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들의 공통점은? 

영화화 되었다는 점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이런 류의 표지의 소설이 참 싫다. 영화 포스터 그대로 책을 내는 것 말이다. 이건 표지가 예쁘고 말고의 문제를 떠나서, 어쩐지 무성의하게 느껴지기 마저 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화되었고 영화가 히트쳤다면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소설이 잘팔리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고, 내가 만약 출판사 편집자라면 나 역시 영화의 명성에 기대고 싶은 마음도 들겠고, 마케팅에서 그게 당연히 더 이득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왠만하면 표지를 영화포스터 그대로 넣지만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영화 흥행이 끝나면 이 소설은 소설 그대로를  보았다고 생각되기 보다는 그저 그 영화의 원작소설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 것 만 같다. 또 너무 영화에 기댄 것 같아서 사실 좀 없어보이기도 하고.

 

 

 

 

 

 

 

영화의 원작소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 이런 방법도 있지 않나?  

그냥, 띠지로 영화의 원작소설이라고 광고하는 방법.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사려다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끄적대보았다. 무엇의 "원작소설"로 팔기보다는 소설로 팔렸으면 하는, 우리나라 실정상으로는 어려운 바램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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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2-19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영화화 된걸 강조하고 싶으면, 띠지로!
영화 장면 있는 것 중 거슬리지 않았던건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 표지에 겸손하게 나와 있던 작은 제임스 딘 사진정도가 아닌가 싶네요.

Apple 2009-02-19 15:52   좋아요 0 | URL
게다가 영화 포스터자체가 참아주기 힘든 센스라면 더더욱 보기 싫은듯..=_=;

무해한모리군 2009-02-19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상상하는 주인공의 이미지라는게 있는데 싫죠.

Apple 2009-02-19 15:5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실 영화먼저보고 소설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게, 상상력에 제한을 받는 느낌이 들어서요. 아무래도 영화속에 나왔던 배우얼굴을 생각하면서 소설을 보게되잔아요...

다락방 2009-02-1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도 저런 표지 진짜 싫어요. 책을 읽고 싶어도 그 표지 때문에 사기가 싫어지더라구요. 소설이 먼저가 아니라 영화를 그대로 옮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에잇.

저도 레볼루셔너리 로드 읽고 싶은데 도무지 사지를 못하겠어요. -_-

이 페이퍼 추천이요, Apple님.

Apple 2009-02-19 15:56   좋아요 0 | URL
이런 표지들이 세월이 지나면 좀 이상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꼭 유행지난 옷을 가지고 있는것처럼요.
저도 레볼루셔너리 로드 보고싶습니다.ㅠ ㅠ 왠만하면 띠지로 표시해주었더라면 좋았으련만...
제가 잘못보았는데,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띠지로 영화광고 해놓았네요.^^;
자세히보니 원래 책표지는 다른 모양이네요.

다락방 2009-02-20 08:35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그럼 주문 들어갈까봐요.


음..근데 내일 영화를 먼저 보게 될 것 같아요. 영화를 먼저 보면 책을 못읽겠던데..이것도 또 고민해봐야겠어요. 영화를 먼저 봐서 결국 [나니아 연대기]도 다 못읽었거든요 ^^;

Mephistopheles 2009-02-19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영화의 배우들 얼굴이 댑따 크게 나오는 저런 류의 표지는 질색팔색이라죠.
어찌되었던 간에 영화보단 책이 먼전데 저런 표지는 왠지 하극상 분위기까지 납니다.

Apple 2009-02-19 15: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하극상 분위기..-_-b

물만두 2009-02-1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가 너무 열악하고 요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Apple 2009-02-19 15:55   좋아요 0 | URL
어쩔수 없긴 하지만, 띠지로도 충분히 홍보가 될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눈에 잘띄게 해놓는다면...^^

