼 수 있었고 이러한 변화는 1896년에서 1910년까지 35%의 인플레이션을 가져다주었다.  이로 인해 농민과 노동자들의 삶은 개선되었으며 세계대전이 있기까지 이들은 자본주의가 가져다 준 놀라운 성장의 과실을 만끽했다. 이제 우리의 노동자와 농민들이 피죽도 못 먹는 일은 없어지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오즈의 마법사>는 해피 엔딩인가? 글쎄다.  언급 안한 우리의 불쌍한 사자 William Jennings Bryan이 남았다. 이 사자는 결국 두 번의 대통령 선거 낙방함으로 그가 원하는 용기를 끝까지 얻을 수 없었다. 이렇게 <오즈의 마법사>의 행간에는 꿈 많았던 한 정치가의 비참한 말로도 포함되어 있다. 흐흐 불쌍한 사자녀석...   

 

 우리에게 주는 교훈.

자아 재미들 있으셨는가?  그렇다면 본 우원 이렇게 지금 우리랑은 별 상관 없는 옛날 야그 한 까닭은?  아래의 사진을 보시라 뭐 생각나는 사람 없는가?


우리의 김데중이다. 그렇다. 음...  사실 IMF 위기 이후 우리 노동자 농민들 모두 데중이가 이끄는 노선을 따라 조뺑이를 쳤다. 나라가 어려운 것 같으니까 금모으기 운동도 하고.  본 우원의 집에서도 금이 두 돈 가량 나갔는데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쨌거나 IMF 위기 이후 우리 모두 데중 사자를 따라 함 열심히 해보자는 열의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금길을 따라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던 도로시 같이.

그러나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우리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가 던지는 허무 개그와도 같이 데중 사자가 이끄는 IMF 극복 에메랄드 성은 순 개구라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우리 모두 똥꼬가 허해져 화낼 기운도 없어지고 있다.....

물론 도로시에게는 마지막 비장의 무기 '은구두'가 있었다.  그리고 19세기 미국의 허수아미들과 양철 나무꾼들에게는 위기를 도와줄 골드러시가 있었고, 청화법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있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헤어날 구녕은 있듯이. 그러면 우리의 은구두는 무엇일까? 아니, 우리에게 은구두란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뭐고 없다면 우리는 이제 어찌해야할까?

동화책 한 권을 읽으려 해도 별 생각을 다 하며 읽어야한다.  슬프도다~ 인생이여. 그리고 우리의 진지하고도 소중한 삶이여.

뱀발 : 마지막으로... 흐흐. <오즈의 마법사>에 대해 지금까지 한 얘기 진짜일까요? 가짜일까요?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rouseau@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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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4-08-2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저희 고향이야기가 이렇게;;;

밀키웨이 2004-08-21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오즈마님, 그러고 보니 "오즈 마님~~" 이렇게 부를 수도 있군요 ^^

반딧불,, 2004-08-2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속았당..

밀키님의 멋진 그림 분석을 기대했건만^^;;
 

아이고...피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 여자양궁이 있다는 것을 깜박 잊은 저는...(아니, 어찌 잊을 수가 있습니까?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흑흑흑.....) 갑자기 알라딘 마을이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는 것에 아니! 그렇다면!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텔레비젼 앞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마지막 엔드에 가서 정말 한순간 한순간 숨이 멎을 뻔 한 거. 저만이 아니었겠죠?

대단합니다. 한 종목에서 단체전 20년, 개인전 24년의 정상이라니....이건 정말 놀랍습니다. 점점 지켜내기 어려워지는 정상의 자리에 꼬박꼬박 올라주어 고맙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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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8-20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 저는 박수소리 나길래 틀어보니 벌써 끝났지 뭐예요..ㅜㅜ

sooninara 2004-08-2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수를 너무 쳤더니 아직도 손바닥이 아파요...

明卵 2004-08-21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지막에, 카메라 위치 때문에 다른 화살에 가려서 9점 맞힌 줄 알았어요. "으악~~"이라고 내지르려는 순간 양궁 여자단체 金 이란 문구가 뜨는데.... 아, 감동ㅠㅠ

밀키웨이 2004-08-21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도 아마 알라딘이 조용하지 않았다면 그냥 암것도 모른 채 열심히 딴짓하고 있다가 뒷북 울렸을 거예요, 아영어머님.

