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싶은 것. 어디 한두개 이겠는가. 시간이 없어서 때로는 돈이 없어서 혹은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어서 라는, 가지가지 변명을 동원해 애써 외면해 왔던 것들 한번 주절거려 보자.

1. 검도
 
사실 이건 배우고 싶다 라는 개념보다 다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이다. 여태 2개의 도장을 전전하면서(첫번째 도장은 철거되었음. 구 경기여고 체육관이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열심히 했었던 운동이 아니였나 싶다. 그러나 마라톤 다음으로 체력소모가 극심한 이 운동은
결국 학생때의 과제에 치여 직장인이였을 때는 잦은 야근과 철야로 인해 죽도 들 체력조차 끌어 올리기
힘든 상황인지라 잠시 보류하고 있다. 죽도 들 체력조차...라는 말은 쓰고 보니 내가 봐도 정말 구차하다.
 
장점 : 살빼는데는 이거만한 운동 없다. 체중을 25KG를 단기간에 뺀적이 두번 있었는데 첫번째는 실연의
       아픔으로 곡기를 끊었을 때였고 두번째가 이 운동을 꾸준하게 3개월 했었을 때였다.
       신체의 건강과 더불어 정신건강에도 좋다. 검도에선 기.검.체.라고 3위가 일체되는 검도를 가장
       상위의 도라 한다. 검과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었을 때 완벽한 수련이라 할 수 있다.

단점 : 더럽게 힘들다. 그렇게 가볍게 보였던 죽도가 수련 1시간 후엔 청룡언월도로 변해 있다.
       그리고 도복 착용시 아무것도 입어서는 안된다.
       단을 따기 힘들다. 검도삼배단이라는 말이 있다 단을 중시하는 다른 무도에 비해 검도는 3배나
       힘들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승단시험 자격요건이 꽤 까다롭다.
       (초단을 딴 후 승단을 할려면 1년의 꾸준한 수련이 있어야 하며 1년후 승단을 했다고 좋은게
       아니다. 그 다음 단계의 승단은 2년이 걸리고 그 다음은 3년수련이 필요로 한다. 경지에 오른 검
       도인들을 보면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다.)
       초기 자본이 많이 들긴 하나 국립을 이용하면 사립보다 반값에 모든 것을 구비할 수 있다.
       손바닥이 험해진다. 굿은살 못 박히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사이비가 많다. 대한 검도회 공인 도장을 꼭 찾도록.

2. 권투

어허라 아주 누굴 패주고 싶어 안달이 난게 아닌가 오해를 할진 몰라도 권투만큼 과학적인 스포츠는 없다
고 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 그리고 하나의 주먹을 내지르기 위해 수행해야 되는 끊임없는 웨이트 트레이닝.
실전 시합으로 얻어 터져 펀치 드렁크가 걸리지 않는 한 체력 단력으로는 이만한 운동이 없진 않을 듯 싶다.
태보라는 운동으로 여성들도 많이 한다고 한다. 남자라면 멋진 근육을 만드는데 이처럼 좋은 운동이 없지 않
을까 생각된다.

장점 : 엄청난 웨이트로 인해 튼실한 기본체력은 장담할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맞고 패는 이유가 아닌
       체력단련으로 생각한다면 이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이것 역시 살 잘 빠지지 않을까 싶다. 경험해 보진 못했으나 워낙에 체중을 중히 여기는 운동이라서
       이런 생각을 하나 보다.
       
단점 : 검도와는 틀리게 여성인구가 거의 없다. 태보가 있는데 하겠지만 정통 권투도장에 여자 찾기는 하늘
       의 별따기 일것이다. 아울러 도장내부의 분위기가 매우 험악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한끼 하는 인간들
       이 집단으로 몰려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나처럼 섬세하고 예민한 남성에게는 매우 위험하다.흐흐흐.

3. 섹소폰

가지가지 한다. 난 이 악기가 내는 음색을 좋아한다. 세상에 제일 섹소폰을 잘부는 사람은 케니 쥐 라니까.
라는 생각을 중학교 초기에 가졌다가 다른 뮤지션의 섹소폰 앨범을 듣고 엄청나게 창피해서 앞으로 음악을 듣질
말아야지 했던 적도 있다. 테너 알토 소프라노 각각의 음색에 맞춰 내는 소리의 성격이나 느낌이 전부 틀리다.
그리고 음색 또한 알게 모르게 사람 가슴을 후벼판다. 몇번의 낙원상가 방문으로 꿈을 이루려고 했으나 악기값에
좌절하고 그냥 저냥 듣는 걸로만 만족하고 있다.

