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할 것 같았던 클림트전이 드디어 한다.ㅇ.,ㅇ띠용~
몇년전까지만 해도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클림트였거늘, 그림이 여기저기 많이 쓰이고 영화도 만들어지고 해서 몇년동안 많이 유명해졌나보다. 클래식 음악공연수익은 불경기였던 올해만해도 125% 성장을 했다던데 아무래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향이 컸나보다.
대중예술에 많이 쓰여서 알려진다는 것을 고깝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볼수 없을 것 같았던 것들이 볼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나는 환영이다. 다 이렇게 시작하는거지 뭐...흐흐흐흐....
어쨌거나 빨리 보러가고 싶은 클림트 전. 아시아 최초 전시회이고 최대규모라고 하는데, 그림이 얼마나 오게될지...
(일단 티켓가격은 좀 비싼데, 그만큼 좀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 비싼거라고 일단은 생각해보자.-_-)
보고싶었던 그림 몇개는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저 나른한 유디트 아줌마 얼굴이라도 실컷보고 와야지...흐흐흐흐흐...

전시명 : 2009 구스타프 클림트 한국전시 
기간 : 2009년 2월 2일 ~ 5월 15일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문의 : 02) 334-4254
티켓가격 : 성인 16,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5,000원

*티켓 가격을 보고있으면 나도 어린이가 되고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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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어떻게 한달동안 똑같은 책이 4권이나 등장할수가..... 

그래...영화화 되었고, 골든글로브 5개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어쩐지 히트예감 드는 영화라는 것은 알겠는데...그래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놈의 책은 독점 계약권따위 없는거야?????-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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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21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말이 그말입니다 --;;
무신 상만 받았다하면 똑같은 책이 우수수 번역 개판 쩝쩝

Apple 2009-01-22 00:30   좋아요 0 | URL
저는 다른 책 번역은 안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새로나온 책들을 보고있다보니 황당해서...=_=;

다락방 2009-01-21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민음사도 나왔어요? -_-

Apple 2009-01-22 00:31   좋아요 0 | URL
네..그렇더라고요. 저기 피츠제럴드 단편선에 <벤자민 버튼...>이 껴있더라고요...-_-;;

보석 2009-01-2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권이 없는 책인가보네요.^^; 판권은 50년인가까지 유효하고 그 이상 가려면 유족이나 판권소유자의 신청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Apple 2009-01-22 00:32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똑같은 거 내면 보는 사람도 질리지 않을까요?ㅠ ㅠ

물만두 2009-01-2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대단하네요. 출판사들의 생각이...

Apple 2009-01-22 00:32   좋아요 0 | URL
한숨나오죠...에휴...출간 되어야할 다른 좋은 책들도 많을텐데...쓰읍...

eppie 2009-01-2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가 수록된 피츠제럴드의 [Tales of the Jazz Age]는 이제 퍼블릭 도메인이 되어서 Project Gutenberg에 올라와 있네요. ^^; 전 책 모양새가 그나마 고를 맛이 나는 예쁜 책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내용상 약간의 차이가 있기도 있다고 해서, 몇 년 전 [오페라의 유령]이 와르르 쏟아졌을 때보단 덜 짜증스럽기도 해요. :)

Apple 2009-01-22 00:33   좋아요 0 | URL
오페라의 유령도 와르르 쏟아져나왔나요? 아아....두권정도 본것같기는 했는데....흐음...

Kitty 2009-01-2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빵발오빠의 미모에 은근슬쩍 편승하려고 하는군요 ㅎㅎㅎ

Apple 2009-01-22 00:3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케케케케케^^;
 
좁은 문 -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5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좁은 문>은 <독인인의 사랑>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함께 기억나는 추억의 책이다. 이 세가지 책을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기억이기도 하지만, 셋다 속터지게 느리고 답답한 러브스토리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세권 다 참을수 없이 지루했던 기억도 똑같다. 어린 시절 읽었던 <좁은 문>은 꽤나 두툼한 책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기억의 왜곡이었나보다. (아마도 지루했기 때문에 더 길다고 느껴졌을지도..) 다시 만난 <좁은 문>은 250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소설이었으니...

