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유교수의 생활 6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초심이 생각날 때..

한분야의 직종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반성과 함께 자기발전을 위해
`초심'을 한두번씩 생각하게 되나보다.
자기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 그리고 그때 가지고 있던 열정과 패기.
시간과 세월이 지나 자기자신의 타락함과 오염정도를 보고 한숨을 짓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가슴을 쫙 펴고 떳떳한 자신감으로 충만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도저도 아니고 초심 나부랭이 생각할 여유없이 현실의 수레바퀴에 휩쓸려 가느
라 정신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끔씩 초심을 생각하고 싶을 때 읽는 책이다.
24권까지 어제 다 쟁여놓은 뿌듯한 마음(?)으로 24권 중 제일 좋아하는 6권의 55화
에피소드를 다시 접했다. 벌써 몇번을 보고 있는 건지.. 볼 때마다 새롭고 내가 생각하는
초심이 무엇이였고 내가 하려고 했던 원초적인 일의 목적이 무엇이였는지 다시 생각난다.

건물이 다 지어져 완공을 앞두고 있을 때의 아쉬움. 최고를 지향했으나 여전히 미흡하고
아쉬운 마음. 마치 잘 키워 놓은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 건물을 설계하고 시공 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충분히 느껴야 하는 마음가짐인데 나에겐 얼머전부터인가 이런 것이
결핍되어지지 않았나 싶다.

벌써 내가 지은 주택과 아파트정도면 수만이 넘을 인원이 거주하고 생활을 하고 있을 터인
데도 난 내가 지은 아파트를 근래 들어 한번도 눈으로 실물을 본적이 없는 듯 하다.
물론 현장이 서울과 멀리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하나의 설계가 끝나면 정리의 시간도 없이
또다른 프로젝트로 갈길을 갔던 조급함에 있었다고 보고 싶다.

또 읽고 또 보고 하나의 에피소드만을 어제 밤 새벽 3시까지 5번은 곱씹어 읽어 봤으리라.
난 아무래도 처음에 언급했던 한숨을 짓는 사람의 한부류가 아닌가 생각되어 진다.

이쪽일을 하는 사람들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건축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두꺼
운 이념서에 버금가는 이 간단하고 단순한 조그마한 만화의 한 에피소드를 강력하게 추천
하고 싶다.

본질이 두껍고 화려하다고 좋은게 아니지 않은가. 간단하고 간략해도 본질의 정의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올 늦가을엔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강원도에 있는 S대학을 둘러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ng 2006-03-0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도현 밴드의 '처음처럼'이라는 곡을 참 좋아라 했는데
초심을 잃어 버린 윤씨에게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뇨
초심, 참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마음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07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몽님 그래도 초심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만이라도 좋은 징조가 아닐까요..^^ 그나저나 보셨겠죠..^^