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당쇠의 생활백서 #6
-마님이름은 엄마.엄마.엄마.(김범룡의 바람바람바람에 맞춰 부르세요)
마님은 애를 싫어한다.
그것도 노골적으로 싫어한다. 예를 들면 길을 가다 이쁜 아기가 목격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어주고 손짓발짓하면서 애기의 부모가 허락하는 선까지
접근을 할것이다. 그러나 마님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냥 물끄러미 쳐다보
면서 난 애가 싫어! 이 한마디만 한다.
2002년 주니어를 임신하고 난 내심 걱정했다. 애를 싫어하는 마님이 지 새끼
도 싫어하면 어떻하나. 결국 육아는 마당쇠가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가.
그런데 묘하게도 고슴도치도 자기새끼는 이쁘다고 4년이 지난 지금 마님은
주니어를 물고 빨고 아주 품안에서 놓지를 않는다. 결국 마당쇠는 주니어의
탄생과 함께 마당쇠는 소외단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나 할까.
(배경음악) 드렁큰 타이거의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이런일이 있었다 아직 주니어가 걷지 못할 때 유모차에 태워 마트에 장을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강남쪽에 위치한 이 마트는 이용하는 인구에 비해 여러가지
시설이 꽤나 낙후되어 있었다. 주차장은 좁아 터졌고 엘리베이터 역시 구식이다
보니 가끔 사람이 엘리베이터 문에 끼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는 곳이다.
더군다나 주말 밤에 가면 직업이 화X계 쪽의 종사자들이 눈에 많이 띄는 곳이기
도 하다. 내 생각에는 24시간 매장이다 보니 더더욱 그런 곳의 종사자 혹은 그런
분위기를 내뿜는 이용인구들이 꽤나 많은 편이 아니였나 싶다.
어찌하다 보니 유모차를 끌고 그곳에 장을 보러 가게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올라타는데 허겁지겁 왠 여자 두명이 뒤늦게 올라타는 것이였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나 마님 주니어. 그리고 화X계 패션 스타일의 여성 두명...
목적하는 층은 같았던 걸로 기억난다. 문이 열리고 후다닥 나간 이 매너없는
지지배 둘은 이 마트의 최대 단점인 엘리베이터의 문제성을 몰랐나 보다.
(대부분 자주 이곳을 다니는 사람들은 먼저 내려서 뒷사람들을 위해 스위치를
눌러주고 있어야 했다. 안그러면 사람들이 나올때 뒤에서 2번째 정도 되는 사
람은 여지없이 문에 잡혀버리기 때문이다.)
마님이 유모차를 끌고 나가는 순간. 유모차가 문에 끼어버린 것이였다.
난 마님 입에서 어떻게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정말 미스테리 하다..
이건 내가 여태까지 들었던 어떠한 야수의 포효소리 보다도 공포스러웠고 무서웠
으리라. 앞서 나가면서 수다를 떨던 그 화X계 패션녀들도 기겁을 하고 뒤를 돌아
봤을 정도였으니까. 다행히 급하게 문을 열고 우리가족은 조용히 빠져 나왔다.
그리고 지긋이 마님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만약 마님의 팔을 안잡았을 시에 일어날 예상 상황을 알아보자.
마님은 분명 그 여자 둘에게 연달아 하이킥을 먹이고 쓰러진 그들에게 잘근잘근
사커킥을 양쪽 뽈따구니에 도합 4번을 먹였을 것이리라. 그리고 한마디 내뱉었으
리라. ` 오늘 하루를 잘 생각해 봐.. 재수가 좋았는지 없었는지...후훗'
이런일도 있었다.
하루는 퇴근을 해서 집에 와보니 마님의 섬섬옥수같은 아리따운 팔뚝에 굵은 멍자국
이 나있는 것이 아닌가.
마당쇠:(잘나갈때 신성일씨 톤으로) 아니 누가 감히...어떤 놈이..
마 님: 오버하지 말구 손 씻고 발 씻고 저녁이나 먹자..
마당쇠:(풀이 죽어) 깨깽..
저녁을 먹으면서 마님 팔뚝의 멍의 원인을 설명들었다.
4시 퇴근인 마님은 4시 반이면 집에 들어와 있다. 그리고 주니어가 먹고 싶다는 것을
죄다 만들어서 먹이고 있었단다. 그리고 쥬니어는 자신이 좋아하는 어린이 프로를
방에서 시청을 하시면서 마님이 해주는 일용할 양식을 섭취하고 있었단다.
때마침 나온 어린이 프로에는 다수의 어린이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고 있
었단다. 피는 못 속인다고 신나게 따라하던 주니어는 그만 흥분을 하셨는지 TV를 붙잡
고 그 춤을 추고 있었단다. 안방에 있는 TV는 꽤나 구형이어서 상당히 무겁다. 나같은
힘쓰는 마당쇠가 들기에도 역부족인 무게의 TV였다.
순간이였단다. 주니어가 잡고 흔들던 TV는 주니어의 완력에 못이기는 척 주니어 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단다. 밥숟갈 들고 있던 마님은 밥숟갈을 팽개치고 정말 번개처럼 그 사이
를 버티고 TV를 받아 냈단다. 아틀라스 마냥.. 그리고 놀란 주니어를 발로 밀어내고
끙차! 하면서 TV를 원위치 시켜 놓으면서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고 한다. 그 사건의 훈장
인지 팔뚝에는 TV에 받친 선명한 멍자국이 남았지만 말이다.
대단하지 않은가..165의 키에 42킬로밖에 안나가는 마님이 주니어를 덥치는 그 무거운 TV
를 그 연약한 몸으로 막고 냅다 윈위치를 시켜 놨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주니어를 위한 마님의 위대함이 보이는 순간이 아니였나 싶다..
(그러나 마당쇠는 여전히 소외된 삶이다. 소외된 모두 왼발을 앞으로..중얼중얼중얼..)
가끔 TV 해외 토픽을 보면 믿겨지지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차 밑에 깔린 자기 아들을 위해
차를 번쩍 들은 어머니. 물어 빠진 자기 딸을 구하기 위해 수영을 못하는 어머니가 물에
뛰어들어 딸을 구했던 사건...
확실히. 여자는 약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 위대하고 강하다...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요 법칙이 아닐까 생각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