그때에도, 지금도 나는 이 소설 주인공들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무신론자인 나로써는, <좁은 문>의 여주인공 알리사가 사람보다 신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라는 말은 믿어지지가 않는다. 게다가, 소설속에서 소심하게나마 알리사는 제롬을 은근슬쩍 유혹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렇다고 제롬의 알리사와의 사랑을 맺기위한 노력이 딱히 소극적이었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알리사를 사랑한 순간부터, 내게는 너뿐이다-사랑한다- 이런 말을 달고 살았는데, 더이상 뭘 어떻게 적극적이길 바라나.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서 무작정 납치해가기라도 하란 말인가. 그건 너무 강압적이다. 책속의 주인공들을 지켜보는 나로써는, 제롬의 애정공세는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입이 좀 저렴한 부분이 있기는 했어도 그정도야 미숙한 청년의 나름대로의 노력으로 생각해두자.)
그렇다면, 왜 멀쩡한 두남녀가, 서로 사랑하는데도, 현실적으로도 아무 제약이 없는데도,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것일까.

책속에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짐작해볼수 밖에 없지만, 어쩌면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도망가버린 알리사는 사랑이라는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이 아니었을지. 어머니가 떠난 후, 무기력해진 아버지를 보면서 자신도 언젠가 그렇게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지례 낙담해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또한, 자신도 어쩌면 어머니처럼 변해버릴지도 모르다는 것을.
닿지도 못할 신에게 의지해버린 것은, 어떤 초월적인 것을 바라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제까지나 변질되지 않는 허공의 사랑, 알리사가 택한 것은 현실의 열렬한 애정공세보다 그런 것이었다.
신은 대답을 하지 않으니, 자신이 붙들고만 있다면 배신당하지 않을수 있으니까.
성녀처럼 희생하는 삶을 살고 싶었지만, 그것 역시 한낱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누구도 그녀의 희생을 바라지 않았으며, 자신 역시 성녀가 되지 못한다. 끊임없이 제롬에 대한 사랑과 신에 대한 믿음속에서 갈팡질팡하다가 결국은 그 고질적인 불안감과 불신의 소용돌이에 먹혀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롬이 소심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너무나 지쳐버렸기 때문이지, 더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었다. 영원한 것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면 그 기억은 영원히 기억될 거라는 사실을 알리사가 알았더라면 좋았텐데.

어른이 되기까지, 내게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내가 꿈꾸고 있었던 것은 신은 아니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초월적인 존재를 꿈꿨다. 그것이 몽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것은 그저, 자라지 못한 소녀의 결벽증에 가까운 망상이었을 뿐이었다.
다 커서 읽은 <좁은 문>의 알리사는 여전히 소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여전히 내게는 지루한 <좁은 문>이었지만, 어린 시절 읽었을 때와 달리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게다가, 캬-이 표지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좁은 문>의 핵심되는 씬을 딱 찾아놓은 듯한 느낌이다.
잘못된 조사사용이 몇개 눈에 띄었는데 그런 점도 좀 개선이 되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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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지르고야 말았다. <벤자민 버튼...> 

책을 좀 느긋하게 읽고 싶어서, 지금 있는 책을 좀 해결(?)하고 나서 좀 나중에 사려고 책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는데, 이것만 부랴부랴 사게되었다. 잿밥에 눈이 먼 행동이기는 하지만, =_=; 오늘 이벤트를 하기 때문에 오늘 지르는 것이 이득일 것 같아서...  

오늘 15일 한정으로 요런 이벤트를 하더라!!!  

알사탕 1000개를 준단다. 알사탕 1000개는 문화상품권 5천원어치로 교환할수 있다. 

자, <벤자민 버튼...>이랑 친해지고 싶은데, 아직 마음을 터놓지 못한 친구들은 오늘 지르자!!!!!!!바로 오늘!!! 오늘이 가기전에!!! 알라딘에서!!!! 

p.s 꺄아...표지가 아름답기도 하지...♥점점 더해져가는 펭귄문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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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1-15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배송받았어요. 이틀만 참았으면 알사탕 1000개를 받는건데 orz

Apple 2009-01-15 16:34   좋아요 0 | URL
에고....심심한 위로의 말씀을....-_-토닥토닥...

이매지 2009-01-1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는 이 참에 텀블러도 받으려고 <지킬->도 주문했어요 ㅎㅎ

다락방 2009-01-15 10:09   좋아요 0 | URL
악 이매지님.
저도 이왕 이렇게 된거 텀블로도 받자, 라고 생각하고 [지킬-]도 주문했는데 말이죠.