보석 2009-02-20 09:36   좋아요 0 | URL
예쁘게 만들기만 한다면 영화 포스터를 표지로 쓰건 말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데, 아쉽게도 영화 포스터를 쓴 표지는 별로인 경우가 많아서;; 홍보용으론 확실히 포기할 수 없는 요소이지만 아쉬워요. 포스터를 써도 예쁜 표지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가노 료이치의 <제물의 야회>는 2008년 내가 가장 재밌게 읽었던 일본 소설이다.
그 오버없는 묵직함과 쓸쓸함을 쥐어짜내는 소설을 지은 작가가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는 점도 좋았다. (유명한 작가의 흔한 스타일은 이제 질렸으니까...)
일본 미스테리 소설을 즐겨보는 사람들이라면 가입정도는 당연히 되어있을 <일본 미스테리 문학 즐기기>카페에서 "우리가 뽑은 2008 일본 미스테리"에서 <제물의 야회>가 1위로 뽑혔고, 당연히 <제물의 야회>를 봅아놓은 사람중 하나로써 기뻤으며,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1위에 뽑힐 정도로 재밌고 인상적인 작품치고는 읽는 사람을 그다지 보지 못했고 서점 서평들 또한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물의 야회>의 판매성적은 별로였나보다.
오늘 일미문즐 카페에서 접한 소식때문에 밤새도록 기분이 우울했다.
<제물의 야회>를 포함한 미스테리소설 시리즈 "미스테리박스"가 단 3권을 내고 없어지게 생겼기 때문이다.
 편집자가 직장을 옮기게 되면서 시리즈도 없어지게 되는데, 잘 모르긴 해도 시리즈가 단 3편 나온채 사라지는 제일 큰 이유는 "미스테리 박스"시리즈의 판매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제물의 야회>, 그리고 아직 책장을 펼치지 못한 <벨카, 짖지 않는가.>
꽤나 독특한 책을 내는 출판사구나 싶어서 마음에 들었고, <제물의 야회>를 읽고나서는 가노 료이치에게 푹 빠져서, 가노 료이치의 모든 소설을 다 사겠다고 마음 먹었으며, 2008년에 읽은 시리즈 도서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인 시리즈였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스테리 박스 시리즈도 엄청 기대중이었는데....
없어진다니 이 섭섭한 마음은 어찌할꼬. 가노 료이치의 다른 소설들은 이제 대체 어디서 읽어야 할꼬.

먼저 잘나가는 놈이 더 잘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안타까운 것은 유명작가, 인기작가라는 타이틀이 있으면 범작도 되지 못하는 소설들이 꾸준히 잘 팔리는가 하면, 아무리 재미있어도 이름이 유명하지 않으면 잘 팔리지 않는다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들은 설사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계속 사모으는 독자 있는가 하면, 그 작가의 책 말고는 보지 않는 시야가 좁은 독자들도 있다.
물론 선택은 각자의 몫이긴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야가 좁다.
비슷한 멜로디의 음악이 아니면 잘 듣지 않기 때문에, 늘 비슷한 패턴의 가요들이 히트치는 것처럼.
가끔씩 새로운 뭔가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조금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어떤 책을 보고 좋아했던 작가라도, 실망적인 소설들을 연속해서 낸다면 내쳐버려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름만 보고 믿고 실망하면서도 꾸준히 구매해버리는 것은 작가와 출판사에게 안일함을 주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아쉽게도 그 유명세에는 걸맞지 않는, 종이가 아까운 소설을 내면서도 인기있는 소설가들도 있긴 있다. (물론 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이다.)
단지 이 시리즈가 없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것보다도 좋은 책도, 좋은 음악도, 거대한 시스템이나 유명타이틀이 없으면 묻혀진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슬프다.

비오는 밤이라, 안타까운 소식이 더 깊이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안녕, 미스테리박스......
집에 고이 모셔둔 <벨카, 짖지 않는가>나 읽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야지...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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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2-13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그런 일이 있군요. 안타깝네요. 좋은 작가라는 소문이 꾸준히 퍼지면 다른 출판사에서라도 다른 작품 소개해주지 않을까나요? 일본 소설이 많이 쏟아져나오기는 하지만 정말 괜찮은 작품은 많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Apple 2009-02-13 16:0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무쪼록 지금이라도 입소문이 많이 퍼져서 제물의 야회만은 잘 팔렸으면 좋겠어요...에휴...

물만두 2009-02-1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ㅜ.ㅜ
아무래도 미스터리 마니아가 생각보다는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한 만명정도 부동의 마니아만 있다면 괜찮을텐데 늘 생각한답니다.
그 만명 모두가 만부정도 꾸준히 판매해주는 것이죠.
꿈이겠지요.
비도 오는데 씁쓸합니다.

Apple 2009-02-13 16:03   좋아요 0 | URL
저도 미스테리 마니아라고 할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급적 안읽어본 작가들의 소설도 재밌어 보이면 읽어보려고 하는 편인데, 생각보다도 읽었던 작가들의 작품만 읽는 사람도 꽤 많더라고요...
비도오는데 칙칙한 소식이지요..ㅠ ㅠ
 
본격소설 - 하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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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무라 미나에의 <본격소설>은 참으로 특이하게도 전해들은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또 전해들은 작가가 그 이야기를 소설로 써낸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이다. <본격소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작가가 이 이야기를 어떻게 쓰기시작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1권의 3분의 2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작가가 이야기 자체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야기까지 거론하면서 지나치게 뜸들인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다행히 그 설명이 재밌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가 미국인으로써도 일본인으로써도 존재하지 않는 어중띈 상태에서,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고국 일본에 대한 동경을 가진 소녀가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특별하다면 특별하고 소소하다면 소소하겠지만, 작가의 추억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쏠쏠한 재미가 있다.
작가가 직접적으로 이야기에 뛰어들어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소설로 써낸다-는 설정이 진짜 일지, 아니면 소설적인 장치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을 것 같다.
이 책을 보게 되는 독자 역시도, 미즈무라 미나에에게 이야기를 전해들은 제 3자의 입장.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선가는 벌어지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지 않는가?

