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가 곧 개막한다.
7월 16일부터 7워 26일까지 진행되는 PiFan. 작년에는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아서 못갔었는데, 올해는 꼭 보고싶다.
올해 PiFan 관심영화들을 모아보았다. 올해 PiFandl 13주년이 되어서 키워드는 서양의 저주의 숫자 "13"인데, 어쩌다보니 관심영화도 13편이 되었다.-_-;
부천에서 우리집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이기 때문에, 하루에 몰아서 몇편씩 보고와야 해서 굵직하게 보고 올 생각에 아쉽게도 단편들은 뺐다. (이러다 단편보러 가게 될지도...)
올해에는 <카이펙 머더>와 <포비든 도어> <그레이스>, <라미레즈>같은 영화들이 나의 초 관심작. 예매는 개, 폐막작은 6월 18일부터, 일반 예매는 6월 29일부터이다.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누군가에게 감금되어 상상도 못할 학대를 받은 소녀 루시. 극적으로 탈출해 보호소로 이송된 루시는 그녀가 겪은일에 대해서는 함구한채 같은 또래 안나와 가까워진다. 그러나 15년이 지나도록 끔찍한 학대로 인한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한 루시는 결국 안나와 함께 무자비한 복수를 감행하고, 그런 그들 앞에 기다렸다는 듯 낯선 이들이 찾아오는데....

영혼을 빌려드립니다
일에 지친 유명배우 폴은 영혼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실험실을 찾는다. 반신반의하던 폴은 자신의 영혼을 빼내고 타인의 영혼을 빌리지만 이내 다시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미 그의 영혼은 러시아 3류 여배우에게 대여된 상태였는데...SF적인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블랙코미디. 폴 지아마티, 에밀리 왓슨 등의 연기가 돋보인다.

카이펙 머더
마크는 카이펙이라는 마을에 숨겨진 어두운 비밀을 알게 된다. 모든 마을 주민들이 마크가 조사하는 연쇄살인에 대해 잊고 싶어하는 가운데, 마을에서는 악마의 옷을 입고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이교도축제가 열리고, 상황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독일에서 실제 있었던 미해결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딕풍 미스터리스릴러.
포비든 도어
11회 PiFan의 폐막작 <비밀>의 감독이었던 조코 안와르가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정교하고 우아한 호러로. 성공한 조각가인 주인공은 우연히 스너프 영화를 보다가 잔인한 커플에게 학대받는 7살 소년을 발견하고, 그 소년은 화면 속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기에 이르는데...전작과 같이 탄탄한 시나리오와 이를 받쳐주는 세련된 프로덕션 디자인이 돋보인다.
* 2009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초청작

폰티풀
무섭지만 재미있다. 은근히 똑똑하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소도시 "폰티풀". 여느 때처럼 자잘한 소식을 전하던 라디오 DJ 매지와 방송국 스텝들 앞에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그 위협은 폰티풀 전체를 위협하고 마침내 방송국 안으로 들어온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재난을 끌어가는 연출과 설정이 무릎을 칠 정도로 영민하다.

그레이스
임신 8개월인 매들린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그 여파로 뱃속의 아기 그레이스가 죽지만 매들린은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한다. 몇 주 후, 매들린은 기적적으로 살아있는 아기를 출산한다. 하지만 아이의 주변에 모여드는 파리떼를 보면서, 매들린은 점점 아이의 상태를 의심하게 되고, 아기 그레이스는 우유가 아닌 다른 것을 달라고 보채기 시작하는데...

노도
프란체스카와 페드로는 무너진 부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골집으로 이사를 한다. 프란체스카는 새 집에 무서운 무언가가 있다고 느끼지만, 전문가들은 산후우울증이 원인이라 진단한다. 이제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프란체스카는, 자신을 공포로 몰아넣는 것이 진짜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설사 그 상대가 사람이 아닐지라도...

사우나
1595년, 러시아와 핀란드 사이의 오랜 전쟁이 끝난 직후 크누트와 에릭 형제는 한 소녀를 죽이는 죄를 저지른다. 유령이 되어 돌아온 소녀에게 쫓기던 두 형제는 작은 마을로 숨어들어가 사우나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모든 죄를 다 씻어내려 하는데... 사우나라는 공간 속에 녹여낸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호러영화로 2008 상반기 핀란드 최고 흥행작이다.
* 2009 제라르메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젊은 평론가상.
라미레즈
마약을 팔아 돈을 벌고, 취미로 사진을 찍는 매력적인 청년 라미레즈. 하지만 그의 사진 속 피사체는 그가 죽인 여인들이다. 그는 밤마다 하룻밤 연애를 가장해 여자들을 유혹하고 살해한다. 어느 날, 피해자의 핸드폰에 자신의 동영상이 찍혀 지명수배자가 된 라미레즈는 당황하는데...건조한 카메라의 시선에 담긴 어느 연쇄살인범의 희망 없는 초상.

유브라즈
가족의 사랑을 그린 가슴 따듯한 영화. 애인과 결혼하기 위해 백만장자가 되어야 하는 주인공, 자폐증이 있는 큰형과 놀기만 좋아하는 동생.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들은 유산을 놓고 반목한다. 그러나 형제간의 우정과 음악이 그들을 진정한 가족으로 만든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R J 라흐만의 환상적인 음악은 너무나 아름답다.

장기수 브론슨의 고백
악질 범죄자이자 영국 역사상 최장기 복역수인 ‘찰스 브론슨’의 실화를 다룬 영화. 영국 개봉 당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브론슨은 1974년 강도를 시작으로 수많은 폭력과 범죄행위를 저질러 현재 35년째 수감 중이다. 실제로 수감 중 독특한 예술 활동으로 주목을 받기도 한 브론슨 역을 맡아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톰 하디의 재능이 돋보인다.

어둠의 딸들
사랑의 도피를 하고 있는 아름다운 커플이 외떨어진 바닷가의 한 호화로운 호텔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젊은 여자들의 피를 마시며 350년 이상을 살아온 헝가리 백작부인 엘리자베스를 만나는데...<지난 해 마리앙바드에서>부터 <잔느 딜망>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력을 보여주는 누벨 바그의 여신 델핀 세릭의 또 다른 변신이 다시 봐도 새롭다.

반드시 크게 들을 것
한때는 메탈의 도시라 불렸던 인천, 하지만 지금은 식어버린 도시, 록의 불모지이다. 그런 인천의 모텔촌 한가운데에 수상한 라이브클럽 ‘루비살롱’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루비살롱을 찾아온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타바코쥬스’는 한국 음악계를 록큰롤의 기운으로 뒤덮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그 새로운 전설의 기록이자 본격 막장 다큐멘터리이다.
(+) 올해 PiFan 개봉 영화들중에서 인도영화들이 꽤 많이 보이고, 러시아쪽 영화들도 꽤 많이 보인다.
발리우드 영화들이 나름 매니아층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슬럼독 밀리어네어>덕에 인도문화가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졌던 걸까.
뱀파이어 특별전, 주온 10주년전, 여고괴담 전작전, 체코 sf 특별전, 도시성애영화 특별전, 올해 키워드에 어울리는 "13"으로 대표되는 80년대 슬래셔 호러 영화전들이 눈에 띈다.
왠지 모르게 올해 금지구역 영화들은 그닥 땡기는 것이 없다. 쏀거 하나쯤 보고오는 것도 괜찮은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