물론 어제 두권다(텀블러 포함)배송 받았지만 orz

Apple 2009-01-15 16:35   좋아요 0 | URL
헤헤..저는 이미 텀블러를 받았기 떄문에...^^ 일찍 사라질까봐 부랴부랴 주문했었는데, 아직도 그 이벤트 하더라고요.ㅇ.,ㅇ텀블러를 많이 찍었나봐요.
다락방님은 계속 마음이 찢어지시고.....

보석 2009-01-15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끌리는 이벤트!ㅎㅎㅎ

Apple 2009-01-15 16:36   좋아요 0 | URL
자, 끌리면 동참하시는겁니다!^^

Forgettable. 2009-01-1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제 이 책을 사기 위해 책쇼핑을 시작했으나 결국엔 까먹고 빼먹고 주문한 보람이 있군요 ㅋㅋㅋ +_+
매번.. 이벤트는 다락방님처럼 비껴가는 터라 내게 공돈생길 일은 없나봐-라며 좌절한지 오래였는데 히히히

땡스투는 Apple님께 드렸답니다~

Apple 2009-01-15 16:37   좋아요 0 | URL
케케케~우연이었네요..^^ 이책만 쏙 빼놓고 주문하시다니...
이런 좋은 기회를 맞이하라는 계시입니다.-_-흐흐....연초부터 소소하게 좋은 일도 좀 있고 해야죠.

무해한모리군 2009-01-15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강력한 지름동인이네요..
저도 생투를 날리며 휙~

Apple 2009-01-15 16:37   좋아요 0 | URL
네네~지릅시다!^^

Kitty 2009-01-15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정말 강력한 페이퍼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지르러 갑니다 ^^
다락방님 삼가 위로를...(...)

Apple 2009-01-15 16:37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이 책 새로 올라온 거 보다가 우연히 발견햇어요..^^헤헤...
 
다마모에 - 혼이여 타올라라!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재작년인가, 잠깐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을 때 보았던 기리노 나쓰오의 <다마모에>. 이제서야 책으로 보게 되었다. 기리노 나쓰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인지라 기대도 컸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 자체의 심심함에 잠시 멍해졌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 작가의 매력은 그런게 아니라고, 단정짓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감따위 갖지 않고 보았던 책이지만, 의외로 굉장히 재밌었다.
아마도 시기가 시기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이 들어감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면 제대로 된 삶을 살게되는 것인지, 20대의 마지막을 정리하면서 생각을 해보았는데 미래를 알수 없는 것처럼 도무지 알수 없는 문제였다. 아마도 30대를 정리하면서, 40대를 정리하면서도 마찬가지이겠지.
그런 때 읽은 <다마모에>. 혼이여 타올라라!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의문점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될수 있었다. 그리고 나이가 더 들어가고, 인생에서 모르는 것이 아직도 넘쳐나도, 용기만 있다면 혼은 언제든지 타오를수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

<다마모에>의 주인공 도시코는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온 주부이다.
살면서 남편에게 딱히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남편은 남편이라는 이름에 아주 걸맞는 성실한 남자였다. 그러나 단한번도 그를 사랑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소심한 그녀에게는 사랑의 열정 보다는 삶의 안정감이 더 어울렸을 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사랑하며 가슴 떨리는 경험 한번 해본 적 없고, 결혼후에는 직장을 다닌 경험도 없었고, 집밖의 일상이란 그닥 알고 있는 것이 없는 여자- 59세의 나이에도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라온 여자가 이제 홀로서기를 하려고 한다.
어느날 갑자기 남편은 죽어버렸고, 다 큰 자식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얼마 되지도 않는 재산을 가지고 어머니와 다투기까지 한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죽은 후에 그에게 10년이나 사귀어온 내연녀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가족에 대한 배신감은 넘쳐흐르는데, 도시코는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화내는 법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하나씩 경험해보기로 한다. 살면서 한번도 해오지 않았던 일들,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채워나간다.
캡슐 호텔이라는 곳에도 가보고, 아내 있는 남자와 살짝 바람도 피워보고, 자식들에게 화도 내보고, 예쁜 옷도 사고, 거기에 어울리는 가방과 구두도 사본다.
그리고 그녀는 서서히 변해간다.