본격적인 이야기는 작가가 밝히는대로 에밀리 브론테가 쓴 단하나뿐의 소설 <폭풍의 언덕>과 비슷한 이야기구조를 가지고 있다. 부잣집 아가씨와 가혹한 과거를 가진 미천한 신분의 남자의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이야기와 복수. 요즘은 드라마에서도 기피하는 그 뻔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대대로 부유하게 살아온 가족내력탓에 귀족같은 삶을 타고난 요코 아가씨와 전쟁후 만주에서 건너온 가난한 집안의 업둥이 천덕꾸러기 자식 다로가 그 주인공이다. 정많은 요코의 할머니와 역시 인정넘치는 우타가와가의 가정부 후미코의 도움으로 친해진 요코와 다로가 친구도 없이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가족들에게 방치된 채 보낸 어린 시절을 함께 나누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사랑이라기보다는 또다른 자기자신과 함께 있는 듯한 안락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당연하겠지만, 상류층 집안의 자제인 요코와 근거도 확실치 않은 다로가 이어지기란 힘든 일이다.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은근히 자신을 짓누르는 신분의 미천함이 다로를 더 비참하고 강하게 만들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요코와의 사랑이 몇번이나 이루어지지 못하고, 열등감과 분노에 사로잡힌 다로는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하기 시작했지만, 그후에도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로가 다시 요코를 찾아왔을 때, 그녀는 결혼해 딸 하나를 낳은 어머니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이 책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지만, 오히려 나는 읽으면서 사랑이야기보다는 그 시절 일본 상류층의 풍경 같은 것을 볼수 있는 것이 더 재밌었다. 똑같이 가난해도 그 가난에는 급이 있고, 똑같이 부유해도 그 부유함에는 "근본"에 따른 급이 있었던 시절, 전근대적이면서도 한펴으로는 우리나라의 어느 시대와 닮아있는 것은 동양 특유의 핏줄에 대한 강한 애착 때문일까.
그런 시절의 부유층에 대한 이야기들을 너무 농후하며 퇴폐적이고 속물적으로 그려내지 않은 것은, 오히려 그런 옛 부유층들에 대한 동경 비슷한 것을 책을 읽다보면 느끼게 되는 것은, 작가가 그 시절 일본이 아닌 미국에 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빠져살았던 소녀시절의 작가 미즈무라 미나에는 전쟁이후의 일본을 소설에서밖에 알지 못하고, 그 소설에 등장하는 부유층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나름 동경했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전후세대를 일본에서 그대로 산 사람이라면 전혀 다른 시선으로 옛 부유층들을 바라보았을런지도 모를 터.
나른하고 기품있는 그 시절의 부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옛 앨범에서 그 시절의 사치를 바라보는 것 같은 묘한 향수가 느껴진다.