징잠 : 폐괄량이 좋아지지 않을까..? 이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을 보면 엄청난 폐괄량의 소유자들이다.
       작업들어갈 때 확실하게 먹여주는 분위기가 있다. 차인표를 봐라 드라마에서 섹소폰 한번 불어 재끼고
       스타가 되었고 상대 배우까지 자기 마누라로 삼아버리지 않았는가.
        건실하고 착실한 나같은 유부남은 제외가 되는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단점 : 악기값이 장난 아니게 비싸다. 싼것도 있는데 하겠지만 주제에 눈은 높아서 좋은 것 아니면 잘 안살
       려고 하는 고약한 성미 때문이라고 생각된다.(마님표현을 빌리면 우린 꼴에 눈은 높아 그치~! 이다.)
       단명한다. 음 이건 선입견인데 유명한 섹소폰 뮤지션은 대부분 단명했다. 오래오래 잘사는 양반도 있
       는데 내가 좋아하는 섹소폰 뮤지션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죽은 사람들 뿐이다. 1999년 그로버 위싱턴
       주니어 역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심장발작으로 요절해버렸다. (하지만 데이빗 샌본은 아직 짱짱하다.)
       배울만한 곳을 찾기가 힘들다.

4. 언어

요정이 뿅 하고 나타나 나에게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이 안에 꼭 들어가는 소원이 전세계의
언어를 완벽하게 쓰고 읽고 말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다. (물론 마지막 소원은 3가지 소원에서 100가지로
늘려달라 이다.) 어디를 가도 말이 통하고 어느 나라에서 나온 책일지라도 마음껏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실현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몇개국 정도는 자력으로 노력해서 어느정도의 능력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간절하다.

장점 : 엄청나게 잘나 보인다. 내 경험으론 길에서 외국인 만나서 유창하게 외국어로 상황을 설명해주는
       건 정말로 잘나 보인다. 그 예로 작년에 잠깐 나온 누나가 동대문에서 만난 외국인에게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주는 걸 보고 나는 우리 누나 정말 멋지고 잘났다고 생각했다.
 
단점 : 머리가 터져 미치광이가 될 가능성이 약간이나마 있다.
       용량부족인 상황에서도 그 수많은 언어를 소화하다 보면 분명 탈이나도 날것이라고 예상된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배우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이 한두개가 아닐 것이다. 봄도 왔으니 이제 슬슬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기에는 더없는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된다. 뭔가 해야 하긴 하는데 선택의 폭도 폭이지
만 그만큼의 시간적이고 정신적인 여유를 먼저 찾는게 먼저가 아닐까 라고 혼자서 열심히 생각해 보고
있다.

 생각해 보니 나이들어서 마님과 함께 출 사교댄스도 배워야 하는데.. 키득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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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교춤에 올인하세요^^ 섹쉬한 걸루요~

하이드 2006-03-0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위에 적은 네가지 다 제가 엄청 하고 싶어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은 일어와 탭댄스를 하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에 또, 사교댄스는 해봤습니다만, 정해진 머슴없이 하기가 참 거시기하더군요. =3=3

Mephistopheles 2006-03-0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사야님 서재에도 남겼지만. 파소도플레라는 춤은 배우고 싶더라고요.
하이드님// 검도는 한번 해보세요. 힘들긴 해도 몸에는 좋더라구요.
머슴이야. 어디선가 열심히 하이드님 위해서 사교댄스 갈고 닦을지도 모르죠..^^

날개 2006-03-08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검도를 하시는군요! 저도 해보고 싶던 운동인데 말이죠..^^ 안되면 울 아들래미라도 시켜볼까 생각중인데 장비가 무거워 키가 안큰다는 소문이.......^^;;;;
언어는 저두요!ㅠ.ㅠ 엄청나게 잘나보이고 싶어요~ 흑흑~ 전 욕심이 없어서 그렇게 많이는 필요없고 영어나 일어 정도... 중국어도 좀 하면 좋을테고
에..또~ 유럽여행을 위해서 독어나 불어를 살짝....흐흐~

Mephistopheles 2006-03-0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정확히 말하면...했었다..라는 과거완료형이 되었어요. 현재진행형으로 하기에는 지금 체력과 체구로는 어림반푼어치도 없어서 웨이트 좀 하고 시작할까 생각중이랍니다.

비로그인 2006-03-0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스폰은 저도 배우고 싶어요..ㅎㅎ
근데 그렇게 비싼가요? 혹 가격을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머리가 터져 미치광이가 될 가능성이 약간이나마 있다. '
전 세계 언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요 말은 맞는 말인 줄 아뢰옵니다..ㅎㅎ


Mephistopheles 2006-03-0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만한 건 백단위는 가뿐하게 넘고 괜찮겠다 하는 건 500을 육박하더군요..
음 그렇군요.. 그냥 한국어나 열심히 할까요...ㅋㅋ

nemuko 2006-03-08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도는 스무 살때부터 하고 싶다 생각만 하다 여지껏 시작도 못 해봤네요. 학생때는 호구 장만할 돈이 없어서(그 돈으로 술 먹느라) 시작 못하고.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라고 핑계를 대고)
그나마 자력으로 가능한(과연?) 외국어나 도전해 볼까요?

Mephistopheles 2006-03-0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다 생각 마시고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브 코스~~ 입니다 네무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