영화 <다마모에>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장면 중 하나는, 도시코의 죽은 남편의 내연녀 아키코의 발에 칠해진 페티큐어를 클로즈업 했던 씬이다. 남편에게 향을 드리러 왔던 중년의 여성 아키코의 발에 칠해진 페티큐어는, 영화의 런닝타임이 한참 흐른 후 막바지에는 지워져있다.
소설속에도 아키코의 페티큐어 얘기는 등장한다. 겨우 발톱에 칠해놓은 페티큐어따위가 무엇이 특별하단 말인가. 그것은 그 페티큐어가 <다마모에>에 등장하는 여자들에게 있어서는 희망과 자아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내연녀에게 절대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고싶지 않았던 도시코는 평소 바르지도 않던 립스틱을 바르고 아키코를 맞지만, 아키코의 발에는 페티큐어가 칠해져 있었고, 도시코는 일단 거기에서 폐배감을 느낀다.
여기에서 중년 여자가 발톱에 페티큐어를 했다는 것의 의미란- 당연히 손톱에는 메니큐어가 칠해져 있을 것이 뻔하다는 뜻이고,  손톱이나 발톱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치장하는 여자가 옷을 대충입을리가 없으며, 때마다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받는 것이 분명하고, 공들여 화장을 하는 여자라는 뜻이 된다.
신발을 신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 발톱까지 치장하는 여자-중년의 여자에게 있어서 그것은 아직까지 그녀가 여자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비록 불륜이지만, 남자에게 사랑받던 중년 여자 아키코는 그가 죽은 후에 그 "희망"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두 여자 도시코와 아키코는, 한 남자의 죽음으로 전혀 다른 방향의 변화를 겪게 된다. 도시코는 남편을 잃은 후에 자유와 삶의 열정을 되찾았으며, 아키코는 남자를 잃은 후에 희망을 잃었다.
소설속의 도시코의 다소 소심한 일탈들은 그녀가 하나씩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계절에 걸맞는 옷을 사고, 구두를 사고 가방을 사고- 이런 것이 자아회복과 무슨 상관이 있겠냐 싶은 남자들이 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여자의 변신과 자아회복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거울에 비추어 보았을 때 초라하지 않는 자신이 되는 것.
여자의 자신감에서 그것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니까.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엄마를 떠올렸다.
도시코보다 한살 어린 우리 엄마는 나와는 달리 활발하고 사교적인 분이시다.
그리고 아직도 유행에 민감해서, 매년 유행한다 싶은 것들은 한번쯤 해보고 싶어하고, 가끔은 내 옷도 훔쳐입는다. 어린 시절에는 잘꾸미고 다니고, 또래 아줌마들보다 훨씬 동안인 엄마가 자랑스러웠고, 조금 더 커서는 조금 짜증을 냈었다.
가끔씩은 엄마가 자식들보다도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는 시간이 더 중요한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데 더 나이가 들고보니, 그런 생각은 돌고 돌아 어린시절처럼 그런 엄마의 성격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자식에게 희생하는 부모는 싫다. 우리 부모가 그랬다면 나는 숨이 막혀 죽어버렸을런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여자"인 우리 엄마가 좋다.
아직도 거울앞에서 한시간동안 화장하는 것이 보기 좋고, 때마다 유행하는 옷을 사질러 버리는 우리 엄마가 좋다.
자신에게 투자하지 않는 여자만큼이나 매력없는 여자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버렸기 때문에.
그리고 나도 그런 여자가 되고싶다고 생각한다. 쉰살이 넘고, 일흔살이 넘어도, 폐경기가 찾아오고, 인생의 쓴 맛에 좌절해도, 그래도 언제까지나 여자인 여자가 되고싶다.
남편이 죽고나서야 자신의 "여자"를 찾은 도시코 여사처럼 뒤늦게 깨닫기는 싫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나이 들고, 누구나 죽는다.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생명이 붙어있는 한,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갈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시간에 모든 것을 양보하는 무기력함에 찌들어서는 안된다.
살아있는 한, 숨을 쉬는 한, 심장은 언제든지 세차게 뛸 준비가 되어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먹기에 따라 지금, 당장, 바로 여기에서 대기중인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의 꿈들은 하나씩 포기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 혼은 다시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아직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더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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