소설자체는 재밌어서 요즘 소설처럼 급한 마음으로 읽지 않아도 차근차근 가족과 지나가는 시대의 역사를 되짚어 나가는 재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의 삼각관계 주인공들중에 아즈마 다로 이외의 두명의 주인공의 캐릭터가 약한 것이 조금 불만이다. 특히 요코의 남편같은 경우에는 질투심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지나치게 이해심이 많은 남자로밖에 느껴지지 않아서(사실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그가 게이가 아닐까도 의심하였다;;;) 본격적인 사랑의 종결이 시작되는 후반부의 이야기들은 중반부까지의 이야기들에 비해 긴장감이 너무 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여자주인공 요코가 너무 싫었다. 나이가 들어 중년 여자가 되어서도 옛사랑과 지금의 남편 어느 한쪽도 놓아주지 않고, 미안하다는 생각도 조금도 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려하는 떼쟁이 여자에게 갈수록 비호감만 느껴질 뿐이더라. 어째서 이런 매력없는 여자의 어떤 점에 끌려서 저마다 스펙 빵빵한 남자 둘이 걸려들었는지는 나로써 의문이다. 물론 소설이니 어떻든 상관없지만, 여자주인공을 조금 더 호감가게 만들었다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래저래 해서 중반부까지는 즐겁게 읽었는데, 후반부쯤에서는 맥이 풀려버린 느낌이다.
막상 주된 이야기인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에서는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지나간 역사에 대한 반추들이 참 재밌었다.
약 7,8년전, 어린 시절에 읽었던 <폭풍의 언덕>이 생각나서 책을 사다가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도 <본격소설>을 보고있으려니 <폭풍의 언덕>이 헷갈리더라.
그래서 이 책을 덮은 후에 다시 <폭풍의 언덕>을 꺼내 들었다.
아무리 능력있는 작가라해도 역시 원작만큼의 감동은 주기 힘들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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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라슨 지음, 양은모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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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소설 - 하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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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그리고 또 다른 <재즈 시대 이야기들>,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1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박찬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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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거나 슬프거나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누구에게나 시간은 간다. 잡아두고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도, 빨리 지나갔으면 싶은 지옥같은 순간도, 시간의 속력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절대적으로 똑같이 흘러가버리는 것이다.
불변하지 않으면서 가장 정확하면서도, 가장 잔인한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나이가 들고, 이런 저런 일을 겪다가 결국은 죽게 마련이다.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는 이 자연의 섭리를 기이하게 벗어난 벤자민 버튼이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아기로 태어나지 않고, 노인으로 태어난 것이 벤자민 버튼이다. 2세 탄생에 기뻐 병원으로 달려갔던 아버지는 당황스러움에 혐오까지 내비치는 간호사들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신생아실에 몸을 구긴채 누워있는 노인이 그의 갓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래도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노인으로 보이든 말든 일단은 신생아라는 신념이 굳게 자리하고 있던 아버지는 노인아들에게 차마 노인옷을 사다줄수 없었다. 그의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그러는 것처럼 이웃집 아이들과 밖에서 뛰어놀아야 마땅한 귀여운 아들이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신생아 노인은 관절이 아파서 이웃집 소년들과 노는 것은 사양하고 싶지만, 나름 의젓한 구석이 있어서 아버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가 마땅히 생각하는 것들을 억지로 하면서도, 아버지 몰래 아버지의 시가를 훔쳐피고, 밤에는 할아버지와 시가를 나눠피우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이 기이한 노인 소년이 바로 벤자민 버튼인 것이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면서 노인은 중년의 아저씨가 된다. 제목 그대로 꺼꾸로 가는 인생. 노인으로 태어나 아기가 되어 죽는 이 기이한 인생을 다룬 소설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꺼꾸로 된 인생이라면 차라리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이대로 늙어간다면, 그의 인생 후반기가 되어서는 인생의 경험이 쌓인 젊은 청년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건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폐와 경험을 딛고 일어선 굳세고 현명한 정신과 무슨 일이든 할수 있는 젊은 체력을 갖추었더라면 무엇을 해도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쉽게도 소설은 그런 이점까지는 다루고 있지 않더라.
오히려 나는 나이대에 딱 걸맞는 행동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벤자민 버튼을 볼수 있었다.
몸이 노인이면 노인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청년이면 청년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아이일 때는 아이의 생각만을 가지고 있다.
이 기이하게 뒤집혀버린 벤자민 버튼의 인생에서 제일 자연스러운 것은 그것이었다.
나이에 걸맞는 정신. 사실은 그것이 가장 자연스운 진리인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해보니 노인같은 아이처럼 징그러운 것도 없을 것 같다.

표제작은 <벤자민 버튼...>이외에도 1920년대 1차대전 후,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가지 단편들이 있으나, 하나씩 거론하지는 않겠다. 단지 <벤자민 버튼...>의 리뷰만 쓰는 것은 <벤자민 버튼...>말고는 재밌었던 단편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몬드>정도가 괜찮달까.
피츠제럴드는 사치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단편을 썼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어떤 소설들은 순간적인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얄팍하고 가볍기 짝이없는 경박함마저 엿보인다.
예술가가 삶을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더 있어보이는 삶을 위해서 소설을 쓰는 남자는 내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고, (당장 입에 풀칠을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사치를 위해서라면...) 그래서 충실한 내러티브가 있다기보다는 이벤트나 소동에 가까운 이야기들 -특히, 나의 마지막 자유분방한 그녀들 챕터에 들어있는 단편들-같은 경우에는 널리 알려진 그의 이름만큼의 값어치는 그다지 느끼지 못하겠어서, 여러모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책이었다.
그래서 유독 간결하고 환타지 스러웠던 <벤자민 버튼...>이 재밌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째즈시대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시대이다.
그 시절의 패션이나 나른하고 관능적인 분위기는 좋아하는데, 왜인지 그 시대의 소설은 잘 맞지 않는다.
내게는 좀더 우울하고, 좀더 암흑에 가득찬 세계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반짝임, 자유분방함만 넘쳐나는 시대의 세계관과 에티튜드는 내게는 잘 맞지 않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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