수니나라님, 전 박수 칠 그런 간땡이조차 없이 그저 어찌나 조마조마스럽던지..^^

명란님, 맞아요.
혹시 나중에 이거 다시 9점이라고 정정되는 거 아냐? 하고 불안해할 정도로 묘하게 잡힌 각도!
진짜 감동이었습니다.

플레져 2004-08-21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마지막에 9점인 줄 알았는데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10점이라고 외치는 바람에 얼떨결에 소리 질렀답니다.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 긴장된 순간이었어요. 역시, 박성현, 개인전 할 때 부터 참 듬직하다 싶었는데...대한민국 만만세입니다!!

loveryb 2004-08-2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시간에 잤다는^^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마지막 발 쏠때는 하도 애아빠가 깨워서
비몽사몽간에 봤습니다..
중국지지배 춤추는거 보면서 눈이 확 뒤집어 졌는데.. 금메달 따서 다시 진정을 했다지요^^
올림픽까지 챙기는 밀키웨이님.. 대단해여~~
 

    



나는 양동근을 좋아한다.
그의 연예인답지 않은 덜생김도 좋아하고
(웃을 때의 그 천진스러움이 딱 모성본능을 자극한다...ㅎㅎㅎ)
그의 노래를 통해 보여지는 그의 영혼의 자유로움도 좋아한다.

아끼는 배우라고 해야 할까?
저노마, 잘 되어야 할 텐데....잘 될거다....언젠가 우뚝 설 것이다.....라고 바라보는 그런 배우.

영화 "바람의 파이터"를 보고 나오면서 양동근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네가 최배달이어서 정말 좋다! 라고 되뇌이며 엘리베이터를 내려왔다.

영화의 내용이며 그 완성도에서며...이미 이야기가 많이 돌고 있다. 그러니 굳이 나같은 졸필까지 더하여 말을 보태지 않아도 될 듯하다. 또 영화가 아직 상영 중인데 아무래도 스포일러가 되지..싶고 말이다.

내게 있어서 이 영화는 다만  아끼는 한 배우가 또다른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흡족하게 박수를 치며 일어설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 정말 충분했다.
그리고 고생 많이 했겠구나...싶어 마음이 짠해졌다.

아...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가슴에 남았던 대사는....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다만 불구나 폐인으로 살아 남는 것이 두려울 뿐......"

 

 
"바람의 파이터" 뮤직비디오 (WAX- 날떠난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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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8-2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 OST마저도 왁스가 불렀는지...
내가 왁스 좋아하는지까지 어찌 알았누....

soyo12 2004-08-2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이 영화도 스포일러가 존재할 수 있나요?
참 양동근은 연기 편하게 하지 않나요?
이 영화를 결국 양동근때문에 봐야하나? 음........갑자기 고민이 됩니다.
영화 스토리나 시놉은 절대 제가 좋아할 스타일이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뮤직 비됴는 예술입니다. ^.~

불량 2004-08-20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저요. 저도 양동근 좋아요^_____^

날개 2004-08-2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람의 파이터 시사회를 가서 양동근 실물을 보고 왔습니다..흐흐흐~

마냐 2004-08-2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동근...물론 빼놓지 않고 작품 챙겨보게 되는 배우죠. 근데, 이 영화는 귀를 흐리는 평이 많아서리..쩝.
바이더웨이, 전 비를 귀여워하는 아낙으로서...비 버전 바람의 파이터도 보고 싶었답니다. 아마 양동근보다 못했겠지만...^^;;;

두심이 2004-08-21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느릿느릿한 어눌한 말투에 사람을 휘감는 감성을 가진 매력이 숨겨져있다니..꼭 보고 싶은 영화군요..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loveryb 2004-08-2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저 역시 양동근 팬이지요..
어눌한 말투.. 최선을 다해서 인터뷰 한다고 한는데 말은 몇마디 없고..
저 표정 자체가 어쩔땐 백마디 말을 대신하는듯..
참 좋아 하는 배우라고 지칭 하고 싶은 친구네요..

반딧불,, 2004-08-21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팬입지요.

아..좋다..같이 좋아하니..

thornie 2004-08-27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아~~ 저도 동근이를 좋아하는데...
게다가 어릴때 오빠 어깨너머로 방학기의 최배달 만화도 보았던 터라
보고 싶은 영화리스트에 올라는 있어요.
언젠가는 보게 되겠지요.

조선인 2004-08-2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양동근이 좋아요.
비록 마지막 늑대는 기대 이하였지만, 그건 감독 탓이 더 크니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